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화 〉벌써 성녀 타락(2)
2화 벌써 성녀 타락
마계의 낮은 두 개의 달이 뜨며, 환하게 비춘다.
차갑고 시린 달빛이 창문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며, 눈을 따갑게 한다.
‘……꿈을 꾼 것 같군.’
어젯밤. 꿈에도 그리던 최애캐 성녀 레실리아가 노예가 되어 나타났다.
성(性)이라고는 하나도 모를 것 같은 여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레실리아는 주인님이라고 손수 부른 것도 모자라, 개처럼 엎드린 채 성기를 빨았다.
억지로 성기를 빨게 하여, 남성용 자위 기구인 텐가 취급을 했는데도 그녀의 푸른 눈동자에 열기가 넘실거렸다.
새하얀 목젖이 움직이며, 입안을 벌려주는 순간 몇 번이나 백탁액을 뿌렸는지 모른다. 색정적인 최애캐의 얼굴을 생각하니, 자지가 불끈 솟아오른다.
‘자지가 왜 이렇게 뜨겁지.’
그때 축축하고 뜨거운 무언가가 선단을 덮으며,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당겼다.
설마, 미친. 금세 잠이 달아난 이카루트는 급히 이불을 걷었다.
“후우웅….주잉님, 일어나셨어여?”
“큿, 아침부터 뭐하는…!”
“에로 소설에 보면, 성처리반 노예는 아침부터 주인님 성처리를 도와준다고 쓰어져 있어서…. 이러면 안돼요?”
그 놈의 에로 소설. 어떤 에로 소설을 읽었길래 순진한 성녀가 저렇게 변한 거지.
이불 속에는 성녀 레실리아가 아침부터 발기한 성기를 쭙쭙 빨고 있었다. 열기에 홧홧 올라 눈가가 붉어졌고.
그리고 엉덩이를 높게 올려, 주인에게 칭찬받고 싶은 개마냥 흔든다. 커다란 엉덩이를 살랑거리며, 흔드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어디서 배운 기술인지 레실리아는 손끝으로 음낭을 만져가며, 혓바닥으로 기둥을 아래에서 위로 슥 핥는다.
레실리아의 진심 모드에 곧 쌀 것만 같았다. 이카루트는 억지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쥐어, 얼굴을 떼내었다.
“아침부터 발정난 암캐가, 어제 자지를 그렇게 물어놓고도 부족했나?”
“하아, 주인님 성욕 처리를 위해 노예가 해야…흐잇!”
“이 마조 걸레년이, 내가 직접 가르치지도 않는 일을 멋대로 하다니. 노예 주제에 건방지군.”
그녀의 팔을 잡고는 제 무릎 위로 엎드리게 했다.
난폭한 행동에 레실리아는 두려워하지만. 눈빛은 벌써 기대감이 가득하다. 다리를 베베 꼬며, 저항하면서도 뽀얀 젖가슴을 그의 눈앞에 출렁거린다.
‘아침부터 최애캐가 자지를 빨아주다니. 씨발, 왠 호강이냐.’
결국 참지 못한 이카루트는 거칠게 엉덩이살을 짓이긴다. 둥글게 만지는 손길에 따라 레실리아는 슬쩍슬쩍 허리를 돌린다.
“감히 내 허락도 없이 자지를 빨다니. 벌을 주겠다.”
“흐우웃, 주인님….제발 자비를 허락해주세여…….”
“내가 때리는 횟수만큼 숫자를 세라.”
짜악!
“흐,이잇!”
“숫자를 세.”
짜악!
“자, 잘못 했…! 아앙! 하나…!”
짜악-! 짜악-! 이카루트는 손바닥으로 사정없이 엉덩이를 내리쳤다.
살이 찢기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려퍼졌고. 레실리아는 울먹거리며, 숫자를 셌다.
내리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엉덩이는 사과처럼 새빨개지면서 살이 터졌다.
총 스무 대를 때리고 나서야, 신음이 멈췄다. 이카루트가 손을 멈추자 레실리아는 빠르게 무릎을 꿇었다.
‘내가 너무 심하게 했나?’
눈물에 짓눌린 얼굴을 보니, 그는 내심 걱정이 되었다.
SM 같은 가학적인 플레이를 좋아하긴 해도, 최애캐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 슬며시 죄책감이 들었다.
“주, 인님…….”
그때 레실리아는 네 발로 기어오며, 입술을 살짝 벌린다. 눈물이 맺인 눈동자는 흥분으로 가득찼다.
‘제대로 흥분했군.’
이를 보던 이카루트의 반쯤 꺼덕대던 자지가 우뚝 섰다.
레실리아는 개처럼 숨을 헐떡이며, 가까이 왔다. 그녀는 일부러 얼굴을 숙여, 자지에 뺨을 누른다.
볼살이 밀리며, 지켜뜬 눈은 쾌락으로 번질거린다.
“조금, 조금 더 절 매도해주세요!”
이성을 잃은 레실리아는 에로 소설에 나올 법한 대사를 외친다.
이카루트는 순간 당황스러웠지만 이내 정신차렸다. 최애캐가 주인님이라 외치고는 눈앞에서 발정난 개처럼 아양떤다.
마음 한 구석에 있던 가학심을 부추긴다. 이카루트는 레실리아의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다가, 콱 움켜쥔다.
신음을 흘리는 그녀를 하복부 아래로 가까이 밀착한다.
“암퇘지가 말이 많군. 네가 좋아하는 자지나 핥아라.”
“흐우웃, 으읍….”
레실리아는 탱탱한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며, 저돌적으로 성기를 핥았다.
쿠퍼액이 질질 흐르는 선단 끝을 쭈욱 빨고는 얼굴을 앞뒤로 흔든다. 전날밤보다 펠라치오 실력이 훨씬 능숙해졌다.
“후우우웁, 하아, 하아앙!”
레실리아는 자신의 보지를 손바닥으로 누르며, 원을 그린다. 이카루트의 거대한 자지를 빨면서 흥분을 참지 못했다.
그녀는 서툴게 압박자위를 하며, 자지 빨기에 전념한다. 쾌락에 물든 최애캐의 얼굴은 처음 봤다.
‘암퇘지 주제에 자기 혼자 즐기다니.’
이카루트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지금 레실리아 아르넬은 성처리반 노예였다.
그의 성욕을 담당하는 역할이지, 제 욕정을 채워주는 도우미가 아니었다.
벌써 쾌락에 잠식한 레실리아는 제 주인은 안중에도 없었다.
그저 쾌락에 쫒듯 손바닥으로 음순을 마찰시킨다.
거의 쌀 때즈음, 이카루트는 그녀의 목에 걸린 개목걸이를 확 땡겼다.
“우우웃!”
“이 마조 암캐년이, 허락없는 행동을 금지하라고 했건만.”
“주잉님, 저, 헤읏, 숨, 막혀여…!”
숨 막힌다고 말하는 것치곤 기분좋아보였다. 레실리아의 온 몸이 발개지면서 경련을 일으킨다.
‘순수하고 청순한 여자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타락마조암캐년이였다니.’
왠지 레실리아에게 속아넘어간 것 같아, 배신감이 들었다.
거의 숨이 넘어갈 지경에 이르자 이카루트는 손을 놓았다.
콜록, 콜록. 레실리아는 크게 기침을 하며 슬쩍 올려다본다. 발그스름한 홍조는 그녀의 즐거운 기분을 나타냈다.
“벌을 줬지만, 네겐 포상이겠군.”
“가, 감사합니다. 주인님.”
“자위는 내가 허락할 때, 하는 거다. 네 년 멋대로 한다면 자궁이 뽑혀지도록, 오나홀로 써주겠다.”
“하아아…♡”
굴욕적인 말에도 레실리아는 기분이 좋은듯, 몸을 부르르 떤다.
에로 소설을 얼마나 읽었으면, 저 정도로 성녀가 타락했나 싶다. 아니, 애초에 에로 소설을 읽어도 직접 조교를 원하는 인간이 있을까?
본래 그녀는 그런 마조암캐년이었다는 반증이다. 이카루트는 조금 심란했다.
“이제부터 너는 해. 라는 말에 내 자지를 빤다. 알겠나?”
“……네, 알겠습니다. 주인님.”
“해.”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는 이카루트의 자지를 잡고, 그대로 입에 가득 문다.
최선을 다해, 빨아당기며 그가 사정하기를 원한다. 이미 음부에 애액이 쏟아, 벌름거리고 있었지만.
이카루트는 절대 그녀의 젖은 음부에 손을 뻗지 않았다. 침대에 걸터앉아, 레실리아가 잘하는지 지켜만 볼 뿐.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곧 쌀 것이다. 특별히 네 얼굴에 쌀 거니, 영광으로 생각해라.”
“감사합니다 주인님!”
“자, 얼굴을 대라.”
레실리아는 자지를 목구멍까지 깊게 넣었다가 천천히 뺐다.
그는 흥분한 선단 끝을 얼굴 위로 고정한 뒤, 위아래로 흔들며 박차를 가했다.
뷰룻 뷰르룻! 많은 양의 허연 백탁액이 뿌려졌고. 레실리아는 황홀한 표정을 짓는다.
도톰한 입술에 액이 묻자, 손끝으로 묻힌다. 신기한듯 문지르더니, 조심스럽게 핥는다. 정액 자체를 처음 보는 것 같다.
“네 주인은 나다. 너는 내 성욕 처리를 위해, 존재하고 있는 하등 암캐에 불과하다. 이를 기억해라.”
“흐읏, 네에…….”
눈을 내리깐 레실리아의 시선은 살짝 빗나갔다.
아무리 싫은 척 연기를 해도, 기뻐하는 기색이 얼굴에 서려 있었다.
끝까지 훌륭한 마조기질을 가진 암캐였다.
이카루트는 허벅지에 걸린 드로즈를 마저 입었다. 바닥에 무릎을 꿇은 레실리아는 공손히 기다리고 있었다.
개목걸이와 야한 옷차림만 아니었다면 일러스트집에서 많이 봤던 성녀 모습이었다. 성스러운 오오라가 느껴져서 조금 전까지 추잡하게 자지를 빨았던 모습과 매칭되지 않았다.
댕, 댕-
때 마침 괘종 시계가 울렸다. 집무를 보러 갈 시간이었다.
일과 시간에 민감한 이카루트는 준비하러 일어섰다.
“네 일은 끝났으니, 나가있어.”
“……! 나가다뇨…? 주, 주인님. 설마 저, 저를 버리실 건 아니죠?”
“무슨 말이냐. 헛소리 하지 말고, 나가.”
“하지만! 아…….”
푸른 바다를 가득 담은 청안이 이카루트를 비춘다.
그 순간 주인에게 버림받는 강아지가 생각났다.
‘나가라는 말을 필요없다는 뜻으로 착각했나보군.’
역시 자신이 알고 있는 최애캐가 맞았다.
레실리아는 신탁을 받은 후부터, 외로이 자랐다. 엄격한 대신관 아래에서 성녀 교육을 받았으며 주변에 신관이 있다한들, 어린 그녀의 마음까지 보듬어주지 못했다.
또래 친구 하나 없이, 외로움을 안고 자란 레실리아는 유독 인간 관계에 예민했다.
그래서 동갑인 게임 주인공이 호의를 베풀자마자, 그녀는 호감을 품었다.
별 거 아닌 호의에도 레실리아는 끔벅 넘어갔다. 진심으로 바보같은 여자다.
“노예 주제에 응석이 많군.”
레실리아는 고개를 푹 숙인다. 동그란 어깨가 누그러져 있다.
다른 이가 본다면, 측은지심이 들 정도였다.
속으로 한숨을 쉰 이카루트는 발걸음을 옮긴다.
“따라와.”
“…네?”
“두 번 말은 하지 않겠다.”
“……?!!네, 네! 주인님!”
따라오라는 말에 급히 얼굴을 든다. 놀라움과 기쁨이 섞여 있었다.
골반을 살랑살랑 흔들며, 가까이 오는 모양새가 주인의 부름을 받고 기뻐하는 강아지 같았다.
앞장 서며, 걸어가던 이카루트는 몰래 미소를 지었다.
***
이카루트의 집무실 안.
보좌관 마몬이 거의 마무리되어가는 대전쟁의 결과를 보고한다.
“인간계 서쪽에 자리하던 소국도 패배를 선언했습니다.”
“수고했다.”
츄웁, 츄웁.
“……이제 알비아그 제국만 남았습니다.”
“중립과 평화를 지키는 성녀가 항복을 선언했으니, 마계에 완전히 점령되는 건 시간 문제다.”
“정말이지, 인간은 바퀴벌레보다 끔찍한 존재로군요. 끝까지 패배를 승복하지 않다니 참으로 어리석습니다.”
츄우웁, 춥. 쭈우우웁.
“성녀는 벌써 노예가 되었는데 말이죠.”
추-웁.
종잇장처럼 미간을 구긴 마몬은 끌끌 혀를 찬다.
집무실 책상에 시선을 옮겼다가, 몰볼 꼴을 본듯 마몬의 표정이 굳어졌다.
다리가 보이지 않는 책상 밑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소리에 예민한 보좌관은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
“수고했다.”
마몬은 빠르게 예를 갖춰, 허리를 굽힌다. 어지간히도 나가고 싶었나보다.
이카루트가 나가라는 손짓을 하자 잽싸게 문을 닫는다.
“더 깊숙하게 빨지 못하나.”
“으,으읍.”
이카루트는 허벅지 사이로 숙인 뒷통수를 잡고 힘껏 누른다.
자지가 목구멍에 걸린듯 컥, 소리를 내면서도 뒤로 빼지 않는다. 레실리아는 눈물을 그렁그렁 단채, 한 번 더 깊숙하게 자지를 넣는다.
세 번째의 펠라치오인데도, 실력이 꽤 늘었다.
레실리아는 구석구석 기둥을 핥아주고는 촉, 귀두에 입을 맞춘다.
“입보지 실력이 많이 늘었군.”
“츄우웁, 주인님의 우람한 좆 덕분에 목구멍이 꾸욱꾸욱해요.”
“인간계에서 찬송받던 성녀가 추접스러운 말을 하면서 마왕의 자지를 빨고 있다는 걸 안다면, 어떨까.”
“우우우…♡”
레실리아는 자지 기둥을 두 손으로 떠받으며, 정성스럽게 핥는다.
꽃처럼 헤사한 눈웃음을 지으며 눈을 맞춘다. 곧 사정을 할 것 같았다.
이카루트는 급히 턱을 잡아채며, 자지를 입에 물렸다.
푸슈슛. 많은 정액이 조그만한 입안에 들어갔다.
기특하게도 레실리아는 넘어가는 백탁액을 모조리 삼켰다.
고개를 올려, 꿀꺽꿀꺽 다 삼키고는 입안을 벌려 다 마셨다는 것을 확인시켰다. 시키지 않아도, 그녀는 알아서 노예답게 행동했다.
정신차린 이카루트는 이제야 쌓인 서류 더미를 바라보았다. 지금 당장 일하지 않으면, 야근한다.
전생에서 밥먹듯이 야근한 기억이 있는 이카루트는 빠르게 집무에 돌입하였다.
“저, 주인님…….”
그때 레실리아가 허벅지에 가슴을 대고 부비적거린다. 늘어지는 말끝에 원하는 바가 있었다.
하지만 이카루트는 들어줄 여유도 이유도 없었다.
“또 자지 빨고 싶어서 환장했나보군.”
“우웅, 주인님의 냄새만 맡아도 음란해지는 걸요.”
“쓸모없는 버러지 같은 것. 주인을 기다리지 못할 망정, 흥분만 하다니.”
“음란한 암캐라서 죄송합니다아…….”
치욕스러운 말을 들을수록 레실리아는 기뻐한다.
‘발정난 최애캐를 어떻게 하면 좋지.’
한참 고심하고 있던 찰나, 벽에 걸린 장식용 붉은 줄을 보았다.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이카루트의 눈매가 서서히 가늘어지며, 어둡게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