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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1144화 (1,144/1,533)

<-- 용자(勇者)와 영웅(英雄) -->

신계 주신과 신계관리주신들은 아주 먼 우주로 내동댕이쳐졌지만, 목숨은 간당간당하게 붙어있었다.

‘필사적으로 막은 저들 덕분에 신계가 일 할의 손해만 입을 수 있었다.

이 정도면 장하다고 평가해야 하는군.’

사태를 파악한 아이언은 의복을 창조하여 입고 아까 보았던 연회장의 식탁과 의자까지 재생하여 그 자리에 앉는다.

탁-!

그리고 탁자를 손으로 두들기면서 신계를 향해 외쳤다.

“이제 끝났으니 음식이나 가져와!

배고파!”

신계에 잠시 정적이 흘렀으나 곧 모든 요리신들이 직접 음식을 들고 뛰어왔다.

두다다다다다-!

그들도 신계 주신과 고위신들은 거의 죽기 직전이지만 무사함은 확인했다.

하지만 항성계 저 너머로 날려져서 복귀에 시간이 걸린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 무서운 영웅신이 날뛰기 시작하면 대책이 없다.’

신계 주신과 신계관리주신, 원로들까지 모두 우주로 치명타를 먹고 날려졌다.

지금 신계가 가진 전력으로는 아이언의 한주먹거리도 안 된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기에 비위를 맞추기 위해서 필사적이었다.’

“빨리! 빨리!”

요리신들의 앞에는 아이언에게 당한 신계 주신의 분노를 피해서 잠시 자리를 떠났던 요리장이 있었다.

요리신들을 재촉하고 다시 연회를 준비하고 가장 자신하는 요리를 들고서 재빨리 아이언의 맨 앞에 놓으면서 사근사근한 어조로 말한다.

“이건 제 마음이 담긴 최고의 요리입니다.”

그 말에 아이언은 인상을 확 구기면서 입을 다물게 했다.

“닥쳐! 내 마음도 잘 모르는데 남의 마음을 알게 뭐냐?”

“...”

혼자서 신족들이 그렇게나 골치를 썩이게 하던 흑염 도적단을 일격으로 토벌한 고위 창조신의 말이었다.

“요리는 누구에게나 맛있으면 그만이다.”

요리장과 다른 요리신들은 무엇인가 심오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아이언은 성질대로 내뱉은 말이었다.

그리고 완전히 꺼진 배를 채우기에 여념이 없었다.

‘은하유성(銀河流星)은 유아신의 몸으로는 너무 많은 힘과 정기를 소모하게 한다.’

우걱! 우걱!

아이언이 그렇게 배를 채우고 있을 때 정문의 땅에서 진동이 일어났다.

구구구구구구구궁-!

자욱한 흙먼지가 일어나면서 거대한 기계신인 영웅왕이 모습을 드러낸다.

황금 갑옷과 투구가 은하유성(銀河流星)의 후폭풍에 의해 통째로 날아가고 금속 피부와 뼈가 군데군데 드러난 참혹한 몰골이었다.

“콜록! 콜록!”

그리고 그 밑에서 겨우 목숨을 부지한 영웅동맹의 주신들이 기침하면서 기어 나왔다.

은하유성이 발동되는 순간 도저히 방어할 수 없음을 알고 영웅왕으로 자신들을 덮쳐서 땅에 박아넣어 버틴 것이다.

음식을 입에 한가득 물고 있던 아이언은 고개를 끄덕였다.

끄덕-! 꿀꺽-!

입에 물고 있던 음식을 그대로 삼키고 치하를 한다.

“자신만 살아남은 것만이 아니라 동료까지 전부 지켰느냐?

그 정도면 합격이다.

영웅왕의 정식 조종사 자격을 하사하겠다.”

그 말과 동시에 영웅왕의 황금갑옷이 빛을 발산하면서 재생된다.

파아아아앗-! 슈하하하-!

영웅왕의 갑옷 형상이 방금까지 탔던 주신의 전신 갑옷으로 변한다.

그리고 금속 얼굴까지 변하자 마치 조종자의 크기만 키운 모습으로 보였다.

갑작스러운 영웅왕의 변화에 검의 주신은 놀랐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었다.

‘영웅왕은 흑염 도적단을 일격에 소멸시킨 아이언님의 은하유성(銀河流星)의 여파까지 견디어냈다.

이 전투기체만 있으면 현세계 어떤 창조신에게도 지지 않는다.’

깊숙하게 고개를 숙여서 감사를 표하는 주신의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했다.

그리고 그 표정 변화를 영웅왕의 금속 얼굴도 따라 한다.

이제 완전히 동기화가 끝난 것이다.

“감사합니다.

이제 저희는 무엇을 할까요?”

모두가 궁금해하던 일이었다.

영웅동맹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도 못하고 어떤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지 전혀 몰랐다.

아이언의 신계에 소속되어 기본적인 정보를 받았지만, 영웅동맹에 대한 정보는 극비인지 전혀 알려주지 않은 것이다.

‘신족의 고유권능을 가진 십만의 기계신 군단.’

이 정도의 개념만으로 알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었다.

더 많은 정보가 필요했는데 아이언은 느긋하게 음료를 마시면서 말했다.

“영웅동맹의 군사교육과 정식 조종자의 선발.

일단은 그 정도면 된다.”

영웅동맹은 알려진 지가 얼마 안 되었다.

그래서 신생한 군단의 조련이 목적이라고 바로 알아들은 영웅동맹의 주신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면서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군사훈련은 영웅동맹의 주신들이 신계에서 주로 했던 일이기에 어려울 이유가 없었다.

힘찬 대답에 희미한 미소를 지은 아이언은 연회장에 자리를 만들어 준다.

“여기 일은 끝났다.

너희도 먹고 쉬도록 해라.”

그 말에 모두 극심한 피로와 현기증이 밀려왔다.

아이언과 흑염 세력의 충돌 여파를 막아 신계를 지키는 짧은 기간의 임무였지만, 아찔한 순간이 너무 많았다.

‘마지막에 아이언님이 은하유성(銀河流星)을 쓸 때 정말 끝장나는 줄 알았다.’

‘신계 전부를 집어삼킬 정도로 커다란 투기 회오리의 여파에 빨려 들어가기 직전이었어.’

유탄을 막는 것도 힘겨웠으니 더는 견딜 방법이 없었다.

영웅왕으로 덮치게 하지 않았다면 정말로 갈가리 찢겨나가던지 신계 주신과 다른 고위신들처럼 날려졌을 것이다.

‘그 결과 살아남기는 했지만 살았다고 생각하니 극심한 허기가 밀려오는군.’

모두가 연회 자리에 앉아서 음식을 먹기 시작한다.

그런데 도저히 의복이나 복장을 정리할 여력이 없어서 거지 몰골이었다.

잠시 그 몰골을 쳐다보던 아이언은 가볍게 손을 튕기면서 신력을 발동한다.

탁-! 파아아아아앗-!

이십 명의 영웅동맹 주신들의 몸에서 찬란한 황금빛이 뿌려진다.

아이언의 신력은 그들의 부상을 단숨에 완치시키고 복장까지 완벽하게 복구한다.

“이제 나는 최고 위원회의 최고위 창조신이다.

직책은 초월자 담당 위원을 맡게 되었다.”

흑염 세력들의 신체를 시공간을 파괴하는 은하유성(銀河流星)으로 먼지처럼 갈아버렸으니 흑염 도적단을 토벌하거나 큰 타격을 주라는 조건부 의뢰는 완료했다.

사태를 파악한 창조신계에서 정식으로 임명장이 내려오면 이제 자신은 신족의 최고위 창조신이며 정식 위원이 된다.

‘가루로 만들었으니 아무리 근원의 생명력이라도 회복은 불가능하다.

현세계의 정기로 만든 신체로 부활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의 절대계보다 열 배는 약한 현세계의 정기 수준이었다.

아무리 신격이 높아도 아이언처럼 상위 존재의 가호도 없이 만들어낸 신체는 수준 미만이 될 수밖에 없다.

‘흑염 세력은 절대계에서 단련을 거듭하여 완성 시킨 최고의 신체를 잃은 것이다.’

세계의 항상성에 의해 일백 분의 일의 힘의 감소영향을 벗어난다고 해도 전성기에 한참 못 미치는 힘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제 아무리 본래의 힘을 전부 되찾는다고 해도 창조신장 이상으로 강해질 방법은 없다.’

유일한 방법은 일단 절대계로 돌아가서 신체를 다시 만들고 부활하는 방법이었다.

‘정기의 극심한 차이로 절대계에서 쉽게 나올 수 있으나 들어가기는 힘들다.

힘들게 돌아갔다고 해도 진리님이 용서하실 리가 없지.’

일대 십중심의 저항세력이기에 돌아오면 용납할 리가 없었다.

과거의 힘을 되찾을 방법을 모두 상실한 흑염 세력에게 남은 길은 거의 없었다.

‘원래의 흐름대로 무차별로 신계를 약탈하면서 막대한 정기를 모을 것이다.

그리고 그 정기로 최대한 빨리 강해지고 초월자들을 병력으로 모집해서 현세계의 신족과 한판 대결을 노리겠지.’

과거의 아이언의 흐름에서 흑염 세력은 샤이니와 브라이트에게 당했다.

‘두 명의 영웅신과 우주신들에게 절대계에서 만든 신체를 잃었다.

스스로 복수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잃은 흑염 세력은 미쳐 날뛰었다.’

흑염 세력은 무수한 신계를 타도하고 얻은 정기로 최고위 창조신들 이상으로 강해진다.

차원권능의 기동력으로 샤이니의 추격대를 완전히 따돌린 흑염 세력은 엄청난 정기를 대가로 하여 초월자 세력을 용병으로 무차별로 끌어모았다.

‘신족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려고 했는데 거의 이긴다는 분위기였다.’

그만큼 흑염 세력이 날뛴 피해와 모였던 병력 규모가 어마어마했다는 뜻이었다.

‘현세계의 신족들은 그제야 도저히 견디다 못하고 진리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하던가?

이제 멀지 않았군.’

음식을 부지런히 씹어 삼키면서도, 고민이 끝없이 깊어지는 아이언이었다.

자꾸 가까이 와서 진리의 추적에 말려들까 걱정해서 직접 나섰는데 너무 일렀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앞으로의 대책을 보완하기 위해서 부지런히 머리를 돌리고 있는데 이변이 일어났다.

빠각-!

음식을 씹고 있던 아이언의 입에서 금속음이 울린다.

그 소리는 천둥처럼 요리장과 요리신들의 귀에도 들렸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런 금속 소리를 낼 만한 음식 재료를 사용한 기억이 없었다.

‘으헉-!’

‘뭐야?’

요리장은 방금 들은 소리와 아이언의 입 밖에서 반짝이는 가느다란 작은 수저를 보고 바로 정체를 확인했다.

‘음식 간을 볼 때 사용하는 계량용 수저다!’

신계 주신도 없이 혼자서 음식 대접을 해야 하는 처지이었던 요리장의 얼굴이 흉악하게 일그러졌다가 핏기가 싹 가셨다.

‘저런 걸 음식에 빠뜨렸는데 모르고 내왔단 말이냐?

어떤 미친 자식이 저런 초보적인 실수를 했어?’

누구냐?’

음식에 못 먹을 것을 넣어서 가져온다.

평상시라도 치도곤을 당할 치명적인 실수였다.

더구나 접대하는 대상이 지독하게 입맛이 까다롭고 성질이 더러운 고위 창조신이었다.

‘음식 맛이 없다고 신계 주신을 그릇으로 때리고 음식을 뒤집어씌웠다.

조리신을 살려둘 리가 없어!’

조리기구를 씹었으니 어떻게 나올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딱딱하게 굳어진 조리장과 요리신들의 표정에서 혹시 독이라도 타는지 의심이 간 영웅동맹의 주신들이 아이언을 쳐다보았다.

으적! 꽈드드득-!

그리고 아이언의 입안에서 요란하게 박살이 나는 금속음을 듣자 잠시 멍해졌다가 다시 음식에 집중한다.

저 정도의 신체 능력을 갖춘 고위 창조신에게는 어떤 독도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기억났기 때문이었다.

씹으면 금속음이 나는 특이한 음식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먹기 시작한다.

“...”

“...”

그러나 조리장과 요리신들은 지금 천국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고 있었다.

다행히 아이언이 금속 수저를 그대로 먹어치웠으니 넘어갔지만, 나중에 이런 자리에서 또 발생하면 정말 전부 직책을 내놓고 영구봉인이 될지도 몰랐다.

‘또 실수한 것은 없지?’

요리장은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면서 요리신들을 다그쳐 간다.

당연히 전부 아니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왜 이런 문제가 있는지도 바로 유추했다.

‘저들은 관록이 있는 요리신들이다.

이런 실수를 할 리가 없다.’

이들이 직접 만들었으면 절대로 발생하지 않을 실수였으니 자신처럼 조수들을 사용하고 맛만 보았다는 뜻이었다.

‘앞으로 나오는 요리는 조수를 시키지 말고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만들어서 확인해!

잘못하면 우리가 전부 죽는다.

나도 그렇게 하겠다.’

맛이 없다고 신계 주신에게 그런 모욕을 주었는데 또 이상한 것을 먹게 하면 살려둘 리가 없었다.

요리신들도 아까 생전 처음 느꼈던 아이언의 살기와 투기를 기억하고 벌벌 떨었다.

그리고 신계 전부를 집어삼킬 듯이 발동되었던 거대한 투기 회오리까지 보았으니 모골이 송연해질 지경이었다.

슬금! 슬금! 후다닥-!

연회장에서 조심스럽게 물러난 요리장과 요리신들이 조리장으로 달려가고 잠시 뒤에 나오는 요리의 질이 달라졌다.

드디어 조리장과 고참 요리신들이 말만 하지 않고, 직접 하나에서 열까지 전부 손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아이언은 확연히 상승한 식 맛을 음미하면서 중얼거렸다.

“이제야 제대로 나오네.

숟가락을 먹어준 보람이 있어.”

“예? 무슨 말씀이십니까?”

“숟가락이라니요?”

옆에 있던 영웅동맹의 주신들이 의아해서 물었지만, 아이언은 아무 말 없이 음식을 즐길 뿐이었다.

은하유성(銀河流星)으로 인한 시공간 붕괴현상이 조금씩 가라앉고 있으니 창조신계에서 곧 연락이 올 것을 느긋하게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거두어들인 영웅동맹의 주신들을 음식을 먹으면서 쳐다보았다.

‘이들을 부하로 거두어들였는데 세계의 항상성이 조용하다.

흐름이 바꾸었다고 난리를 쳐야 하는데 말이야.

그럼 이들도 원래의 미래에 있었나?

그것도 내 부하였나?’

의문은 많았지만, 지금 주신이라고 해보았자 오백억 년 이후의 이계(異界) 수준으로 따지면 고위신 수준이었다.

그동안 이들이 얼마나 강해졌는지 모르지만, 최고위 지배층이 되지 못했다면 얼굴을 모를 수도 있었다.

‘미래의 나는 이계(異界)의 정당한 지배자인 초월 총수이자 신족의 창조신장이면서 마신황제이기도 하다.

그러니 지배자급 초월자나 고위 창조신 이상이 아닌 이상 기억하지는 않았다.

용량 낭비지.’

가뿐하게 의혹을 털어버린 아이언은 영웅동맹의 주신들에게 말한다.

“이 신계에 아직 영구봉인을 하게 만든 원한이 있다면 지금 풀어라.

참았다가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바로 복수해야 미래가 가뿐하다.

창조신장님의 면책권을 가진 내가 허락하겠다.”

“...”

뚝-!

그 말에 동작이 멈춘 영웅동맹의 주신들이었다.

‘원수를 용서하라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대놓고 나중에 후회하니 철저하게 복수하라는 말은 처음이다.’

진심인지 확인하려는 영웅동맹의 시선을 받은 아이언은 사탕 하나를 꺼내어 물면서 말했다.

“원한을 겪어보지 않은 자만이 원수를 용서하라고 말한다.

배신당하지 않은 존재만이 믿음을 유지한다.

목숨이 왔다 갔다 할 정도로 지독하게 당하고 나면 누구나 생각이 바뀐다.

그럼 용서와 신뢰를 하고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불가능하니 포기하고 더러운 세상이 싫다고 혼자서 은거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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