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5화 〉 2 7 / 가끔은 휴가를 받고 싶은 골렘 웬즈데이에게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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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하아암….”
골렘도 졸리면 하품을 한다.
귀중한지 아닌지 모를 정보지만, 아무튼 그렇다.
“모처럼 받은 귀중한 휴가였는데 말이에요.”
“어차피 잠밖에 자지 못하는 휴가 같은 건 별로 재밌지가 않잖아?”
적당한 공터에서 적당히 시험해 본 재소환이 적당히 성공해버려서 조금 어안이 벙벙해졌지만 웬즈데이의 상태가 이전과 비교해봐도 크게 다르지 않아, 그 점은 조금 안심했다.
“상태는 좀 어때?”
“으음, 만들어주신 몸은 새것이라 그런지 꽤 착용감이 산뜻해요. 다만 주인님이 손에 들고 계신 제 척추 대신 뭘 집어넣으셨는지가 좀 신경이 쓰이네요.”
“이게 환자분의 척추입니다, …가 아니야. 어차피 이 지팡이는 처음부터 내 거였잖아. 이상한 걸 집어넣거나 하지 않았으니 안심해.”
“구두쇠.”
웬즈데이는 볼을 부우 부풀리고는 토라진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봐도 골렘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완성도. 진짜 사람 같다.
물론 내 솜씨가 뛰어나서가 아니라… 가브롤의 지팡이가 일차로 뛰어난 탓이고, 거기에 튜닝 스킬이 진가를 발휘한 탓이지.
“그런데 즈왈트 씨는요?”
“글쎄. 분명 성불하거나 한 건 아닌데… 음, 아직 즈왈트는 재구축을 못 하겠네.”
즈왈트의 영체는 느껴진다. 건재하다고는 못 하겠지만.
생각보다 꽤 쇠약해져 있어서, 이쪽에서 육체를 제공해도 즈왈트의 쇠약해진 영체로는 제대로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우루 늪지에서의 일이나 죽음의 여신과 만난 일이 아직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걸까. 육체라고 말하기는 영 어폐가 있어 보였지만.
“그래도 재활은 좀 필요해 보여요.”
“한가한 소리 하지 마. 지금 꽤 다급해서 고양이 손이라도 빌리고 싶을 정도라고. 나도 웬만하면 좀 더 쉬게 하고 싶었어. 어때, 주인의 세세한 마음 씀씀이가.”
“결국, 일손이 필요해서 부르셨다는 말을 잘 둘러대시네요, 주인님. 좀 더 마음씀씀이를 더 기울여 주시라구요.”
골렘도 질리면 한숨을 쉰다.
이런 정보는 골렘 전문 마법사에게 팔면 푼돈이라도 좀 되려나?
“역시 주인님은 제가 돌봐드려야 한다니까요. 제가 자리를 비운 동안 얼마나 고생하셨을지 눈에 훤하네요. 보나마나 무모한 짓만 잔뜩 하셨겠죠, 아아, 안 봐도 훤해.”
부아가 치밀지만 그 말 그대로라서 할 말이 없다는 게 더 열 받는다.
어흠, 하고 일단 헛기침을 한 후 생각을 정리했다. 이 녀석에게 줄 벌은 나중에 천천히 생각하기로 하자.
“자아, 그래서 말인데요, 주인님. 저 정말 재활이 좀 필요해요.”
“그놈의 재활 타령은… 방금 막 만든 몸인데 무슨 재활이 필요해? 쓴지 좀 되어서 정비한 직후라면 모를까.”
“아아, 그 무시무시한 죽음의 여신님을 만난 다음이라 그런지, 현기증이….”
스르륵, 현기증이라도 나는 척 품에 기대오는 웬즈데이의 요망한 모습에 눈이 가늘어졌다.
골렘치곤 말랑말랑하게 만든 볼을 꽈악 꼬집어주었다. …내가 만들었지만 촉감이 꽤 중독적이야.
“그래서, 대체 무슨 재활이 필요하다는 건데? 뭐, 상점가 구경이라도 하고 싶어?”
“그것도 꽤 매력적이긴 하지만요.”
뭘 생각하는지 모를 고양이 같은 웃음을 짙게 머금은 웬즈데이.
아무튼, 그렇게 웬즈데이의 ‘재활’에 어울려주기로 했는데…
“…이게 어딜 봐서, 재활, 이, 야…. 이럴 시간 없… 히잇…!”
난 사전에 실린 ‘재활’의 의미가 이 세계에서는 좀 다른 줄 알았다.
적어도 저쪽에서의 재활은 절대 이런 게 아니라구.
“읏, 아…! 하으, 읏.”
다급한 신음이 새었다.
부리는 골렘이 주인의 온몸을 꽁꽁 묶어놓고는, 허벅지를 핥아대는 것을 ‘재활’이라고 부르진 않는단 말이지.
“으, 읏… 정성들여, 만들어 줬더니… 아앗, 주인, 한테 이런 짓이나… 하려고.”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 치곤… 꽤 반응이 야릇하시고.”
끈저억.
허리가 바들거렸다. 사람과 거의 다를 것이 없게 느껴지는 웬즈데이의 손가락이, 도톰하게 살이 오른 보짓살을 슬그머리 눌러대었던 탓이다.
새삼 가브롤이라는 골렘술사가 원망스러워진다. 이 정도로 리얼한 골렘을 만들 기술을 쌓은 게 설마, 이런 용도로 써먹으려는 건 아니었겠지?!
“게다가 젖어계시고요.”
“젖지 않, 았… 아아앙…!”
꿀럭, 꿀럭.
얇은 손가락이 틈바구니를 비틀어열어 안쪽으로 슬그머니 밀고들어온다. 볼이 확 붉게 달아올랐다. 부르르 떨리는 질육이, 웬즈데이의 손가락을 꾸욱 조이는 것을 느꼈다. 눈앞이 핑 돌았다.
녀석이 이렇게 구는데도 조금도 저항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내 온몸이 꽁꽁 묶여있기 때문이다.
“어라, 어라. 어젯밤에… 좀 즐기셨나보네요, 주인님. 상대는 어느 분이셨나요?”
“으, 그건 프라이버시, 라고 하는 거야, 웬즈데이. 얼른 이거나, 좀… 풀, 어.”
“이런 쪽을 좋아하시면서. 덧붙여 이런 것도 좋아하시잖아요. 이 마조 암퇘지.”
꽈악, 하고 머리를 짓눌러오는 손아귀에 학, 하고 숨이 저절로 가쁘게 새었다.
내 마음속에 살던 녀석이라 그런지… 이 녀석, 내 취향을 샅샅이 알고 있었다.
게다가 지난 번, 끝마무리가 흐지부지된 자위를… 까놓고 말하자면 이 녀석과의 엔조이를 아직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게 틀림없다!
“자아, 자아. 어서 말하세요. 어제 누구랑 했어요? 어제 누구랑 했길래 이렇게 주인님의 보지에 정액이 찐득하게 남아있느냐를 묻고 있는 거에요.”
손이 들어올려졌다가 짜아악 하고 엉덩이를 후려쳤다.
반질반질한 엉덩이에 뜻밖에 강한 힘으로 후려친 손자국이 파르르 떨리는 가운데, 묶인 몸이 괴로워 비틀어댔다.
“루, 루시탄….”
“무한의 주머니에 이런 걸 갖고 계신 것을 보면… 주인님도 내심 꽤 하고 싶어셨잖아요. 왕자님은 아실까? 주인님이 이런 답도 없는 결박 취향 마조 암퇘지라는 거.”
“윽….”
이 녀석의 말은 조금 심한 구석이 있지만, 매도를 듣고 있으면 가슴이 오싹해지는 기분을 느끼곤 한다. 좋든 싫든, 카테르네의 조교가 내 몸과 마음에 남긴 손톱자국은… 내 생각보다도 훨씬 짙었던 것이다.
“이런 것도 갖고 계시고요.”
“그, 그건… 버린 줄 알았는데!”
싱글거리면서 내 무한의 주머니를 뒤적거린 웬즈데이가… 오우거 딜도를 꺼내들었다. 자기도 모르게 몸이 흠칫 떨렸다.
“아, 아니, 그건 넣어둬, 웬즈데이. 이번엔 또 무슨 일이 있을지 알고!”
저걸 쓰려다가 즈왈트를 멋모르고 소환해버린 건 기억 안 나지?!
더이상 골치 아픈 사역마를 늘리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그런 것치곤, 주인님의 여기는….”
찌거억. 그 소리가 정확히 청각을 강타한 순간 볼이 확 달아올라, 불그레하게 피가 몰렸다는 것을 보지도 않고도 알 수 있었다.
“읏, 으, 앙… 하아, 하지, 마아, 하지 마.”
칭얼거렸다.
자기가 부리는 골렘한테.
웬즈데이는 즐겁다는 듯 손가락을 밀어넣었다 당기기를 반복하여 추삽질하면서, 뽀얀 살점에 제 손자국을 새긴 내 엉덩이를 핥아냈다. 찐득찐득한 침이 묻어나면서, 간질거리는 느낌에 숨이 덥게 새었다.
“싫어요.”
단호히 대답하고는, 천천히 손가락을 뽑아가는 웬즈데이는, 엎드린 채 엉덩이를 들고 있던 내 몸을 침대에 바로 뉘였다.
가브롤의 지팡이를 양쪽 발목에 묶어서… 내 마음대로 오므리지도 못하게 만들고는, 골렘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알몸을 내 앞에 그대로 드러냈다.
그녀가 골렘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은 각 구동부의 마법 문자와, 하복부의 EMETH라는 문자 뿐.
조금 아담한 체구이지만, 어디까지나 내 취향으로… 부드럽고 커다랗게 부풀린 가슴을 들이밀면서, 웬즈데이가 입맛을 다시듯 혀를 내밀어 제 입술을 핥았다.
“주인님은 루시탄 왕자님만의 것이 아니란 말이에요. 주인님은 제 거에요. 저에게도 주인님을 범할 권리가 있어요.”
그럴 권리 아무한테도 없거든!
뭐라 항변하려 벌어진 내 입에 기다렸다는 듯 구멍 뚫린 구체가 밀고들어왔다. 양쪽에 달린 끈으로, 머리 뒤로 버클을 채워 고정하는 것까지 전혀 거리낌이라고는 없다.
“이리저리 시끄럽네요, 발정기 암퇘지. 그렇게 떽떽거릴 거라면, 제가 이 오우거 딜도로 주인님을 따먹는 동안 돼지같이 꿀꿀대기나 하세요.”
너 진짜 끝나고 후환 안 두렵니?!
볼 개그 사이로 침이 맺혀 흐르는 꼴을 즐겁다는 듯이 바라본 웬즈데이가 손을 뻗어 물커엉, 하고 잡히는 내 젖가슴을 주물러대기 시작했다.
말이라는 무기마저 빼앗긴 나는, 이제 속절없이 웬즈데이의 희롱을 몸으로 받아낼 수밖에 없다. 말을 할 수 있어야 스킬을 발동하든 이 녀석에게 명령을 내리든 할 거 아냐!
“그렇게 말씀하신들. 이렇게 젖꼭지까지 세우셨으면서.”
챠릅, 챠릅, 챠릅…
웬즈데이의 혀끝이 간질이듯 젖꼭지를 휘젓고, 유륜을 침으로 적시면서 다른 손은 젖꼭지를 꽈아악, 꼬집었다. 끅, 하고 신음을 터뜨리면서 묶인 허리가 바들거렸다. 눈앞이, 어질어질해.
“전 이래 봬도 주인님을 사랑하고 있어요. 그리고 주인님도 절 사랑하고 있고요. 루시탄 왕자님한테 지지 않을 생각이거든요.”
아니, 갑자기 커밍아웃?!
내가 이런 걸 말하라고 시켰던가? 하지만 주책맞게도 발갛게 물든 내 볼 아래 입술은 긍정도 부정도 못 할 상황이라 당혹스러운 끙끙거리는 소리밖엔 내지 못했다.
“그러니까아… 주인님, 우리 같이 사랑하자구요.”
가볍게 성감을 불러일으키는 젖가슴 애무를 멈추고, 웬즈데이는 오우거 딜도를 자신의 몸에 접속시켰다. EMETH의 문자 위에 그것을 붙이고, 마력을 돌려… 까딱까딱거리는 딜도에서 전해져 오는 감촉이 정말 ‘재활’을 마친 것 같기도 하다.
자그마한 몸에 흉악한 남근.
언밸런스도, 이런 언밸런스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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