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47화 〉047화 (47/112)



〈 47화 〉047화

한석의 목소리는 왠지 모르게 초조해보였다.

현수는 그의 목소리에서 고스란히 느껴지는 초조함에 기분이 좋아졌다.

’기분 존나 좋네.‘

현수의 뒷골에짜릿함이 관통하며 몸에 전기가 통한 듯했다.

“무슨 일이야?”

아무렇지 않은 목소리로 의아한 듯 묻자 확신을 가지지 못한 한석이 자신감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다른 게 아니라….

한석은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끝내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끝을 흐렸다.

“응?”

현수는 그가 흐린 뒷말이 무엇인지, 무슨 의도로 연락한 것인지 빤히 알고 있었음에도 천연덕스럽게 되물었다.

수화기 너머로 정적이 한참동안 이어졌고,  용기를  한석이 망설임 가득한 목소리로 물었다.

-혹시…. 효주 어디 있는지 알아?

그 말을 들은 순간 현수의 아랫도리에 힘이 빡 들어갔다.

현수는 효주를 바라봤다.

효주는 경직된 얼굴로 그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현수는 그녀를 바라본 채 한석의 질문에 대답했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오늘은 딱히 연락한 것도 없는데?”

-아…. 그렇구나. 혹시나 해서….

안도의 한숨이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지만 현수는 이 재밌는 상황을 순순히 넘길 생각이 전혀 없었다.

“내가 한 번 알아봐 줄까?”

단순한 호의를 베풀려는 듯한 어조. 그러나 한석이라면 틀림없이 마치 현수 자신이 알아보려고 하면 한석과는 달리 알아볼 수 있다는 식으로 꼬아서 해석할 게 분명했다.

-너…. 아, 아냐, 괜찮아.

한석은 순간 울컥하고 현수에게 쏘아 붙이려 했지만, 이내 감정을 수그려 들였다.

’단순한 새끼.‘

현수는 웃음이 나오려는 걸 꾹 참아야 했다.

그때 효주가 상체를 살짝 일으켜서 현수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그만 끊자….”

효주의 목소리에 현수는 속으로 코웃음 쳤다.

’내가 왜?‘

현수는 부드럽게 웃으며 효주에게 아무 대답도 하지않은 채 조심스럽게 허리를 움직였다.

아무말 없이 허리를 흔드는 현수에 당황한 효주가 얼어붙었다.

하지만 얼어붙은 몸과는 다르게 효주의 질은 조금씩, 점점  조여오기 시작했다.

’하, 어이가 없네 진짜….‘

현수는 자지를 움켜쥐는 그녀의 질을 보며, 그녀가 지금 이 상황에 느끼고 있음을 확신하며 어이가 없었다.

점점 더해지는 흥미로운상황에 현수는 점점 허리의 움직임에 격렬함을 더했다.

스마트폰을 귓가에  채로 허리를 흔들자 효주가 자동차 시트를 부여잡고서 입술을 깨문 채 온몸에 힘을 주었다.

현수를 막을 생각은 전혀 하지 않은 채 필사적으로 신음소리를 참고 있는 모습에 현수는 그녀의 입에서 신음소리를 터트리고 싶어졌다.

’이 병신은 재미없게 왜 아무말도 없는거야.‘

한석은 아무말도 하지 않은 채 통화를 이어갔다.

’안 끊으면 나야 오히려  좋지. 조금 더 세게 가볼까?‘

현수는 오늘은 차가 흔들리는 게 외부에 전부 보일수 있는 카섹스이다 보니 피스톤 운동을 가급적살살 했다.

그러나 흥분도가 올라온 현수에게는 더 이상 눈에 뵈는 게 없었다.

현수가 거칠게 허리를 튕기기 시작하자 현수의 둔부와 효주의 보지가 부딪히는 음란한 소리가 조금씩 차 내부에 퍼지기 시작했다.
찹, 찹, 찹.

흘러내리는 애액에 서로의 살이 맞닿으며 야한 소리가 울려퍼지자 효주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현수를 바라봤다.

’안 들리나?‘

현수는 살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스마트폰은 둔부가 부딪히는 소리 정도는 소음으로 인식하고 마이크가 알아서 걸러주는 모양이었다.

’신음소리는 목소린데, 이것도 걸러주려나.‘

현수는 계속해서 효주에게 애무를 이어나갔다.

그가 허리를 조금 더 거칠게 튕겼다.

그러자 지금까지 간신히 신음을 참고 있던 효주의 입에서 가늘고 단발성에 불과햇지만, 분명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흐으읍.”

효주는 자신이 신음을 뱉어놓고도 당황스러운지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현수는 그 반응에 가슴이 뛰며 욕구가 더욱 차올랐다.

’막을 생각이 전혀 없네?‘

아무런 제지없는 효주를 보며 현수가 계속해서 일정하게 그녀가 신음을 터트린 지점을 자지로 자극했다.

질 구석 쪽 스팟을 반복적으로 자극당하자 효주는 두 손으로 입을 막고 있음에도 신음이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흐으... 흐으... 흐으응....”

효주의 막을 수 없는 신음소리가 튀어 나올때마다 현수는 귓가에 가져다댄 스마트폰의 소리에 집중했다.

하지만 한석은 여전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요즘 기술 존나 좋네.‘

현수는 한석이 지금 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일탈을 전혀 듣지 못하는 것을 인지하고, 아쉬움이 밀려왔지만 한편으로는 마음 편히 작업 할  있다는 사실에 기분이 좋았다.

한석이 듣지 못한다는 것을 자신은 알지만, 효주는 알지 못하니까.

그가 효주의 골반을 붙잡고서 세게 내리치듯 자지를 삽입하자 효주의 질이 현수의 물건을 콱콱 움켜쥐었다.

’아 존나 맛있네.‘

효주의 질은 어제에 비해서 오늘이 훨씬 조임이 좋았다.

’안돼…. 안돼….‘

입을 틀어막은 채 신음을  참고있던 효주가 이따금 손을 내리며 입모양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러나 현수는 입모양으로만 할 뿐, 행동으로는 옮기지않는 그녀를 보며 씨익 웃기만 하고 허리를 멈추지는 않았다.

잠시 후 현수는 서서히 사정감이 올라왔다.

그것은 효주 또한 마찬가지인 듯 했다.

효주의 표정, 효주의 신음소리의 질감, 그리고 무엇보다 질의 움찔거림.

효주의 반응들에서 현수는 그녀의 절정이 머지않았음을 직감했다.

몇 번의 피스톤 운동 후.

“흐으윽!”

현수는 사정감이 한껏 올라올  까지 참았다가 자지가 사정감으로 가득찼다 싶었을  정액을 폭발시켰다.

울컥거리는 느낌과 함께 현수의 자지가 힘껏 움찔거렸다.

그러나 현수는 멈추지 않았다.

아직 효주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현수가 자신의 질 속에 깊숙이 물건을 넣은 채 부르르 떠는 것을 효주는 그가 절정에 달한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살짝 실망했다.

자신은 아직 가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효주는 이내 자신이 착각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현수가 쉬지 않고서 다시 허리를 튕겼기 때문이었다.

효주는 몸을 가늘게 떨면서 현수의 어깨를 부여잡았다.

현수의 어깨를 움켜쥔 효주의 손아귀에 점점 더 힘이 들어갔다.

애초에 절정 직전에서 잠시 멈췄던 그녀의 몸이었기에, 순식간에 절정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흐윽!”

곧바로 효주 또한 오르가즘에 도달했다.

현수는 자신의 자지를 있는 힘껏 움켜쥐고서 파르르 떠는 질을 느끼며 스마트폰을 바라봤다.

’병신새끼.‘

자신의 여자친구가 엄한 남자 아래에 깔려서 지붕 아래도 아닌, 반  야외인 공간에서 따먹히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과연 어떤 표정을 짓게 될까.

현수는 아예 이 사실을 밝혀버리고 싶다는 욕망이 스물스물 올라오려고 했다.

그러나 그 욕망을 꾹 억누르면서 숨을 고른 채 스마트폰에 대고 중얼거렸다.

“할말없는거 같은데 끊을게.”

“아…. 어, 그래.”

살짝 떨떠름한 목소리에 현수는 지체없이 통화를 끊어버렸다.

여전히 현수의 어깨를 부여잡고 있던 효주의 손이 아래로 스르륵 떨어졌다.

효주는 긴장이 풀렸는지 온 몸에 힘이 빠진 채로 시트에 널부러져 있었다.

’장관이네.‘

볼때마다 매력적인 얼굴이었다. 만약 그 외모가 섹스 직후라서 섹스의 흔적들로 가득한 상태라면 더더욱 그렇다.

만약 허락만 해준다면, 사진을 찍어서 기념으로 남기고 싶은 순간이었다.

’이걸 한석이한테 보여주면 진짜 대박일건데.‘

그러나 아직은 촬영같은 것에 대해 효주가 허락을 할 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현수는 나중에 반드시 그녀에게서 촬영을 허락받고야 마리라고 다짐하고서 효주의 볼에 뽀뽀를 해주려고 했다.

하지만 효주는 현수의 입술을 피하며 뾰루퉁한 표정으로 그에게 말했다.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

절정의 여운이 지나가고 이성이 돌아오고있는 효주의 표정은 조금씩 굳어들어가고 있었다.

’하…. 자기도 즐겨놓고 이럴땐 또 화난척하네.‘

그녀는 어제와 같이 현수가 통화 도중 섹스를 이어나간 것에 기분이 상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섹스가 끝이 나고 정신을 차린 그녀는 어제보다 훨씬 가벼운 분위기였다.

’삐쳤네.‘

어제는 화가 났던 것이라면, 오늘은 삐친 것에 가까웠다.

그래도 자신이 즐긴것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는 것일까.

현수는 효주를 풀어주기보단 그녀에게 미안함을 심어주기로 했다.

“아직도 내가 두 번째야?”

처량한 목소리로 현수가 그렇게 묻자, 이런 질문은 상상조차 못했던 효주의 표정이 갑자기 당황으로 물들었다.

“아니…. 무슨 소리야 그게. 그런게 아니잖아.”

현수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더 이상 아무말도 하지않았다.

고작 한마디였을 뿐이었지만 효주의 머릿속을 휘몰아치는 그녀는 지나치게 당황해 어쩔줄을 몰라했다.

현수는 약간 허탈한듯 웃으며그녀에게 다시금 뽀뽀를 시도했다.

효주는 이번 뽀뽀만큼은 피하지 않았다.

뽀뽀 이후 현수가 효주의 눈을 응시하며 말했다.

“네가 싫어하는 거 치곤 아까 한석이랑 전화통화  때 제일 조이던데?”

“뭐…?”

“물도 제일 많이 나왔어.”

“야, 너?”

효주는 이게 장난을 치는 것인지 진심인데 장난치는 듯 넘어가려는 건지 헷갈려서 더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

현수는 아무말도 하지 못하는 그녀에게 웃어주며 운전석으로 옮겼다.

효주는 얼굴을 붉히며 현수를 노려봤다.

“이제 들어가자.”

. . .

현수는 집에서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었다.

노트북에는 서류 파일이 띄워져 있었다.

서류 파일에는 수많은 재무재표들과, 뉴스링크들, 그리고 증권사 리포트 들이 걸려 있었다.

“쉬었다가 하시는 게 어떠세요?”

현수가 전날 새벽부터 열두시간 째 노트북을 붙잡고 있는 것을 지켜본 가윤이 조금 걱정스런 눈빛으로 현수에게 제안했다.

그러나 현수는 단칼에 제안을 거절했다.

“거의 다 해서 그래.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마.”

현수는 가윤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으면서 뚫어져라 노트북만 바라봤다.

그리고 삼십 분 가량이 흐른 뒤, 수백 페이지에 달하는 파일의 마지막에 도달한 현수는 속으로 생각을 정리했다.

’오류는...‘

마지막 점검을 머릿속으로 마친 현수는 자문에 자답을 내렸다.

’없다.‘

현수는 곧바로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가 스마트폰으로  앱은 증권 거래 어플이었다.

집안일을 하는 척 현수의 행동을 지켜보던 가윤은 현수가 갑자기 노트북에서 시선을 떼자 의아해하고 있었다.

현수는 가윤의 시선이 느껴졌으나 무시하고서 곧바로 앱에 로그인했다.

[잔고 : 100,000,000원]

계좌 안에는 변호수에게 받은  1억 원이 들어가 있었다.

현수는 망설임 없이  안에 관심종목 메뉴를 들어갔다.

[BS화학
BS전자
….]

그 안에는 이미 수많은 기업들로 가득했다.

현수는 곧바로 거래를 시작했다.

그는 계속해서 주식을 매수했다.

한 가지 종목을 매수하는  아닌 수많은 종목들을 끊임없이 거래했다.

그렇게 한참동안 주식을 매입하던 현수는 그 앱을 끄고 난 뒤, 이어서 해외주식 매매 어플을 켜서 매매를 이어갔다.

약 삼십  동안 주식을 매입하던 현수는  작업이 끝난  소파에 몸을 묻었다.

’오케이 작업은 끝났고...‘

긴장을 풀기가무섭게 밤새 머리를 쓴 후유증이 몰려왔다.

현수는 기분 좋은 잡생각으로 머리를 풀어주기로 했다.

’이제 남은 돈으로 뭐 할까.‘

현수는 주식거래 앱의 통장 잔고를 확인했다.

[잔고 : 80,321,090원]

변호수에게 받은 돈이 팔천만 원이나 남아 있었다.

 남은 팔천만 원은 마음대로 써도 됐다.

’룸이나 가볼까?‘

꼬셔서 먹어야 하는 여자 말고, 돈만 주면 기꺼이 벌리는 여자는 또다른 맛이 있는 법이었다.

그러나 현수는 이내 그 생각을 버렸다.

’더 재미있는 거.‘

현수는 그것보다 더 재미있는 게 있을 것 같았다.

그는 고민하다가 문득지금 날짜를 확인했다.

[20xx년 03월 19일]

“아 맞아.”

’지금 3월이지?‘

현수는 곧바로 몸을 일으켜서 노트북을 두드렸다.

어느새 은근슬쩍 티비를 보는 척 현수의 옆에 앉아있던 가윤은 현수의 노트북 화면을 훔쳐보다가 깜짝 놀랐다.

현수의 노트북 화면에  것은 놀이터, 즉 불법도박 사이트였다.

“이거  어떻게 하는 거야...’

현수는 인상을 찌푸리며 화면 구석구석을 뒤지다가 아이디를 만들고, 입금 계좌번호를 발견했다.

그는 곧바로 주식 통장 계좌에 있던 돈을 전부 다 그곳으로 이체했다.

잠시 후 도박 사이트의 계좌에 팔천만 원이 찍혔다.

”....주인님?!“

현수의 행동을 지켜보던 가윤이 기겁했다.

가윤은 현수의 행동을 차마 말리지는못하고서 어쩔 줄 몰라 안절부절못해 하고 있었다.

현수는 그런 가윤을 무시하고서마우스를툭툭 두드리며 베팅란을 채우고 있었다.

그날 새벽.

현수는 정말 오랜만에 프리미어 리그를 챙겨봤다.

그리고  옆에서 걱정스런 표정으로 현수와 티비를 번갈아 보던 가윤은 경기가 진행될수록 깜짝깜짝 놀랐다.

경기가 끝날 무렵, 그녀는 어안이 벙벙해진 표정으로 멍하니 현수를 쳐다보고 있었다.

현수는 그녀를 보더니 피식 웃으며 말했다.

”돈 벌기 참 쉽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