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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화 〉서큐버스의 은밀한 호기심(2) (13/98)



〈 13화 〉서큐버스의 은밀한 호기심(2)

13화 서큐버스의 은밀한 호기심(2)

그림자가 진 복도. 레실리아는 쟁반을 든 채,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긴다.
시간이 흘러, 마왕의 티타임 접대는 온전히 그녀의 몫이 되었다. 레실리아는 마왕이 요구한 메이드복을 입고, 항시 시중을 들었다.
매우 짧은 치마길이는 엉덩이살을 보이게 했고. 자칫 바람이 불면, 티팬티가 보여 걸음 보폭을 짧게 걸어야만 했다.

그리고 가슴팍이 완전히 드러난 디자인이라 큰 젖가슴이 출렁거리면, 젖꼭지가 삐져나온다.
그럴 때면 유두 피어싱이 살짝 보인다. 레실리아는 괜히 부끄러워 쟁반을 높게 들어, 이를 가린다. 정숙한 복장을 입다가, 야한 옷을 입고 누비는 것 자체가 그녀는 매우 창피했다. 슬금슬금 지나가는 마족을 눈치보며 차를 가져간다.

몇몇 하급 마족의 시선이 스쳐지나가지만 이내 무시한다.
이곳의 성녀는 마왕 직속 성노예였다. 관능적인 몸매에 저절로 눈이 가도 마왕의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기에 건들지 않았다.
한 마족과 눈이 맞닦드린 레실리아는 깜짝 놀라 부리나케 앞을 보며, 걸어갔다.

“꺄악!”

코너를 돌자마자, 누군가와 부딪칠 뻔 했다. 몸의 중심을 잡아 흔들리는 찻주전자를 겨우 사수한 레실리아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고개를 숙여, 인사한 후 다시 걸음을 옮기던 찰나 익숙한 음성이 그녀를 붙잡았다.

“어머나…♡ 우리 마왕님께 사랑받는 성녀님이시잖아?♡”

카랑카랑하고 또렷한 목소리에는 옅은 불쾌함이 섞여 있었다.
흠칫한 레실리아는 천천히 눈을 들었다. 골반을 빼며, 팔짱을 낀 릴리트는 여유롭게 서있었다. 한껏 비웃음이 가득한 표정은 그녀를 아래로 보고 있었다.
주변에 존경과 동경만 받던 레실리아는 적대적인 감정에 익숙치 않았다. 릴리트의 날카로운 눈빛을 애써 피하며 관심을 끄길 기다렸다.
눈치가 빠른 서큐버스는 히죽 웃으며, 턱을 기울인다.

“왜 그렇게 무서워해~ 마왕성에서 얼굴 계속 마주할 거, 이왕 친해지면 좋잖아. 안 그래?”
“…….”
“친해지고 싶어서 말 걸었는데 우리 성녀님 말이 없네?♡”
“……고, 맙습니다….”

레실리아는 쟁반을 끌어안으며, 가만히 있었다.
싱거운 반응에 릴리트는 흐음, 거리며 턱을 쓰다듬는다. 이리저리 훑는 시선은 더욱 성녀를 초조하고 불쾌하게 만들었다.
이카루트에게 가져갈 차도 식을까 걱정하며 레실리아는 서큐버스가 지나가길 기다렸다.
하지만 짖궂은 릴리트는 그녀가 바라는대로 행동하지 않았다.

“난 우리 성녀님과 비밀 친구하고 싶은데…♡ 한때 고귀하신 성녀님은 싫은가보네에~?”
“…아니에요.”
“벌써 로라랑 친구도 먹었다구? 그래서 말야….”

릴리트는 그녀의 동그란 어깨를 붙든다. 억센 손아귀에 레실리아의 눈가가 일순 일그러진다.
일부러 아프게 잡았기에 릴리트는 키득키득 웃으며, 귓가에 속닥인다.

“네가 아는 렉스 에티아에 대해서 알려줄래? 로라가 알고 있는 용사와 조금 다른 것 같거든.”

서늘한 감각이 들었다. 오싹해진 레실리아는 뒷걸음쳤다.
그때 릴리트는 두 손가락을 맞부딪치며 딱! 소리를 냈다. 모든 동작이 멈췄고. 성녀의 맑은 눈동자는 한순간에 먹구름으로 뒤덮였다.
방심한 사이, 레실리아를 달콤한 지옥같은 꿈에 빠뜨렸다.

“잠깐, 놀아도 상관없겠지?”

턱을 쓰다듬으며 감사하던 릴리트는 레실리아의 음부 사이로 손가락을 넣었다. 티팬티를 젖히고, 그대로 푹 쑤시니 몸이 움찔거린다.
의식은 없으나, 육체는 상당히 예민하다. 찌걱, 찌걱. 질입구를 잠깐 건드렸을 뿐인데 물고 조이는 힘이 상당했다.
조금 더 깊숙하게 손가락 마디를 넣으니, 보드라운 질벽에 애액이 서서히 흐른다.

“어머♡ 우리 성녀님이 생각보다 쾌락에 약한 편이었구나?♡”
“……♡”
“보짓물 흐르는 것 좀 봐. 나보다 더 음탕해♡”

쿡, 오돌토돌한 곳에 손끝으로 꾹 눌렀다. 그러자 레실리아의 온몸이 경련을 일으키며, 음액을 분수처럼 뿜었다.
종아리를 타고 질질 흐르는 애액은 바닥을 흠뻑 적신다. 릴리트는 손바닥까지 묻은 애액을 혀로 핥고는 비웃었다.

“흐음, 왠지 마왕님께 혼날 것 같지만…뭐…♡ 상관없나♡”

분명 화난 좆으로 자궁 부서질 정도로 쑤셔주겠지?
그의 살기어린 눈빛만 봐도 자궁이 욱신거리고, 음액이 나온다. 항상 무표정이었던 마왕이 무슨 반응을 보일까. 더욱 기대되었다.
서큐버스는 콧노래를 부르며, 제 방으로 걸음을 옮긴다. 이에 레실리아 또한 조종당하는 마리오네트 인형처럼 릴리트를 따라 걸어간다.

***

똑똑.

“들어와.”

이카루트는 서류에 눈을 떼지 않고, 허락한다.
그러자 문이 열리고 보좌관 마몬이 정중하게 예를 갖춘다. 옆구리에 항상 끼고 다니던 보고서를 없고, 손에 트레이가 들려 있었다.

“티타임입니다.”
“……보고하러 온 게 아니었나.”
“원래 차 시중 또한 제가 했습니다만.”

이카루트는 집무실에 사람 몇 명이 들락날락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다.
업무에 방해될 뿐더러, 간단한 시중은 혼자서도 할 수 있었다. 차를 가져온 것도 본래 마몬이 했다.
보고서를 가져올 겸 티타임을 챙겨주는 거니 그또한 크게 개의치 않았다.

“성녀는 어딨나.”

하지만 레실리아가 온 후로, 티타임을 포함한 시중을 성녀가 했다.

‘오늘 따라 조금 늦는군.’

이카루트의 눈매가 가늘어지자 마몬은 한숨을 쉬었다. 등 뒤로 스물스물 올라오는 마기(魔氣)에 분노가 섞여 있었다.
마몬은 바닥에 버려진 찻주전자에 묻어난 서큐버스의 페로몬을 느꼈고. 그 악동 서큐버스가 결국 일을 크게 저질렀구나 싶었다.
어쩌면 일부러 마왕의 심기를 거스른 걸 수 있다. 릴리트는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마족이었다. 마몬은 속으로 혀를 차며, 말을 이었다.

“용사에 대해 심문을 하러 서큐버스가 데려간 것 같습니다.”
“난 그런 명을 내린 적이 없다.”

쿠궁, 숨이 턱끝까지 차올랐다.
엄청난 오오라는 방안을 가득 메웠고 짙은 살기가 올라와, 마몬의 숨통을 죄어오고 있었다.
본능적으로 죽음을 느낀 마몬은 식은땀이 났다. 황급히 한쪽 무릎을 꿇고 가슴팍에 한손을 얹었다.
메마른 침을 삼킨 후에야 겨우 입술을 열었다.

“용사를 자세히 알고 있더군요. 제 실책으로 정보가 새어나간 것 같습니다.”
“……서큐버스는 어디 있나.”
“정황상 아마 방으로 갔을 겁니다.”

이토록 거대한 살기를 맞이한 적이 있던가.
마몬은 얼굴을 깊게 숙였다. 그와 시선을 마주하다가는 단번에 목이 잘릴 것 같았다.
저벅저벅. 이카루트는 걸음을 느릿히 옮겼다. 천천히 지나갈 때마다, 칼날처럼 날카로운 살기에 숨이 턱턱 막혔다.

“차는 나중에 마시겠다.”

쾅! 문이 닫혔다. 그러자 긴장이 풀린 마몬은 숨을 토해냈다. 이마 위로 끈적한 땀을 훔쳐내고는 몸을 일으켜세운다.
부들거리는 무릎과 손바닥에 후우, 살았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그 천박한 서큐버스 년, 조만간 죽겠군. 마몬은 마음속으로 그녀의 명복을 짧게 빌어주었다.

***

그 시각.
릴리트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넓은 침대 위에 누워있는 성녀를 구경한다.
지금쯤 레실리아는 고블린 무리와 즐거운 난교를 벌이고 있을 것이다. 물론, 전부 꿈이지만.
릴리트는 이카루트가 손수 보지에 물려준 딜도를 만지작거리며 입꼬리를 올린다. 영락없이 개구진 미소를 지으며, 홍조가 띤 뺨으로 딜도를 댄다.

“아아, 우리 성녀님은 부러워♡ 이것보다 더 크고 우람한 자지를 저 음탕한 보지에 넣었겠지?”
“흐윽, 싫어…히끅, 하, 지마….”
“싫긴 뭐가 싫어♡ 보지가 이렇게 축축하게 젖었는걸?”

흐느끼는 레실리아의 음부 위로 손바닥으로 찰싹 때린다. 철썩 물소리가 나면서, 흐린 동공이 커진다.
음몽을 꿔도 육체적인 감촉을 느낄 수 있었기에 크게 자극을 받는다.
불거진 조갯살이 벌름거리는 입구 사이로 애액이 찍, 튀어나왔다. 말은 싫다싫다하면서 몸은 착실하게 반응한다.
싫은 척 하면서 좋아하는 꼴이 릴리트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성녀님 참 내숭이 많단 말야~? 손가락에 씹물 질질 싸는 개걸레 육변기같은 몸인데, 어떻게 성녀인 척 했대? 흥흥♡ 천박해…♡”
“시, 싫…어. 흐, 그윽….”
“싫어 너 짜증나니까, 내 맘대로 할 거야♡”

릴리트는 거대한 딜도를 그녀의 비부 사이로 처박았다. 개구리처럼 사방으로 벌려진 허벅지가 들썩이며, 발끝이 세워졌다.
찰팍, 찰팍, 찰팍.
이카루트의 오오라가 없어, 진동하지 않지만. 릴리트는 착실하게 손을 움직여주며 딜도로 추삽질했다.
한껏 달아오른 성녀의 보지는 기분좋게 딜도를 오물오물 물었다. 빠금거리는 질입구를 발견한 릴리트는 비릿한 미소를 짓는다.

“주인,님…! 주잉님…살, 려주세요오…흐응, 싫, 어….이런 자지는 싫어어…!”
“조교를 제대로 시키셨네. 우리 성녀님 입에 좆달라고 하는 거 보면♡”
“히끅, 하으응…! 싫어, 이런 거 싫단 말야아…흐끅.”

퍽퍽퍽, 성녀의 질벽은 매우 빡빡했다. 딜도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고 릴리트는 톡 불거진 클리토리스를 꼬집으면서, 난폭하게 했다.
절정에 다가갈수록, 레실리아의 보드라운 뺨 위로 눈물이 흐른다. 끊임없는 자극에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저벅저벅.
진중한 발걸음 소리는 어딘가 익숙하다.
딜도로 쑤시는 걸 멈춘 릴리트는 자연스레 문쪽으로 시선을 옮긴다. 함박웃음을 머금은 얼굴엔 기대감이 잔뜩 서렸다.
이내 그녀가 그토록 기다리던 인물이 등장하자 눈매가 초승달처럼 휘어진다.

“어머나♡ 마왕님 빨리도 오셨네요?♡”

그 순간, 차가운 바람이 스치며 머릿결이 휘날렸다. 이윽고 소름끼치는 오오라가 전방으로 느껴지며 릴리트의 몸이 일순 굳었다.
꿀꺽, 침이 저절로 삼켜졌다. 눈앞에 보이는 거대한 살기는 이때껏 보았던 모습 중에서 매우 크고 두려웠다.
릴리트는 그제야 자신의 장난이 선을 넘겼다는 걸 눈치챘다. 이카루트가 거리를 좁힐수록, 엄청난 살기에 온몸이 찢겨져 터질 것 같았다.

“내가 왜 너를 살려두었는지 알고 있나.”

이카루트는 손바닥을 펼쳤다. 손바닥 사이로 드러나는 서큐버스의 얼굴은 하얗게 질리다못해, 오들오들 떨고 있었다.

“기어올라도 적정선에 멈췄기 때문이다.”

말이 끝나자, 릴리트는 잽싸게 이마를 바닥에 대었다. 땅 위로 몸을 납작 엎드리며 낮은 자세를 취한다.
짖궂은 장난을 치는 서큐버스라도 제 앞가림은 분별할 줄 알았다. 이카루트는 발을 들어, 릴리트의 머리통을 밟았다. 잘근잘근 짓눌러주며 두려움을 확실히 인식시켜주었다.

“내 허락도 없이 일을 벌이다니. 주제도 모르는구나.”
“ㅈ, 죄송합니다…….”
“뿔과 날개를 자른 후, 네 몸통을 케르베로스의 먹이로 던져도 상관없겠지.”
“흐끅!”

발끝으로 지그시 눌러주니, 등허리가 움찔 떨린다. 이윽고 둔부 쪽이 한차례 떨리며 허벅지가 조금 벌어진다.
두려워서 반사적으로 나타나는 떨림이 아니었다. 이상함을 느낀 이카루트는 발등으로 얼굴을 치운다.
이에 릴리트의 옆얼굴이 드러났고 긴 혓바닥을 내민 채 발정난 것처럼 헥헥 거린다. 다시 발바닥으로 짓눌러주니, 온몸이 흠칫흠칫 놀란다.

“네 목이 즉시 날아갈 수 있는 상황인데도 흥분하는건가. 망할 암퇘지 년.”
“흐으응♡ 몹쓸 가축이라서 죄송합니다아….”
“한심하고 쓸모없는 가축이군.”

침까지 질질 흐르는 모습을 보니, 진정 매도당하는 걸 즐기고 있었다.
그냥 죽일까 생각했지만 죽음마저도 릴리트에겐 포상에 불과했다.
그리고 고위급 마족인만큼 능력자체도 뛰어났기에 훗날을 생각해야 한다.

‘사육시켜야겠군.’

제 말을 들어 기어오르지 않게끔, 주인 아래로 인식해두는 게 편했다.
릴리트의 음몽은 인간계 정복에 큰 도움을 줄 터. 그래서 방향을 틀기로 했다.

“서큐버스 릴리트. 죽고 싶지 않다면 네 가치를 증명해라.”
“……! 네에♡ 마왕님♡”

릴리트의 옷이 산산조각내며 공기 중으로 사라졌다.
짖궂은 장난꾸러기 서큐버스는 완전한 나체로 낮게 엎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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