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화 〉서큐버스의 은밀한 호기심(1)
12화 서큐버스의 은밀한 호기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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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복도에서 누군가가 즐겁게 콧노래를 부른다.
‘귀찮은 게 왔군.’
청각이 뛰어난 이카루트는 집필하던 깃펜을 뚝 멈췄다.
흥얼거리는 콧노래가 점차 가까워지자 아예 고개를 들어, 문을 주시한다.
그의 발끝 아래에 얌전히 무릎꿇고 있던 레실리아 또한 고개를 기웃거린다.
벌컥!
“마왕님! 나, 인간계 가도 돼요?♡”
“노크하고 들어와.”
“우웅, 그치만 이렇게 들어가지 않으면 우리 마왕님 나 보지도 않을 거잖아?”
릴리트는 날개를 꺼낸 채 공중에 둥실 떠 있었다. 마주한 시선은 한 바퀴 핑그르르 돌며, 웃음을 띤다.
의도가 보이는 미소였다.
‘하등 쓸데없는 짓을 하는군.’
장난꾸러기 서큐버스는 꽤 골치아픈 녀석이었다. 고위급 마족의 권한으로 인간계를 곧장 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물어보았다.
이카루트는 그녀의 페이스에 말리기 싫었다.
“마음대로 해라.”
귀찮아진 이카루트는 다시 서류로 눈을 돌렸다. 그러자 릴리트가 책상을 짚고, 커다란 젖가슴을 내민다.
가슴을 책상에 걸치고는 얼굴을 납작 엎드린다. 눈이 마주치자, 눈가가 붉게 올라간다.
가만히 지켜보던 레실리아가 얼굴을 붉힐 정도로 요사스러웠다. 릴리트는 이래도 안보냐는 식으로 꽃받침을 하며, 가슴골을 모은다.
하지만 상대는 마왕 이카루트였다. 그는 게임 플레이하며, 릴리트의 잔악성을 잘 알고 있었다. 유혹하는 여체 뒤로 박쥐같은 날개가 파닥거린다.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야.’
순수한 웃음으로 포장되어, 속을 알 수 없었다.
이카루트가 떨떠름해하자 뚱한 표정을 짓는다. 그에게 흥미가 떨어진 릴리트는 턱을 괸 채로 스르르 눈길을 돌린다.
이윽고 입술선이 슬며시 올라간다.
“이게 누구야~? 로라가 그토록 찾던 성녀님 아냐♡”
릴리트는 눈을 반짝인다. 도톰한 윗입술을 혀로 쓸어내리며, 몸의 방향을 레실리아 쪽으로 향한다.
적나라한 가슴골과 유혹하는 얼굴을 마주한 레실리아는 고개를 팍 숙인다. 허벅지 위로 말려올라간 치맛자락을 내리며, 어쩔 줄 몰라한다.
이에 릴리트는 호오, 입술을 모아 의미모를 탄성을 뱉는다.
“어머나♡ 얘 거기 보짓살 보여.”
“보, 보지 마세요!”
“흐음? 유두 피어싱도 예쁘게 했네~? 내가 마왕님께 특별 선물로 준건데….”
말끝을 흐린 릴리트는 은근슬쩍 이카루트에게 시선을 준다. 이카루트가 무시하자, 흥! 콧방귀를 낀다.
제대로 삐친 것 같다.
“…! 로라… 당신이 로라를 어떻게 아시는 거죠….”
레실리아는 제 옷차림을 신경쓰다가, 번쩍 얼굴을 든다. 생판 모르는 마족의 입술 사이로 그녀가 제일 잘 아는 친근한 이름이 흘러나왔다. 한차례 흔들리는 동공. 동요하는 성녀를 눈치챈 릴리트는 키득키득 비웃었다.
“걘 내 애완인간인걸?♡ 마왕님께서 직.접. 선물로 친히 하사해주셨다고~? 그쵸 마왕님♡”
“쓸데없는 말만 할거면 나가라.”
“치이….너무해. 난 마왕님 보고 싶어서 온건데……”
릴리트는 아예 책상 위로 드러눕고는 칭얼거린다. 탱글한 젖가슴살이 흔들거렸고. 가냘픈 등선을 강조하듯 허리가 얇게 휘어진다.
아름다운 여체를 맘껏 드러내며, 어린애처럼 군다. 신경 거슬리는군. 이카루트는 서류 위로 떨어진 잉크를 죽일듯이 쏘아보았다.
“허튼 짓하지 마라.”
“나, 로라의 꿈속에서 용사를 찾았다고요?”
그 순간 레실리아의 안색이 시퍼렇게 질린다. 동시에 이카루트의 눈빛도 날카로워졌다.
릴리트는 입가를 가리며, 그들을 즐겁게 구경하고 있었다.
눈앞에 있는 서큐버스는 고약한 취미가 있었다. 마음에 드는 생명체에게 음몽을 이중삼중으로 걸어, 타락하는 모습을 영화처럼 관람한다.
대상자가 울부짖고 싫어하면 더욱 좋아했다. 일부러 대상자의 기억을 헤집어놓기도 하고.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도록 영원히 암시 상태로 만들곤 한다.
그 과정 가운데 간혹 대상자의 과거가 튀어나온다.
‘성녀가 용사와 몰래 접촉했나보군.’
게임 시나리오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이카루트는 빙의자였고, 일찍 용사를 죽임으로써 이에 따른 변수가 생겼다.
대충 예상했기에 크게 괘념치 않았다. 어차피 엔딩 끝은 정해져있다. 성녀가 항복했다는 의미는 곧 인간계의 패배를 뜻하니까.
‘기사단장을 제대로 조교해야겠어.’
이카루트는 속으로 조소하였다. 마왕에게 거짓말을 하는 것도 모자라, 무엇을 믿고 까부는 건지 모르겠다.
로라의 변치 않는 믿음이 그저 웃기기만 하다.
“나 잘했죠? 칭찬해줘요 빨리♡”
릴리트는 언제부턴가 책상 위로 기어올라가 있었다. 대놓고 드러낸 가슴골과 살짝 삐져나온 유두를 보였다.
날개 끝이 느슨하게 움직이며 이카루트를 유혹하고 있었다. 굴곡진 상체를 따라, 아랫배에 새겨진 음문이 붉게 빛난다.
지퍼가 조금 열린 핫팬츠 아래로 가터벨트한 스타킹이 허벅지를 압박하여, 살이 살짝 튀어나왔다.
이카루트는 무심하게 허벅지를 만졌다. 한손에 꽉 잡히는 부드러운 살결을 따라 쓰다듬었다.
“아앙, 마왕님…♡”
추잡스럽게 허벅지를 벌린 채 두 팔을 모아, 가슴을 만질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이카루트의 손은 묶여있는 머릿칼을 틀어잡았다. 치골까지 오는 머리 길이를 손에 한바퀴 둘러 단단히 고정시켰다.
확 끌어당겨, 얼굴을 가까이 한다. 서로 숨결이 느껴지는 거리. 급히 당겨지는 힘에 이끌린 릴리트는 아픔을 호소한다.
“아앗! 아파…!”
“천박한 년, 오만하게 굴지마라. 좆밖에 모르는 네 머릿속을 모를 줄 아나.”
“하아아…♡ 무슨 말하는 거에요. 릴리트는 아무것도 몰…으윽!”
“용사를 들먹이지 말란 소리다.”
이카루트는 네 손가락을 세워, 핫팬츠 속으로 집어넣었다. 이미 축축한 팬티. 팬티라고 부르기 힘든 천 조각을 걷어, 그대로 쑤셨다.
찌걱찌걱찌걱. 일부러 아프게 할 의도로 넣었건만. 벌써 흥분하다못해, 쾌락에 잠식한 보지는 오물오물 손가락을 물고 빨며 놓질 않았다.
손가락 마디를 잘릴 것 같은 질압에 미간이 일그러진다. 릴리트의 미소가 한층 짙어지면서 엉덩이를 흔들었다.
그의 손을 딜도로 사용하는 것처럼 허릿짓을 거세게 한다.
“마왕님 빨리 좆 물려줘요♡ 응?♡ 하으응, 마왕님 손가락에 가버리고 싶어어♡”
“짜증나는군.”
확, 머릿결을 땡겼다. 릴리트는 우옷거리며, 애액을 부르르 쌌다. 그는 매우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팍 빼버렸다.
소매가 젖을 정도로 다량의 애액이 나왔다. 릴리트는 무릎을 세운 채 가만히 휴식을 취한다. 몸을 잘게 경련하는 걸 보니, 아직 절정에 가지 못했다.
아름답고, 육감적인 여체였지만 발기되진 않았다.
‘그 와중에 내 머리 꼭대기를 서려고 하다니. 참 재수도 없는 년.’
용사를 빌미로 제 속을 꿰뚫어보려고 한다.
인간계에 수십번은 들락날락하는 서큐버스가 구태여 허락을 받는 이유도, 성녀 앞에서 일부러 용사를 언급한 이유도 전부 그의 반응을 보기 위한 것이다.
게임에서 마주했던 때보다 이상할 정도로 제게 호기심이 많았다.
이카루트는 그런 서큐버스가 불편했다. 그녀의 관심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간 적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 피곤했다.
“헤으응…♡ 마왕님♡ 릴리트 보지에 우람한 자지로 쑤셔주셔서, 자궁에 좆물로 가득차게 해줘요오♡”
릴리트가 열기로 가득한 혀를 내밀며, 표정을 늘어뜨렸다. 농염한 오오라가 흘러나오며 동공이 하트 모양으로 변한다.
이를 지켜보던 레실리아는 허벅지를 비비며, 압박자위를 한다.
같은 여자가 봐도, 지금의 릴리트의 모습은 매우 야했다.
정작 이카루트는 무반응이었지만. 그는 무표정으로 서랍을 열어, 무언가를 꺼낸다.
“오만방자한 년에게 이게 가장 좋겠지.”
다른 마족에게 선물 받은 자위 도구, 딜도였다. 크기가 커다란 딜도 주변에 돌기가 있었다. 레실리아에겐 아플까봐, 쓰지 않았지만 좆 달라고 몸부림치는 서큐버스에게는 충분하다. 이카루트가 오오라를 뿜으니, 자동으로 위이잉, 진동을 한다.
오오라를 주입시킨 자가 거두지 않으면, 멈추지 않는다. 발정난 릴리트에게 딱 좋은 물건이었다. 이카루트는 핫팬츠를 벗기고, 음부를 가리던 천조각을 찢었다.
그리고 딜도를 거칠게 박아넣었다.
“오오옷♡”
휘둥그레 뜬 눈동자는 쾌감에 일렁인다.
위이잉, 딜도의 진동 속도를 최대로 키운다. 릴리트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질입구를 쪼인다.
보지는 야하게 벌름거리며 딜도를 꽉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 이카루트는 꼴보기 싫은듯 오오라를 넓게 퍼트려, 릴리트를 책상에서 쫒아냈다.
“꺄아앙♡ 히끅, 릴리트 보지이… 찌릿찌릿해에…♡”
“기사단장과 함께 지하감옥실에서 기다려라. 딜도를 빼는 즉시, 네 년의 목숨은 없다.”
“응기잇! 네에엥♡”
콰당, 엉덩이를 찧으면서 딜도가 깊숙이 들어가는 바람에 들썩인다. 겨우 몸을 일으킨 릴리트는 걸음을 옮긴다.
한걸음 내딛을 때마다 딜도가 자궁을 쿡쿡 쑤신다. 결국 릴리트는 문고리를 잡고 다리를 베베 꼰다. 강약 속도로 진동하는 딜도에 애액을 질질 흘린다.
릴리트는 벌개진 얼굴로 뒤돌아, 입술을 연다.
“우웅, 마왕님♡그때 자지 물려주실 거죠…?”
“꺼져.”
“…♡”
그가 한심한 눈빛으로 축객령을 내렸다. 후드득, 매도하는 시선에 흥분한듯 종아리에 음액이 흘러간다.
릴리트는 천천히 문이 닫았다. 복도 그림자가 얼굴에 드리워지며 동공이 하트모양으로 뿅 솟아오른다.
달칵. 그 귀찮은 서큐버스가 드디어 사라졌다. 그제서야 이카루트는 의자에 몸을 기댔다.
“저, 주인님…….”
그때 레실리아가 네 발로 기어와, 무릎에 얼굴을 파묻는다. 도리도리하며, 얼굴을 깊게 묻고는 달띤 숨을 내쉰다.
순간 바짓춤이 부풀어졌다. 이를 눈치챈 레실리아는 눈을 빼곰 들어, 웃음을 흘린다.
“자지 청소 할까요?”
이카루트는 그녀의 정수리를 쓰다듬었다. 다정한 손길에 레실리아는 부끄러운듯 눈을 깔고 수줍게 웃는다.
그리고 한 손으로 부푼 바지춤을 조심스럽게 매만진다. 성녀는 언제든지 이카루트의 성처리반 노예로서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해.”
이카루트의 명이 떨어지자, 잡고 있던 바지 지퍼가 단숨에 내려갔다.
마중나오듯 꺼덕 튀어나오는 자지. 레실리아는 힘차게 드러난 자지 기둥을 잡고는 그대로 머금었다.
성녀의 입안은 매우 뜨거웠다.
***
“히끅, 에흐응…!”
복도에서 천박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여느 때처럼 보고서를 옆구리에 끼고 가던 마몬은 얼굴을 확 찌푸렸다.
누가 칠칠맞지 못하게, 욕정을 흘리고 가는 건지. 속으로 혀를 차고는 마몬은 걸음을 옮겼다.
코너를 돌자마자 그 장본인과 맞닦드렸다. 릴리트의 붉어진 얼굴을 확인한 순간, 마몬은 확 짜증이 났다.
경박하기 짝이 없는 릴리트를 무시하고 지나쳤다.
“마몬 자지 섰다♡”
“제발 그 입 닥치십시오.”
“왜에~? 아는 척도 싫어? 우쭈쭈 해줘야겠다! 우쭈쭈!”
“또 이카루트 님께 장난 쳤습니까?”
릴리트의 아래는 푹 젖다못해, 샤워한 것처럼 보였다.
음부 속에 박힌 딜도가 움찔거린다. 보나마나 이카루트 님의 심기를 거슬리게 했겠지. 마몬은 그간 그녀의 행보를 알고 있었다.
릴리트는 유독 현 마왕에게 관심을 보였다. 호기심이 가득하다못해, 집착에 가까웠다.
남에게 큰 관심이 없는 마몬은 그런 그녀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마몬 있잖아~ 나도 그 서류 좀 봐도 될까?”
“이카루트 님께서 특별 지시내린 겁니다. 보여드릴 수 없습니다.”
“그거 용사 ‘렉스 에티아’에 관한 거 잖아. 그치~?♡”
마몬의 표정은 삽시간에 굳어졌다. 용사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아직 마왕과 보좌관 마몬 밖에 모른다.
일급 비밀을 저 서큐버스가 어찌 안 거지. 실시간으로 흔들리는 표정을 즐겁게 관람하던 릴리트는 알 수 없는 미소를 짓는다.
또 다시 저를 매도할 이카루트의 시선을 떠올리자, 그녀의 아랫배가 찌릿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