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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2/17)

2부

작년까지만 해도 아내는 제법 뚱뚱하다고 할 만했다. 뱃살은 접힐 정도였고 히프의 살은 축 늘어졌었다. 허벅지도 두툼하다 못해 볼품이 없을 정도였고, 가슴은 풍만했다지만 팔뚝의 살 역시 마찬가지로 풍만했기에 그다지 보기 좋다고는 할 수 없을 몸이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운동을 꾸준히 하더니 최근에는 정말로 근사한 몸이 되어버린 것이다. 물론 처녀적의 몸매를 회복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 나이에 비해선 제법 괜찮다고 할 만큼 늘씬해진 것이었다.

가슴이 조금 작아진 것은 흠이었지만 그래도 한 손 가득히 잡힐 정도였고, 허리에서 골반으로 이어지는 라인은 분명한 곡선을 그리게 되었다. 게다가 물살만 잡히던 히프도 무척 단단하고 탄력적으로 변해 있었다. 카오리를 처음 만난 이날, 과감하게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었던 것도 이러한 운동의 결과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래도 나이 든 티는 나지 않을까 싶었는데, 내 아내를 향해 정말로 아름답다고 말한 카오리의 말은 거짓이 아닌 것 같았다. 그는 아내가 옷을 벗는 동안 뚫어져라 아내를 응시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약간은 미소를 머금고 있다고 해도 될 정도로 그는 분명 만족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내는 처음 만나는 남자 앞에서 옷을 벗는 것이 부끄럽다는 태도였지만 카오리가 그렇게 감탄의 눈빛을 보내자 어느덧 그 눈빛에 도취된 듯 보였다. 스스럼없이 브래지어를 풀고, 그리고 팬티를 허벅지 아래로 쭈욱 내리면서, 아내는 힐끗 곁눈질로 카오리를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때 카오리는 자신의 옷을 벗으면서도 아내를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않았는데, 그렇게 자신을 향한 그 낯선 눈빛을 받으면서도 아내는 조금도 머뭇거리는 기색을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그때 나는 침대 곁에 놓아둔 의자에 앉아 있었다. 이대로 이렇게 앉아서 둘의 행위를 지켜볼 작정이었다. 침을 꼴깍 삼킬 정도로 나 역시 긴장을 하고 있었지만 나는 그것을 내색하지 않으려고 무던히 애를 쓰고 있었다.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손가락으로 내 무릎을 탁탁 두드리기도 해보고, 고개를 끄덕이며 ‘기대가 되는군.’ 이라는 생각을 하는 듯 편한 자세를 취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카오리의 페니스를 보는 순간, 긴장에 대한 내 방어 또한 와르르 무너져 내릴 수 밖에 없었다. 단단히 발기된 카오리의 페티스가 내 시야에 들어오는 순간 나는 움찔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사진에서 느껴지던 것 보다 더 크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딱 그 정도의 크기였다. 그러나 크기가 문제가 아니라 그의 페니스에서는 어떠한 위압감 같은 것이 풍겨지는 것이었다. 이 얘기를 듣는 사람이라면 페니스 같은 것에 무슨 위압감이 있겠냐고 비웃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그때 느낀 것은 분명 위압적인 자태였다. 무기처럼 공격성을 가진 것 같기도 했고, 남자인 나도 손에 쥐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들 정도로 탐스럽기도 했으며, 그리고 그저 보고만 있어도 그곳을 향하는 내 시선을 거두기 힘들 정도로 계속 바라보게 되는 그 어떤 힘 같은 것이 느껴지는 것이었다.

그뿐이 아니었다. 그의 페니스를 중심으로 아주 분명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 그의 몸매, 말하자면 배에 새겨진 탄탄한 복근이나 너무 두껍지도 않고 얇지도 않은, 그러나 굵은 근육의 줄기가 얽혀있는 그의 허벅지, 또한 두툼하게 튀어나와있지만 너무나 자연스럽고 아름다워 보이는 그의 골반뼈 등, 그의 몸 전체에서는 어떤 아우라와 같은 것이 느껴졌던 것이다.

어쩐지 그의 눈빛도 변한 것 같았다. 이제는 더 이상 어색하거나 불편하지 않다는 듯이, 무언가 자신감이 가득한 눈으로 그는 내 아내를 지긋이 바라보고 있는 것이었다.

아내 역시 나와 같은 느낌을 받은 듯했다.

초대남을 불렀던 지난 두 번의 관계에서, 아내는 이 시점이 되었을 때 뜻 모를 웃음을 터트리곤 했었다. 옷을 다 벗은 뒤에, 뭐가 그리 웃긴지 깔깔 웃는 것이었다. 아내의 말로는 어색해서 그런 것이었다는데 그래도 그 분위기에서 웃음이란 영 어울리지 않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아내가 웃지 않았다. 전혀 미소를 짓지 않는 것이었다.

빤히, 카오리의 그곳을 바라보다가, 그리고 카오리의 몸 전체를 바라보다가, 넋이라도 나간 사람처럼 아내는 가만히 서 있었다. 다 벗은 몸을 하고서, 젓가슴을 그대로 드러내고서, 그리고 음부를 감싸고 있는 거뭇한 털을 그대로 노출시키고서, 아내는 카오리의 몸을 지긋이 바라보는 것이었다.

그리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아내는 침대에 가서 누웠다. 지난 두 번의 만남에선, 내가 누우라고 했을 때 마지 못한다는 듯이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침대로 살며 기어갔는데 이번에는 자신이 있을 곳은 바로 그곳이라는 듯이 자연스럽게 침대에 가서 눕는 것이었다.

카오리는 말없이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시작했다. 카오리는 가만히 누워 있는 아내 위를 타고 올라갔고 아내의 몸을 살며시 껴안은 채 혀를 쭈욱 내밀어 애무를 시작했다. 귀에서 목으로, 목에서 어깨로, 그리고 다시 귀로, 그렇게 카오리의 혀는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아내의 몸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내는 아직 굳어 있던 것인지 신음 소리 하나 내지 않으며 가만히 누워 있었다.

카오리의 혀가 좀 더 아래로 내려가서 아내의 가슴을, 특히 젖꼭지를 핥고 있을 때, 아내는 비로서 신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카오리는 애무가 무척 능숙해 보였다. 혀로 한 쪽 가슴을 애무하며, 그리고 반대편 가슴은 손가락으로 애무를 하고 있었는데, 그 자세와 강도는 그것에 능숙하다는 것을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지난 두 번의 관계에서, 아내는 애무를 받을 때 무척 소극적이었다. 신음은 거의 내뱉지 않았고 가만히 누워 있었으며, 특히 잘 젖지 않아서 무척 곤란했었다. 초대남들은, 이만하면 다 되었겠다 싶어서 삽입을 시도했지만 아내의 그곳은 하나도 젖지 않고 메말라 있어서, 난처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어떻게 해야겠냐고 묻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은 확연히 달랐다. 카오리가 아내의 허벅지 사이로 얼굴을 파묻고서 낼름낼름 아내의 음부를 핥고 있을 때, 아내는 찢어지는 듯한 소음으로 신음을 내뱉는 것이었다. 그 신음은 나 또한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는 소리였기에 나도 깜짝 놀랄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카오리의 혀가 아내의 그곳을 핥고 있는 그 소리엔, 아내가 뿜고 있는 애액의 느낌이 확실히 실려 있었기에, 젖지 않으면 어쩌나 하고 고민을 하기는커녕 너무 흥분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걱정까지 될 정도였다.

삽입 이후에는 더욱 볼만했다. 카오리가 자신의 그 큰 것을 집어넣는 동안, 아내는 아픔의 비명인지 쾌감의 신음인지 모를 그 찢어지는 소리를 내며 허리를 비비 꼬았고, 카오리가 마침내 자신의 것을 다 집어넣고 열심히 피스톤 운동을 할 즈음에는 자신의 젓가슴을 스스로 움켜잡으며 쾌락과 환희의 순간을 한껏 즐기는 것이었다.

나 역시 함께 흥분하였다. 내가 원한 것은 바로 이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저 보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떨릴 정도로 강한 쾌감과 자극을 나는 느끼고 있었다. 내 아내를 제대로 빼앗기고 있다는 이 비정상적은 쾌감으로 나는 내 페니스에 손 하다 대지 않고 사정을 해버릴 기세였던 것이다. 그러나 도를 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은 관계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카오리는 자신의 커다란 페니스만큼이나 플레잉 타임이 긴 편에 속했다. 대여섯 가지의 체위로 충분히 즐겼음에도 카오리는 사정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렇게 여러 체위를 즐기다가 다시 정상위로 돌아왔을 때였다.

어쩐지 아내가 이상했다.

아내의 표정이 조금 이상한 것이었다. 평소 섹스를 할 때의 그 얼굴이 아니었다.

아내는 갑자기 손을 자기 입으로 가져가더니 손가락 세 개 정도를 자신의 입에 넣는 것이었다. 손가락을 빠는 것이 아닌, 자신의 턱을 붙잡고 싶다는 듯이, 그렇게 그 자세로 손가락을 입에 넣어 턱과 입술을 꽉 쥐어 잡는 것이었다.

그리고 눈으로는 빤히 카오리의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신의 눈을 지켜봐달라는 듯이 그녀는 카오리의 눈빛을 간절히 원한다는 표정으로 카오리를 지긋이 바라보는 것이었다. 제발 나를 봐주세요, 라고 말을 하고 있는 눈이었다. 간절함과 애타는 마음이 실린 그런 눈으로 아내는 카오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내의 저런 행동은 처음 보는 것이었기에, 이제 조금 위험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이제까지 찢어지는 듯 신음을 내질렀던 것과는 달리, 흐으응 하는 잦아드는 듯한 신음으로 자신의 쾌감과 환희를 표현하는 것이었다.

나중에야 알게 된 일인데, 아내는 그때 강한 오르가즘을 느낀 것이라고 했다. 나와의 관계에서도 몇 번 오르가즘을 느꼈다고 믿고 있었는데, 그것과는 다른, 훨씬 더 강하고 미칠듯한 쾌감을 주는 오르가즘이 아내의 온 몸을 산산조각 내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한없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다고도 하고, 자신의 세포 하나하나가 모두 분열되는 느낌이라고도 했고, 질속으로만 느껴지는 카오리의 페니스가 어쩐지 온 몸의 모든 촉감에서 느껴지는 것 같다고도 했다.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해서 그대로 시간이 멈춰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강렬한 무언가를 느낀 아내는 손끝을 파르르 떨고 있었다. 그 떨림을 멈출 수 없겠다는 듯이 아내는 계속 손끝을 떠는 것이었다. 그러나 카오리는 멈추지 않았다. 그런 아내의 모습이 맘에 든다는 듯이 카오리는 더욱 거세게 박아대는 것이었다.

마침내 사정의 순간이 임박했을 때, 카오리는 서둘러 자신의 페니스를 아내의 얼굴로 가져갔다. 카오리는 자신의 페니스를 아내의 입안에 넣으려고 하였지만 아내의 의식은 이미 거대한 쾌감으로 서서히 꺼져가고 있을 무렵이어서 입안으로 넣지는 못했다. 그때 아내는 손끝을 파르르 떠는 것뿐만 아니라 아래 턱도 살며시 떨고 있었다. 카오리는 그런 아내의 얼굴을 향해 진한 정액을 한껏 사정하였다. 새하얀 정액이 아내의 코와 입술을 가득히 덮었다. 일부 정액은 코를 넘어서 아내의 눈썹까지 적실 정도였다.

카오리는 정말로 만족스러웠는지 사정을 끝낸 후 아내의 젖가슴을 계속 빨아댔고 아내는 힘없는 소리로 여전히 신음을 내뱉고 있었다.

아내는 카오리의 애무를 받으며 서서히 잠들기 시작했다. 신음소리가 잦아들고 있었다. 아내는 눈을 감고 있었다. 카오리는 내 아내가 자신의 장난감이라도 되는 듯이 이곳 저곳을 손가락으로 쓰다듬으며 계속해서 애무를 하고 있었다.

결국 잠들어버린 아내를 뒤로하고 카오리와 나는 거실로 나와 시원한 주스를 마셨다. “아내분께선 정말 아름다우십니다.” 하고 카오리는 말했다.

나는 아까 내 아내가 절정을 느끼고 있을 때, 이 섹스를 중지시키려고 몇 번이나 마음먹었다는 것을 말하려고 하다가 그냥 관두었다. 괜한 소리를 하는 것 같아서였다.

“잘 하시네요.” 하고 나는 그를 칭찬하였다. 그는 고맙다고 대답했다. 담배를 태우겠냐고 그에게 권했더니 그는 담배를 태우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밖에 나가서 맥주라도 한 잔 하지 않겠냐고 권하고 싶었지만, 이상하게도 그에게는 호감이 가지 않았다. 지난 두 번의 초대남들에게는 분명 어떤 동질감과 같은 호감이 느껴져서 그들과 가까워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카오리에게는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이다.

“주스 잘 마셨습니다.” 라고 말을 한 뒤, 카오리는 컵을 탁자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즐거웠다고 말을 하며 이만 가보겠다며 나에게 인사를 하는 것이었다.

카오리가 집을 나선 이후, 나는 이상한 감정에 휘말렸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이 넓은 집에 나 혼자 남겨진 것 같은 이상한 쓸쓸함이었다. 아내는 방안에서 여전히 잠들어 있었다. 나는 사정을 하기 위해 소파에 앉아 바지와 팬티를 허벅지까지 내렸다.

원래는 카오리가 아내와 즐긴 이후 내가 섹스를 할 생각이었다. 분위기만 잘 조성되었다면 셋이 함께 즐길 생각도 있었다. 그러나 그럴 수가 없었다. 카오리의 섹스에는 내가 끼어들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그가 내 아내를 농락한 이후에도, 그 섹스를 이어받기는커녕 내가 거기에 끼어들어선 안 된다는 생각 마저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밖으로 분출되고 싶어서 꿈틀거리고 있던 내 정액을, 나는 카오리가 이곳을 떠날 때까지 사정하지 못했던 것이다.

나는 자위를 시작했고, 아내가 카오리를 빤히 바라보며 무언가를 갈구하는 듯한 표정을 짓는 그 장면에서 사정에 성공했다. 새하얀 정액이 내 아랫배에 떨어졌다.

나는 잠시 그 상태로 가만히 있었다. 정액을 닦아야겠다는 생각도 못한 채 그 상태로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집안은 고요했다. 이 세상에 혼자 남겨진 듯한 진한 외로움이 순식간에 내 온몸을 감싸기 시작했다.

카오리와의 관계는, 그 뒤에도 계속 이어졌다. 카오리가 이 집을 나설 때까지, 그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인지 아니면 여기서 끝인 만남인지, 나는 그런 것을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 것을 생각할 여유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어쩐지 무언가 시작되었고, 그것은 위험한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했는데, 그것은 틀린 예감이 아니었다. 나와 내 아내의 삶에 카오리가 들어온 그 첫 날부터, 그 불길한 예감대로 위험하고도 불안한 그 무엇이 분명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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