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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무한 능력으로 BJ 따먹기-121화 (12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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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언니 완전 대인배.”

“쟤 이렇게 용서해줘도 되는 거예요?”

“야! 누나가 용서한다는데 네가 왜 또 그래?”

“아니, 그래도 언니한테 피해 끼친 게 있잖아!”

이유나의 발언에 반 친구들이 놀라워한다.

대인배스러움에 감탄하는 부류.

사과하고 용서받았으니 모든 게 잘 되었다고 좋아하는 부류.

지영호가 한 일에 비해, 처벌이 너무 가볍다는 부류.

세 가지 군상으로 나뉘어 각각의 의견을 표출한다.

자기 의견에 거침이 없는 게 참으로 10대다웠다.

“다들 알겠으니까. 내 문제는 여기서 끝. 내가 용서하겠다는 거니까 다들 사이좋게 지내자. 그리고 예슬아. 내 편 들어줘서 고마워. 조금 있다, 쉬는 시간에 매점이라도 가자. 내가 맛있는 거 사줄게.”

“진짜요? 고마워요. 언니.”

“내가 더 고맙지.”

이유나는 자연스럽게 갈등을 해소했다.

반 친구들이 그녀를 따르고 싶어하고, 그녀와 친해지고 싶어해서 가능한 일이었다.

전학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녀는 또래보다 1살 더 많고.

큰돈을 버는 BJ인 데다, 구독자 수천 명을 보유한 뉴튜버였으니까.

평범한 고등학생보다는 훨씬 특별한 존재였다.

그리고 하교 시간.

이유나는 반 친구들과 인사를 나누며 반에서 빠져나왔다.

야자를 하지 않는 그녀를 부럽게 보는 시선은 있었지만, 시기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녀가 고등학교를 거의 다 다니고도, 졸업장 때문에 다시 다니고 있다는 걸 모두 이해했으니까.

“언니! 같이 가요!”

“너흰 어디 가려고?”

“매점 질려서 앞에 황룡 분식 가려고요.”

“그래? 잘됐다. 같이 가자.”

하교하는 이유나의 뒤로 예슬을 포함한 3인방이 붙었다.

첫날부터 이유나에게 격한 관심과 호감을 표현했던 친구들이다.

솔직히 말해서 공부는 좀 못하는 동생들이었다.

하지만 이유나는 오히려 그래서 이 친구들과 대화하는 게 더 즐거웠다.

미국에 있었을 때는, 친구들과 공부, SAT, 진로처럼 학업과 관련된 이야기만 했었으니까.

“헐. 진짜요? 남친이 데리러 오기로 했다고요?”

“으응…. 근데 이거 학교엔 비밀이다? 너희한테만 말하는 거니까.”

“네! 당연하죠!”

“와, 남친이 데리러 온다니. 언니 개 부럽다. 나도 연애하고 싶다.”

“성인이니까 차로 데리러 오는 거겠죠? 뭔가 영화 같아. 멋져요, 언니!”

그렇게 수다를 떨며 내려오는데.

교문 앞이 소란스러운 게 보였다.

교문 앞에 정차하고 있는 검은색 스포츠카.

딱 봐도 비싸 보이는 외제 차는 이유나도 아주 잘 알고 있는 차였다.

이현우의 차다.

그녀의 동공이 좌우로 흔들렸다.

안 그래도 어제 공개 연애 고백으로 학교가 한 차례 떠들썩했다.

오죽했으면 선생님까지 동참해서 그녀를 놀렸을까.

그래도 그녀가 20살이고, 더 이상 공부를 할 필요가 없었기에 놀림으로 끝난 것이지.

그녀가 진짜 고3이었다면 한 소리를 들었을지도 모른다.

면학 분위기 조성에 힘쓰라면서 말이다.

어쨌든 그런 일들을 겪었으니 더 이상 유명세로 인해 논란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다른 학생들도 많은데 왜 저렇게 대놓고 있는 것인지.

물론, 이현우가 쪽팔린 것은 아니다.

부끄러운 건 모두의 시선이 집중되는 순간이지.

그래도 아직 그 순간은 오지 않았다.

이유나는 이현우에게 전화해서 다른 곳에서 만나자고 하려 했다.

그러나 빵빵하고 울리는 클락션이 먼저였다.

“유나야! 여기!”

이현우가 창을 내리며 이유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 모습에 예슬과 친구들이 꺅꺅거리며 어쩔 줄 몰라 한다.

“언니, 대박!”

“남자친구분 차 개 비싼 거 아니에요? 외제 차! 저거 외제 차 문양 맞지?”

“맞을걸? 그리고 차 모양도 국산 차랑 다르잖아. 미쳤다. 언니 정도 되니까 저런 남자하고 만나는구나.”

멀어서 외모는 잘 보이지 않지만, 나쁘지 않은 것 같긴 하다.

꾸민 노력도 상당히 한 것 같고.

무엇보다 젊은 나이인데, 저렇게 부유하다니.

MZ세대의 이상형인 영 앤 리치에 딱 들어맞는 모습 아닌가.

“….”

“언니?”

“유나 언니 왜 가만히 있어요?”

“아니, 아니야…. 먼저 가볼게…. 내일 보자.”

“네! 언니! 데이트 잘하세요!”

이유나가 걸어간다.

주변 학생들이 모두 이유나를 쳐다보았다.

시선을 받는 건 나름 익숙하다 생각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시선을 받는 건 너무 부끄럽다.

수군거리는 소리가 더 잘 들려서 그렇다.

속삭이는 척이라도 하려면 목소리라도 줄이던가.

고개만 옆으로 돌리고 목소리를 크게 하면 다 들린다고!

“교복 입은 것도 예쁘네.”

“…. 얼른 가주세요.”

“음? 학교에서 안 좋은 일 있었어?”

“아니요…. 일단 출발해주세요. 오빠.”

생각했던 반응은 이게 아닌데.

이현우가 고개를 갸웃했다.

그래도 일단 그녀 말대로 교문 앞에서 빠져나간다.

“유나야. 괜찮아?”

“괜찮아요.”

이현우의 질문에 이유나가 괜찮다고 대답했다.

사실 주목 받는 상황이 된 것이 부끄럽고 쪽팔렸지만.

이현우에게 왜 교문 앞에서 기다려서 다른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주느냐라고 말할 정도로 이유나는 예의가 없지 않았다.

애초에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았고.

물론, 조금.

아주 조오금, 이현우가 그녀의 성격을 떠올려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었다.

어제와 같이 마음이 통한 것처럼, 이번에도 그녀를 알아줬으면 한 거다.

하지만 그건 매번 있을 수 없는 거라는 걸 아주 잘 알고 있는 이유나였다.

신기하고 특별한 일이었으니까, 마음이 통했을 때 그처럼 기쁜 것이지.

그러니까 섭섭해하지 않는다.

아직도 부끄러워서 기분이 좀 다운되긴 하지만.

“안 괜찮은 거 같은데. 정말 학교에서 무슨 일 없었어?”

“진짜 없었어요. 좀 피곤해서 그래요. 어제 늦게 잤더니.”

“하핫. 그렇겠네. 나도 얼마 못 잤더니 피곤하긴 하다.”

“네….”

흐음.

무슨 일이 없는 게 아닌 것 같은데.

이현우는 평소와 너무 다른 이유나의 반응에 고민했다.

이건 뭔가 있는 거다.

이유나는 에너지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활기 넘치는 소녀였다.

물론, 연애에 관해서는 수줍음 많고 얼굴을 잘 붉히는 처녀가 되지만.

‘어쨌거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다면. 어제 일과 관련이 있을 텐데….’

달링의 습격 사건이 알려진 건 아닐 것이다.

그랬다면, 침울해하는 수준으론 넘어갈 수 없으니까.

예상되는 일은 두 개.

지영호인가 느그영호인가 하는 놈 때문.

다른 하나는 조교에 관한 것 때문.

아무래도 후자가 더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건 괜한 짐작이 아닐 것이다.

이현우는 생각해보았다.

자신이 이유나의 입장이라면….

이현우가 갓길에 차를 세웠다.

그리고 벨트를 풀었다.

“여긴 왜…? 읍…!”

첫 키스.

아니 첫 뽀뽀.

이현우의 입술이 이유나의 입술 위를 덮었다.

몇 초 되지 않는 짧은 입맞춤.

하지만 입술의 감촉이 정확하게 전달되었다.

이유나는 오늘 처음 알게 되었다.

입술에는 원래 전기 세포가 있는 거였구나.

입술과 입술이 닿으면, 머릿속에 종소리가 들리는 게 아니라.

정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짜릿한 느낌이 드는구나.

“…………. 에, 에, 에에에엣!”

그리고 한참 뒤에야 깨달았다.

지금. 수요일 오후 4시 58분.

여기. 서울의 한적한 도로 위에서.

무엇을. 키, 키스를.

“키, 키, 키스…!”

“키스는 아니지. 뽀뽀. 그래도 첫 입맞춤은 맞네.”

심장이 벌렁벌렁.

숨은 코로 잘 쉬고 있나?

얼굴이 너무 뜨거운데!

“가, 갑자기요옷?”

“말투 재밌네. 기분이 안 좋아 보여서. 뉴튜브에서 보니까. 여자들은 뽀뽀하면 기분이 풀린다고 하던데. 풀렸어?”

“에, 에, 에, 고작 그, 그….”

고장 났다.

이유나는 지금 스스로 고장이 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런데 고칠 수가 없다.

머릿속에 과부하가 걸려서 생각도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응. 고작 그 이유로. 하지만 이유는 고작이라도, 충분히 전해지지 않았어? 내 마음.”

“아…. 짜릿짜릿했어요.”

“나랑 같네. 나도 그랬어.”

이유나가 고개를 푹 숙인다.

기분 좋다.

뽀뽀가 이렇게 기분 좋은 것인 줄 몰랐다.

그런데 지금, 이 얼굴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분명, 입꼬리가 잔뜩 올라가서 못나 보일 테니까.

그렇게 검은색 스포츠카 안에서는 한동안 정적이 펼쳐졌다.

정적을 먼저 깬 것은 이현우였다.

그는 이유나가 좀 진정된 것 같자,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말을 걸었다.

“유나야. 이제 슬슬 휴방일 정해야 하지 않을까? 학교 다니면서 방송 계속하려면 엄청 힘들 텐데.”

“아! 안 그래도 그거 상담하려고 했었어요.”

뽀뽀 덕분인지, 그녀의 침울한 분위기는 온데간데없었다.

안 그래도 설렘 뒤 찾아온 약간의 정적에서 어떻게 말을 붙여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 그녀였다.

그녀는 이현우가 먼저 말을 걸자, 기다렸다는 듯 말을 이어받았다.

“방송 생각하면 아무래도 평일에 휴방하는 게 좋겠죠? 월요일이나 목요일…?”

“주말에 하는 건 어때?”

“네? 그래도 괜찮아요? 그럼 시청자들이 싫어할 것 같은데.”

“그치만, 평일에 휴방하면 데이트도 제대로 못 할 거 아니야. 학교 가야 하니까. 그리고 내가 회장인데. 내가 동의하면 다 된 거지.”

“아…!”

오후 5시 18분.

평소보다 25분이나 일찍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또 평소와 다른 점 하나.

방금 첫 뽀뽀를 한 남친이 집에 같이 있었다.

어제도 단둘이 같이 집에 있었지만.

특수 상황이 펼쳐져 설렘을 느낄 겨를도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그, 그럼. 저 옷 갈아입고 나올게요. 잠깐 계세요.”

“응. 천천히 하고 와.”

이현우는 거실에 앉아 집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고급 빌라인 이유나의 집은 방이 무려 네 개, 화장실이 두 개였다.

이유나가 방 하나를 쓰고, 이지훈이 하나를 쓴다.

그리고 나머지 방 두 개는 방송방과 옷방으로 사용 중이었다.

‘확실히 부모님들이 잘 살았던 것 같네.’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으면서 한국에 이 정도 비싼 집을 마련할 정도면.

사업이 잘되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런데 왜….’

갱들과 엮여서 감옥에 가 있다는 걸까.

한번 알아봐야겠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여자친구의 일이었으니까.

힘이 되는 데까지 노력을 해보는 게 맞다.

그의 빈약한 정보력은 큰 도움이 안 될지도 모르지만.

큰손형님들 중에는 미국과 연이 닿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알아봐 주는 대가로 대리 코인 좀 후원해주면 서로 윈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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