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차원 생존전략-827화 (827/1,533)

<-- 전방(前方)과 후방(後方) -->

그런데 이계 전부가 진동을 시작한다.

두두두두두두둑-!

그리고 격리된 공간에서 주신성으로 안정적으로 변화되어가던 피오리나가 갑자기 흐려져 갔다.

갈수록 더해만 가던 존재감은 감소하고 차원의 오리진으로서 가속을 시킨 공간조차 와해되려 한다.

그것은 마치 세계 자체가 별도의 차원공간과 행성 자체를 배제하려는 것과 같다.

갑자기 벌어진 이변에 주변이 시끄러워 졌지만 차원창세신 코아는 여유만만이었다.

한계를 초월한 초월권능을 중복 발현한 타격조차 차원공통원소로 완전해진 회복능력으로 어느 정도 복구를 했기 때문이었다.

‘이계 자체의 항상성인가?

역시 너무 규격 외의 정기를 가진 행성의 존재와 강력한 차원권능에 세계 자체가 거부반응을 보이는군.

하긴 인간으로 치면 암세포 이상의 위협이겠지.

전력으로 배제하려하는 반응은 당연해.’

근원과 황금착각조차 예측한 사실이었다.

사백구십구 주우주의 상급 창조신으로 막대한 지식을 가진 자신이 이런 돌발 사태를 예측 하지 못할 리가 없었다.

‘어차피 자멸할 정도로 약해진 이계-!

힘과 신격으로 찍어 누른다.’

창조신장의 신격까지 거칠 것이 없기에 바로 강제인식 절차에 들어갔다.

“이계여-! 창조주의 대리인인 창조신장으로서 명령한다.

주신성의 존재를 허용한다.

내가 차원의 오리진임을 인정하라-!”

진리에게 인정된 이계 창조신장의 권한을 전부 사용해서 자신과 주신성의 존재를 강하게 이계에 각인시켜 간다.

그러자 역시 세계의 반발은 바로 멈추었다.

정신체로는 새로운 법칙의 추가는 무척 어려웠으나 이미 사백구십구 주우주 창조신계의 지원까지 받은 상태였다.

여기에 일방적인 힘에 의한 강제가 아닌 정식 절차였으니 바로 주신성과 차원의 오리진이 이계에 존재한다고 인정된 것이다.

두우우우웅-!

마치 거대한 북이 울리는 소리와 함께 이계의 기본규칙에 변화된 현실이 새겨진다.

‘창조신장의 신격으로서 이계 자체의 법칙을 변화시킨 이상 이제 창조주가 직접 나서지 않는 한 수정이 불가능할 것이다.

이계 십중심들조차 손대지 못한다.’

그렇게 세계에 잠식되던 주신성 피오리나와 차원공간은 다시 뚜렷한 존재감을 되찾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계와 구별되었던 공간을 뚫고서 압도적인 거대한 모습을 한 주신성이 드러난다.

우우우우우우우우웅-!

초월자들의 입에서 감탄을 넘어선 경악의 음성이 터져 나왔다.

“오오오오오-!”

“저럴 수가-!”

그것은 이계에서는 이제 사라진 보기만 해도 생명력이 넘치는 푸른 바다와 싱그러운 정기가 가득한 대지였다.

지배자급 초월자의 감각으로도 측정하지 못할 정도의 넓이와 강력한 정기는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먼 과거에 초월자가 되기 전의 생명력이 넘치던 행성들의 모습이 추억으로 되살아 날 정도였다.

보기만 해도 정말 혁명으로 가장 먼저 폐허가 된 고향으로 돌아온 기분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현재 이계 입장으로서는 눈물이 날 정도로 화려하고 풍요로운 주신성의 광경에 몰입하는 초월자들이었다.

그리고 감동 속에서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언이 울렸다.

“차원신계의 이계 주신성이 되겠군.

이름을 정령 주신성이라고 할까?

여기 정령 주신계의 절반은 신족에게 나머지는 초월자 쪽에 배분할 생각이다.

아무 조건 없이 말이야.

일종의 기부라고 할 수 있지.”

“!”

“!”

그 말에 모든 초월자들이 반색을 하면서 기쁨을 숨기지 못했다.

직접 보고 느낀 주신성의 존재는 감동 그 자체였다.

강력한 정기를 가진 행성의 존재는 신족보다 초월자들에게 더욱 효과가 컸다.

관리 권리를 얻을 수 있다면 강경파들과 전면전쟁까지 각오를 할 생각이었는데 아예 배정해주겠다는데 더할 나위가 없었다.

그러나 다음 말에 머리가 멍해졌다.

“주신성은 주우주에서도 창조신성 다음의 보물이다.

이 정도로 기부하면 내가 초월자 대표로 임명되는 명분으로 충분하겠지?”

“........”

노골적으로 주신성의 절반을 줄 것이니 초월자의 대표 자리를 내놓으라는 요구였다.

이번에는 아까처럼 농담으로 받아들이면서 웃고 넘어갈 수도 없었다.

일천 억의 정기를 가진 정기구슬을 마치 동전 뿌리듯이 하는 끝없는 재력과 여기에 이런 기적과 같은 행성을 순식간에 만들어내는 상대였다.

이런 창조신이 신족의 수장이 되어서 순수한 적으로 돌아서면 예측되는 결과가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엄청난 정기와 이런 강대한 행성의 신계를 가진 신족의 군대는 무한히 강화되고 늘어날 것이다.’

‘자칫하면 수에서도 밀릴 수 있다.’

신족에게 부여된 부활해도 별 타격이 없는 특성과 강대한 창조력이 결합하면 지금의 세력우세는 마치 꿈처럼 스러질 정도였다.

그런데 이런 위협적인 창조신이 같은 편, 그것도 초월자의 대표가 되어서 제대로만 해주면 든든하기 짝이 없었다.

아니 신족과 초월들의 공동대표로서 중립만 유지하거나 가만히만 있어 주어도 확실하게 남는 장사였다.

서로 긴급하게 의사를 교환한 온건파 초월자들은 곧 결론을 내렸다,

“회의를 해보겠습니다.”

초월자들의 그 대답에 뒤에서 쳐다보고만 있던 근원과 황금착각은  결국 입까지 크게 벌리면서 놀라고 말았다.

‘이게 되네.

이건 가장 강력한 적을 자신들의 수장으로 받아들이는데 검토를 하겠는 뜻이잖아?’

‘글쎄요.

서로 치열한 전쟁을 벌였던 적국의 왕을 대가를 받고 아국의 왕으로 받아들인다?

일단 감정적으로 용납되지 않는 일입니다.

저도 뭐가 뭔지 모르겠습니다.’

뭔가 이상하게 흐르더니 결국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대답이 나오고 있었다.

방금 전까지 죽일 듯이 싸운 신족의 창조신을 초월자들의 대표로서 인정할지를 회의로 검토하겠다니 말이다.

서로 대화는 고사하고 존재조차 용납하지 않던 초월자들과 신족들로서는 획기적인 변화였다.

그렇게 서로 혁명군과 반란군으로 부르면서 상대방의 전멸을 노리면서 오백억년의 사투를 멈추지 않던 지배종족 전쟁의 끝이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용병신 시절이면 꿈도 꾸지 못할 투자와 무리를 해가면서 여기까지 끌고 왔다.

나의 손과 시야가 닿지 않는 곳에서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아무도 모른다.

지금 초월자들이 나의 신언의 영향과 거듭되는 재력의 과시로 이렇게 흔들릴 때 확실하게 마무리를 지어야 해.

무엇보다 지금 정도의 창조력은 이계에서 또 발휘해서는 안 돼.

이계의 부담이 너무 크다.

아니 더 이상 이런 위험한 짓은 못해먹겠다.

차원공통원소가 아니었다면 확실히 또 죽었어.’

본인이 창조신장인데도 불구하고 세계의 반발까지 불러올 정도의 창조력의 발동이었다.

힘과 신격으로 억눌렀지만 두 번째는 어떤 반작용이 발생할지 몰랐다.

무엇보다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자격으로 도달한 십사 써클의 위험성은 상상을 초월했다.

영원체와 대등한 경지라는 십사 써클의 위대함을 이제야 절감할 정도였다.

‘신족은 지원이 많을수록 능력이 폭증한다.

더구나 상위 써클을 가진 존재가 이끈다면 어떤 강자도 승부를 장담하지 못한다.

그러니 신족이라는 이계 일원을 일대 일의 정면승부로 유도하여 날려버린 것이 정답이었어.

개인으로도 비할 수 없이 강력한 십중심이다.

그런데 기본종족이 신족인 이계일 원이 십사 써클인 부족한 신력을 보충할 광대한 세력지원까지 받는다면 어떻게 될지 예측이 불가능했다.

초반에 전초전으로 서로 능력을 견줄 때 전력인 절대거리 코아로 날려서 천만다행이었다.

‘그러나 이계 일원이 초월자 세력에 복귀해서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면 나와 신족은 분명 여기서 막힌다.

미숙하지만 분명 십사 써클이니 잘못하면 이 영역 전체가 절대기 파이의 완전 방호벽으로 분리될 수도 있어.

그럼 남은 방법은 처음 계획대로 나 혼자 나서는 초토화 작전밖에 없다.’

일천조의 신력을 가진 절대계 일원의 절대자가 모든 일원일족을 이끌고 보였던 절대기 파이의 최대 위력은 모든 존재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다른 십중심과 서열전 영역을 전부 절대기 파이로 중복해서 만들어낸 방호벽으로 밀어붙여 압살을 시도했기 때문이다.

이 방호벽의 전진을 막고 뚫고 나오는데 다른 절대계 십중심들이 모두 힘을 합쳐도 일 년 이상 걸렸다니 엄청난 일이었다.

일원은 부족한 공격력만 보완된다면 충분히 상위 십중심을 노릴 정도의 권능이었다.

‘그러니 반드시 이계 일원과 초월자 세력을 분리시켜야 한다.

여기에 남아있는 지배자급 초월자들의 수는 육백 명 정도인가?

이 정도면 대충 과반수를 확보했으니 여기서 끝내야 한다.’

그리고 더 이상 세를 과시할 권능을 쓸 여력이 없었다.

아주 멀쩡해 보였지만 강제 발동시킨 십사 써클의 영향으로 또 죽을 고비를 넘긴 엉망인 상태였다.

지금과 같은 수준의 권능을 발휘하려면 장기간의 요양과 안정이 필요할 정도였다.

‘여기에 나는 신족의 정리까지 해야 한다.

반드시 초월자들은 지금 일단락을 짓는다.’

가장 귀찮은 일은 당장 끝내야 성공한다는 의지에 불타면서 최후의 카드를 꺼낸다.

“회의 참 좋지.

나도 아주 좋아하니 반드시 참석하고 싶군.

그런데 이 주신성을 안정화를 위해서 여기를 떠날 수 없으니 이곳으로 모이게 해라.

회의 장소도 내가 준비하지.

마음에 들 것이다.

이것이 이계 정령주신성의 새로운 신계다.

지금의 차원문을 확장해서 보내라-!”

“신계주신님의 명령을 받습니다.”

이번에는 위성이 통과할 정도로 커다란 차원문으로 확장되어서 열리고 은빛의 무엇인가가 빠져나오기 시작한다.

그것은 위성 굵기의 거대한 원통형의 구조물이었다.

천천히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거대한 크기와 위용을 자랑하듯이 공간을 울린다,

우우우우우우-!

은빛 원통형의 거대 구조물 정 가운데에 뚫려있는 구멍에서 너무나 익숙한 나선 모양의 형태와 권능을 확인한 초월자들은 신음을 내뱉었다.

“.......... 아르카나 시스템.”

차원창세신 코아에 의해 배신자 신족의 본성 피오리나가 파괴되면서 드디어 사라졌다고 안도했던 신족의 최대무기였다.

신력 병렬연결이 종족권능으로 쉽게 사용가능한 신족만이 운영 가능한 이계 최대최강의 신력포였다.

“역시 사라진 것이 아니었구나.”

혁명시절에 토벌군이 전쟁시작 전에 맨 앞에서 사용되는 포격에 소멸된 초월자와 행성은 부지기수였다.

과거 전성기의 신족이 사용했을 때는 항성계까지 단번에 소멸시켰으나 쇠퇴한 지금은 행성파괴만 가능했다.

그런데도 신족을 반역한 배신자들의 세력들은 어떤 대가를 주어도 넘겨주지 않을 정도의 위력이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라면 얼마든지 최대 위력으로 사용이 가능할 것이다.’

‘아니 본인이 전멸세계를 사용하니 쓸모가 없다.’

‘하지만 만에 하나 신족이 저걸 완벽하게 사용할 정도로 부흥한다면 큰일이다.’

노후화하여 행성 파괴만으로도 위협적이었는데 완벽하게 보수되어있었다.

그리고 주변을 감도는 심상치 않는 권능의 파동을 보니 아무리 보아도 과거 이상의 위력을 가지게 개조된 것으로 보였다.

“너무 노후 되고 자체권능도 약화되어서 개조를 하는데 힘들었다고 하지만 아주 잘 완성되었더군.

처음에는 가뿐하게 모두 싹 쓸어버리려고 나름대로 신경 좀 썼지.

하지만 말이야 역시 직위가 높아지고 가진 것이 많아지니 평화와 협상이 좋아.

자네들도 그렇지 않나?

친구들, 아니 동지들.”

“.........”

초월자들의 대답은 바로 떨어지지 않았다.

아직 열려진 차원문 사이로 또 하나의 아르카나 시스템이 모습을 드러내려는 것이다.

그 모습에 기겁을 해서 소리를 쳤다.

한 대의 존재조차 가장 골치 아픈 위협이었는데 늘어나 있었다.

“도대체 저걸 몇 대나?”

“내 신계관리주신들은 유능하지.

예산만 준다면 얼마든지 고속생산이 가능하다고 하더군.

이걸 어떻게 생각하나?”

자르르르르르-!

일만 개의 행성을 사고도 줄어들 기미가 없는지 아직도 수많은 정기구슬이 아공간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서로 가볍게 충돌하면서 밝은 음색을 내지만 초월자들에게는 지옥에서 울리는 신음소리와 같았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