〈 26화 〉악마 굴욕(1)
26화 악마 굴욕(1)
정갈하게 꾸며진 정원.
이카루트는 별다른 일정이 없으면 침실, 집무실, 정원. 순차적으로 돌아다니며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보낸다.
“주인님….”
물론 성녀와 함께.
다리를 꼬고, 차를 마시는 마왕은 함부로 다가설 수 없는 위엄이 서렸다.
오늘은 서류 정리를 일찍 끝냈다. 이카루트는 간만의 여유를 즐기며 성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런 그의 허벅지에 얼굴을 기댄 레실리아는 기분좋은듯 콧소리를 낸다.
‘……불청객이 또 왔군.’
개구쟁이 서큐버스에게 일을 시켜, 떼어놓는다고 한동안 고생을 했다.
이카루트는 아무도 없는 숲속을 쳐다보았다.
바스락, 바스락. 기척을 숨긴 그림자의 형태를 향해 몰래 오오라를 날렸고.
샤샤샥!
마물도, 마족도 아닌 무언가는 금방 달아났다.
완전히 도망치나 싶더니, 은근슬쩍 돌아와 이카루트를 지켜본다.
‘뭐하는 놈이지.’
이카루트는 심히 불쾌했다. 간혹 마왕의 자리를 노리는 마족이 다짜고짜 싸움을 걸 때가 있다.
고위급 서열도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덤비는 놈들은 대부분 제 주제를 모르고 날뛴다.
힘의 격차로 인해 금세 꼬리를 내리고 도망치지만 얼마 안가 죽는다.
슈욱, 팟!
지금처럼.
검은 오오라 형태의 칼날은 멀리서 관찰하는 그것의 목을 베어버렸다.
심연의 술식을 통해 정체를 확인하려고 해도 모래처럼 산산히 부서져버린 그것은 공기 속으로 숨었다.
“…? 주인님 방금…… 부정한 것이 우릴 지켜보고 있어요.”
음산한 기운을 느낀 레실리아는 본능적으로 몸을 떨었다.
고개를 급히 들어,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기분나쁜 시선이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아 얼굴을 갸우뚱인다.
이카루트는 괜찮다는 뜻으로 말없이 성녀의 머리를 토닥여주었다. 눈을 크게 끔벅이던 레실리아는 볼을 부풀리고는 뾰로통한 표정을 짓는다. 볼살이 동그랗게 나오자 내심 귀여웠다.
머리 위에 있던 손이 천천히 내려가 턱선을 만진다.
“주…인님. 여기 누가 있으면 어떡해요오….”
“상관없다고 하지 않았나.”
“그, 치만….”
입술을 문지르는 손길에 욕정이 묻었다. 이에 레실리아는 발정한듯 양손을 움켜쥔다.
도톰한 입술이 슬그머니 벌어지며 고인 타액이 톡, 떨어진다.
“주인님~♡”
타이밍 좋게 릴리트가 이공간을 가르고 나왔다.
등 뒤에 솟아난 박쥐 날개를 파닥이며 눈치없이 시야에 끼어들었다.
화들짝 놀란 레실리아는 얼굴을 떼내며 안절부절 못한다.
빙글빙글 미소를 짓는 서큐버스를 보니 일부러 그런 것 같다.
“흐음♡ 혹시 제가 방해라도 되셨나봐요?♡”
“됐고, 알아온 건.”
“치이, 너무 매정하시다아~♡ 나 좇아내고, 성녀님 보지에 좆 박을려고 하는 거죠?♡”
“그, 그런 부끄러운 말씀은 하지 마세요!”
“왜에~♡ 성내에 있는 마족은 전부 다 안다구우♡ 마왕님과 이런 짓 저런 짓 잘하면서 부끄러워하긴♡”
“…! 으, 으우우….”
레실리아의 얼굴은 곧 터질 것 같은 토마토처럼 새빨개졌다.
릴리트는 꺄르르 웃음을 터트리며 성녀를 놀렸다. 그리고 이카루트를 가까이 마주보며 꽃받침을 한채로 말을 이었다.
“그 전에 우리 주인님께 물어보고 싶은데요♡ 갑자기 왜 벨페고르를 조사하라고 시킨거에요?♡ 직속 부하에는 신경도 안 쓰시던 분이~?♡”
마왕들은 대대로 마계 서열 1위로써 숭배를 받았다.
오만하고 잔혹한 마왕은 모든 생명체를 제 아래로 본다. 고위급 마족의 취급도 똑같았다.
마계는 서열에 민감했으며 저보다 강한 자가 나오면 즉시 복종한다.
정신머리가 제대로 박혀있지 않는 이상, 고위급 마족은 마왕에게 감히 덤비지도 못한다.
‘더러 정신머리가 없는 놈들도 있지.’
예를 들면 조금 전까지 마왕을 감시한 악마년 말이다.
그것의 목을 베어낼때 묻어나온 마기는 미약했지만 벨페고르의 것이었다.
언제부턴가 나태한 악마는 건방지게 굴었다.
스윽, 찻잔을 만지는 손끝 위로 마기가 피어올랐다. 찻잔은 마기로 인해 부식되어 먼지가루로 변했다.
“꽤나 오만방자한 년이더군.”
“그래요오~?♡ 생각보다 귀여운 면도 있는데♡”
릴리트는 그 날 문앞에 서성거리던 벨페고르를 생각했다.
모른 척 하며 무시했지만. 릴리트의 눈에는 뻔히 보였다.
‘흥흥, 앙큼하단 말야♡’
조그만한 보짓살을 움찔거리며 마왕과 성녀의 행위에 몰래 흥분하고 있었다. 녹진녹진한 보지에 쿡쿡 찔러대면 무기력한 표정이 금세 발정할 것이다. 상상만 해도 귀여웠다. 서큐버스는 흥미로운 미소를 지었다.
“……네 마음에 들었나보군.”
“성(性)이라고는 아무것도 모를 존재가 타락하면 얼마나 즐거운지 알아요? 그만큼 짜릿하다고요♡ 그지이~? 성녀님♡”
“네? 어, 음, 어….”
레실리아는 그의 눈치를 보더니, 이만 고개를 푹 숙인다.
머리 사이로 튀어오른 귓바퀴는 붉기만 하다. 릴리트는 키득키득 웃는다.
“그리고 호기심이 그득하던데요?♡ 몰래 실험도 하는 걸 보면 탐구욕심이 장난아니에요♡”
“실험?”
“네에~♡ 최근 인간을 가지고 조금 독특한 실험을 하더라고요♡”
릴리트는 성녀를 주시하며 입술을 핥는다.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촉촉한 입술에 손가락을 앙증맞게 올린다.
“실험체가 주로 성기사인 것 같던데에♡”
레실리아와 함께 붙잡힌 성기사들은 전부 노예가 되었다.
여자는 성노예, 남자는 노역 또는 투기장에 끌려가, 서로 죽고 죽이는 게임말이 되었다. 성내로 들어온 성녀와 기사단장, 성력이 높은 몇 명의 성기사 빼고는 모조리 노예장에 팔려나갔다.
머릿결 사이로 드러난 레실리아의 얼굴은 딱딱하게 굳었다.
스스로 자책하는 눈빛. 릴리트는 성녀가 절망하거나 오열할 거라고 예상했다. 재미없는 반응에 흠, 콧김을 뿜는다.
“흐응…♡”
이어 이카루트의 눈빛이 사뭇 달라지자, 릴리트는 다시 흥미를 가졌다.
***
똑똑.
돌아온 집무실. 노크 소리가 들리자, 이카루트는 반사적으로 시선을 든다. 걸음 속도, 느껴지는 기운은 보좌관 마몬이 아니었다.
“……마왕님을 뵙습니다아….”
벨페고르였다. 그녀는 챙넓은 모자를 벗어 허리를 숙인다. 검은 산양뿔이 드러나니 성녀는 신기하게 쳐다본다. 예를 갖춘 벨페고르의 무심한 눈길은 자연스레 레실리아에게 머물렀다.
“용건은 무엇이냐.”
“……용건…? 용건….”
정원에 있었던 일을 상기한 이카루트는 날카롭게 눈매를 좁힌다.
벨페고르는 느림보처럼 뇌를 굴리며 말을 이어갔다. 평균 여성 키보다 작고, 엉뚱한 면을 보이니 이를 바라보는 성녀의 시선에 모성애가 느껴졌다.
“……아, 성녀를 주세요.”
앞에 많은 말이 생략되었다.
이카루트의 미간은 불쾌한듯 옅게 일그러진다.
감정에 무심한 벨페고르는 레실리아밖에 보이지 않는듯 성녀만 바라본다. 필요한 물건을 발견한 눈빛이었다.
“이유는.”
“…어차피 성노예로 쓰다가, 버리실 거 아닌가요오…?”
“나는 이유를 물었다.”
말에 마기(魔氣)가 실렸다. 강력한 마기를 정면으로 맞은 벨페고르는 어깨가 흠칫 떨렸다. 그녀 또한 마족이었기에 저보다 힘이 강한 자에겐 굴복할 수 밖에 없었다. 눈치를 보던 벨페고르는 굳은 입가를 움직였다.
“……실험체가 필요해서요오….”
“무슨 실험이냐.”
“그게에…….마계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서요오….”
벨페고르는 코를 들썩였다. 중간에 말꼬리가 늘어지는 걸 보니 거짓말이었다. 속이 뻔히 보이는 거짓말에 어이없었던 이카루트는 위아래로 흘겨보았다.
벨페고르는 뒷짐을 지며 시선을 획 돌린다.
옅지만 살짝 살기가 느껴졌다.
“꼭 인간이 필요하다면, 노예장에서 구하면 되지 않은가.”
“저 성녀만이 제 실험을 성공하게 만들어주니까요.”
벨페고르는 고집을 부렸다. 둘 사이에 끼어버린 성녀는 어쩔 줄 몰라했고. 이카루트는 관자놀이를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성력이 필요한거군.’
성력을 가지고 이상한 실험을 하고 있었다.
실험에 대해 추궁한다면 슬쩍 드러난 꼬리마저 숨길 것이다.
겉보기와는 달리 벨페고르는 영악했고 계획적이었다.
“지금은 안된다.”
“……왜죠…?”
“성녀는 네가 생각한 것보다 쓰임새가 많은 육변기거든.”
“아, 앗…! 주, 주인님….”
이카루트는 레실리아의 치마 속에 손을 집어넣어 엉덩이를 움켜잡았다.
통통한 살결이 마구 짖이겨지자 레실리아는 치마끝을 잡아내리며 약하게 저항한다. 이를 무시한 손길은 점차 음부 근처로 향한다.
주물주물, 보짓살을 거칠게 만져주니 조교당한 보지는 금세 쾌락으로 받아들였다.
“앗,흐읏, 아앙….아, 안돼에….주인니임…. 보, 보고 있어요….”
“그 실험에 꼭 성녀가 있으라는 법은 없을 텐데.”
“흐읏, 앗흐응, 하으으…….우우웃….”
허벅지 안쪽을 쓰다듬다가, 위로 올려 질입구에 손끝만 걸치는둥 장난을 쳤다. 척추를 이리저리 꼬며 골반이 흔들거린다.
발딱 선 음핵을 세게 문지르던 손끝이 예고없이 음부 사이를 비집고 들어간다.
“하우우우우….우우웅….보, 보지 말아주세요오….마족님….”
찰팍, 찰팍, 찰팍.
치마끝을 어떻게든 내리지만 음부만 가릴 뿐, 통통하게 살오른 승마살이 드러났다. 추삽질이 점차 거칠어지자 고개를 쳐든 레실리아는 입을 살짝 벌렸다. 헥헥거리는 모양새가 그날 밤 몰래 집무실에서 봤던 것과 똑같았다.
이카루트의 무심한 눈길은 벨페고르에게 향했다.
“……꼴깍.”
저도 모르게 음란한 성녀를 쳐다봤다.
뒷짐을 진 손가락끼리 실타래처럼 얽히며 발끝이 절로 모였다.
흠칫, 떨리는 하복부 또한 벨페고르는 눈치채지 못했다.
그저 음탕한 보지로 손가락을 받아들이는 성녀를 보며 흥분을 꾸욱꾸욱 참아냈다.
“나, 나아….마족님 앞에서 가, 가고 싶, 지 않는데에….”
“하찮은 것. 네가 직접 쓰임새를 알려줘야하지 않나. 좀 더 다리를 벌려.”
“흐읏, 으으읏, 흐응, 하아, 하아앙.”
“내 육변기답게 행동해야지. 레실리아.”
“하, 하으응…♡”
피슈슛, 푸슛!
성녀는 주인이 낮게 불러주는 이름을 듣자마자 애액을 분수처럼 뿜었다.
이카루트는 손가락 추삽질을 멈추지 않았고, 찰팍, 물 소리가 나면서 왕복할 때마다 음액을 쉬지않고 토해낸다.
손끝을 타고 줄줄 흐르는 애액. 이카루트는 허공에 한 번 털었다.
그러자 레실리아는 무릎을 꿇어 혀를 내밀었다. 애액이 토독, 토독하고 혓바닥에 닿는다. 단숨에 고인 애액을 텁, 머금고는 꿀꺽 삼킨다.
그러고 아직도 젖은 이카루트의 손가락을 맛있게 빨아먹었다.
“추웁, 추으읍, 츕, 추으읍…….”
음탕한 소리만 들린다.
둘만의 행위가 끝나자 벨페고르의 벙찐 표정이 스르르 풀렸다.
이어 챙 넓은 모자끝을 만지작거리며, 푸욱 눌러쓴다.
“성력을 가진 인간이 필요하거든, 서큐버스에게 찾아가라. 그녀에게도 애완 인간이 있으니 말이다.”
“……알, 겠습니다아….”
그녀가 찾아간 목적이 마왕에게 들켰어도 방금 본 행위에 정신이 팔린 벨페고르는 한 귀로 흘러넘어갔다.
옅은 열기가 들이찬 무심한 표정. 휙 고개를 돌아서는 문 밖으로 나갔다.
덜컥.
그녀가 나가는 즉시 레실리아는 재빨리 무릎을 꿇었다.
바지 지퍼를 입술로 잘근잘근 깨물며 눈으로 호소한다. 제발 자지를 넣어달라고.
“얌전하게 굴어. 그래야 네 년이 좋아하는 좆을 물려줄 수 있다.”
“주인님의 육변기 자궁이 지잉, 지잉하고 울려대요….”
“……보채지말라고 했을 텐데.”
이카루트는 발정난 여체를 들어, 책상 위로 올려놓았다.
성녀는 기쁜듯이 허벅지를 벌렸다. 벌름거리는 음부 위로 서로 손끝을 맞대며 하트표를 만든다. 그 안에 좆기둥을 쉽게 넣게끔 구멍 위치를 고정시킨다. 이카루트는 자지 기둥을 잡고 푹 찔러넣었다.
“하앗, 흐응, 흐으읏, 헤읏, 아앙!”
쑤컹, 쑤컹, 찌걱찌걱찌걱!
레실리아가 그토록 원하는 좆질을 시작하였다.
신음과 애액을 사정없이 흘리는 여체를 짓누르며 이카루트는 문쪽을 노려보았다.
“……!!”
문 사이로 빼꼼 보고 있던 벨페고르와 눈이 마주쳤다.
그러자 이카루트의 허릿짓이 격렬해졌다.
“흣, 아흣, 으흣, 주, 인, 니임! 너, 너무 격, 헤으응♡”
“닥치고 보지나 대.”
“하아앙, 겨, 격렬, 해, 서어! 히끅, 암컷절정ㅎ, 할 것 같아요오, 하우우…!”
이카루트는 벨페고르의 커다란 동공을 응시하며 퉁! 크게 박아넣었다.
성녀의 발끝이 오므려지며, 다리가 벌벌 떨린다.
턱을 쳐든 레실리아의 얼굴은 타액을 질질 흘리며 자궁에 가득찬 좆에 기뻐한다.
벨페고르는 문 틈새로 성녀와 마왕을 번갈아보다가, 후다닥 그 자리에서 도망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