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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무한 능력으로 BJ 따먹기-126화 (126/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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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레아TV가 대여한 회의실 옆 작은 소회의실.

그곳에서 이현우는 꼬레아TV 대표 가로수와 독대하는 중이었다.

“갑자기 모셔 와서 당황스러울 것 같습니다.”

“예. 조금 당황스럽긴 하네요.”

“하핫, 직설적인 분이시군요. 사실 미리 번호로 연락을 드릴 수도 있었는데, 그러면 개인정보 보호법에 걸리거든요. 회원들의 개인 정보는 사적인 용도로 사용하면 안 돼서요.”

“그런가요?”

“예. 어쨌든 한 번쯤은 보고 싶었습니다. 백수킹 님.”

“저도 만나서 영광이네요. 버니 님.”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 그런가.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말이 빙빙 돌았다.

하지만 이현우는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이 만남의 목적을 가진 것은 그가 아니라 저쪽이었으니.

기다리다 보면 말을 꺼낼 것이라 생각했다.

“작년 꼬레아TV 매출이 얼마인지 아십니까?”

“죄송합니다만…. 제가 기업 운영 같은 거엔 관심이 없어서요. 잘 모르겠습니다.”

“주식은 안 하시나 봅니다? 작년 총매출이 약 3천억이었습니다. 나름대로 괜찮은 성적이었죠. 꾸준히 성장도 하고 있고요. 그런데 작년 매출의 3.3퍼센트가 한 사람에게서 나왔습니다.”

가로수가 이현우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3천억의 3.3퍼센트, 100억.

이현우는 이 시점에서 완벽히 안도했다.

그리고 확신했다.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산망에서도 100억으로 보인다.

게다가, 그의 코인은 확실하게 꼬레아TV의 매출로 잡혔다.

‘이거라면 더 이상 조심스럽게 활동할 필요가 없겠네.’

그간 이현우는 눈에 띄지 않게 활동하려고 노력했다.

얼마간의 관심은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평범한 큰손의 범주 안에서만 놀았다.

혹시라도 누군가 코인 무한 능력에 대해 알아차릴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여우찡 덕에 무한대의 코인이 겨우 1억 코인으로 보인다는 걸 확인했고.

지금, 꼬레아TV 측에서 보기에도 1억 코인을 충전한 것처럼 보인다는 걸 확인했다.

그렇다면 더 이상 숨죽이고 있을 필요가 없었다.

타이밍이 딱 좋은 상황이다.

달링의 조교 비용으로 돈이 필요하고.

집이나 명품 등 사고 싶은 것도 많았으니까.

“저를 말하는 거군요.”

“예. 막말로 백수킹 님 같은 분이 서른 명만 더 있으면 꼬레아TV의 매출은 두 배 늘어나게 됩니다. 그러니 저희가 관심을 안 가질 수 없겠지요?”

“이해했습니다. 저에게 관심이 간다는 것은요. 그런데 굳이 저희가 만날 필요가 있었을까요?”

“아하핫. 이거 죄송합니다. 사전에 약속을 잡지 않아 조금 불쾌하셨던 것 같군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던 것처럼 사적인 이유로 개인 정보를 활용할 수는 없어서요. 저는 법을 지키는 걸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이현우는 딱히 불쾌하지 않았지만.

잠자코 있었다.

가로수가 무슨 말을 할지 대충 예상이 가서였다.

구멍가게에서도 최대 매출을 올려주는 손님은 우대해주는 법이다.

중견기업이라고 다를까.

아니, 오히려 중견기업에서는 더한다.

접대니, 로비니 하는 것들은 전부 매출을 일정 이상 내주는 손님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니까.

또다시 빙빙 도는 대화가 이어지고.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가로수가 본론을 꺼내는 중이었다.

“그래서 생각을 해봤습니다. 어떻게 하면 백수킹 님께서 만족하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요.”

“서비스라 하시면?”

“그 전에. 우리 회사에 100억이나 묻으신 이유가…. 세금 쪽과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되는데. 맞습니까?”

“그렇다고 한다면 뭐가 달라지나요?”

“하하핫. 아뇨, 아뇨. 달라지는 건 크게 없습니다. 어차피 저희가 제시해드릴 수 있는 건 보편적인 서비스에서 크게 달라지진 않거든요. 하지만 1억 코인이나 구매하신 백수킹님에겐 어느 정도 우대해드릴 순 있습니다.”

사업가와 사기꾼은 한 끗 차이라더니.

가로수의 화법 또한 그랬다.

말하는 것만 들어보면 뭐든 다 해줄 것처럼 구는데.

막상 본질을 파악하면 별것 없다.

“10퍼센트. 백수킹 님이 앞으로 구매하시는 모든 코인에 대하여 10퍼센트의 추가 혜택을 드리겠습니다.”

가로수 입장에선 통 크게 쓰는 거였다.

이현우가 지금 충전한 금액만 100억.

이 금액을 언제 다 쓸지는 모르겠지만.

또 100억을 충전한다 치면, 10억 원을 대가 없이 얹어주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이현우의 표정이 심드렁하다.

분명 좋은 조건일 텐데.

아직 젊어서 10퍼센트가 작게 보이는 걸까?

그럴 리가?

“대표님. 그보다는 다른 쪽은 어떻습니까?”

“다른 쪽이요? 어떤 방향을 원하시는 겁니까? 말씀해보시지요. 경청하겠습니다.”

“10퍼센트의 코인 혜택을 주지 말고. 10퍼센트의 캐시백으로. 이거면 정말 만족스러울 것 같은데요.”

“흐음….”

계속 입을 열어 떠들던 가로수가 입을 닫았다.

그것만으로도 소회의실 안에 적막이 찾아왔다.

이현우는 가벼운 마음으로 그의 대답을 기다렸다.

이번 캐시백 제안은 덤이나 다름없었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전혀 아쉽지 않은 그런 덤이다.

어차피 생각하지도 않았던 것이었으니까.

“좋습니다. 방법을 한 번 찾아보겠습니다. 하지만 캐시백의 경우엔 10퍼센트는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가요?”

“예.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10퍼센트의 혜택은 코인으로 발행되는 것입니다. 백수킹 님이 꼬레아TV 내에서 어디에 사용하든 일정 부분 저희가 회수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캐시백은 다릅니다.”

이해했다.

예를 들어 코인 100만 개를 충전했다고 치자.

10퍼센트의 추가 혜택의 경우엔 10만 개의 코인을 이현우가 받게 된다.

이 경우엔 10만 개를 꼬레아TV 안에서만 써야 했다.

꼬레아TV의 가상 재화니까.

퀵뷰를 구매하든, 구독권을 구매하든, 여캠에게 후원하든.

어떤 경로로든 꼬레아TV가 일정 부분을 회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캐시백은 다르다.

진짜 현금을 주기에 10퍼센트의 손실이 그대로 발생해버리는 것이다.

“퍼센테이지가 줄어도 괜찮으시다면 제가 한 번 추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주신다는데 거절할 필요는 없죠. 아, 그리고 이거 제 번호니까. 결정 나면 연락 주세요. 이러면 제게 개인적으로 연락할 수 있는 거죠?”

“예. 그렇지요. 아, 이런. 곧 공방 시작한다고 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느긋하게 식사라도 같이하고 싶지만. 방송을 보러 오셨으니, 현장에 가시는 것이 맞겠죠?”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하기는.

어차피 자기도 지금 방송하러 가야 하면서.

이현우는 속으로 그리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이번 컨텐츠는 백수킹 님이 활약을 할 수 있는 종목들을 다수 집어넣었습니다. 마음에 드실 겁니다.”

“BJ도 아닌 제가 활약을 할 일이 있나요.”

“명색이 팬덤 대격돌 아닙니까. 팬들도 참여할 수 있는 요소를 가득 집어넣었죠.”

이현우는 무슨 종목이냐고 물었지만.

가로수는 가보면 안다면서 대답해주지 않았다.

어쨌거나 나쁘지 않은 거래였다.

이현우는 추가로 캐시백을 얻어서 좋고.

꼬레아TV 입장에서는 100억이나 충전하고 쌓아둔 고객을 붙잡을 수 있어서 좋았다.

꼬레아TV에서 일방적으로 퍼주기만 하는 것 아니냐 할 수 있겠지만.

기업 경영의 입장에서 보면 이건 오히려 적은 돈으로 리스크 관리를 하는 거래였다.

총매출의 3.3퍼센트, 기업 입장에선 절대 작은 금액이 아니었다.

저 매출이 갑자기 증발한다면, 주가가 잠깐 흔들릴 수 있는 큰 금액.

그 돈을 개인이 가지고 있었고, 코인깡도 없이 절차대로 충전한 금액이라 언제든지 환불도 가능한 돈이었다.

어떤 미친놈이 100억이나 충전하고 다시 환불받는 미친 짓을 할까 싶지만.

생각보다 세상엔 미친놈이 많은 법.

혹여나 넣다 빼는 그런 짓을 벌이기 전에 계약으로 묶어버리는 게 리스크 관리 면에서 안전했다.

그래서 10퍼센트의 혜택을 쥐여주고 환불하지 못하도록 하는 계책을 꾸민 것이었다.

이현우가 원하는 것이 캐시백이라 방향이 달라졌지만.

그래도 괜찮다.

100억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것 보단 훨씬 나으니까.

“생각지도 않게 캐시백 루트가 또 생겨버렸네.”

소회의실에서 나와 행사장으로 가는 길.

이현우가 중얼거렸다.

이현우도 가로수가 왜 저렇게 퍼주려는 것인지는 이해했다.

그의 말 중에 환불 금지 조항도 있었으니까.

이현우의 계정에 보이는 1억 코인 때문이었다.

그걸 환불하는 경우를 막고자 함이겠지.

이로써 이현우는 그의 코인이 환불 가능하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환불을 진행할 생각은 없었다.

몇 번의 실험 결과, 그가 아무리 코인을 소비해도 999,999,999코인이 계속 유지 된다는 걸 알았다.

환불했는데 또 1억 코인이 있다?

그건 너무 이상하지 않은가.

그는 가능한 무한 코인 능력을 숨기고 싶었다.

그러니 이렇게 안전하게 돌다리도 두드리는 중인 거고.

위험 요소가 있는 일은 하지 않는 게 제일 좋았다.

“회장님! 어딜 갔다가 이제 오시는 거예요? 회장님이 보낸 짐은 이미 다 도착했는데.”

행사장으로 돌아오니, 이미 입장할 사람은 다 입장한 모양.

방송 시작 전, 팬들과의 만남 시간이라도 가지는 중인 지.

32명의 BJ들이 각자의 구역에 모여 팬들과 소통하고 있었다.

당연히 빵잇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제일 중요한 팬인 이현우가 오질 않았다.

무슨 일이 있는지 까톡과 전화도 받질 않고.

그렇게 오매불망 기다리다 여유롭게 걸어오는 이현우를 발견하게 되었다.

기다린 사람 속도 모르고.

저런 여유라니!

소심한 성격의 빵잇이라지만, 소리를 꽥 지를 수밖에 없었다.

“아, 일이 좀 생겨서. 그래도 안 늦었잖아. 다들 티 입고 있네?”

“네. 회장님도 어서 입어요. 회장님 없는 동안 작전 구상을 해뒀어요.”

빵잇은 무슨 게임이 나올지는 모르지만 하고 덧붙이며 말을 이었다.

힘쓰는 게임이 나오면 누구, 머리 쓰는 게임이 나오면 누구 등 출전 종목을 미리 정해두었다.

하꼬인 그녀는 이번 공방에서 다른 BJ들보다 돋보이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중이었다.

“회장님은 어떤 종류의 대결에 참여하실래요?”

“글쎄. 근데 아직 대결 종류도 모르지 않아?”

“그러니까 미리 정해둬야 나중에 얼타지 않죠. 카메라에 잡히면 얼마나 떨리는데요?”

“일단 보고. 나중에 사람들이랑 회의해서 정할 테니까. 넌 일단 무대 위에 설 준비나 해. 저기 너 부르는 것 같은데.”

이현우의 말대로.

무대 연출진들이 BJ들을 모으는 중이었다.

곧 공방이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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