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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무한 능력으로 BJ 따먹기-101화 (10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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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이런 기분이구나.’

막연한 설렘과는 다른 기분.

그저 이현우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감정이 샘솟는다.

가슴이 뛰는 건 마찬가지지만, 부끄러워 어쩔 줄 모르는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지금, 이 순간이,

같은 공간에서.

그와 시선을 마주하고.

대화하고.

함께 움직이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

이유나는 깊은 미소를 지었다.

학교, 공부, 가족밖에 모르던 어리디어린 소녀가 20살짜리 처녀가 되는 순간이었다.

“어디 안 좋은 거 아니지?”

“네? 아, 아니에요. 조금 놀랐지만 오…. 회장님이 해결해주셔서 괜찮아요.”

순간적으로 오빠란 말이 나올 뻔했다.

사귀는 사이니, 오빠라 불러도 상관은 없겠지만.

역시 그건 좀 부끄럽다.

조금만…. 조금만 더.

부끄럽지 않은 순간이 오면 그때 말하자.

“별 이상한 놈 하나 때문에, 기분만 망쳤네. 맛있는 거라도 먹으러 갈까?”

“좋아요.”

사실 기분은 하나도 망치지 않았다.

오히려 처음 만났을 때보다 좋다.

이상한 수작을 거는 남자가 달라붙었을 땐, 짜증이 조금 난 건 사실이었지만.

그런 일은 바깥을 돌아다니면 3번 중 1번은 있는 일이었으니까.

그보다 상남자처럼 자신을 지켜주던 이현우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다.

‘왠지 차분해진 것 같은데?’

이현우는 그런 생각을 했다.

이유나는 에너지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항상 활력이 넘치는 여자였다.

외향형의 극의를 보여준다고나 할까?

데이트할 때도 설레거나 부끄러운 순간이 아니면 언제나 끊임없이 말을 하고.

활달한 모습을 보여주며 이현우를 웃게 했다.

그런데 그놈이 나타난 이후 묘하게 차분해졌다.

평소처럼 크게 웃거나, 잼민이같은 행동을 하지 않았다.

‘역시 그놈을 확실하게 조졌어야했나?’

그 새끼 때문에 이유나가 침울해진 것이다.

여자의 육체를 다루는 방법은 잘 알아도, 여자의 마음은 잘 모르는 이현우는 큰 착각을 했다.

“한국식 돈까스 먹어보고 싶다고 했지? 가로수 길에서는 여기가 제일 맛집이래.”

“와, 기대되네요.”

역시.

이현우는 자신의 생각이 맞다고 생각했다.

평소라면 이유나가 ‘진짜요? 저 진짜 돈까스 먹어보고 싶었거든요. 미국에서는 어쩌고 저쩌고.’하며 말을 이어나갔을 텐데.

지금은 기대된다는 말 한 마디 뿐이었다.

“유나야.”

고민하던 이현우는 결심했다.

다른 여캠이라면 모르겠으나, 이유나는 여자친구였다.

그러니 할 수 있는 건 해줘야하지 않겠나.

그놈의 스튜디오 이름은 들었다.

그럼, 위치와 인물을 특정하는 건 일도 아니다.

“네?”

“아직도 기분 많이 나빠? 그놈 아예 사회생활 하지 못하게 매장해 버릴까?”

“그놈이요? 설마 아까 그 남자요?”

“그래. 네가 원한다면 아예 한국에 발도 못 붙이게 만들어줄 수 있어.”

이현우 혼자서는 불가능하겠지만.

큰손형님들의 도움을 받는다면 충분히 가능했다.

큰손형님들은 금력뿐만 아니라 권력과 인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아니, 그거로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어요?”

“응? 지금 그놈 때문에 기분 나쁜 거 아니었어?”

“네? 저 기분 안 나쁜데요? 오히려….”

“오히려 뭐?”

“…. 회장님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생각했던 중이에요….”

“뭐…? 아하하핫. 그랬어? 하아. 난 또, 네가 그놈 때문에 기분이 나빠져서 침울한 줄 알고. 괜히 걱정했네.”

갑자기 안도감이 확 밀려온다.

이상한 일이었다.

상대방이 기분 나쁘지 않다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안심이 된다니.

이게 연애와 사랑인 걸까?

상대가 기분 좋으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고, 기분이 나빠지면 그 원인을 제거하고 싶어진다.

안심이 된 이현우는 저도 모르게 손을 뻗었다.

이유나의 입술 위에 크림 스프가 묻어있었기 때문이다.

엄지손가락이 크림스프를 훔치고 지나갔다.

그리고 둘의 시선이 마주친다.

“아….”

“….”

드라마에선 이런 때에 키스하던데.

하지만 이현우는 아무 행동도 하지 못했다.

첫 드라이브 때, 이유나를 바로 호텔로 데려가고자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지금은 이유나를 어떻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

아니, 생각은 있다.

그녀와 맺어진다면 분명 기쁠 것이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이유나의 감정과 생각을 소중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스, 스프가 묻어있어서.”

“네, 네에….”

이유나의 볼도, 이현우의 볼도 붉게 달아올랐다.

이현우가 괜히 부채질을 한다.

“여기 엄청 덥네. 에어컨도 안 틀어주나?”

이현우가 그리 말하며 캐쥬얼 자켓을 벗었다.

저번에 아울렛에서 여우찡과 함께 쇼핑했던 그 자켓이다.

그러자 몸에 열이 오른 건 마찬가지인 이유나도 이현우의 말에 동조했다.

“그, 그러네요. 좀 더운 것 같은데….”

이유나가 겉옷을 벗는다.

그녀는 안에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쇄골과 어깨선 그리고 팔뚝이 다 드러나는 옷.

게다가 묘하게 흉부가 조여서 가슴 라인도 은근슬쩍 다 드러났다.

이현우가 미간이 좁혀진다.

“잠깐.”

“네?”

“옷 다시 입어.”

이현우의 말에 이유나가 이유를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한다.

그러자 이현우는 굉장히 더디게 말을 이어 나갔다.

추악한 질투심을 보여주는 것 같아 창피하다.

하지만 그 창피함보다 이유나가 다른 사람에게 살갗을 보여주는 불쾌감을 더 참기 힘들었다.

“네 살갗을 다른 사람들이 보는 게 싫어서….”

이상한 일이다.

다른 여캠들은 아예 속옷 차림으로 리액션을 해도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빵잇이나 여우찡과는 다른 이에게 들킬 수도 있는 스릴 넘치는 섹스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유나는 고작 쇄골과 어깨, 팔뚝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싫었다.

다행히 이유나에게선 나쁜 반응이 튀어나오지 않았다.

“아하하핫. 그게 뭐예요. 우리 회장님 알고 보니까 엄청 보수적인 분이셨네. 이러다 저 평생 꽁꽁 싸매고 다녀야 하는 거 아니에요? 막 미라처럼.”

“에헤헤헤.”

평생.

방금 평생이라고 했다.

다른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이현우는 저도 모르게 푼수 같은 웃음을 흘렸다.

“왜, 왜 그렇게 웃어요?”

“아니. 기분 좋아서. 내가 독점욕이 강한 편이긴 한데. 여자친구가 살을 내보이는 것조차 싫어할 정도로 강한지는 몰랐네. 이건 앞으로 차차 지내면서 타협점을 찾아보도록 하자.”

“아!”

“응?”

“회장님.”

“왜?”

“그런데 다른 여캠들은 계속 후원할 거예요?”

독점이라는 말에 다른 여캠이 생각 난 이유나였다.

원래 오늘 이런 말을 할 생각은 없었다.

여캠에 대한 후원은 그녀를 후원하기 전에도 계속했던 일이고.

오늘 이현우를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그냥 그렇구나 하는 느낌에 불과했다.

게다가 캐시백의 존재도 알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오늘 갑자기.

더 정확히 말하면 이현우에 대한 감정이 호감과 설렘을 넘어서는 순간.

그에 대한 소유욕과 집착이 생겼다.

다른 여캠들과 이현우의 후원을 공유하고 싶지 않았다.

이건 여자로서의 본능과 같았다.

“가, 갑자기?”

이현우가 드물게 당황을 한다.

이런 타이밍에 이유나가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다.

“당장 그만두라는 소리는 아닌데요…. 솔직히 여자친구인 제 입장에서는 회장님이 다른 여캠들한테 후원하는 게 좀 싫을 수도 있지 않나요?”

“음….”

이현우가 턱에 손을 대며 고민했다.

그녀에게 털어놓을 말을 정리하기 위해서였다.

이유나와 사귀게 되며 언젠가 이런 순간이 올 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설득할 말들도 생각해두었다.

이현우의 입이 열린다.

“유나야. 내가 너뿐만 아니라 다른 여캠들이랑도 캐시백 계약 하고 있는 건 알고 있지?”

“네.”

“내가 모종의 사정이 있어서, 재산이 대부분 꼬레아TV 코인으로 묶어두게 되었어. 그래서 이거 다 현금화하기 전까진 후원을 끊을 수가 없어.”

“그렇다고 해도…. 아니, 그래도 방법은 있지 않을까요? 환불을 하거나. 아니면 회장님 부캐를 만들어서 쏴도 되고. 그것도 아니면 저한테만 후원을 해도 되는 거잖아요.”

“일단 환불은 안 돼. 100억이나 되는 코인을 충전했다는 걸 알면 최소한 꼬레아TV에서 자체적 조사가 들어올 테니까.”

“네? 100억이요? 헐….”

이유나는 자신의 예상보다 훨씬 더 큰 금액에 경악했다.

이현우는 계속 거짓말을 해야 하는 자신의 상황에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어 나갔다.

“부캐도 안돼. 부캐를 만들고 쏜다고 쳐보자. 그럼 얼마나 후원을 할 수 있을까? 100만 개는 커녕, 50만 개만 쏴도 코인 투데이 랭킹 60위는 할 걸? 방송 시간이 1초도 안 되는 BJ가 60위라니. 다른 사람들은 다 이상하게 생각할 거야. 그럼, 국세청이나 검찰에서 조사가 들어오겠지.”

“그건…. 네. 그렇겠네요….”

“너한테 쏘는 것도 마찬가지야. 내가 지금 후원하고 있는 BJ는 여섯 명이고 앞으로 더 늘어날지도 몰라. 6 명만 해도 최소 600만 개인데…. 지금 코인력 1등인 화순이가 한 달에 몇 개 받는 지는 알지?”

“200만 개쯤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 그 상황에 600만 개가 된다? 이거 분명 말 나올 거야. 특히 안 좋은 쪽으로 추문이 돌겠지.”

이유나를 설득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했던 이현우였다.

이유나는 별다른 반론도 펼치지 못한 채 고개를 끄덕여야 했다.

그만큼 이현우의 논리는 빈틈이 없었다.

하지만 이성적으로는 이해하더라도 감정적 동의는 하지 못하겠다.

“그런데 모종의 사정이 뭐예요? 불법적인 일은 아니죠?”

괜히 심통이 난 이유나가 툴툴거리면서 말했다.

그런 이유나를 이현우가 따스하게 웃으며 바라본다.

“그런 거 아니야. 그런 거였으면 내가 이렇게 당당하게 돌아다니겠어?”

“치이….”

“미안. 미안. 그래도 이게 내 돈벌이니까, 우리 아량 넓은 여친님이 이해해주면 안 될까?”

“…. 알겠어요. 그래도 처음에 약속한 건 꼭 지켜야 해요.”

약속?

뭘 말하는 거지?

이현우는 광속으로 머리를 굴렸다.

이 상황에서 그녀가 말한 약속이 무엇이 있을까?

다행히도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았고, 그녀와의 대화는 대부분 머릿속에 다 들어있었기에 무슨 약속을 했는지 바로 떠올릴 수 있었다.

아니, 잊어버릴 수 없는 기억이었다.

그녀가 고백을 받아주던 날.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했었으니까.

“당연하지. 무슨 일이 있어도 너 아프게 하지 않을게.”

“그러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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