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화 〉성녀는 알고 있다
11화 성녀는 알고 있다
뚜벅뚜벅.
복도를 울리는 발걸음 따라 하급 마족들의 얼굴이 저절로 숙여졌다.
마왕 이카루트는 여느 때와 같은 무표정이었으나 묘하게 분위기가 삭막하다.
그는 자석처럼 마족의 이질적인 시선을 무시한 채 걸어갔다.
빠르게 당도한 집무실.
문고리를 잡아당기는 순간, 옅은 인기척이 느껴졌다.
‘성녀로군.’
조용히 침대에 있을 줄 알았던 레실리아가 집무실에 있었다.
허튼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도 성녀를 찾으니, 차라리 잘됐다.
덜컥, 그는 망설임없이 문을 열었다.
시야에 잡힌건 사무용 의자에 걸터앉은 레실리아였다.
뭐하고 있었던 거야.
의문을 품은 시선이 아래로 떨어지는 찰나, 빠르게 풀렸다.
“하아….흐으으….”
레실리아는 짧은 치파오 형태의 검은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풍만한 가슴골이 적나라하게 보였고. 봉긋한 윤곽 가운데, 브래지어를 입지 않아 탱탱한 유두가 서 있었다. 말려올라간 치마 아래로 수줍게 가린 천조각이 보인다. 레실리아의 손가락은 천을 헤쳐 연분홍빛 보짓살을 문지른다.
발딱 선 음핵을 조심스레 만지며 신음을 흘린다.
“아앙, 주, 주잉님……!제 음탕한 보지를 쑤,셔주세여! 으읏!”
손가락은 사정없이 음부를 쑤셨다. 불그스름한 보짓살은 흥분을 일으키며 애액을 콸콸 쏟아냈다. 자위하는 성녀를 응시하던 이카루트는 팔짱을 끼며 스스로 절정을 맞이할 때까지 기다렸다.
“아읏, 너무 조아아! 주인님! 응아앗!”
백금을 꼬아만든 머리카락이 한쪽 어깨 위로 우수수 쏟아졌고.
청안은 열기로 흐려진다. 구멍을 쑤시는 손가락은 더욱 거세졌다.
찔걱찔걱찔걱. 물소리가 요란하게 들리며, 레실리아의 한쪽 다리가 올라간다.
푸슛-! 이윽고 절정을 맞이했다.
“하아, 하아…….주인님….”
레실리아는 거친 숨결을 겨우 삼킨다. 애액으로 가득 젖은 손가락.
혓바닥을 내밀어, 살짝 핥고는 아래로 가져간다. 바닥에 대기하던 슬라임은 손가락에 찰싹 달라붙어 쭈욱쭈욱 애액을 마신다.
후우, 레실리아는 나지막히 한숨을 쉰다. 흐트러진 머릿결을 귀 뒤로 넘기며 눈을 옮기던 도중, 이카루트를 발견한다.
“아, 아…! 주인님 언제 오셨나요…?”
“내 이름을 부르며, 자위하고 있을 때부터 봤다.”
“…?!흐읏!”
레실리아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뭐라 말할듯 입술을 달싹이지만 이내 다물렸다. 다급히 고개를 숙이고는 손에 들린 슬라임을 꼼지락거리며 만진다. 매우 창피해한다.
이를 무시하며 이카루트는 저벅저벅 가까이 다가갔다. 레실리아의 머리칼은 커튼처럼 얼굴을 가렸고. 붉어진 귓바퀴만이 감정을 대변한다.
“저, 티타임을 일단 가져왔는데, 차가 많이 식어서…다, 다시 가져올까요?”
“필요없다.”
“그치만 주인님, 휴식시간이 있어야…….”
레실리아는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할 말을 다한다.
하지만 이카루트의 관심은 향을 켜놓는 초에 쏠렸다. 티타임과 함께 종종 심리안정으로 가져오던 초였다.
“마침 잘 되었군. 네게 볼일이 있었는데 말야.”
이카루트는 일렁이는 작은 촛불 위로 손끝을 올려놓는다. 피시시, 타들어가는 연기는 오묘한 향으로 변한다. 마족이 선천적으로 지니고 있는 기운 마(魔)는 변질을 일으킨다. 아무것도 모르는 레실리아는 깜짝 놀라 , 그의 손목을 붙든다.
“주인님?”
촛농이 느리게 흘렀고. 하늘하늘하게 타오르는 불꽃은 이질감을 주었다.
한줌의 고통도 느끼지 않는 이카루트에 그녀의 동공이 세차게 흔들린다.
투둑, 마침 투명한 애액이 허벅지를 타고 흐른다.
“훈육시간이다. 내 말에 잘 따라와준다면, 기꺼이 포상을 주지.”
“……네에♡”
레실리아는 무릎을 꿇었다. 코를 벌름거리며, 착한 개처럼 올려다본다.
방안은 순식간에 그윽한 향으로 가득찼다.
“해.”
드르륵, 레실리아는 입술로 바지지퍼를 내렸다.
***
‘쾌락에 참 약하군.’
초가 만든 미약 효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레실리아는 전보다 적극적으로 자지를 빨았다.
허리를 부둥켜안고는 목구멍 끝까지 성기를 밀어넣었다. 컥컥, 헛구역질을 해도 이빨은 세우지 않았다. 입안에 든 자지를 미친듯이 물고 빨며, 이카루트와 눈을 마주한다.
한차례 떨리는 눈꺼풀 아래로 홍조가 여문다.
“푸하, 주인님, 무슨 생각을 하시나요…?”
수줍게 물어보는 것 치고는 자지를 잡고 흔드는 손길은 야하기 짝이 없다.
두툼한 성기는 힘을 받아, 힘차게 올라갔고. 이를 보는 레실리아의 눈빛은 진득해졌다.
진성 마조 암캐같은 표정이었다. 허나 이카루트는 성녀가 원하는대로 하지 않았다.
길다란 머릿결을 잡아채고, 그대로 입안을 험하게 쑤신다.
“흐으읍!”
“닥치고 빨아.”
“하아, 네에, 츄르릅, 츕.”
레실리아는 다급히 자지 청소를 하면서도 힐끔 시선을 준다. 기대감 어린 눈길에 그는 혀를 찼다.
확실하게 조교를 하면서, 신탁에 대해 심문할 생각이었다. 성녀는 새로 나타난 신탁을 알면서도 숨기고 있었다.
쾌락을 이용해, 레실리아의 속을 들쳐내어 진실을 말하게끔 할 생각이다.
이를 모르는 성녀는 거친 훈육에 발정난 암캐처럼 굴었다.
“어디까지고 숨길 순 없다. 레실리아 아르넬.”
“주, 인님…흐읍! 으으읍!!”
꿀렁, 목젖을 치며 사정을 하였다. 레실리아는 역함을 겨우 참다가, 눈물을 흘렸다. 제 목을 부여잡고는 켁켁, 고인 정액을 토해낸다. 턱가에 주르륵 흐르는 정액. 엉망진창이 된 성녀를 보며 이카루트는 낮게 조소하였다.
“일찍 신탁을 받고도, 방관하다니. 너도 참 어리석은 인간이군.”
“하아, 흐으….”
“용사와 나란히 손을 잡고 이길 수 있었을텐데 말야. 일부러 마조 육변기가 되고 싶었나?”
“그, 게…무슨…크윽!”
이카루트는 검은 오오라를 가늘게 현상했다.
밧줄 형태로 만들어진 오오라는 단숨에 레실리아의 전신을 묶었다.
꺄악!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친다. 발끝은 허공에 들렸고. 몸은 소파 위로 뉘어진다.
손발이 한데 묶여, 움직이는 반경이 줄여들었고. 레실리아는 불안한듯 시선을 이리저리 누빈다.
“여전히 의심스럽다.”
이카루트는 촛불을 가져왔다. 받침대 안은 굳은 촛농 범벅이었다. 이에 레실리아의 몸은 딱딱하게 굳었다. 이때 촛대가 사선으로 기운다. 이카루트는 굴곡진 가슴골 위로 촛농을 천천히 떨어뜨렸다.
“내가 아는 성녀는 무능하게 마족의 노예로 들어갈 여자가 아니거든.”
톡.
“끄으읏!”
“필히 꿍꿍이가 있겠지.”
레실리아는 고개를 획 돌렸다. 머릿결 사이로 식은땀이 삐져나왔다.
저온초로 변했기에 촛농은 피부 표면에 바로 굳었다.
토독. 몇 방울 더 떨어뜨렸다. 레실리아의 젖가슴 사이로 허연 촛농이 말라붙었다. 천천히 그녀의 입술이 벌어지며, 이빨과 혀 사이로 타액이 고인다.
성녀는 느끼고 있었다.
“상대방의 고통을 보면, 참지 못하는 성녀가 제 고통에 쾌감을 느끼다니. 순 마조변태였군.”
“하아…. 주, 인님…제발…으응.”
“아양 떨지 마라. 보짓물이나 흘리는 암퇘지가.”
소파 끝에 앉은 이카루트는 마른 손가락으로 음부를 쑤셨다.
손가락 세마디를 금세 물고는 잘근잘근 놔주질 않는다.
내벽은 벌써 애액으로 가득찼다. 두 손가락으로 조갯살을 헤치자, 레실리아는 아앙대며 바스락 움직인다.
“어떤 고통을 주어도, 발정난 암캐에겐 포상에 불과하겠지.”
“아아…! 주인님, 안 돼요….흐으읏!”
레실리아는 고개를 도리질치며, 거절 의사를 보였지만. 움찔거리는 보지는 이미 흥분에 달았다. 이카루트는 하복부 위로 받침대를 옮겼다.
그러자 레실리아의 눈이 크게 떠진다. 입술을 달싹이며 소리없이 안 된다는 말만 되뇌일 뿐. 아랫배는 기쁜듯이 잘게 떨린다.
“흐아앙!”
톡. 옹골진 배꼽 틈새로 촛농이 떨어졌다.
레실리아는 배와 엉덩이에 힘을 콱 주어, 뜨거움을 참았다.
빠르게 굳은 촛농 위로 몇 번 떨어뜨렸고. 점차 아래로 향한다.
모인 허벅지 사이로 갈라진 틈을 향해 촛농이 느릿하게 들어간다.
“아앗, 주인님! 너, 너무 뜨거워요!”
“입과 다르게 음탕한 구멍은 기뻐하는군. 제멋대로 손가락을 물고 빠는 모양새가 꽤나 천박해.”
이카루트는 손끝을 세워, 음부를 추삽질했다.
쿨쩍, 쿨쩍. 그녀의 의사와 상관없이 거칠게 해대지만. 레실리아는 매우 기뻐한다.
“흐,아아앙! 가, 가요! 주인님 저 나, 와버려욧!”
골반이 달달 떨리며 허벅지가 저절로 벌어진다.
흰자가 조금씩 보일때즈음, 이카루트의 손길이 우뚝 멈췄다. 슬그머니 젖은 손가락을 빼내, 끈적한 보지를 훑는다. 레실리아는 입술을 꾹 다물며, 오르가즘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다.
“아…. 가, 고 싶어어….”
달싹거리며 안달난 엉덩이를 모른 척하였다.
이카루트는 젖은 손끝을 세워 아래에서 가슴까지 천천히 만진다.
닿을 듯 말 듯한 촉감에 레실리아의 보지가 빠르게 벌름거린다.
그 위로 촛대가 서서히 기울어진다.
“새로 신탁을 받은 용사는 어딨지.”
“안, 돼… 주인님 안, ㄷ…하으읏!”
“어딨냐고 물었다.”
“몰라,요오…아앗!”
뜨끈한 촛농이 떨어지자, 레실리아는 눈을 치떴다.
조금 짜증이 난 이카루트는 젖꼭지를 꼬집었고. 느리게 비트는 순간, 비음이 절로 흘러나온다.
촛대를 멀리 두고는 경련을 일으키며, 바들바들 떠는 레실리아를 바라본다. 풍만한 가슴골과 둔탁한 허벅지 사이를 따라 덕지덕지 묻은 촛농. 허옇게 흩뿌린 정액과 닮아, 색스러웠다.
“조금 다른 질문을 하지. 새로 나타난 용사의 정체는 무엇이냐?”
이카루트는 딱딱한 촛농을 걷어내고, 푹 젖은 음핵을 엄지로 문질렀다.
쭈뼛쭈뼛거리는 몸짓은 곧 발정할 것 같다.
이윽고 레실리아는 입을 꾹 다물었다. 반절 내려간 눈은 무언가 고심한다.
‘벌써 용사를 만났군.’
이카루트 또한 매우 잘 아는 용사였다. 직접 플레이까지 해봤으니, 모르는 게 이상하다.
그는 레실리아의 유두 피어싱 고리에 손을 걸었다.
“흐끅, 주인님…!”
“빨리 말하지 않으면 네 젖꼭지를 모조리 뽑아버리겠다.”
“아아앙!”
살짝 잡아당기니, 젖가슴이 출렁인다. 레실리아는 쾌락이 뒤섞인 아픔을 참아내며 눈치를 본다.
계속 무언가를 바라고 있었다.
‘이 암캐같은 년.’
그녀의 눈길이 살짝 닿는 곳은 이카루트의 부풀어진 성기에 다다른다.
쿠퍼액을 질질 흐르는 우람한 귀두를 보고는 레실리아는 기쁜듯 몸을 떤다.
이카루트는 타락한 성녀를 위해 말을 바꿨다.
“용사의 정보를 발설하면 추잡스럽게 움찔대는 보지에 좆을 물려주지.”
“하, 하읏!”
순진한 이브를 꾀는 뱀처럼 귓가에 속삭인다.
레실리아의 골반이 달싹 흔들리며 음부에서 애액이 다시 나온다.
스르르 풀어지는 얼굴이 제법 볼만 했다.
“…스 에티아.”
“크게 말해.”
“렉스 에티아….”
그가 매우 잘 아는 풀네임을 읆조린다.
성녀는 시선을 옮겨, 이카루트를 주시한다.
동공이 좁아지며, 명료한 푸른 빛깔을 발발한다.
“그이는 진정 신의 가호를 받았어요.”
명백한 경고였다.
허나, 이카루트는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
‘설마가 진짜가 되었군.’
예상한대로 진짜 용사가 부활했다. 신탁을 받은 용사라는 설정은 아티스 게임 내에서 주인공 밖에 없었다.
엔딩을 빨리 깨려고, 방해물을 없애는 치트키를 썼더니 되러 주인공이 부활했다. 어쭙잖게 예측한 것이 맞아떨어져 어이가 없었다.
“이미 알고 있었다.”
“네…?”
“보지 대.”
“자, 잠깐…! 하아앙♡”
음부에 바로 성기를 내다꽂았다.
애액이 튀며, 레실리아의 턱이 위로 꺽인다.
거친 피스톤질을 음탕하게 받아내는 성녀는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