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6화 〉 1 6 / 나 자신, 로즈에게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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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더워.
나와 녀석의 몸에 땀이 축축하게 올라 싸구려 여관방에 훈기가 가득 오르고 있었다.
땀이 번들거리면서 배어나오는 얼굴이 가까워지나 싶더니 이내 입술에 입술을 짓눌러 구기듯 포개오면서 요구해왔다. 입술로 흘러든 땀 탓에 짭잘한 맛이 혀끝에 번졌다.
“읍, 츄으… 츄파아, 후우, 읏… 목, 말라아.”
그 말을 하는 뺨에도 땀이 주르륵 흘러내리고, 그러면서도 물보다 더 녀석의 입술에 제 입술을 부비면서 빠는 소리를 진득하게 내었다.
루시탄을 향해 엉덩이를 내민 채 학학, 숨을 내쉬는 조금 부끄러운 체위. 잠시 그렇게 키스를 이어가다가, 천천히 입술을 떼어간 녀석이 다시 끈질기게 좆질을 이어갔다.
"아윽, 하아, 앗… 조금만, 천천히잇. 너무, 세면… 힘들, 어."
칭얼거리는 소리가 자기도 모르게 새어나왔고, 루시탄이 조금 가학심이 치밀어오르는 얼굴로 떠억, 불막대처럼 달아오른 좆대를 뿌리까지 힘껏 질내에 처박아 밀어넣었다.
안쪽에서 들썩들썩 앞뒤로 후벼내고, 질주름과 성감대를 긁어대는 섹스가 기분좋아서 눈앞이 바들바들 흔들렸다.
전혀 의식하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신음이 마구 튕기면서 뺨이 부르르 떨렸다.저번보다 능숙해졌잖아…
혹시 지난 번 일로 내 약점, 이 녀석한테 전부 들켜버린 거 아냐? 읏, 하고 분한 듯 뒤돌아보자 오히려 히죽, 사람 열받게 하는 웃음이 돌아왔다.
"뭘. 이 정도로 우는 소리 내거나 하고 그러나? 저번에는 그러지 않았는데."
"그 때느은. 아, 읏…! 하아, 지금이라앙. 상황이 다르잖, 끄으…."
분하다.분한데. 분한데도. 이 녀석이랑 하는 섹스, 기분 좋다.
그래서 더 열받는 거고.
골반께를 손으로 꽈악 움켜쥐고 허리를 튕기기 시작할 때마다 베개에 얼굴을 묻고 으읍, 끅 하고 자꾸만 제멋대로 튀려는 신음을 살짝 내리눌렀다.
코와 입, 땀에 젖은 뺨에 눌린 베개솜 사이로 신음이 묻어나는 것을 들으면서 녀석이 무슨 표정을 짓고 있을까. 분명 사람 무지 열받게 하는 얼굴 하고 있겠지.
퍼억, 퍼억, 퍼억… 리드미컬하게 한껏 달아오른 좆대가 빵빵하게 부풀어선 지글지글 들끓어 눌어붙는 보짓살을 떨쳐내려는 양 질육을 긁어댔다.
허리가 튕겨오를 때마다 뱃속이 징징 울고 허벅지가 움찔거릴 정도로 쾌락감이 치달아서 부르르, 바닥에 눌린 가슴, 유두가 긁혀 아파온다.
“하아, 하아, 하아… 로즈, 얼굴 보여봐.”
장난스레 웃음기를 머금은 목소리가 짓궂게 등골의 패인 부분을 오목하게 꾹 누르며 채근했다.
히잇, 하고 숨을 튕기며 어깨가 바들바들 떨렸지만 얄미워서 절대 보여주지 않을 심산이었다.
그러나 확 뻗어온 손이 어깨를 붙들고 그대로 허리를 순간적으로 스퍼트를 높여 강하게 치대어 좆대가리를 질내 깊은 곳에 콱 찔러내며 붙든 어깨를 당기면 어쩔 수 없이 얼굴을 보여버리고 말았다.
쾌락감에 잔뜩 허덕이고, 열락감에 발갛게 물들어, 무척이나 녀석을 원하고 있는… 여자의 얼굴이.
몇 번이나 되풀이했는지 모를 키스를 한 번 더 겹치면서, 어깨를 붙들었던 그의 손이 이번엔 젖덩어리를 붙들고 주물러댔다.
크흡, 크흥… 살살 녹아 튀어대는 신음을 흘리면서, 그의 손가락 사이에서 젖꼭지가 서 올랐다.
양손 검지가 지분거리며 그 젖꼭지를 지그시 누르고 뭉그러뜨리며 주물렀다. 끄읍, 하는 숨소리가 목 안쪽에서 부글거리며 들끓었다.
“끅…!”
달콤하게 외마디 신음이 새었다. 들썩들썩거리는 허리가 연신 리듬을 타고 제 안을 후벼내는 감촉이 달아서 얼굴은 이미 잔뜩 풀어진 상태.
학학거리는 숨이 입과 코에서 되풀이 새면서 허리가 빠지도록 바들거렸다.
보짓살이 쫄깃하게 조여졌다. 녀석의 자지에 딱 맞을 정도로 강하게 쪼여내 문득 뒤돌아본 루시탄의 얼굴에도 초조감이 배었다.
떠억, 떠억, 떠억… 엉덩이와 고간이 부딪히는 날것 그대로의 외설적인 소리에 부끄러움을 느낀 볼이 확 달아올랐다.
“루시, 타안. 끅, 하아… 아흥, 읏. 조옴, 더어.”
“어째… 레짐에서랑 하나도 안 변했는데. 너는. 그 뒤로 이런저런 일이 있었는데 말야.”
“앗, 으! 지금 그 얘기를 굳이 꺼내는 거야…? 아윽, 앙…!”
첫인상은 뻔뻔하고 안하무인이고 철면피인데다 최악인 소년이었지.
생각해보면 지금도 뭐 그다지 달라지진 않았다. 여전히 제멋대로에, 방약무인이고, 어떤 면에서는 끝장나게 서로 맞질 않는 부분도 있었다.
그런데도 어쩌다가 이렇게 달게 느껴지게 되어버렸는지.
스스로도 신기하다고 생각했지만… 분하니까, 그 말은 더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퍼억, 퍼억, 퍼억… 아랫배를 감싼 팔이 엉덩이를 살짝 들게 하고, 그대로 체중을 실어 퍼억, 하고 내리꽂는 좆질에 귀두가 드윽드윽 질내 깊은 곳을 퍼억 쳐내었다. 읏, 싫어… 야한 소리 나와버렸어.
은은하게, 달게, 살짝살짝 끓어오르는 열락이 한층 더 체온을 덥혀서 땀방울로 번졌다.
녀석의 섹스가 만들어내는 리듬에 올라타 스스로도 솔직하게 쾌락을 탐했다. 허리를 돌리고 엉덩이를 흔들어냈다.
일견 천박하다고 할 법한 몸짓임에도 지금은 이게 왜 그렇게 당연하게 느껴졌는지.
혓바닥이 어깨에서부터 등까지 땀방울을 핥아내며 길게 침으로 이루어진 실선을 그리며 흘러갔다. 숨이 턱턱 막혔다.
혀끝이 닿는 살결이 지나치게 간질거려서 뺨이 바들거렸다. 시트를 붙들고 턱을 바들거리면서, 그제야 입가가 침자국으로 젖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녀석의 숨소리도 덩달아 높아졌다. 슬슬 루시탄도 한계에 달하고 있었다.
후우, 후우, 후우… 숨을 느릿하게 내쉬면서 조절하려 하고 있었지만 이미 그의 몸도 땀투성이. 이윽고 한계에 달한 성난 자지가, 질내에 제 씨를 내고 싶다고 바둥거리며 조급하게 보지 가장 안쪽까지 무리하게 억지로 치달아 들이박고는… 꾸륵꾸륵 하는 소리를 냈다.
“끅. 으, 으으응…!”
뱃속을 툭툭툭 때려대는 질척한 촉감에 허리근육이 꽈악 조여드는 느낌이었다.
열락에 가득 풀어져 일그러진 얼굴로 오르가즘을 맞이한 뒤, 하아, 하아… 겨우겨우 숨을 내쉬면서 허벅지를 부들거렸다.
안쪽에 미적지근한 감촉이 이리저리 들러붙어 찔걱거리는 느낌이 났다.
천천히 자지가 보짓살을 득득득 긁으면서 물러나 포옹, 하고 뽑혀나가자, 바들거리면서 살살 벌름거리는 질구에서 조금 새어버린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행위였음에도 부끄러웠던 것은 오랜만이라서가 틀림없다. 당연하지. 암.
아무튼 잠시 휴식. 녀석은 물러나 앉은 채 숨을 내쉬었고, 나도 나대로 그대로 엎드린 채 누워서 아직도 더워하는 몸을 쉬이면서 숨을 골랐다.
어느 쪽이든 땀투성이가 될 정도로 지쳐버렸다….
“그러고보니.”
“…응?”
눈을 깜빡거렸다. 루시탄은 한숨 비슷한 것을 짓더니, 다음에 꺼낼 말을 그다지 내켜하지 않는 눈치였다.
“스카웃 이야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후욱, 후욱… 물러나 앉았던 루시탄이 벌써 기운을 되찾았는지 슬그머니 다시 다가왔다.
정말, 그 나이 애들은 체력덩어리라는 말은 들었지만. 불쑥 말을 꺼냈다. 올려다보면서 눈을 깜빡거리니 너스레를 떨며 어깨를 으쓱인다.
다시 주무르기 시작한 젖무덤에서 손을 떼지 못하고 연신 매만져대면서. 가슴 닳겠다, 이 색골 녀석아.
“나도 곧 왕도를 떠난다. 아무래도 아버지한테… 후우. 이번 일로 미운털이 단단히 박힌 모양이야.”
“헤에. 어디로 가는데?”
“이름만 걸어놓은 내 영지. 남부의 알브레히트 남작령이다. 말이 좋아 왕명을 받든 감찰역이지 일종의 식객이나 다름없이 지내라더군. 유배나 마찬가지야. 하여튼 일국의 국왕이면서 어지간히 아버지가 속이 좁아야지.”
그러면서 가히 크게 기분이 나쁘지 않은 얼굴 하고 있으면서.
샐쭉한 표정을 지으니 팔이 허리에 감겼다. 가까이에서 녀석의… 조금은 남자다운 땀냄새가 훅 풍겨서 눈꺼풀이 바들거렸다.
지난 번 레짐에서보단, 이번 일로 이 녀석도 남자가 된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니 참 이상한 기분이었다. 뜨끈하고 간질거리고, 조금 겸연쩍은 게.
읍, 하고 또다시 입술이 포개어졌다. 츄읍, 쯉… 질리지도 않게 키스를 주고받으면서도 뺨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한번 숨이 가빠올 때까지 입술을 맞대고 있다가, 잠시 떼서 하악거리며 숨을 가누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다시. 한 번 더. 한 번 더.
“그래서 말인데.”
…잠시 또 입을 뗀 사이에 조금 주저주저하더니 어울리지 않게 겸연쩍어하면서 루시탄이 말을 꺼냈다.
무슨 말을 할지 예상은 갔지만, 지금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화제라서 녀석의 입을 막아버렸다. 뭐, 제안은 솔직히 기쁘다고 생각하지만 말야. 그래도 아직은…
“갈게. 내가 한 사람 몫의 마법사가 되고 나면. 그때.”
그 말에 잠시 녀석의 얼굴에 유감과 고민이 번졌지만, 이내 특유의 표정인 입가를 슬쩍 밀어올리면서 살짝 내 옆구리롤 꼬집었다. 윽, 뭐 하는 짓이냐고.
“그럼 그때까지 좋은 영지를 만들어두고 있어야겠는데.”
“기대해야겠네.”
피식, 마주 웃었다. 살짝, 입술만 맞대는 입맞춤이 잠시 머물렀다가 떨어졌다.
다시 몸이 겹쳐지고, 포개어지고, 뒤엉키는 동안. 길고 길었던 그 밤도 서서히 지나가고 있었다.
아침이 밝고 나면 제 갈 길로 흩어질 것이고, 당분간은 서로 만나는 일도 없을 테지. 그냥, 지금이 너무 빨리 지나가지만 않길 바라며.
이 다음의, 서로의 아침을 맞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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