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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1274화 (1,274/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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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편(劍蝙) 아스나스가 보기에 십중심(十中心)과도 싸울 수 있는 고위 창조신의 상급자가 정체불명이라니 참으로 수상하기 짝이 없는 존재였다.

그래서, 과거에 감옥에 있는 그를 찾아와 절대계의 기둥이 되어달라고 부탁하던 황금의 절대자가 생각이 났다.

‘황금의 절대자는 수많은 강자가 넘쳐나는 절대계에서도 최강의 이름을 지켜온 존재다웠다.

나와 대화를 하면서도 어떤 틈도 없었지.

그런 완벽주의자가 용케도 이런 불안요소를 받아들였군.’

황금의 절대자는 어떻게 해도 벨 수 없었던 완벽한 강자였다.

그런데 지금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는 너무 허점이 많아서 곤란할 지경이었다.

‘벨까?

그러나 끝날 것 같지가 않군.’

강하기도 하지만, 아무리 죽이고 소멸시켜도 끝장이 날 것 같지 않은 끈질김이 상대에게 느껴진다.

실제로 벌써 두 번은 죽어야 했는데 멀쩡했다.

‘가슴을 꿰뚫고 목을 양단한 공격도 분명 적중했는데 동전만이 대신 파손되었다.

그것부터 해석해야 한다.’

동전을 신체 대신에 희생시키는 마도를 분석해서 파훼하기 전에는 경시해서는 안 되는 상대라는 판단을 내린다.

그래서, 아직 발도술의 자세를 풀지 않고 있는 검편(劍蝙) 아스나스에게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는 아주 친근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후후! 제가 아주 약간은 수상하시겠지요.

하지만, 황금 사장님의 계약직원이라는 신분은 확실합니다.

혼자서 해결이 곤란하여 도움이 필요하신 십중심(十中心)님들의 든든한 조력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안 그러면 저도 끝장이 나거든요.”

장난스럽게 자신의 목을 손으로 긋는 모습에 점점 맥이 빠지기 시작하는 검편(劍蝙) 아스나스였다.

아무리 보아도 고위 창조답지 않은 경박한 모습이었는데 진실이 느껴진 것이다.

“물론 검편(劍蝙) 사장님의 의뢰도 받습니다.

동등한 입장으로 황금세력으로 모셔오라는 명령을 황금 사장님에게 받았기에 이중계약은 아닙니다.

그러니 마음 놓고 시키십시오.

누구를 죽여드릴까요?

일족의 지배층부터 반대세력까지 명단만 적어만 주시면 바로 처분해드립니다.

물론 직접 처치가 곤란한 친족도 포함됩니다.”

사정을 다 알고 온 듯한 제안에 검편(劍蝙) 아스나스는 발도술의 자세를 풀고 다시 박쥐의 검을 안으면서 차갑게 말했다.

“꺼져라.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한다.”

자신의 가정과 일족에 관한 일은 이미 누가 잘못했는지 모를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상태였다.

‘이건 내가 아닌 누가 풀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그런데 해답이 없었다.

스스로 움직일 수 없고, 외부의 도움은 더욱 받아서는 안 되었다.

‘어찌할 바를 몰라서 감옥에서 폭발하려는 감정이 가라앉기를 바라야 할 정도다.’

은근히 살기를 품어내서 그만 돌아가라는 경고를 보낸다.

하지만,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는 포기를 하지 않는다.

그가 보기에 이번 일은 아주 쉽고 먹음직한 대가가 많이 있었다.

‘검편(劍蝙) 아스나스의 가족, 친족, 일족까지 전부 걸려있다.

저항하는 일족까지 몽땅 처리하다 보면 한 몫 단단히 챙길 수 있을 것이다.’

십중심(十中心)의 주변의 존재들이 평범할 리가 없다.

그들을 처단하면서 건질 수 있는 보물과 정기, 재능있는 존재들을 생각하면 거부해도 억지로 나설 생각이었다.

“물론 공짜는 아닙니다

약간의 대가를 제가 알아서 아무도 모르게 챙기겠습니다.

이건 황금 사장님과도 같은 조건입니다.

그러니 저와 계약을 하시지요.”

“….”

다시 다리를 겹치고 편하게 앉은 검편(劍蝙) 아스나스의 엄지손가락이 박쥐의 검의 검은 칼날을 보인다.

딸각-! 서걱-!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의 목이 다시 날아가고 신체가 분쇄되지만, 남은 것은 반 토막 난 동전이었다.

땡그랑!

이번에는 나름대로 위력을 높였는데도 결과가 변하지 않자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넌 참 끈질기구나.”

이대로 무시하고 감옥행성으로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그렇게 했다가는 조금 전에 쏟아졌던 신력태양들이 또 융단폭격하는 모습이 보이니 그럴 수도 없었다.

‘이놈은 자기를 무시하면 그러고도 남는다.’

다시 허공에서 나타나서 두 조각난 동전을 주운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말한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인내와 끈기는 저의 유일한 장점이지요.

그런데 혹시 지금 가족의 상황에 대해서 아십니까?”

계속 민감한 부분을 파고들자 검편(劍蝙) 아스나스는 감고 있던 눈에 힘이 꽉 들어간다.

‘저 동전을 사용하는 마도를 어떻게 하지 않는 한 처단할 수 없다.

더구나 이 정도의 힘을 가진 존재를 계속 무시해서 원한을 살 필요는 없지.’

지금까지의 전투를 보면 감옥행성에 묶여있는 자신이 아니면 일족에서 감당할 수 없는 강자였다.

그리고, 가족의 동향은 주기적으로 현황과 상태를 받아보고 있으니 아주 쉬운 대답이기도 했다.

“아주 잘살고 있다.”

짧은 대답이었지만, 아주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역시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는 파악을 했다는 듯이 감탄사를 내면서 말을 이어갔다.

“호오? 역시 그런 거래였군요.

원래 혁명가나 반역자들은 개인이 출세해도 가족들은 대부분 비참한 최후를 맡거나 엉망진창이 되지요.

기존의 지배층들이 순순히 물러날 리는 없고, 마지막으로 가족으로 협박하거나 위해를 하기 때문입니다.

그걸 사전에 아시고 협상을 하신 모양이군요.”

“….”

정확한 사실이었다.

일족의 지배층들이 가족이나 부하를 인질로서 노린다는 사실을 깨닫고 고민을 하다가 내놓은 해답이었다.

‘나 자신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으나, 가족과 동료는 아니다.

혼자서는 모두를 지킬 수 없다.’

이대로 지배층을 전부 처단하고 오리진이 되면, 가족과 부하를 대부분 잃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검편(劍蝙) 아스나스는 고민을 하다가 결정을 내린다.

“너희에게 나의 힘을 보태주겠다.

그리고, 감옥에서 외부활동을 끓을 테니 나를 제외한 전부를 지배층에 편입시켜라.”

십중심 검편(十中心 劍蝙)의 무력과 위명에 짓눌려서 최후의 발악을 하려던 지배층들로서는 쌍수를 들고 환영한 제안이었다.

계약은 바로 시행되었다.

‘검편(劍蝙) 아스나스는 무력을 일족의 지배층에게 제공한다.

일족의 지배층은 검편(劍蝙) 아스나스의 세력을 전부 지배층으로 만든다.’

지금까지는 서로 만족한 계약이었는데 갈수록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꼬이고 얽혀가는 문제를 다시 떠올린 검편(劍蝙) 아스나스의 무표정하던 얼굴에서 혈관이 치솟고 있었다.

꿈뜰-!

냉정하기 짝이 없는 검신(劍神)의 정점답지 않은 확실한 표정 변화를 읽은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는 웃음을 지으면서 말한다.

“후후후! 가족과 부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보기에는 좋지만, 손해를 많이 보신 것 같군요.”

누가 보아도 찬사를 받을만한 희생을 한 일에 시비를 거는 듯한 말에 검편(劍蝙) 아스나스의 박쥐의 검이 다시 검은 날을 빛낸다.

딸각! 스각-!

그러나, 이번에는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의 목이 날아가지 않는다.

깡-!

목의 피부에 닿은 박쥐의 검에서 불꽃이 튀었다.

이번만은 정말 놀랐는지 검편(劍蝙) 아스나스의 눈동자도 커졌다.

‘박쥐의 검의 공격을 맨몸으로 버티고 있다!’

공격을 예상하고 투기로 신체를 강화하고 힘을 주고 있었는지 목의 근육이 융기하면서 박쥐의 검날을 밀어낸다.

여기에 몸 전체에서 방대한 투기를 방사하여 박쥐의 검의 초진동 무형칼날을 중화하면서 버티고 있었다.

박쥐의 검을 잡은 손에 전해진 반발력은 이제까지 느낀 적이 없을 정도로 컸다.

‘이럴 수도 있나?

내 박쥐의 검을 단지 신체 강화만으로 받아내고 있다.

무슨 신체가 이렇게 단단하지?’

아무 먼 과거에 처음 목검을 잡고서 바위를 베는 수련보다 더 강했다.

‘아무리 방어력이 높기로 정평이 난 창조신의 신체라고 해도 있을 수 없는 단단함이군.

그러나, 자를 수 있다.’

더욱 힘이 강해진 박쥐의 검과 차원창세신 코아의 준비하고 있던 신체가 불꽃을 튀기면서 대치를 한다.

가가가가가-! 슉-!

결국은 못 견디고 피부가 베어지자 차원창세신 코아는 혀를 차면서 공간이동을 통해서 공격을 피해버린다.

“쳇-! 안되네.”

그리고, 목에 길게 생긴 부상을 회복시키면서 아주 천천히 말한다.

“십중심 검편(十中心 劍蝙) 정도 되시는 분이 함부로 자신을 희생하시다니 참으로 딱하시군요.

보나 마나 거래 덕분에 쉽게 지배층이 된 가족과 부하들은 감옥으로 면회를 한 번도 안 왔지요?

편지도 처음에는 오다가 딱 끊겼겠지요.”

“….”

으득-!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점점 꼬여가는 상황을 정확히 찍어내자 표정이 일그러지고 저절로 이가 갈려지는 검편(劍蝙) 아스나스였다.

그리고 귀에 천둥처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음성이 울렸다.

“지성체들은 이런 걸 고무신을 거꾸로 신었다고 표현하던데요.

결혼하셨으니 끈 떨어진 기러기 아빠라고 하던가?

반려와 부하가 전부 바람이 났겠군요.”

“!!!”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배신하지 않았다면 아무도 방문하지 않고, 연락조차 거부할 리는 없다.

그러나, 배신한 가족과 부하들을 위해서 감옥에 들어온 검편(劍蝙) 아스나스에게 이런 사태를 바로 이야기할 수 있는 존재는 당연히 없었다.

‘만약 내가 알게 되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모두 숨기고 있다.

그러나, 배신하지 않았다면 아무도 나를 찾아오지 않을 리 없다.’

이렇게 직접 이야기를 들으니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억지로 눌러놓았던 분노가 폭발 직전인데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는 거기에 불을 붙인다.

“그러게 객관적인 조언을 들어가면서 일을 추진하셨어야지요.

혼자 고민하다 감정에 휘말려 덜컥 결정하시면 어떻게 합니까?

이건 스스로 불러들인 사고입니다.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희생하니 이렇게 되지 않습니까?

부정이나 배신을 하지 못하게 아예 정조대와 제약을 거셨어야지요.”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지만, 정확한 지적이었고 속마음이었다.

‘그 점을 후회하고 있었다.

감정을 믿는 것이 아니었어.’

그러나, 아무리 올바른 충고나 확실한 조언도 상황과 말하는 상대에 따라서 반응이 다르다.

아무런 배려 없이 마구 쏟아지는 막말에 오랫동안 눌러온 감정이 터진 검편(劍蝙) 아스나스였다.

찰칵-! 스르르르르르릉!

완전히 뽑힌 박쥐의 검의 검은 검날이 휘둘러져서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를 난자한다.

절대로 알고 싶지 않던 사실을 눈앞에서 말해준 대가였다.

“닥쳐라!”

사가가가가가가가가가-!

이번에도 투기로 신체 강화를 하여 대비한 것처럼 보였지만, 완전히 뽑힌 박쥐의 검은 이제까지와 위력 자체가 달랐다.

스사사사사사사사사사-!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의 신체가 마치 무를 채로 써는 것처럼 다리부터 아주 얇게 잘려나간다.

그런데 이것도 검편(劍蝙) 아스나스에게는 생소한 경험이었다.

‘전신을 난자하는 공격을 하체를 희생해서 상체를 피해내고 있다.

무슨 회피력이 이렇게 높지?’

몸의 절반이 잘리고 있는데도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의 입은 쉬지 않았다.

“진실을 말하면 항상 이렇게 감정적으로 나오시니까 난제가 되었지요.

문제 해결을 스스로 막고 계신다는 생각은 안 해보셨는지요.”

“….”

이렇게 절단되면 분명 엄청난 고통이 있을 것인데 마치 남의 몸인 것처럼 태연하니 베고 있는 검편(劍蝙) 아스나스가 질릴 지경이었다.

상식적으로는 사실을 알려주었으니 감사를 해야 하지만, 박쥐의 검을 계속 휘둘러서 지금 자신의 상황을 부정하려 한다.

‘감옥에 간 남편을 버리고 다른 지배층과 바람이 난 아내.’

‘자신들을 위해 희생한 상급자의 적대 세력에 붙은 부하들.’

희생까지 감수할 정도로 소중했던 존재들이 자신이 감옥에 갇히자마자 바로 배신한 것이다.

‘도저히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이미 가족과 부하들이 지배층에 편입되는 대신 자신은 감옥에 들어가는 계약에 묶인 몸이었다.

계약을 무시하고 직접 나서면 바로 처단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기에는 그동안 쌓아온 정이 너무나 컸다.

어떻게든 직접 만나 설득해서 되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반대자와 배신자를 전부 죽이고 일족을 제압하면 간단하다,

그러나, 나를 외면했다고 해도 과거에는 너무나 소중한 존재들이었다.’

그러나, 자신은 감옥을 벗어날 수 없었다.

연락도 되지 않은 가족과 부하들이 지배층의 무의미한 화려함에 물들어서 점점 상황이 악화하여 간다는 간접적인 보고만이 올라오기만 한다.

반려가 떳떳하게 애인들을 만들고 다닌다는 말에는 이를 악물 수밖에 없었다.

‘으득! 부디 선을 넘지 마라.

그럼 되돌림도 불가능해.’

이런 부끄러운 개인 사정에 외부의 개입은 용서할 수가 없다.

‘배신자는 당연히 죽음이다.,

하지만, 그 대상이 내 가족과 심복이라면 분노를 참을 수 없다.’

몇몇이 임용을 조건으로 도와주겠다고 했으나, 엄중한 경고를 하고 물러나게 한 이유였다.

‘소중한 존재의 배신 회복.’

이것이 절대계 최강인 황금의 절대자와 신족을 대표하는 대신(大神)조차 어쩌지 못한 난제의 정체였다.

지성체라면 간단하게 재판하고 위자료 받으면 끝날 일이 상대가 십중심 검편(十中心 劍蝙)이 되니 아무도 건들 수 없는 위험천만한 폭탄이 된 것이다.

그러나,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에게는 너무나 쉬운 문제였다.

“저와 계약하시지요.

고객님은 창조주!

만족스럽게 싹 처리해드립니다.”

하체가 거의 썰렸는데도 이렇게 나오니 기가 막힐 지경이었다.

그렇다고 자신의 가족과 부하의 배신 처분을 남에게 넘길 생각이 없는 검편(劍蝙) 아스나스의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

드디어 진심이 나왔다.

“이걸 맞고도 네가 무사하면 계약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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