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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1324화 (1,324/1,533)

<-- 자유(自由)와 통제(統制) -->

신기를 빼 들고 경계하고 있던 고위 투신들은 그제야 덜덜 떨었다.

금속관에 갇혀있던 고위 주신들이 왜 차원창세신 코아를 확인하자마자 도망을 쳤는지 맞는 과정을 보면서 깨달은 것이다.

‘이건 창조신이 아닌 괴물이다.’

‘싸워 이길 상대가 아니야.’

그때 오리진들이 바친 가문의 재산 절반의 가치를 지닌 막대한 정기들이 도착했다.

각 오리진들이 흡수하기 좋게 구슬 모양으로 결정화된 정기들을 확인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그대로 반죽이 된 고위 주신들에게 먹이기 시작한다.

꿀꺽! 우지지지직!

각 일족의 강자들답게 고농도의 정기를 먹자마자 급속도로 신체를 회복했다.

그러자, 오리진들은 놀라서 외쳤다.

“코아님! 안됩니다.”

“그들을 회복시키면 큰일 납니다.”

이미 목만 남은 오리진과 지배층은 고위 주신 일백 명을 일순간에 잔혹하게 쓰러트리는 강자에게 덤빌 용기는 없었다.

그렇지만 기껏 바친 정기를 그대로 파괴신이 되기 직전인 고위 주신들에게 제공하자 제지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저들이 이렇게 무력할 리가 없다.’

‘봉인에서 막 풀려서 정기고갈로 힘을 못 내고 있어.’

‘정기를 보충하면 막을 수 없다.’

고위 주신이 파괴신이 되면 어지간한 창조신은 막을 수 없다.

그러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멈추지 않고, 쓰러진 모두에게 정기를 먹여서 회복을 완료시키고, 아주 여유롭게 말한다.

“겨우 한번 당했다고 세상에 대한 무서움과 상위자에 대한 존경심이 생기겠나?

한 오만년은 두들겨 맞아야지 나처럼 겸손과 인내를 배우겠지.”

듣고 있는 주변인들은 어리둥절했지만, 다시 몸을 일으키는 고위 주신들에게 차원창세신 코아의 목소리는 날벼락이었다.

‘빌어먹을! 역시 미친 창조신이었어.’

‘어디서 저런 파괴신을 데려온 거야.’

파괴신 직전의 그들의 눈으로는 차원창세신 코아는 파괴신이 된 창조신으로 보였다.

그리고, 회복된 신체와 권능을 확인하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분쇄하던 목검의 무서운 위력을 되새기다가 바로 도주했다.

파파파파파파파파-!

주신전 주변의 땅에 수십 개의 구멍이 파인다.

하늘은 공간이동으로 가다가 막혔으니 이번에는 차원결계가 없을듯한 땅속으로 파고든 것이다.

절대로 싸우지 않겠다는 듯이 완벽한 도주였다.

“후후후후후후! 하하하하하하하!

이거 강해지면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는군.”

차원창세신 코아는 크게 웃으면서 손을 휘저었다.

“차원신멸포.”

머리 위에 떠오른 신력의 원이 황금빛을 내뿜는다.

그리고, 고위 주신들이 사라진 구멍에서 황금빛이 찬란한 광선이 품어졌다.

꽈꽈꽈꽈꽈꽈꽈꽈꽈꽝-!

신력포의 빛의 끝에는 방금 사라졌던 고위 주신들이 모두 달려서 허공의 차원결계에 충돌했다.

“푸우우우우-!”

“크으으으으-!”

이번에는 막아냈는지 각자의 신기를 꺼내 들고서 버틴다.

주신전 주변의 땅속까지 결계가 쳐져 있고, 공간이동을 완전히 막는 차원결계임을 확인한 고위 주신들의 눈빛은 서서히 살기가 뭉쳐진다.

스스스스스스-!

하늘에서 신기를 꺼내 들은 고위 주신들은 어느 정도 인연이 있는 서로를 확인하고,  일제히 신기를 꺼내 들고서 차원결계를 강타했다.

투가가가가가가가가강-!

차원창세신 코아를 공격하는 것보다 차원결계를 돌파하는 쪽으로 의견을 합친 것이다.

등을 무방비로 두고서, 필사적으로 차원결계를 두드리는 모습을 보는 오리진들은 황망하기까지 했다.

‘왜 저 녀석들이 도망만 치지?’

‘완전 회복이 되었고, 일백 명이면 검편이라도 덤벼볼 만한데?’

‘미친 것이 아니었나?’

그런 의문을 풀어줄 존재는 바로 옆에 있었으나 아주 느긋하게 목검을 어깨에 메고서 쳐다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꽈까가가가가가가가강-!

차원결계를 전력으로 한참 두들기던 고위 주신들은 거의 탈진상태로 몰렸다.

“헉헉! 허억! 무슨 결계가 이렇게 강해-!”

“모든 권능과 물리 공격을 튕겨낸다.

시공간까지 봉쇄하는 결계가 있다니?”

“차원결계인가?

그러나, 이렇게 강력할 수가 없다.”

힘이 있어야 분노할 수 있다.

전력공격을 장시간 퍼부은 그들의 말투는 이성적으로 변화했다.

너무나 지쳐서 독기가 빠진 그들에게 차원창세신 코아는 오리진이 바친 정기의 구슬을 다시 던진다.

“먹고 회복해서 다시 해봐라.”

“….”

“….”

자신의 머리 앞에 놓인 정기 구슬을 본 고위 주신과 도망칠까 봐서 초조하게 지켜보던 오리진들도 어이가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어떤 함정도 없음을 알기에 그대로 삼켰다.

꿀걱! 파아아아아아아-!

힘을 회복하자마자 서로의 신력과 권능을 연결한다.

냉정해졌으니 힘을 합쳐서 차원결계를 돌파하기로 한 것이다.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일백 명의 고위 주신들의 신력의 파동이 주변 공간을 뒤흔든다.

끝도 없이 올라가는 최대출력에 오리진들의 안색이 완전히 변했다.

아무리 보아도 이번에는 돌파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지금 막아야 합니다!”

“저들이 도주하면 큰일이 납니다.”

지금이라면 약한 공격으로도 얼마든지 합공을 무너트릴 수 있었다.

그러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가소롭다는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쯧! 저들이 뒤통수를 쳐야 이길만한 강자는 아니지?

그리고….”

일백 명의 고위 주신이 힘을 합친 전력공격이 거대한 빛의 기둥으로 변하여 차원결계를 덮쳤다.

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무형의 차원결계가 황금빛의 파장을 띄면서 모습을 드러낸다.

그 모습은 단순한 막의 구조가 아니었다.

단순한 방어막이나 결계가 아닌 가장 안정된 구조를 가진 정육각형의 벌집 모양이었다.

“오오오! 이럴 수가?”

“완벽한 차원결계!”

엄청난 연산력이 있어야 하는 차원결계를 저런 구조식으로 보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아는 오리진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그리고, 전력의 합공을 가한 고위 주신들이 어떻게 될지 결과도 예측한다.

‘출력으로 밀어붙인다고 깨어질 결계가 아니다.’

‘절대로 못 도망간다.’

투아아아아아아아앙-!

전력으로 쏘아냈던 빛의 기둥이 그대로 자신에게 돌아오는 모습을 본 고위 주신들은 기가 막혔다.

“크으으윽! 이건 말도 안 돼!”

조를 넘어서는 출력이었다.

그런데도 결계의 일부분조차 돌파할 수가 없다.

거기에 되돌아오는 전력공격은 이미 피할 틈이 없어서 각자 방어신기를 꺼내서 막으려 시도한다.

“아아아아아악-!”

“으아아아아아-!”

서로의 힘을 합한 공격을 개인이 막아내기는 역부족이다.

방어 신기가 조각나고 신체가 부서지면서 땅으로 처박힌다.

처음 목검으로 두들겨 만든 넝마와 비슷하게 변해서 꿈틀거리는 고위 주신들을 내려다본 차원창세신 코아는 한심하다는 듯이 말한다.

“나는 차원의 오리진! 내 차원결계를 돌파하려면 최소한 십중심급의 권능으로 출력을 내어야 할 거다.

다시 해보려면 해봐라.”

이번에도 정기 구슬을 입가로 던져준다.

휘이이이이-! 톡톡!

입만 벌리면 먹을 수 있는 정기 구슬인데도 고위 주신들은 먹지 않는다.

완벽한 파괴신의 기세를 풍기는 저 창조신이 자신들을 가지고 놀고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워낙 당해서 미칠 것 같던 분노가 사라지고, 경계만 가득한 눈빛으로 쳐다보는 고위 주신들을 쳐다본 차원창세신 코아는 만족스럽게 웃는다.

“후후! 이제야 조금 대화가 되겠구나.”

영광의 자리에 앉아서 계약서를 작성하기 시작한다.

스스스스스스-!

그리고, 모든 본성의 신들이 볼 수 있게 게시를 한다.

읽어본 모두의 입에서 당황스러운 탄성이 터져 나온다.

“헉!”

“허?”

그것은 이 고위 주신들을 주신전의 새로운 원로로 받아들이겠다는 내용이었다.

자신이 소멸시킨 원로들 대신에 주신전을 맡기겠다는 뜻이니 거의 걸레가 되어서 쓰러진 고위 주신들도 믿기지 않았다.

오리진보다 위인 주신전의 원로가 되기 때문이었다.

모두의 경악 속에서 차원창세신 코아는 단호한 음성으로 외친다.

“지배층은 과거나 평판, 성향은 상관이 없다.

단지 강하고 유능하면 된다.

파괴신이라도 좋다.

더한 힘으로 통제하면 그만이니 말이다.”

양 손가락으로 깍지를 끼면서 넝마가 된 고위 주신들을 쳐다보면서 말한다.

“나에게 충성을 바치란 소리를 하지 않는다.

검편일족과 공동운명체가 되실 검편 사장님을 위해서 싸워라.

그리고, 이것이 주어질 현실적인 대가다.”

오리진들이 바친 일족의 재산 절반이 쓰러진 그들의 앞으로 전부 던졌다.

와르르르르르르르-!

명문 가문의 재산 절반은 본성을 통째로 살 수 있는 막대한 재산이었다.

단숨에 일족의 최고위층에 갑부가 되어버린 고위 주신들의 눈동자는 혼란스럽기만 했다.

도대체 무엇을 보고 자신들에게 이렇게 대우를 해주는지 모르는 것이다.

“이번이 너희의 오욕을 씻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갈 유일한 기회다.

자아! 선택의 순간이다.”

그와 동시에 차원결계가 거두어진다.

정기 구슬만 먹고 회복하면 바로 도주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이성을 되찾은 고위 주신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원로의 직위는 실감이 나지 않지만, 눈앞에 있는 막대한 정기는 확실한 현실이었다.

‘여기서 도주한다고 해도 도망자의 길밖에 없다.’

‘검편이 돌아와서 일족을 장악하면 복수는 꿈도 못 꾼다.’

‘오히려 토벌을 피하기 벅차겠지.’

도저히 넘을 수 없는 벽인 검편에 대해서 악감정이 없다면 거짓이다.

그러나, 질투와 방황으로 자신의 길을 한번 망쳤던 그들에게는 도저히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강자는 그 자체만으로 존중받을 자격이 있다.

그걸 믿는 내가 아니면 누구도 너희에게 이런 기회를 주지 않는다.

내가 모시는 단 한 분만을 제외하고 말이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경애의 표정을 지으면서 양손으로 하늘을 움켜잡아갔다.

이런 파괴신 같은 창조신에게도 모시는 주인이 있다는 말에 고위 주신들은 그대로 정기 구슬을 입에 물고 삼켰다.

“검편일족의 원로가 된 것을 환영한다.”

주신전의 기능이 그들에게 이양이 시작된다.

말뿐이 아니라 실제로 일족에 대한 권한이 부여되기 시작하자 고위 주신은 시대의 흐름이 바뀌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고위 주신들은 자신의 앞에 놓인 정기 구슬을 남김없이 챙기고, 차원창세신 코아를 올려다보면서 말했다.

“무엇을 하면 되오?”

“본성 외의 주변 행성에 있는 검편사장님을 반대하는 세력의 정리를 해라.”

역시 숙청인가라는 암울한 표정을 지은 고위 주신들이었지만, 당연히 할 일이기도 했다.

‘오랜 기간 봉인되어서 일족의 상황을 잘 모르는 것이 걱정이다.’

그런데, 바로 두툼한 서류가 건네진다.

“반대세력의 명단과 위치는 여기에 있다.

저들을 데리고 가서 모두 본성으로 압송하고 저항하면 현장에서 처리해.”

넘겨진 서류를 확인한 고위 주신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이 정도 자세한 서류면 가서 체포만 하면 될 일이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신력을 가득 남은 목소리로 그들에게 추가로 명령한다.

“이번에 검편일족의 혼란은 끝낸다.

명단의 단 하나도 놓치지 마라.

도주하면 어디라도 쫓아가고, 다른 세력이 감추어준다면 같이 박살을 내라.

반역자를 감추어준다면 같은 죄를 묻겠다.

십중심 검편의 유폐로 일족을 무시해왔던 모든 주변의 세력과 일족에게 그분의 복귀를 알려라.”

고위 주신들은 신령을 압박하는 거대한 살기와 투기에 이를 악물었고 버티다가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명령을 따르겠소.”

이미 마음에 드는 고위 투신들을 찍어놓은 상태였기에 편성은 순식간이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다가 외행성의 토벌군이 되어버린 고위 투신들은 어이가 없었다.

그런데, 눈이 반짝이는 사태가 벌어진다.

“이건 활동비다.

이번에 잘하면 부하들에게 전부 뿌려.

남기지 말고 몽땅 써라.”

지배층들이 바친 재산 절반까지 고위 주신들에게 던져준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재산 절반을 바치고 애통해하는 가족의 일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회수하기로 마음을 먹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순식간에 외부 행성으로 흩어지는 고위 주신들과 고위 투신들을 지켜본 오리진과 지배층들은 할 말을 잃었다.

“….”

“….”

비록 자신들의 재산이었지만, 설마 전부 급조한 토벌군에게 다 지급할 줄은 몰랐다.

“저걸 가지고 도망을 치면 어쩌시려고 이러십니까?”

비록 목을 잘랐지만, 이번 일로 사적인 욕심은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되어서 조심스럽게 묻는다.

“쫓아가서 잡으면 된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엄지손가락으로 무지갯빛의 동전을 튕겼다.

탱! 빙그르르르르르-!

회전하는 동전은 손바닥에서 앞면을 보인다.

그 모습을 본 차원창세신 코아는 확신이 서린 어조로 말했다.

“아무도 도망가지 않는다.

그리고, 내 손에서 도주할 수 있는 존재는 지금 절대계에서 아무도 없다.”

서로 눈치를 보던 오리진들은 결국 대표가 직설적으로 묻는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 많은 정기를 하나도 챙기지 않는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무슨 대가를 바라시고 이렇게 일하십니까?”

본성의 강탈부터 시작해서 원로와 일족의 정리, 더구나 새로운 지배층의 형성까지 어느 것 하나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인 공포와 무력으로 처리하고, 평판의 하락을 감수하면서 아무런 대가도 원하지 않으니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만면에 환한 웃음을 지으면서 말한다.

“난 이미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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