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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왜 울어?”
대부분의 시청자는 즙을 짜는 박하늘을 보고 즐거워했다.
하지만 그녀의 눈물을 보고 당황한 시청자도 있기 마련.
이현우 역시 그랬다.
그저 방송을 재밌게 만들기 위해 좀 괴롭혔던 것뿐인데.
그만큼 힘들었나?
이현우는 얼른 수습에 나서려고 했다.
꼬레아TV의 문화 중에는 실드라는 것이 있다.
누군가 여캠에게 미션을 걸었는데, 그게 꼴 보기 싫다면 1개를 더 쏴서 미션을 막는 것이다.
지금 상황에 빗대어 예를 들자면, 10,001개를 쏴서 100분 연장을 없애는 거다.
‘아니. 잠깐.’
코인 선물하기 버튼을 누르던 이현우는 손가락을 멈췄다.
울고 있는 건 안타깝지만.
이게 큰 재미로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
-ㅗㅜㅑㅗㅜㅑ
-시즌 1호 첫 즙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ㄹㅇ 존나 서럽게우넼ㅋㅋㅋㅋㅋㅋ
-클립 확보^^7
지금도 보면.
98퍼센트의 시청자가 박하늘의 즙에 미친 듯이 즐거워하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박하늘의 방은 재미가 없는 편인데.
이런 식으로라도 재미를 줄 수 있다면 그녀에게도 좋지 않을까?
지금이야, 조금 서러울 순 있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이현우는 실드를 쏘지 않고 가만히 내버려 두었다.
“흐윽, 끅. 출게요…. 흐윽….”
대충 다 운 것인지, 박하늘이 눈물을 닦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산발이 된 머리, 땀과 눈물에 다 지워진 화장, 울상이 되어 엉망인 얼굴.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 누구도 박하늘 보고 못생겼다고 뭐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울면서도 춤을 추려 하는 근성에 박수와 웃음을 보냈을 뿐.
그리고 이현우는 그때가 돼서야 실드 코인을 쏴주었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1개를 선물!]
-우리 하늘이 너무 힘들어 보인다. 잠깐 쉬자.
-병 주고 약주곸ㅋㅋㅋㅋㅋ
-아니, 해장 형님 때문에 울었는데요 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
“우윽….”
이현우의 코인이 터지자 박하늘의 표정이 다시 억울하게 변한다.
하지만 이번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코를 킁 하고 풀어낸 그녀가 전혀 감사하지 않다는 표정으로 감사 인사를 했다.
“쉴드 코인 감사합니다. 그럼, 조금 쉴게요. 저 진짜 힘드니까 코인은 쏘지 말아 주세요.”
-옙
-어차피 100코인 없읍니다
-ㅋㅋㅋㅋㅋ 본격 코인 쏘지 말아달라 하는 BJ
앉아서 소통을 시작하자 점점 진정하는 박하늘.
이현우는 잠시 그녀를 지켜보다가 퇴장을 알렸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퇴장료. 나 이제 간다.
“만 개 감사합니다. 회장님 어디 가시려고요…?”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더블 퇴장료. 다음 방송 가야지. 오늘 재밌었어. 계속 이렇게만 하자. 화이팅.
“아, 네. 안녕하 가세요! 또 오시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예상외로 박하늘 방송에 오래 잡혀있었다.
덕분에 다음 방송에 조금 늦어버렸다.
30분 정도?
[찐신입 여캠 1일차 첫방송) 전직 아이돌이 꼬레아TV에 왔다! 건빵환영♥ DSLR 고민상담]
앨리스♣ · 시청자 수 678명
“무슨 시청자가…?”
고작 30분 늦었는데 시청자가 700?
이현우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첫 방송을 하는 여캠에게 700명의 시청자라니?
이건 메이저급 여캠도 논란이나 어그로가 끌리지 않는 이상 어려운 일이었다.
부동의 탑이라 불리는 화순도 평균 시청자가 2, 300명.
많아야 500명 수준이었다.
‘거의 다 벗고 춤이라도 췄나?’
썸네일을 보면 그런 건 아닌 것 같은데.
일단 접속한다.
1일 차 여캠인데.
N년차 여캠만큼이나 방송 화면이 본격적이었다.
수금 바, 랭킹, 스티커는 물론.
조명, 인테리어, 의상까지 완벽했다.
-백수킹 님! 앨리스의 신비한 방송에 어서 오세요!
그리고 이현우가 입장하자마자 올라오는 매크로.
고작 며칠 만에 이걸 다 준비했다는 건가?
아니면 이미 방송에 흥미가 가득했었는데, 운 좋게 이현우와 만난 것일까?
-백수킹?
-ㅄㅇ
-ㅂㅅㅇ
-백수 형님도 왔네 ㅋㅋㅋ
-개꿀잼이겠다 ㅋㅋㅋㅋ
꼬레아판에 슬슬 이름이 알려지고 있는 백수였기에.
그가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시청자들은 그에게 인사를 한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시청자도 많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BJ는 가만있는데 왜 자기들끼리 저럼 ㅋㅋㅋㅋㅋㅋㅋㅋ
-ㅅㅂ 첫날부터 얼마냐 ㄷㄷㄷ
[몰디브한잔 님께서 코인 3,301개를 선물!]
-실드 코인 10개요 ^^.
[아는게약이다 님께서 코인 3,300개를 선물!]
-뽑기 10개 추가.
“몰디브한잔 님. 뽑기 10개 실드, 감사합니다. 아는게약이다님 뽑기 10개 추가. 감사합니다.”
화면에 붙어있는 스티커를 보니, 몰디브한잔과 아는게약이다의 이름이 도배되어 있다.
[몰디브한잔 님께서 코인 3,301개를 선물!]
-실드.
[아는게약이다 님께서 코인 3,300개를 선물!]
-뽑기 10개 더 추가.
두 큰손이 돈으로 맞붙게 된 것 같다.
진귀한 장면이다.
보통 큰손들은 형님 동생 하며 서로를 우대하고, 같이 공존하는 방식을 택하니까.
그보다….
‘몰디브 형님이 왜 이 방에 있지?’
몰디브 형님은 큰손 단톡방에 포함된 사람이었다.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한 두마디 인사를 나눈 적은 있다.
일단 이현우는 이 싸움부터 멈춰야겠다고 생각했다.
여긴 그의 영역이었으니까.
[백수킹 님께서 코인 99,999개를 선물!]
-잠깐만요. 두 분 다 코인 쏘는 거 멈춰주세요. 왜 싸우고 있습니까?
-백수킹 님이 152번째로 팬클럽이 되셨습니다.
-백수킹 님께서 열혈 팬이 되셨습니다.
이 전쟁을 끝내러 왔다.
이현우는 꼬레아TV에서 쏠 수 있는 가장 큰 액수를 선물했다.
다섯 자리 수 중 가장 큰 수, 99,999개.
-ㅅㅂ
-엄마 나 오늘 10만 개 봤어!
-왘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친 대박 터졌네
두 큰손의 자존심 싸움을 즐겁게 관람하던 시청자들은 새로 나타난 큰손에 열렬한 흥미를 나타냈다.
그리고 두 큰손은 새로 나타난 경쟁자에 일단 싸움을 멈추게 되었다.
“백수킹님! 9만 9천 9백 9십 9개 감사합니다! 아직 리액션을 정하질 못해서. 후원 리액션 하지 못하는 거 양해부탁드려요. 나중에 정해지면 한 번에 리액션 몰아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열혈 식이나 열혈 소원권 같은 것도 차차 방송을 진행하며, 정할 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이 상황에서 강소라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아무리 준비를 열심히 했다곤 하지만, 그녀는 이제 첫 방송을 시작한 초짜였다.
큰돈이 밀려 들어오는 것에 행복해하는 반면, 이 이후의 일이 어떻게 될지는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쩌겠나.
일단 캐시백 계약은 맺었으니, 되는 데까지는 해봐야지.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앨리스 님 일단 저 매니저 좀 줘보세요. 이 싸움부터 말려야 할 것 같으니까요.
“네?”
큰손 두 명이서 싸우면 자기한텐 좋은 거 아닌가?
그런 느낌으로 관망하고 있던 강소라가 고개를 갸웃한다.
하지만 이내 이현우의 말에 따랐다.
어쨌거나 그녀의 최대 물주는 이현우였으니까.
매니저 권한을 받게 된 이현우는 몰디브한잔과 아는게약이다에게 각각 1:1채팅을 걸어 자초지종을 물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두 사람은 원래부터 사이가 나빴다고 한다.
그런데 하필 오늘 강소라의 방에서 만나게 되었고.
하필이면 앨리스가 1일 차 신입 여캠이었다.
전직 아이돌인 만큼 외모도 탑티어고 몸매도 괜찮다.
큰손이니 당연히 회장을 달고 싶어 했다.
그러다 경쟁이 붙었고, 시비로 진화했으며, 이윽고 두 사람은 서로의 리액션과 뽑기 이벤트를 방해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는 거다.
특히 두 사람은 지금 뽑기 이벤트에 걸려있는 방셀, 모닝콜, 셀동, 비키니 사진, 본폰 까톡을 먼저 뽑기 위해 이 사단을 낸 것이라고 한다.
-대충 사정은 알았습니다.
-하지만 형님. 여기서 이러는 거 솔직히 좋아 보이지는 않네요.
-회장은 일단 제가 먹겠습니다.
-그리고 이유 없는 방해 공작도 제가 막을 겁니다.
-하려면 하세요. 제가 실드든 도움 코인이든 10배로 쏠 거니까요.
이현우는 덤빌 테면 덤벼라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광오한 자신감이다.
하지만 이현우의 코인력을 아주 잘 알고 있는 몰디브한잔은 꼬리를 말았다.
상대는 등장 첫날부터 지금까지 2, 30만 개의 코인을 매일매일 뿌리고 있는 미친놈이었다.
그도 한 재산 한다고 하지만, 백수킹의 재력이 어디까지인지 전혀 짐작이 가질 않았다.
부딪치면 손해.
게다가 큰손 간의 암묵적인 룰을 깨고 못 볼 꼴을 보인 건 자신이 맞았으니, 곱게 이현우의 말을 수용했다.
하지만 몰디브한잔과 싸우던 아는게약이다는 그렇지 못했다.
그는 이현우를 몰랐으니까.
같은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1:1 채팅으로 전했음에도, 그의 반응은 격렬했다.
-내가 왜요?
-보니까 같은 톡방인 것 같은데.
-나한테 그러지 말고 저 몰디브 새끼한테나 꺼지라고 전해요.
“이건 어쩔 수 없네.”
이현우는 끝까지 말을 듣지 않는 아는게약이다에 인상을 찌푸렸다.
이러면 별수 있나.
돈찍누가 뭔지 제대로 보여줘야지.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앨리스 님. 룰렛 뽑기, 총 몇 개예요?
[백수킹 님께서 코인 10,000개를 선물!]
-아니다. 그냥 제가 셀 테니까, 룰렛 뽑기 설정 창 좀 화면에 띄워주세요.
-???
-설마 또?
-ㅎㄷㄷ
-백수형 화나셔따 ㅋㅋㅋㅋㅋㅋ
-헐 돈지랄 또 가나요?
-ㄷㄱㄷㄱ
“2만 개 감사합니다! 설정 창이요? 잠시만요…. 이게 어떻게 켜는 거드라….”
이현우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대충 눈치챈 시청자들이 벌써 기대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강소라는 룰렛 설정 창을 찾지 못해 헤매는 중이다.
이상한 일이었다.
자기가 셋팅했다면 설정 창 정도는 쉽게 띄울 텐데.
어쨌거나 그녀는 시청자들의 도움을 받아 룰렛 설정 창을 띄웠고.
이현우가 5등 꽝부터, 1등 본폰 까톡까지 룰렛 개수가 1,000개라는 걸 알게 되었다.
1,000 곱하기 330은 33만 개.
조금 큰돈이긴 하지만.
쏘지 못할 것도 없는 돈이었다.
명분도 주어졌으니, 이상하게 생각할 사람도 없을 테고.
이현우는 거리낌 없이 돈찍누를 시전했다.
[백수킹 님께서 코인 99,999개를 선물!]
[백수킹 님께서 코인 99,999개를 선물!]
[백수킹 님께서 코인 99,999개를 선물!]
[백수킹 님께서 코인 30,003개를 선물!]
-룰렛 뽑기 1,000개 제가 다 삽니다. 33만 개, 계산 맞죠?
-와아아아아아악!
-ㅅㅂ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3만 개를 한 번에?
-백수킹 그는 신인가?백수킹 그는 신인가?백수킹 그는 신인가?백수킹 그는 신인가?백수킹 그는 신인가?백수킹 그는 신인가?백수킹 그는 신인가?백수킹 그는 신인가?
-미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시박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돈이 얼마나 많으면ㅋㅋㅋㅋㅋㅋㅋㅋ
-몰디브형님하고 약이다형님이 고래인 줄 알았는뎈ㅋㅋㅋㅋㅋㅋ 돌고래였넼ㅋㅋㅋㅋㅋㅋㅋ 대왕흑등고래 등장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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