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화 〉 1 3 / 내가 본 왕자 중 최악의 왕자 루시탄에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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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남자라고 자신 있게 소개하기에는 아직 조금 덜 영근, 그러나 단단하게 마디가 억센 손이 딱 하고 청바지의 버튼을 풀어냈다.
지이익… 바지 지퍼가 내려가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겨우, 아직도 자신이 외출했을 때의 차림 그대로였다는 것을 의식할 수 있었다.
“읏, 아… 으으응…”
목소리가 달게 떨렸다. 폴라티가 허리께에서부터 어깨 부근까지 끌어올려져 브래지어에 감싸인 젖가슴이 어둠 속에서 살짝 부끄러운 듯 드러났다.
조그마한 입술이 반대로 손으로 목 부분만 붙잡아 살짝 젖혀 목선을 하얗게 드러내게 하곤 깨물어 정복욕 어린 잇자국을 새겼다.
침대를 짚고 버티는 가느다란 팔이 후들후들 떨리고 있었다. 긴장하고 있었다.
“아까는 그렇게 드세게 굴더니, 막상 일해야 할 땐 꽤 얌전하군?”
“그런 거 아니… 으, 하윽…!”
거칠어진 숨이 살살 새어 나오고, 폴라티 안쪽에서 식은땀이 점점이 번졌다.
그의 손이 청바지 윗춤을 잡고 천천히 끌어내리자 자기도 모르게 허벅지가 좁혀들었다. 뭐지, 부끄러워하고 있는 건가… 나?
“뭐 하고 있어, 창녀. 나한테 전부 시킬 셈이야? 그래서 돈 벌겠어?”
“그런 게 아니… 조, 조금 진정하고 생각할 시간을 주라고요….”
조금 전의 이야기와 지금의 상황이 도저히 맞물리지 않아서 머릿속이 어지럽단 말야.
일이라고 생각하면 아무렇지도 않을 터인데, 어째서인지 가슴의 술렁거림이 멎지를 않는다.
역시 조금 전에 이 방에서 주고받았던 이야기들이 자신에게 너무 비현실적이어서일지도 모르겠다.
이 나라의 왕권과 관련된 일에 개입해야 하는 일이니, 머릿속이 어지러운 건 당연하긴 한…데.
“진정하고 생각해봐야 어차피 시간 낭비니까 그냥 상황이 되는대로 행동하라고. 너 생각 많이 하는 타입 아닌 거 알겠으니까.”
“그런 걸 이런 상황에서 말해요, 보통…? 읏….”
조금 어이가 없는 나머지 발끈해서 항의하려는 찰나, 귀찮다는 듯 억지로 손이 옷자락을 붙잡더니 그대로 위로 끌어올려 폴라티의 나머지까지 벗겨나갔다.
꽤 거리낌 없는 제멋대로인 손길이어서, 오히려 이 녀석의 여성 편력이 궁금해질 정도다. 그야 물론 일국의 왕자나 공주쯤 되고 보면 상대가 없는 게 더 이상하겠지만.
이렇게 되니 조금 부아가 치밀었다. 정신 차려, 나. 정신차리라고 로즈. 윤장미. 이럴 때 마담 윕이 뭐라고 했는지 떠올리라고.
…유감이지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하지만 이럴 때 우물쭈물했다고 손님에게, 그것도 왕자에게 클레임이 들어오는 순간 마담 윕이 뭐라고 할지를 생각하면 일목요연해진다.
좋아, 해주겠어.
크흥, 하고 콧김을 한 번 강하게 내고는 제 몸 위에 올라탄 그의 어깨를 짚었다.
브래지어 아래 젖가슴을 주물러대며 목을 깨물어 집요하게 제 입자국을 남기려 하던 왕자는 제지의 손길인 것으로 착각했는지 눈썹을 살짝 꿈틀거렸다.
일단 무시하기로. 아, 그래도 상대가 왕자라 아무리 그래도 좀 쫄린데.
딸깍, 하고 자신의 손이 브래지어의 후크를 풀었다. 아래 눌려있던 젖가슴이 출렁거리면서 내려앉자 그의 눈이 조금 흥미롭다는 이채를 띠었다.
후우, 하고 긴장감에 살살 떨리는 손을 내려 팬티까지 벗어내려, 그 아래 아직 살짝 다물려있는 보짓살이 두덩을 이루고 있는 것까지 보이게 된다…
노골적으로 닿는 시선에 볼이 타들어 갈 듯 뜨거워졌다.
그는 어느새 거만한 표정으로 침대 머리맡에 등을 기대고 앉아 내 하는 꼴을 즐겁다는 듯 구경하고 있었다. 후우, 후우… 조금 달아올라버린 몸.
아직 이렇다할 것도 하지 않았는데 젖꼭지는 살살 서올라 미세하게 배어나온 땀에 젖어있었다.
어째 조금 머리가 어질어질하고 몸이 근질근질한데다 미묘하게 열에 떠서, 평소의 자신답지 않았다.
손으로 침대의 시트를 짚고 천천히 왕자에게 다가갔다.
아래층 방에 비치된 것들과는 달리 솜을 가득 채운 침대가 푹신하게 두 명분의 체중을 받아내면서, 어딘지 조금 현실감이 엇나가는 기분이었다.
딸깍… 왕자가 입고 있는 바지의, 호박으로 된 단추를 이로 물어 풀어내곤 바지춤을 물고, 손으로 바짓자락을 붙잡아 살살 내려내었다. 품이 조금 넓은 바지는 어렵지 않게 내려갔, 는데….
“…에.”
눈을 깜빡였다. 올려다보니, 뭐가 잘못됐냐는 듯 내려다보는 시선도 마주 깜빡였다.
이건 내가 자존심이 상해야 할 대목일까, 아니면 이 왕자를 불쌍하게 봐야 할 대목일까.
그의 자지가 여전히 힘없이 축 늘어져 쭈글거리는 것을 보면, 혹시 발기부전이라는 게 형이 아니라 이 녀석의 얘기가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하고 싶은 말은 알겠는데 난 멀쩡하다고. 단지, 흠. 네가 별로 내켜 하지 않는 것 같아서 영 꼴리지가 않은 것뿐이야.”
“아, 제가 화를 내야 할 타이밍이었네요, 이건.”
아, 그게 정답이었다. 부아가 확 치밀어서, 눈을 가늘게 뜨고 기묘한 사명감에 불타올라 덤벼들었다.
후욱, 하고 숨을 내쉬고는 천천히 아직 단단히 서오르지 않은 자지 끄트머리를 입술로 머금었다.
츄읍, 쬬옵… 쯉, 츄으…
침을 잔뜩 머금은 혀가 입안에서 천천히 느릿하게 구르며 껍질을 훑어내고, 끄트머리가 귀두를 적셔내면서 요도구를 살살 핥았다. 조금…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결국 이러니저러니 해도, 자신에게도 나름대로 그런 적성이 있는 것일 테지. 손으로는 뿌리께를 살살 찝어 흔들고, 다른 손으로는 아래 늘어진 불알을 매만졌다.
흠칫, 흠칫 하며 반응하는 게 조금 재밌다.
“하면 할 수 있잖아.”
방금 전보다는 조금 거칠게 숨이 배어든 목소리.
이러한 시중을 받는 것에 자못 익숙하다는 양 굴고 말이야. 오기가 생겨서는 일부러 빨아내는 소리를 좀 더 노골적으로 흘리며 혀끝으로, 조금 드러낸 살기둥을 간질이듯 살살 핥았다.
후우, 후우… 하고, 숨을 내뱉는 소리가 지분거렸다. 아,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하면 할 수 있잖아요.”
눈꼬리를 야살하게 휘면서 받은 말을 되돌려주니 그도 피식하고 웃음을 터뜨리고는 영차, 하고 느긋하게 앉아있던 자세에서 조금 몸을 일으켰다.
들썩들썩거리는 허릿짓. 단단히 서기 시작한 자지가 입안에서 부풀어 올라 눈두덩이 파르르 떨렸다. 제 눈으로 크기를 확인하지 못하니, 오히려 크게 부푼 것만 같다.
조금 풍선 부는 것 같네.
우읍, 후으… 츄으, 하음.
살짝 몸을 덥혔던 부끄러움이 천천히 흥분 쪽으로 불이 옮겨붙고, 방정맞게 엉덩이를 들썩거리며 다리 사이로 그 열기가 다시 옮아갔다.
내쉬는 숨도 천천히 신음과 교성으로 번져선 다시 그런 자기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까지 옮아가고. 그 모습을, 아마 자기보다 조금 연하일 남자에게 보이고 있다는 건…
생각보다, 부끄러운 일이었다.
“일이 이렇게 된 마당이니 기왕 사족을 붙이자면 말이지.”
조그마한 손이 머리에 얹어져선 살짝 쓰다듬는다. 눈을 깜빡이면서 올려다보니 그가 어깨를 살짝 으쓱였다.
“여자랑 같이 방에 들어갔는데 둘 다 멀쩡하게 나왔다는 말이 새면 나한테도 별로 좋지 않은 소문이 돌거든. 그러니까 내 처지를 좀 이해해줬으면 해서.”
“흐응. 후우… 왕위를 내팽개치기엔, 하압. 그 편이 더 좋지 않아요?”
“이봐. 국왕 폐하는 국왕이기 이전에 내 아버지라고. 사내자식 둘 있는 게 둘 다 제대로 제 자지조차 세우지도 못하는 불능이라는 소문이 돌면 어심(?心)이 어떠시겠어?”
빨면서 말하지 마, 하고 조금 투덜거렸다.
흐응. 그나저나 제법 기특한 구석도 있고 말야.
처음에는 애벌레마냥 쪼물쪼물거렸던 게 이제는 제법 사내 티가 나는 사이즈로 부풀어선, 입안 여기저기를 퍽, 퍽 치달아대는 게 꽤 와일드했다.
읍, 읍… 눈앞이 조금씩 일그러지는 것 같다.
“복잡한 생각 같은 건 침대에선 안 하는 타입 아니었어요?”
이 말도 한 번 돌려주자, 흥, 하고 코웃음치곤 입꼬리를 말아올려 그가 웃었다.
무릎으로 침대 위에 몸을 지탱하고 반쯤 서서 머리카락을 붙잡혔다. 살짝 끄덕, 하고 동의하자 이내 추삽질이 시작되었다.
읍, 읍, 읍… 하고 앓는 듯이 끙끙거리는 내 비음과
학, 학, 학… 하고 뛰는 듯이 헐떡거리는 그 호흡이
겹쳐지고, 포개지고, 뒤엉키고, 섞여들고, 얽혀가서.
“후으… 으, 핫… 아흑, 크흐응.”
입안을 마구 날뛰는 그의 자지가 여기저기를 불뚝하게 서오른 귀두로 쳐내었다. 혀뿌리를 후벼파고, 입천장을 들이받고, 볼살을 두들긴다.
자기도 모르는 사이, 볼을 옴폭하게 좁히면서까지 좆기둥을 음란하게 빨아대는 표정이 희미하게, 그의 눈동자에 비쳤다.
사내의 흥분한 냄새가 코까지 슬그머니 기어올라, 그 냄새가 후욱… 숨으로 비어져 나왔다.
퓨븃, 퓨븃, 퓨븃…
잠깐 미세하게 들썩거리고, 빵빵하게 부풀어오른다 싶더니, 이내 입안에서 하얗게 자지가 포화했다. 끅, 하고 입안 여기저기에 걸리는 찐득한 감촉.
눈꺼풀이 바들거리는 것까지 느껴질 정도로 민감해져서는 천천히 좆대가리가 입술을 긁으며 빠져나갔다. 침과 왕자 스스로가 낸 정액으로 번들거리는.
꼴깍, 입 안 여기저기에 들러붙은 정액을 혀로 그러모아 침과 뭉쳐 한덩어리로 모아 삼킨다.
왕자의 정액이라고 특별히 무엇인가 독특한 풍미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쓰고, 질겅거리는 그냥 그럴 뿐인 맛.
“솔직히 맛은 없어요.”
“그럼 굳이 삼키진 말지 그랬어?”
“왕자 앞에서 그런 불경한 꼴을 어떻게 보여요?”
농담을 한 마디씩 주고받고는, 조금 덥게 느껴지는 침대에서, 이번엔 이쪽이 등을 대고 누웠다.
활짜악…하고 탐욕스레 열리는 두 다리 사이, 이미 보짓살은 탱글하게 영글어선 살이 올라 바들거린 채,
눅진눅진한 습기를 머금어 찐득거리고 있었다.
살짝 도발적인 웃음을 입에 물곤 그를 올려다보았다.
“여기 포주는 대체 창녀 교육을 어떻게 하는 건지. 한번 빨았다고 냉큼 왕자 자지 받아먹을 생각이나 하고 말야.”
자못 농담조로 한마디 더 보태고는, 그가 이번엔 자신의 어깨를 손으로 붙잡았다. 하앗, 하고 조금 기대감을 머금은 숨을 내쉬어버렸다…
파르르, 살결이 떨리는 것을 느끼는 사이, 다른 손이 투실하게 살이 오른 젖가슴을 잡아 주물렀다. 윽 하고 저릿한 느낌. 서 있었다.
긴장한 가운데 파르르 떨리는 젖꼭지. 볼도 데인 듯불그레하게 물들었다.
“그래도 기꺼이 먹게 해 주실 거면서요.”
“한 마디도 질 생각도 안 하고 말야.”
즈북, 즈북, 즈북…
한 발 낸 뒤에도 단단하게 차오른 좆대가리가 천천히 질구를 간질여서, 살살 코에 걸리는 숨을 내쉬니 그의 입가에 살짝 짓궂은 가학심 어린 웃음이 걸렸다.
꾸득꾸득, 드드득…
앗, 아아, 아흣. 자신의 입에서 새어나오는 달짝지근한 숨소리가 자신의 것이 아닌 것처럼 들렸다.
아랫배를, 골반을 벌려내며 밀고들어오는 단단한 살기둥. 크흐응, 하고 쫀득쫀득하게 보짓살이 들러붙는 것을 득득 긁어내는 것이 기분 좋았다.
후우, 하고 그의 뺨에서 배어나온 땀이 턱을 타고 흘렀다가, 뚝 떨어졌다. 무심코, 의식하지 못한 입술이 멋대로 열렸다.
“루시, 탄….”
왜 거기서 이름을 불렀을까.
윽, 하고 잠시 의미 모르게 입술을 깨물고 침묵하는 그.
아직 그의 눈에 비친 자신은 구불구불한 금발에, 푸른 눈동자. 그리고 흰 살결이 불그레하게 물들어 있었다.
대체 그 시선 너머에서 어떤지나간 시간과 기억, 마음의 파편이깨진 그대로 흩어져 있는 것일까.
“하윽, 으…!”
이와 이가 맞물렸다. 콰악, 가슴을 쥐여잡는 손에 힘이 들어가고, 다른 손이 옆구리를 붙잡았다.
이내 추삽질이 이어졌다. 기세를 타고, 퍼억퍼억퍼억… 살 부딪히는 소리가 잘도 요란했다.
아아앙, 하앗, 아…! 끅, 히잇. 응. 핫.
기분 좋, 앗. 기분 좋아. 크기도, 기교도 평범한데, 그의 자지가 물러났다가 쳐내어지는 순간, 질퍽질퍽하게 녹은 보짓살을 귀두가 드으윽 긁어내는 순간을 유독 강하게 의식하게 되었다.
왕자라서? 아니, 그게 아니었다.
눈앞이 아찔해지고, 빙글 돌아서, 머릿속이 들끓었다.
“하아, 하아, 하아… 그래, 틀림없어…. 필요했던 건 너였어. 너였다고.”
만족감 짙은 목소리였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는 모른다. 무엇에 필요로 하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 또한 자신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지금의 자신이 그러하듯이.
윽, 하고 무의식중 팔이 그의 등에 감겼다. 다리가 허리를 교차하여 감겨붙었다. 한층 더 매달리듯이 몸을 밀착하고, 스스로 허리를 떨었다. 엉덩이를 튕겼다.
“필요하, 면… 써먹, 으… 라구, 읏…!”
리듬이 일그러진다. 철벅, 철벅, 철벅하고 진흙발이 진흙탕을 마구 짓밟았다.
그저 학학거리며 이 순간만은 서로를 필요로 하는 남자와 여자가 맞물리고 있을 뿐인 시간이었다.
일그러졌다. 뒤집혀갔다.
질퍽질퍽, 하고 마구 들이받을 뿐인, 기술이라곤 전혀 없는 우격다짐 가득한 전력질주에 불과한데.
마구 때려붙는 곳마다, 들이받는 곳마다 눈앞이 하얗게 퍼질 정도로 쾌락감이 스치는 건 왜일지.
아, 으응, 기분 좋아, 더, 찔러줘요. 따먹, 어.
이렇게 천박한 목소리가 자신의 것이라는 것에, 현실감이 거품처럼 녹아내리고 있었다.
벌어진 입술에서 침이 주륵 흘러 턱으로 비어져내리고, 출렁거리는 가슴에서 젖꼭지가 선 채 흔들린다.
자지가 보지를 찍어누르는 연결부는 끈적하게 배어나온 씹물이 좆뿌리와 부딪힐 때마다 탁탁 소리를 내어 거품으로 일었다.
“학…. 아흥, 좋, 앗… 왜, 이렇게엣.”
기분 좋은 거냐구.
안 돼, 갈 것 같, 아… 퍽퍽퍽퍽퍽, 하고 이제는 인터벌조차 없는 좆질이 무엇인가에 강하게 채찍질 당한 덜 길들여진 야생마처럼 범하고 있었다.
숨통이 필요한 호흡을 따라가지 못해 헐떡거리며, 끄윽… 하고 질주름이 음란하게 좆대에 달라붙었다. 꽈아악, 조여 붙었다.
큭, 하고 그의 이에서도 신음이 새었다. 가능한 깊은 곳까지, 귀두가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여들어왔다. 부르르, 허리가 한 번 바들거리며 떨렸다가… 비틀렸다.
“힉, 우, 아아아앗…! 아흐윽, 오곳…!”
뷰릇, 뷰릇, 뷰릇, 뷰릇, 뷰릇…
스스로가 낸 것이라곤 생각하기 힘든 천박한 신음이 부지불식간 입에서 튀어올랐다. 질척질척하고 찐득찐득한 소리가 뱃속 여기저기에 제 흔적을 남기고, 그대로 절정에 감겨 녹아들었다.
하아, 하아, 하아… 숨이 차올랐다가, 천천히 더디게 가라앉으며, 그가 자신의 어깨를 짚고 숨을 헐떡이는 것이 보였다.
빠끔거리면서, 학학학, 내쉬는 숨에 취해, 자신이 한 적 없는 소리를 내게 했다.
“아, 아직… 나, 나아.더 할, 수 있… 어요.”
더 할 수 있느냐고 그에게 묻는 것도 아니었다. 숨이 턱에 닿도록 헐떡이는 와중, 머릿속이 어질어질해 내뱉은 말이 무슨 뜻인지, 채 갈피가 잡히지 않았지만…
아직도 밤이 이렇게 길게 남았다면.
그 갈피, 굳이 붙잡을 필요 없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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