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부 (6/17)

6부

아내를 처음 만난 것은 친구의 소개를 통해서였는데, 처음 만난 날 그녀를 집에 바래다주며 서로의 호감을 확인하였고, 그리고 바로 다음 날 연애를 시작했다.

누가 들으면 열정적인 사랑으로 불 같은 만남을 가졌던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것은 아니었다. 둘 다 나이가 적지 않았고, 이제 연애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감이 있었다. 그런 와중에, 이 정도 사람이라면 괜찮지 않겠나 하는 정도의 마음이 서로에게 있었을 뿐이다. ‘참 재미없게 시작한 연애’ 라고 아내와 나는 우리의 첫 만남을 평가하였다.

연애를 시작한지 몇 달 지났을 때 우리는 바로 결혼을 해버렸다. 나이가 있는 만큼 급박한 결혼이었다. 아내의 나이 서른넷, 내 나이 서른여덟이었다.

우리의 첫 섹스는 신혼여행을 갔던 첫 날 밤이었다. 믿기 힘들겠지만, 연애를 하는 동안 우리는 단 한 번도 섹스를 하지 않았다. 우리의 첫 만남만큼이나 첫 섹스 역시 ‘참 재미없게 시작한 것’이었다.

다만 놀라운 것은, 아내가 처녀였다는 것이다. 처녀와 섹스를 해보는 것은 나에게 있어서 처음 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나는 깜짝 놀란 마음으로, 하얀 시트를 붉게 물든 그녀의 피를 한참 동안, 그리고 물끄러미 들여다 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연애는 적지 않게 해봤지만 그 누구에게도 몸을 주지는 않았다고 했다. 신기한 일이었다. 그 나이가 될 때까지 처녀성을 간직하고 있는 여자가 있다니, 나로서는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어쩐지 나와의 섹스도 그렇게나 결혼 후로 미뤘던 태도가 그제야 이해가 되는 것이었다.

일종의 정조와도 같은 이런 점은 아내에게 충분히 감사를 해야 하는 일이었지만, 그러나 한 가지 이상한 점이 있었다. 보통 삽입으로 인해 쾌감을 얻는 것은 충분한 경험이 있은 후에야 가능한 것이고, 첫 경험에서 쾌감을 느낀다는 것은 무척 드문 일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아내는 자신의 첫 경험이었던 그날, 많은 쾌감을 느낀 것이었다.

물론 첫 섹스는 제대로 하지 못했다. 나는 그녀가 처음이라는 것을 모른 채 관계를 시작했으므로 그녀가 충분히 젖었을 때 그냥 삽입을 해버렸는데, 쾌감의 신음이라기 보다는 고통의 신음을 하는 그녀가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었다. 처음이냐고 물으니 처음이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최대한 부드럽게 살살 삽입을 했는데, 그래도 아내는 견디지 못하겠다며, 너무나 아프다면서 빼달라는 것이었다. 삽입을 한 뒤 다섯 번인가 여섯 번, 그 정도만 움직였을 뿐이었다. 나는 그녀의 요구대로 그대로 빼버렸고, 아내는 얼굴을 붉히며 욕실로 들어가버렸다.

새빨간 피가 하얀 침대 시트를 적시고 있었다. 신기한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단념하고 그대로 잠들려고 하였는데, 내 품에 꼭 안겨 있던 아내가 한 번 더 하자고 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녀가 나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내 성욕을 풀어주고자 그러는 줄 알았다. 그래서 됐다고 했더니, 아내는 약간 삐친 듯이 나에게서 등을 보이며 돌아 눕는 것이었다.

당신과 섹스를 하지 않겠다는 말은 아직 경험이 없는 당신을 배려하겠다는 뜻이었는데, 그 말을 오해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나는 토라진 그녀를 달래주고자 살살 애무를 하며 섹스를 다시 시도해보았다.

여전히 쉽게 들어가진 않았다. 그녀 또한 아파했다. “그만 둘까?” 하고 물어봤지만 아내는 계속 하라고 했다. 그렇게 섹스를 시작했는데 아내는 계속 아파하는 것 같았다. 아프냐고 물어봤더니 조금 아프다고 대답했다. 그만 두는 것이 좋지 않냐고 물었더니 그러지는 말라고 대답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사정을 할 때까지 섹스를 즐겼다. 나는 아내에게 고맙다고 말했고 아내도 나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그대로 잠을 자려고 했는데, 살짝 잠이 들었을 때 아내는 나를 흔들어 깨우는 것이었다.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한 번 더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한 번만 더 해보고 싶어.” 하고 아내는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부끄럽게 말하는 것이었다.

“정말로 더 하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하고 물으니 아내는 수줍게 고개를 끄덕였다. 신기한 일이었다. 첫 경험에 이렇게나 느끼다니…

나는 한 번 더 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으나 아내가 그렇게 원하길래 한 번 더 했다. 다행스럽게도 발기는 잘 되었고, 이번에는 전 보다 더 잘 들어가는 것이었다.

그렇게 한 번 더 하고 잠을 자려고 하는데, 이번에는 아내가 이불 속으로 얼굴을 집어넣더니 내 것을 빨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아내는 한 번 더 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섹스를 오늘 처음 하는 여자가, 이렇게 섹스를 원한다는 것이 무척 의아하기도 했지만 그것 보다 더욱 이상했던 것은, 내 것을 입으로 빠는 그녀의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섹스를 오늘 처음 했다면 남자의 것이 어떻게 생겼는지 제대로 알지도 못할 것 같은데, 그녀는 스스럼없이 내 것을 입에 넣고 쪽쪽 빨아대는 것이었다. 어찌나 잘 빨던지, 나는 시뻘겋게 충혈된 눈을 해가지고 결국 한 번 더 그녀와 섹스를 해버렸다.

그로부터 한참 지났을 때, 나는 아내에게 그것에 대해 물어보았다. 처음 섹스를 했다면 남자 것이 징그럽게 보일 것이며 그것을 입에 넣을 생각은 하지도 못할 텐데 어떻게 그렇게 한 것이냐고, 게다가 너무 능숙하게 빨아대서 놀라웠다고 아내에게 말했다. 나의 그런 질문을 아내는 불쾌하게 여기길래, 내가 당신의 첫 남자라는 것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며 다만 궁금해서 그렇다고 애써 설득시켰더니 아내는 그제야 마음을 풀고서 그것에 대해 술술 털어놓는 것이었다.

“많이 봤어. 많이 봤기 때문에 이상하지 않았고, 또 빠는 것을 많이 봤기 때문에 어색하지 않았어.” 하고 아내는 대답했다.

“많이 봤다고? 어디서?”

“영상에서… 포르노 같은…”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이었는데 아내는 야동이라고 불리는 포르노에 푹 빠져 있었다. 무려 십 대 초반부터, 아내는 장인어른의 비디오테입을 돌려보며 거기에 심취해 있었던 것이다.

처음 자위를 한 것도 그때부터였다. 영상 중에는 여주인공이 자신의 클리토리스를 문지르며 자위를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아내는 그 부분이 인상 깊어서 한 번 따라 해봤다고 했다.

끔찍할 정도로 아찔한 쾌감이 머리까지 전해졌다고 한다. 세상에 이렇게 짜릿한 일이 있었다니, 그래서 그녀는 그것을 알게 된 날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잠들기 전에 자신의 클리토리스를 문질렀다는 것이다. 잠을 자기 위해 누우면 자연스레 손이 아래를 향했고, 잠들 때까지 계속 문질러댔다는 것이었다. 이불을 뒤집어 쓰고 터져 나오는 신음을 꾹 참으며 그녀는 그렇게 자위에 몰두했다고 한다.

또한 삽입 자위도 적극적으로 즐겼다고 한다. 손가락을 넣는 것은 흔한 일이었고 연필이나 딱풀 같은 것은 그녀의 좋은 딜도가 되어주었다. “처녀막은 내 껄 넣기 전까지 그대로 있었잖아?” 하고 물어봤더니 아내는 이렇게 대답했다.

“이렇게, 그리고 이렇게 (하면서 아내는 다리를 쫙 벌리고 자신의 손가락을 그곳에 넣는 동작을 나에게 보여주었다.) 손을 넣으면 처녀막을 건드리지 않고 삽입자위를 즐길 수 있어. 익숙해지면 연필을 넣어도 처녀막을 건드리지 않으며 삽입시킬 수 있거든.”

그러나 구멍이 넓어지는 것이 두려워서 딱풀 이상의 것은 차마 넣지 못했다고 한다. “굵은 것을 넣고 싶어서 미치는 줄 알았어.” 하고 아내는 지난 날을 추억하였다.

내 것을 잘 빠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굵은 것을 넣고 싶어서, 이를테면 오이 같은 것을 손으로 잡기만 해도 그걸 넣고 싶어서 식은 땀을 줄줄 흐르는 것이었다. 그럴 때면 그걸 입에 넣고 쪽쪽 빨기 시작했다. 입으로 빤다고 해서 그리 기분이 좋을 리는 없었지만 그래도 포르노에서 봤던 그 장면을 상상하며 그것을 페니스라고 여기며 쪽쪽 빨아대면, 그렇게 입으로 하기만 해도 아래가 젖어와서 너무나 좋았다는 것이다.

“그래도 내 껄 직접 봤을 땐 이상하지 않았어?” 하고 물어봤더니, 그녀는 사실, 남자의 것을 처음 보는 건 나와 섹스를 시작했던 그날이 아니라고 솔직히 대답해주었다. 한동안, 그 사실을 숨기고 있었는데 한 번 터진 이야기는 수습이 되지 않은 채 그녀의 모든 과거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었다. 자기 이야기에 심취한 그녀는 활짝 웃으며 다음과 같은 일화를 이야기해주었다.

아내가 스물아홉이었던 어느 날, 이제는 섹스를 하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성욕이 강해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남자만 보면 그를 향해 다리를 벌리고 싶어서 미칠 것 같았다고 한다. 길을 걷다가 어떤 남자가 강간을 하려고 위협을 한다면, 마지 못하는 척 길가에 발라당 누워서 팬티를 벗고 다리를 쫙 벌려주는 상상을 수도 없이 했다고 한다. 그러면 남자는 자신의 굵직한 그것을 그녀에게 넣어주고 마구 박아대는 것이다. 그녀는 그런 장면을 수없이 상상하며 자위로 스스로를 달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성에 차지 않았다. 부족함이 너무나 컸다. 이제는 더 이상 견딜 수 없다고, 내 아래구멍에 그것을 넣지 않고는 미쳐버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른 것이었다.

그러나 결혼 전에는 섹스를 하지 않겠다는 그녀의 신념을, 바로 그 신념을 지금까지 지켜온 것이 너무나 아까웠다. 누군가에게 쉽게 줄 몸이었다면 애초에 줘버렸을 텐데, 그래서 그녀는 하는 수 없이 빨리 결혼을 해버리기로 결심한 것이었다. 그래서 평소에도 만만하다고 생각했던 같은 직장의 동기를 꼬시기로 그녀는 결심했다.

처음에는 순조로웠다. 둘은 연애를 시작했고, 연애를 시작한 날 저녁에 키스를 나누었다. 키스를 처음 한 날, 제발 그 남자가 자신의 아래를 만져주길 바랬으나 아쉽게도 그 남자는 가만히 있었다고 했다. 남자의 혀가 자신의 혀와 뒤섞이는 동안, 그녀의 아래는 축축히 젖어왔고, 견딜 수가 없어서 그녀는 골반을 씰룩씰룩 비틀어대며 자신의 성욕을 간신히 참고 있었다. 그러나 이 눈치 없는 남자는 거기에 손을 넣어주지 않고 그냥 키스만 하다가 집으로 돌아갔다는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두 사람은 시외로 나가기로 했나 보다. 그녀는 그 남자를 만나기 위해 버스를 타고 약속장소로 가고 있었는데, 버스 안에서 기둥을 붙잡고 있는 동안, ‘남자의 그것도 이 기둥과 굵기가 비슷하겠지’ 하는 마음에 갑자기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르더라는 것이었다.

순식간에 아래가 축축해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아래로 굵직한 것이 확 박혀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머리가 아찔할 정도였다. 그녀는 서 있는 것도 힘들어 다리를 비비 꼬고 있었다고 했다. 애액은 팬티를 흥건히 적시고 있었고 그녀의 아래는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계속 움찔거리고 있었다. 보지의 입구가 움찔움찔 제멋대로 움직이며 그녀를 내내 괴롭히고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그 남자를 만나 고속도로를 운전하며 어디론가 가고 있을 때, 그녀는 남자의 자지가 그리워서 현기증이 날 정도였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앞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굵직한 기둥에 박히고 싶다는 생각만이 그녀의 머릿속에 가득했다.

교통정체로 차가 막히고 있을 때, 그녀는 그만 그 남자의 그것을 손으로 붙잡아버렸다. 남자는 화들짝 놀라서 이게 무슨 짓이냐며 그녀를 나무랐다. 그러나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미 제 정신이 아니었다. 지퍼를 내리고 팬티를 벗겨서 결국 그 남자의 페니스를 바지 밖으로 빼낸 것이었다. 운전을 하고 있던 그 남자는 제대로 저항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항상 영상으로만 접하던 것을 실제로 보게 되니 무척이나 신기했다고 한다. 얼마나 반가웠던지 그것을 보는 순간 아찔했던 현기증도 갑자기 사라져버렸다고 한다. 반가운 마음에 그것을 살살 손으로 만졌고, 당연하다는 듯이 그것은 단단하게 발기가 되어버렸다.

그녀는 그 느낌이 너무나 좋았다. 단단한 그 감촉, 이런 것이 아래로 들어오면 정말 좋겠다는 강렬한 욕구, 그리고 은은하게 느껴지는 그 찌릿한 냄새, 그녀는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그래서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그대로 고개를 숙여서 자동차 핸들 아래로 고개를 집어넣었다. 그 남자의 페니스를 입에 넣으려고 한 것이었다. 남자는 당황했지만, 사실 그 쾌감이 싫은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갑작스런 쾌감 때문에 그녀를 차마 멈추게 할 수가 없었다. 결국 그는 차를 갓길로 이동시켰다.

그녀는 처음 보는 남자의 그곳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도 하고 그걸 입에 넣어서 빨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만져보며 감촉을 느껴보기도 하는 등, 그 동안 참고 있던 페니스에 대한 호기심을 그 남자를 통해 모두 풀어내고 있던 것이다.

남자의 정액이 그녀의 입안으로 사정되었을 때, 그녀는 그 맛이 신기하기도 했고 일부는 입 밖으로 조금 뱉어내서 바라보기도 했다. 영상으로만 보던 그것이 눈 앞에 실존하자 그녀는 너무나 신기했다. 견딜 수가 없을 정도였다.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그만 다리를 벌리고, 팬티에 손을 넣어서 자위를 시작했다. 얼굴은 시뻘겋게 달아올랐고, 한 손으로는 사정을 마친 남자의 페니스를 쥐고 있었다.

이성을 잃은 것이었다. 자신의 질 속으로 두툼한 자지가 들어와줬으면 좋겠다고 그녀는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남자 역시 무척 흥분하였지만 그렇게 자위를 하는 그녀의 가슴을 조금 주무르는 것이 그가 토해내는 성욕의 전부였다. 남자가 자신의 가슴을 만져주는 것 또한 처음 있는 일이라서 그녀의 머리가 하얗게 타버릴 정도로 짜릿했지만,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었다. 만약 이 남자가 조금 과감한 남자였다면 그녀의 첫 경험은 바로 이날이었을 것이다. 그때 그녀는 무방비 상태였다. 머릿속에는 오로지 남자의 페니스 생각뿐이었고, 박히고 싶다는 생각 만으로 그녀의 마음은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그러나 남자는 너무나 소심했다. ‘이 여자가 왜 이러지? 무척 꼴리긴 하군. 그러나 이런 여자랑 결혼하지는 못하겠어.’ 라는 생각으로 그저 그녀의 가슴만을 몇 번 주물렀던 것이었다.

분명한 것은 그녀와 그 남자와의 관계는 다 망해버렸다는 것이었다. 차라리 남자가 그토록 소심한 사람이 아니었다면 모르겠지만 그것도 아니었고, 결혼을 생각했던 그녀의 계획은 산산조각이 난 것이었다.

그래서 도망치듯 그 차에서 탈출한 그녀는, 어딘지 모를 그곳에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버렸다. 그 남자와는 끝이 난 것이었고, 당연하다는 듯이 회사에도 사직서를 낸 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자신의 방안에 틀어박혀 버렸다.

그러나 ‘도대체 왜 그런 미친 짓을 했을까?’ 하는 후회는 없었다고 한다. 이상할 정도로 후회는 없었다고 한다. 다시 시간을 돌린다고 해도 그런 짓을 또 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한다.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처음 만져보는 남자의 페니스가 너무나 만족스러웠고 어서 결혼을 해서 그것을 내 안으로 집어넣어야겠다는 생각 밖에는 없었다고 한다.

“신기한 일이야. 그렇게 강한 성욕을 가지고 살아왔다는 것도 신기하지만, 그런 성욕을 가지고 어떻게 서른네 살까지 순결을 지킬 수 있었는지, 그게 가장 신기해.” 라고 내가 말했더니, 그녀는 “그러니까 말이야, 그렇게 참았다가 겨우 처녀막을 뚫어버린 건데, 그 첫 날 밤, 날 배려해준답시고 안 박아주는 당신이 얼마나 미웠는지 그때의 내 심정을 이해해주었으면 좋겠어.” 하고 웃으면서 대답을 하였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은, 요즘 같은 시대에 왜 그렇게 순결을 지켜야 했을지 이해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그런 신념을 가지게 된 것은 지나칠 정도로 독실한 기독교적인 신앙을 가지고 있는 그녀의 부모님 때문인데, 이것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을 하면 내용이 너무 길어지므로 이것에 대해선 생략하겠다.

다만 간단하게 설명을 하자면, 왜 목사가 되지 않았냐는 말을 늘 듣고 사는, 항상 하나님만을 생각하며 산다는 그녀의 아버지는 자신의 정조의식을 그대로 딸에게 물려주었고, 철 모를 때부터 아버지에게 그렇게 교육받아온 그녀는 그것을 진리로 여기며 자라왔던 것이다. 그러니 머리로는 ‘남들은 다 저렇게 사는데 왜 나는 이렇게 살아야 하나’ 하고 의심을 품을 때도 많았지만, 순결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머릿속에 본능처럼 단단히 박혀 있었기 때문에 성에 대한 죄책감을 늘 느끼고 살았던 것이다. 다만 그녀의 어머니 역시 일주일 내내 교회에서 봉사를 하는 독실한 크리스천인 건 사실이지만, 남편과 결혼을 하기 전에 모든 것을 회개하고 신앙의 길로 들어선 것일 뿐, 그전에는 상습적으로 마약을 하며 그룹섹스를 즐겼던 망나니였던 것을 이야기한다면, 아마 내 아내의 유전적 이력에 대해 조금은 이해가 될 듯 하다.

어찌 되었건 아내는 결혼 전에 순결을 지키는 것에 성공하였고, 결혼과 동시에 자신을 묶어 두고 있던 족쇄를 풀어버리게 되었으니 이제 성에 대해서 거칠 것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이야기가 조금 길어지므로, 결혼 후 아내의 성생활에 대한 것은 다음 장으로 넘겨서 이야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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