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5
멍한 얼굴의 이예린이 입을 벌린다.
이현우는 흐물흐물한 자지를 선홍색 빛이 탐스러운 입 속으로 집어넣었다.
따듯하고 축축한 느낌.
츄읍….
생애 첫 오르가즘을 느낀 이예린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 와중에 입 속에 자지가 들어오니, 습관적으로 자지를 빤다.
“우, 우웩!”
그리고 입에서 느껴지는 쓴맛에 도로 자지를 뱉어내려 했다.
남자에게 오랄을 해준 적은 많지만, 정액을 입에 담는 건 싫어한다.
쓰고 비리고 역한 정액은 맛이 없다.
하지만 그녀는 원하는 바를 이루지 못했다.
“크흡! 읍! 읍!”
이현우가 그녀의 머리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게다가 허리까지 밀어붙이니 자지가 입 속으로 점점 더 들어온다.
이예린은 고개를 돌리려 했지만, 이현우의 팔 힘을 이길 수가 없었다.
“왜 그래? 자지 좋아한다며? 얼른 빨아야 다시 빳빳해지지.”
“으으읍! 읍! 읍!”
찰싹! 찰싹!
입 속 가득한 자지 때문에 숨 쉬는 것이 어려워진 이예린이 이현우를 손바닥으로 때렸다.
여기까지 해야 하나?
이현우가 진성 사디스트이고, 배려심이나 이타심 따위가 없는 사람이었다면 엉덩이를 뒤로 빼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저 극도의 스트레스와 화를 풀어내기 위해 강하게 나가는 것뿐이었다.
이현우의 자지가 이예린의 입에서 빠져나온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자지는 깨끗하다.
입보지 성능 한번 확실하네.
“퉤에….”
이예린이 휴지 위에 정액을 한가득 뱉어냈다.
평소 예쁘기만 한 달링에게선 볼 수 없는 모습이다.
더러우면서도 퇴폐미가 가득한 장면.
자지에 슬슬 힘이 돌아온다.
“그럼 2라운드 뛰어 볼까?”
“아, 아앗? 또…? 하읏.”
이현우가 이예린을 덮친다.
그녀의 방송 의상을 거칠게 풀어 헤치며, 젖가슴을 제 것 마냥 주물렀다.
침대로 눕혀진 이예린은 이현우의 손길에 짜릿함을 느꼈다.
‘정말 왜 이러는 거야. 이제까지 한 번도 이런 적 없었는데.’
머리에 이어서 몸도 망가지고 있는 걸까?
아니…. 아니야. 몸은 멀쩡해. 멀쩡해야해.
“흐읏….”
이예린은 신음을 흘리며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을 필사적으로 부정했다.
몸은 멀쩡하다.
그럼, 들인 돈이 얼만데.
망가지려 해도 망가질 수가 없다.
그렇다면 다른 이유 때문이다.
‘다른 이유…?’
번뜩, 하고 생각이 이어진다.
외부 요인이 바로 눈앞에 있는데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된 것인지.
누가 봐도 몸이 이렇게 느끼는 이유는 이현우 때문이지 않나.
다른 남자들과의 잠자리에선 이렇지 않았다.
그런데 이현우의 손길엔 이렇게 미치도록 지릿지릿하다.
그러면 이현우 때문인 것이 맞다.
‘왜 현우만….’
“하으으으읏!”
“여기가 제일 느끼는구나?”
생각이 잠시 끊겼다.
이현우가 손가락으로 G 스팟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오르가즘으로 인해 한껏 민감해져 있는 보지가 극렬하게 반응했다.
허리가 제 맘대로 떠올라 쾌락을 표현한다.
“으읏….”
‘왜 현우의 손길에만 이렇게 느끼는 걸까?’
차분하게 생각하고 싶은데, 이현우의 손길이 그녀의 몸을 가만 놔두질 않았다.
그러나 이예린은 포기하지 않는다.
쾌락의 열기 속에서도 사고를 이어 나갔다.
그리고 하나의 결론을 도출해냈다.
‘사랑! 이게 사랑인가…?’
이예린이 좋아하는 사람은 돈이 많고 그녀를 예뻐해 주는 사람이었다.
그런 이들은 많았다.
이제까지 그녀 방에 있었던 큰손 열혈 들은 다 돈이 많고 그녀를 예뻐해 주었다.
그들과의 잠자리에선 이런 쾌락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이현우와의 섹스는 달랐다.
그녀는 난생처음 오르가즘의 쾌락을 느꼈다.
이예린은 그 이유를 사랑에서 찾았다.
어떻게, 어째서, 왜.
사랑에 빠졌는 지 모르겠으나.
그녀가 이현우를 사랑하기에 오르가즘을 느낀 것이다.
“하아, 현우야. 현우야. 현우야. 아아앗. 현우야아아앗!”
이예린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늘었다.
그녀는 누워서 애무만 받던 수동적인 움직임을 버렸다.
적극적으로 이현우에게 달라붙어 애정을 퍼부었다.
“후우….”
몇 시간 뒤.
이현우가 피곤함이 잔뜩 묻은 한숨을 뱉었다.
아무리 젊다지만, 연속 네 번은 무리였다.
어제도 비슷한 페이스로 달렸는데.
오늘도 불알이 텅 빌 때까지 정액을 짜내니 힘이 들 수밖에.
“현우야. 좋았어? 만족 못했으면 한 번 더 할까?”
이예린은 이현우의 옆에 찰싹 달라붙어 아양을 떨어대고 있다.
갑자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두 번째 섹스를 할 때 쯤 부터 적극적으로 변하더니, 온갖 애교를 부려댄다.
처음 만났을 때의 잘 보이려 드는 것과는 느낌이 뭔가 다르다.
그때는 계산적인 스탠스가 보였다면, 지금은 진짜 사랑에 빠진 느낌?
‘이런 여자가 갑자기 나한테 빠질 리는 없고….’
그 사이 떡정이라도 생긴 건가?
이현우는 이예린이 정신병을 가지고 있다는 건 짐작했다.
하지만 그 수준이 중증이라는 건 몰랐다.
‘좋은 게 좋은 거지.’
이예린이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하는 중이란 걸 모르는 이현우는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어쨌거나 말만 잘 들으면 그만 아닌가?
이현우는 옆구리에 안겨있는 이예린의 등을 토닥여 주면서 손을 뻗어 스마트 폰을 집었다.
그때, 헤벌쭉하게 웃고 있던 이예린의 표정이 급변했다.
“지금 내 앞에서 핸드폰 하려고 하는 거야?”
싸늘한 표정과 목소리.
스마트폰을 집어 들던 이현우의 손이 멈춘다.
“하….”
이현우가 헛웃음을 내뱉었다.
소시민이었을 때라면 바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잘못했다고 말했을 거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이현우는 자신의 위치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또 지랄 시작하려고?”
“뭐…? 지랄…?”
“하나만 해. 계속 집착하는 모습으로 끝을 볼 건지. 아니면 아까 전처럼 헤실헤실 웃으면서 좋게 좋게 가던지.”
“….”
이예린은 입을 닫았다.
그녀는 사람들이 집착 당하는 걸 싫어한다는 걸 분명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멈출 수 없다.
그녀는 치열하게 고민했다.
중학교 때 이후….
아니, 중학교 때 그 개새끼는 진짜 사랑한 게 아니었으니.
인생 처음으로 찾아온 사랑이다.
이현우까지 떠나버리면 견뎌낼 수 있을까?
무저갱 같은 고독과 외로움을?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참자니 너무 괴롭다.
그녀는 참는 게 익숙한 사람이 아니었다.
‘어떻게 하지? 어떡해? 어떻게 하면 현우한테 애정과 사랑을 쏟아부으면서, 현우가 안 떠나게 할 수 있지?’
이예린이 치열한 고민을 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현우는 스마트폰을 들여다보았다.
주말 전까지만 해도 업무상 연락이나 스팸 문자가 아니었다면 비어있을 최근 통화 기록.
거기엔 두 사람의 연락이 와있다.
빵잇, 최수현과 여우찡, 김하나.
이예린과 섹스를 하는 동안 몇 통이나 전화했다.
빵잇
-오빠 전화가 안 되네요
-이거 보면 전화 좀 해주세요
-급한 일 있는 거예요?
-어쨌든 제 방송에선 그냥 헤프닝으로 넘겼어요 그런데 인터넷상에선 오빠하고 달링하고 관계에 대해서 말들이 많네요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묻고 싶으니까 전화 부탁해요
여우찡
-오빠
-오늘 왜 안 왔어?
-달링하고 무슨 일 있던데, 그거 때문에 그런 거?
-이거 보면 전화 해줘
이현우는 두 사람의 까톡을 차분히 읽었다.
그리고 뭐라 답을 해야 할까 고민하는데, 전화가 걸려 왔다.
빵잇이다.
메시지를 읽었다는 표시가 사라지자 곧바로 전화한 모양.
어쩔까?
집착이 심한 이예린이 다른 여자 목소리를 들으면 또 발작할 것 같은데.
지금은 가만히 있으니까 괜찮으려나?
잠깐 고민하던 이현우는 전화를 받기로 했다.
‘지랄하면 이번에야말로 끝을 내면 되지.’
이미 받을 것은 받았다.
불알이 텅 빌 때까지 이예린을 따먹었으니 여한은 없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갑은 이현우였다.
그가 눈치를 보며 행동할 이유 같은 건 없다.
“여보세요?”
“오빠! 왜 이렇게 전화가 안 돼요?”
“바빴어. 근데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를 묻는 건 무슨 말이야?”
“커뮤에서 말이 많으니까요. 솔직히 BJ는 이미지 관리를 해야 하는데….”
최수현의 말이 이어진다.
그리고 동시에, 뭔가 깊은 고민을 하고 있던 이예린도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녀는 마치 표범처럼 잽싸게 움직였다.
먹이를 노리는 육식동물처럼 이현우가 쥐고 있던 스마트폰을 뺏어간다.
“야! 너 뭐 하는 년이야!”
“하아….”
결국 터질 게 터졌다.
이현우는 결론을 내렸다.
이예린은 관리하려고 해봐도 관리할 수가 없는 년이다.
‘버리자.’
이미 한 번 따먹어 봤으니 여한은 없다.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이현우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젖가슴이 덜렁거릴 정도로 소리를 꽥꽥 질러대는 이예린에게 다가갔다.
“입이 달렸으면 대답이라도 해! 뭐 하는 년이길래 남의 남자한테 찝적거리…. 앗! 이리 내!”
“수현아. 나중에 다시 통화하자. 내가 금방 다시 걸게.”
이현우는 이예린의 손아귀에서 스마트폰을 다시 뺏었다.
그리고 최수현에게 간단히 용건만 전한 뒤 전화를 끊었다.
“아니, 그게…. 나랑 같이 있는데 딴 여자랑 통화하니까 열받아서….”
싸늘한 눈으로 이예린을 쳐다본다.
그러자 이예린이 우물쭈물하며 변명 같은 말을 내뱉었다.
이현우는 굳이 답해주지 않았다.
‘단숨에 쳐내면 안 되겠지.’
그러면 또 폭로니, 뭐니 하면서 개지랄을 털게 분명했다.
천천히 여지를 조금씩 남기면서 털어낸다.
“내가 왜 화났는지는 알지?”
“알지. 너무 잘 알지. 미안해. 현우야. 화 풀어. 응? 내가 잘못했어.”
“알겠으니까. 일단 나중에 보자. 지금 얼굴 보고 있으면 또 화날 거 같으니까.”
“아냐. 아냐. 그러지 마. 제발. 응. 현우야. 제발. 나 버리지 마.”
이예린이 강아지처럼 끙끙대는 소리를 내며 이현우에게 매달렸다.
하지만 이현우는 냉정했다.
연속 네 번이나 사정한 남자는 그 어떤 메시아보다 욕구에 초탈한다.
“내가 연락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
“현우야! 제발….”
이현우는 옷을 챙겨 입었다.
옆에서 이예린이 울고불며 사정해대지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가지 마. 응? 네가 원하는 대로 다 해줬잖아. 그러니까 나랑 같이 있어 줘.”
“갈게. 알아서 체크 아웃 해.”
결국 이현우가 방에서 나갔다.
혼자 남은 호텔 방 안.
이예린은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쓰러져 있다.
그러나 이현우 앞에서 흘렸던 눈물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그녀의 눈에는 증오와 복수심이 가득했다.
그 대상은 이현우가 아니다.
인생에 처음 찾아온 사랑인데, 이현우에게 증오를 태울 리가.
이예린의 복수 대상은 다름 아닌 빵잇이었다.
“개 걸레 년 같으니. 감히 나랑 현우 사이를 방해해? 죽일 거야. 반드시 죽여버릴 거야.”
BJ 빵잇.
어제까지는 있는지 없는지도 몰랐던 BJ였다.
하지만 이젠 같은 하늘 아래서 살아갈 수 없는 관계가 되었다.
이예린은 복수심을 불태웠다.
어떻게 하면 복수를 할 수 있을까?
진짜로 죽여버릴 방법이 있을까?
살인 때문에 감옥에 가는 건 싫었다.
감옥에 가면 정말 미쳐버릴 지도 모른다.
거기엔 이예린을 예뻐해 줄 사람이 없을 테니까.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현우의 냄새가 가득 베여있는 침대 안에 들어온 이예린이 중얼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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