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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선택은 식사부터 하는 거였다.
장재열이 모든 상황을 받아들였다곤 하지만, 처음부터 너무 강하게 나가면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니까.
서서히 강도를 올리면서 지켜볼 작정이다.
“와아. 음식을 뭐 이렇게 많이 준비했어요?”
집 안으로 들어온 이현우가 놀라워했다.
정말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많은 음식이 식탁 위에 준비되어 있다.
갈비찜, 잡채, 수육 등 하나 같이 손이 많이 가는 음식들이다.
“처음 대접해드리는 거다 보니….”
이현우의 반응에 정소림이 쑥스러워했다.
“고마워요. 잘 먹을게요.”
그런 정소림의 머리를 이현우가 쓰다듬었다.
이현우는 가벼운 스킨십을 하며 장재열의 반응을 확인했다.
고개를 푹 숙인 그에게선 별다른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면 앉죠? 음식 식기 전에 맛부터 봐요. 우리.”
이현우는 집주인이라도 된 것처럼 말했다.
그가 먼저 자리에 앉았다.
식탁에 놓인 의자는 네 개.
평범한 식사 자리였다면, 이현우가 혼자 앉고 정소림 커플이 맞은편에 앉아야겠지만.
이현우는 그럴 생각이 없었다.
“소림 씨는 제 옆에 앉아요. 남자친구분, 괜찮죠?”
이현우가 미소를 띠며 물었다.
장재열의 표정이 복잡하다.
하지만 그는 그럴 수 없다는 말을 내뱉지 못했다.
“아하하…. 네…. 그렇게 하시죠….”
“먼저 앉아들 계세요. 저는 찌개 가져올게요. 회장님, 술 드실 거예요? 소주, 맥주, 양주. 다 준비해뒀는데.”
“음…. 가볍게 맥주 한 잔씩 할까요?”
정소림이 자리에서 일어나 맥주와 잔을 가져왔다.
이현우가 병따개를 딴 뒤, 장재열에게 맥주를 내밀었다.
두 손으로 따라주는 것이 아닌 한 손.
명백하게 자기가 윗사람이라는 걸 드러냈다.
“한 잔 받아요.”
“네….”
“재열 씨. 우리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친하게 지내요.”
“네….”
더 세게 나가도 되겠는데?
생각보다 조련이 너무 잘 된 것 같다.
장재열의 표정이 복작하긴 한데, 뭔가를 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이 상황에 순응하고 굴복한 사람이었다.
마치, 이현우가 좆소에서 노예처럼 일할 때처럼 말이다.
“찌개 가져왔어요. 덜어드릴게요.”
정소림이 분주히 움직이며 상을 채웠다.
이현우가 손을 뻗어 그녀의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앗….”
“고마워요. 재열씨는 정말 좋겠어요. 이렇게 예쁘고 가정적인 여자와 결혼할 수 있어서요.”
“아잇…. 회장님도 참….”
“….”
장재열이 입을 벌리고 굳었다.
그의 시선은 엉덩이를 쓰다듬는 이현우의 손에 가있다.
그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충격과 당황 그리고 분노.
하지만 제일 큰 감정은 흥분과 색욕이었다.
이현우는 그의 눈빛에서 성욕을 읽어낼 수 있었다.
식탁에 가려 보이진 않지만, 아마 발기하고 있지 않을까?
“앉아요. 소림 씨도 밥 먹어야죠.”
“네. 아, 회장님. 저도 맥주 한 잔 주세요.”
“좋아요. 그러면 셋이서 짠 하고 식사 시작할까요?”
세 개의 맥주잔이 식탁 위에서 부딪혔다.
‘챠안’ 하고 울리는 소리가 맑고 청량했다.
“소림 씨 요리 솜씨가 아주 기가 막히네요.”
“감사해요. 회장님.”
“재열 씨는 좋으시겠어요. 매일 이런 음식 먹을 수 있어서.”
“아하하…. 네. 좋죠. 저한테는 과분한 여자에요. 소림이는….”
식사 자리는 순탄하게 흘러갔다.
주로 말하는 사람은 이현우였고, 그는 두 사람을 칭찬하며 분위기를 유하게 만들었다.
그 노력 덕분인지 표정이 굳어있던 장재열도 어느 정도 적응한 것처럼 보였다.
이대로 잔잔하게 흘러가는가 싶었던 식사 자리.
밥을 어느 정도 먹었을 때쯤, 이현우가 파문을 일으켰다.
“그런데 집이 좀 덥지 않아요? 소림 씨도 좀 더워 보이고.”
“네? 에어컨 틀까요?”
“아뇨, 아뇨. 제가 덥다는 게 아니라. 소림 씨가 더워 보인다고요.”
“아….”
“….”
이현우의 말뜻을 두 사람 모두 알아들었다.
애초에 이번 초대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었다.
식사 대접과 잠자리 대접.
그것에 대해선 정소림과 장재열 모두 인지하고 있다.
이제 시작인가.
슬슬 분위기를 그쪽으로 몰아가려는 것 같다.
정소림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남자친구를 본다.
“오빠, 괜찮지?”
“….”
뭐가 괜찮냐는 걸까.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에게 애교를 부리는 걸 보는 거?
아니면 여자친구가 다른 남자랑 바람피우는 걸 보는 거?
그것도 모자라서 그런 영상을 보고 딸치는 거?
당연히 안 괜찮다.
하지만 괜찮아야 하는 게 지금 현재 그의 입장이었다.
그리고….
복잡한 그의 마음과는 다르게 그의 육체는 솔직했다.
정소림에게 삽입하려고만 하면 힘없이 죽어버리는 자지가 빳빳하게 서있다.
이현우가 정소림의 엉덩이를 만진 순간부터, 한 번도 발기가 풀리질 않았다.
쿠퍼액을 질질 흘려대며 빳빳하게 서 있는 탓에 아플 지경이다.
“괜찮지…. 응. 난 괜찮아.”
“알았어. 오빠. 그러면 좀 벗을게.”
정소림이 의자를 뒤로 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가 옷을 하나둘 벗는다.
장재열 앞에서는 입지 않는 화려한 속옷이 드러났다.
하지만 이현우가 보기엔 마음에 들지 않는 차림이었다.
화려하지만 일반적인 속옷과 별 차이가 없지 않나.
“소, 속옷도 벗을까요?”
정소림이 물었다.
잠깐 고민하던 이현우가 답했다.
“저번에 제가 사준 속옷. 가지고 있어요? 그 구슬 달린 거.”
지난번, 성인용품점에 같이 갔을 때.
이현우는 여러 가지 물건을 정소림에게 선물해주었었다.
그중에는 남자친구에겐 도저히 보여주지 못할 것 같은 속옷도 있었다.
아래가 갈라진 팬티라든지, 혹은 티백이 구슬로 이뤄진 팬티라든지 말이다.
“아…. 그걸로 갈아입을까요?”
정소림이 말을 하면서도 남자친구를 슬쩍 바라보았다.
음….
괜찮을 것 같다.
“잠시 다녀올게요.”
정소림이 미닫이문을 열고 침실 안으로 들어갔다.
남자 둘만 남게 된 상황.
이현우가 맥주를 들어 그의 잔에 따라준다.
장재열이 반사적으로 맥주잔을 붙잡았다.
“재열 씨. 혹시 기분 나쁜 거 아니죠?”
“네? 아….”
“기분 나빴으면 미안해요. 하지만 일이 이렇게 된 것에는 재열 씨의 탓도 있으니까, 재열 씨가 참아요.”
“그게 무슨…!”
“재열 씨가 처음부터 헤어졌다면, 일이 이렇게 되지는 않았겠죠. 안 그런가요?”
이현우가 가스라이팅을 시작했다.
그의 말이 장재열의 가슴을 정확하게 꿰뚫었다.
장재열은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한다.
“하지만 소림 씨가 재열 씨를 너무 사랑한다고 하네요. 그래서 저도 두 사람을 두고 보는 거예요.”
“….”
“그래도 아시죠? 재열 씨의 그 작은 꼬추로는 소림 씨를 만족시켜줄 수 없는 거. 게다가 요즘은 삽입조차 못 한다면서요?”
“….”
장재열이 고개를 숙이고 몸을 부르르 떨었다.
너무 세게 말했나?
이쯤에서 조금 풀어야할 것 같다.
“그러니 우리 이렇게 해요. 서로의 구역을 확실하게 나누자는 말이죠. 재열 씨는 소림 씨의 마음을 가지고, 마음을 만족시켜주고. 저는 소림 씨의 몸을 가지고, 몸을 만족시켜주는 거죠. 그게 여기까지 흘러온 상황에서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인 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요?”
“크흑….”
결국 장재열이 눈물을 터뜨렸다.
화를 내나 싶었는데, 눈물이라.
이현우는 미소를 띠며 장재열을 더욱 압박했다.
“싫어요? 아니면 제가 계속 소림 씨의 마음까지 꼬시길 바라요?”
“아니, 아니요…. 그것만은…. 큭….”
“네. 그러니까 우리 서로의 영역은 지켜보자고요. 재열 씨도 동의한 것으로 알게요.”
대화가 끝나자마자 침실의 미닫이문이 열렸다.
정소림도 이 대화를 듣고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녀는 전혀 듣지 못했다는 것처럼 울고 있는 장재열을 보며 놀랐다.
“오, 오빠. 왜, 왜 울어…? 회장님! 우리 오빠 왜 울어요?”
“글쎄요. 감정이 너무 복받쳤나 본데요?”
“오빠….”
그녀가 입고 있는 건 이현우가 선물한 야한 이벤트 속옷.
가슴과 보지를 전혀 가려주지 못하는 복장으로 남자친구에게 다가갔다.
그녀가 남자친구 옆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손을 뻗어 남자친구의 손을 잡았다.
“왜 울고 그래…. 오늘처럼 좋은 날에.”
“아니…. 아니야…. 소림아…. 나 사랑하는 거 맞지?”
“당연하지. 내가 오빠말고 누굴 사랑해. 내가 누누히 말했잖아. 회장님의 자지가 기분 좋긴 한데, 내가 회장님을 사랑하는 건 아니라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세상에 오직 한 사람뿐이야. 그러니까 이제 뚝 그치자. 뚝.”
“크흡…. 흐읍….”
정소림이 그를 능숙하게 달랬다.
그러자 흐느낌이 점차 줄어들었다.
“하아…. 못 볼 꼴 보여드려서 죄송합니다….”
“아니에요. 감정이 넘치면 그럴 수도 있죠. 세수하고 오실래요?”
“네…. 그러겠습니다.”
장재열이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들어간다.
그 사이, 이현우는 정소림에게 손짓했다.
“이리 와요.”
“네….”
“소림 씨 아주 못된 여자였네.”
“네? 아읏, 하아…!”
“남자친구는 울고 있는데, 젖꼭지는 왜 이렇게 딱딱해졌어요?”
이현우가 정소림의 젖꼭지를 희롱했다.
젖꼭지 부분이 갈라져 있기에 브래지어를 벗기지 않고도 젖꼭지를 만질 수가 있다.
“그거야…. 현우 씨가 절 이렇게 만들었으니까….”
“그래서 내가 나쁘다?”
“하읏, 그, 그건 맞잖아요. 현우 씨가 나쁜 남자인 건 저도 알고 하나도 알고 있는 사실인데. 아, 자, 잠깐만요. 아직 양치 전인데….”
“소림 씨나 저나 같은 거 먹었는데. 무슨 상관이에요. 이리와요.”
이현우가 정소림의 허리를 붙잡아 당겼다.
진한 키스가 시작되었다.
밥 먹고 양치를 안 했다며 키스를 거부하던 정소림.
그녀는 키스가 시작되자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이현우의 입술과 혀를 탐했다.
여러 음식 맛이 남아있는 키스.
하지만 이현우의 혀 놀림에 보지는 축축해진다.
툭….
“….”
그 광경을 화장실에서 나오던 장재열이 목격하게 되었다.
그가 들고 있던 수건을 바닥에 떨어트렸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아니, 딱 하나 있다.
자지를 빳빳하게 세우는 것.
갑작스레 터져 나온 울음에 잠시 죽었던 자지가 다시 부풀어 올랐다.
그의 손이 저도 모르게 고간으로 향했다.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자지를 그가 주물럭거렸다.
“읏….”
그 순간 이현우와 시선이 마주쳤다.
이현우는 키스하면서도 눈웃음을 쳤다.
참을 수 없는 자괴감이 밀려온다.
하지만 이내 더 커다란 흥분이 자괴감을 덮었다.
장재열이 터벅터벅 걸어 자신의 자리에 앉았다.
키스하는 장면이 더 잘 보였다.
영상이 아닌 실물로 마주하는 키스 장면.
이현우의 키스는 그가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농밀하고 음란했다.
그의 입술이 정소림의 입술을 잡아먹을 듯 움직였고.
손이 쉼 없이 가슴을 포함한 몸을 농락하며 움직였다.
정소림은 키스에 잔뜩 빠져 그가 온 것도 모르고 열중하고 있었다.
결국….
그가 두 사람의 앞에서 바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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