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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769화 (769/1,533)

<-- 지옥(地獄)과 천국(天國) -->

거기까지 들었던 일원후보라 불리는 초월자의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이제까지 중립적인 위치를 취했던 이계 십중심 후보들이 전부 초월자의 반대편으로 돌아선 것이다.

‘그들을 따르는 세력은 소수이나 거의 대부분이 초월자의 지배자급이다.

이건 심각한 문제다.’

무엇보다 후방을 지키면서 왕과 같은 생활을 하던 초월자들이다.

그렇게나 싫어하던 전방에 이렇게 잔뜩 몰려왔다는 사실조차 이해가 안 되었다.

그러나 최악의 예상과 결합하면 이해가 되었다.

‘저들이 이계 십중심 후보들과 무슨 마찰을 일으켰다.’

진리대리로 인해 신족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그들이 적으로 돌아서면 엄청난 문제였다.

저절로 삼엄해진 말투로 추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은 어디로 갔느냐?

아니 무슨 짓을 했지?”

단숨에 기세가 밀렸으나 최대한 기가 죽지 앉고 대답하려던 후방의 초월자들이었다.

“전원 도주.......헉-!”

그 대답과 함께 일원후보의 등에서 한 쌍의 거대한 빛의 날개가 터지듯이 펼쳐졌다.

위이이이이이이이이잉-!

그리고 머리 위에서 전신을 감쌀 정도로 거대한 빛의 원이 수백 개가 겹치면서 초월자들 전부를 뒤로 튕겨내 버렸다.

“윽-!”

“흡-!”

가까이 있던 지배자급 초월자들이 모두 여기저기 튕겨지고 조금 떨어져 있던 후방에서 몰려온 초월자들도 무참하게 날려졌다.

지배자급 초월자들이 공격당한 것 같은 모습에 모든 군세들이 일순간 동요를 드러내고 전투를 시작하려 했다.

허나 그들 위로 이계에서라면 절대적인 신력과 권능을 아낌없이 나타낸 일원후보의 분노한 목소리가 전방과 후방의 군세의 행동을 저지했다.

“이계 십중심 후보들이 도주라고?

너희들을 피해서 도망쳤다고?

나와 동등한 강자인 그들이 왜 너희들을 피해서 도망친단 말인가?

이제까지 그들의 독립을 멈추게 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는데 무슨 짓을 해서 그들을 자극했느냐고 묻고 있다.”

모든 초월자들이 가진 신격을 능가하는 거대한 신령의 분노가 초월자들의 군세를 강타한다.

어떻게든 버티면서 여파를 저지하려던 지배자급 초월자들의 모든 시도가 헛수고였다.

‘투기를 발산하던 모든 군세가 일순 밀렸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일억에 가까운 고위 초월자 군세를 혼자서 압도하는 신위를 보이는 일원후보의 모습에 지배자급 초월자들은 이를 갈면서 저항했다.

‘일원후보인 동지는 같은 이계 십중심 후보의 처우에 관한 일만은 결코 양보하지 않았지.’

그들을 반드시 끌어들어야 할 혈맹으로 여기고 모든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일이 완전히 틀어졌으니 이런 과격한 반응을 예상하고 모든 군세를 이끌고 왔는데 통하지가 않았다.

“으-!”

“제길-!”

“더 강해진 것인가?”

“역시 이들은 규격외다.”

“빌어먹을 진리에게 인정받은 자들.”

후방의 지배자들이 힘겹게 일원후보의 신력에 대응을 시작하자 더 강력해진 일원후보의 신언이 머리를 울리기 시작했다.

“내가 아직 동지로서 대우할 때 과정과 결과를 정확하게 이야기하라.

정확하게 사실을 말하지 않으면 내가 직접 알아내겠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더욱 가중되는 압력에 버티다가 결국 결과를 이야기할 수밖에 없었다.

버티는 것도 한계였다.

이대로 가다가는 기껏 육성한 군대 앞에서 망신을 당할 상황이었던 것이다.

“이계 십중심 후보들은 모두 이 전방의 반대편 지역에 뭉쳐서 독립을 선포했다.

그래서 우리도 그들이 정한 영역에 가까이 가지 못하고 소식만 전하고 받은 사실이다.”

“!!!”

그 말에 강대한 신력으로 추궁하던 일원후보와 전방의 지배자급 초월자들도 모두 경악했다.

그동안 다른 이계 십중심 후보들을 초월자들의 지배층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던 일원후보의 충격은 컸다.

‘그들이.........그들이 우리를 떠났다고?

아니 완전히 돌아섰어?

같은 동료인 나에게 통보조차 하지 않고서?’

그동안 진리의 선택을 받은 이계 십중심 후보들은 이렇게 세계를 운영하면 망한다고 초월자들에게 쓴 소리를 많이 했다.

하지만 노골적인 반역의사를 표하지는 않았다.

일단은 그들 역시 초월자들과 같은 편으로서 동맹을 맺고 신족을 몰아낸 혁명세력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다른 이계 십중심 후보들이 모두 돌아서서 독자세력으로 독립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가장 충격이 큰 것은 역시 같이 진리에게 선택받은 동류라고 생각하던 일원후보였다.

마치 실성한 듯이 믿을 수 없다는 식의 말만 반복하고 있었다.

“독립!?

정말 독립했다고?

하필 지금 이때?

아니 누구에게서 독립을 해?

우리는 같은 혁명의 동지인데?

우리의 적은 지성체를 무시하고 창조주만을 맹신하는 신족이다!”

격렬한 감정이 실린 일원후보의 신언이 공간을 울리고 군세의 투기를 통째로 뒤흔든다.

이제까지는 보이지 않던 전력에 다른 초월자들의 표정이 샐쭉하게 변했다.

강하리라고 예상은 했지만 이건 감당이 안 될 능력이었다.

그런 강대한 존재가 분노하여 외치는 소리가 신령을 쩌렁쩌렁하게 울려오니 죽을 맛이었다.

“우리를 억압하고 희생시켰던 최악의 지배층이었던 신족들은 모두 저기 묶여있다.

다시는 정신체들의 지배를 받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 왔단 말이다!

그 시간이 혁명 이후로 자그마치 오백억년이다!

우리 덕분에 전부 자유다.

그런데 누가 지배했고 억압했다고 독립을 한단 말인가?

거기다 왜 하필 신족세력의 반대편..........”

분노로 이글거리던 시작한 일원후보의 눈에 검은 길이 보였다.

‘저........저것이로군.

다른 이계 십중심 후보들도 모두 눈치를 챘어.

저 검은 길이 무엇인지를 말이야.’

자신이 파장을 우려해서 말하지는 않았으나 저 검은 길은 완벽한 일방통행이 아니었다.

죽음과 삶, 파괴와 창조를 모두 주관하는 창조신(創造신)처럼 권능을 발현한 진리대리에 의해서 완벽한 교통로가 될 수도 있었다.

행성이 통과할 정도로 넓은 초장거리 공간이동통로가 현 세계 전부를 관통하면서 뚫려있는 것이다.

‘현세계의 전부를 일순간에 왕복할 수 있는 초장거리 공간통로를 신족이 얻었다.’

그에 비해 초월자들은 아직 지역우주 단위의 초장거리 공간이동은 고사하고 통신조차 힘든 실정이었다.

만약 현세계 전부에서 검은 길을 통해 자유롭게 치고 빠지는 창조신들이 주축이 된 정예신족들이 유격전을 벌이게 된다고 가정하면 이길 방법이 없었다.

끝없이 긴 검은 길을 전부를 막을 방법이 현재의 초월자들에게는 없는 것이다.

‘내가 파악했으니 다른 이계 십중심 후보도 알았을 것이다.

진리대리가 마음만 먹으면 현세계 전부가 최전선의 전장으로 변한다.

현세계 전부가 신족을 다시 무서운 지배세력으로 인식할 것이다.

완전한 자유를 찾은 지성체들은 이제 초월자들이 지배세력이라는 사실도 잘 모른다.

이걸 막을 수 없다면 이제 진리대리가 다스리는 신족의 시대라는 사실을 말이야.’

더구나 전뇌계가 넘겨준 차원창세신 코아의 정보에 따르면 철저하게 유격전과 기습전을 거는 광역권능을 가진 용병신이었다.

명분과 체면은 이익만 있다면 언제든지 버려버릴 것이다.

‘전방과 후방이 없는 모든 행성이 초토화되는 사상 최악의 전쟁이 벌어진다.

나조차 파괴 못하는 검은 길을 만든 창조신의 공세를 소수의 초월자 병력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

파괴를 못한다면 이제 유일한 방법은 다른 십중심 후보처럼 지금의 영역을 거의 내주어야 한다.

그리고 검은 길에서 떨어진 구역을 차지해야 한다.

아니면 검은 길 전체를 따라서 전력을 배치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현세계 전부를 관통한 검은 길에 병력배치는 무리였다.

얼마의 신족전력이 초장거리 공간이동을 해올지 모르니 병력분산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더구나 신족의 내란 속에서 보이고 있는 창조신들의 힘은 분명히 혁명당시의 힘을 넘어 서고 있었다.

그런데 혁명세력은 수가 늘었지만 서로 잡아먹지 못해서 안달하는 이 꼴이었다.

“..........결국 벌어지고 말았군.

겨우 진리와 현세계를 관통하는 길이 하나 만들어진 것 때문에 다시 전란의 시대가 온 것인가?

또 엄청난 피를 흘리고 파괴해야 하는가?

혁명의 상처도 아직 수복하지도 못했는데?

이런 걸 바라고 혁명을 한 것이 아니야.”

본래는 진리 이전의 절대계와 동등한 현세계가 지금은 하위의 주우주보다 못한 상황이다.

현세계의 창조주가 잠들고 창조에 특화된 신족이 지배세력에서 몰락하고 난 이후 끝없이 퇴보한 결과였다.

진리에게 받은 모든 권능의 정보를 풀어서 겨우 회복기로 들어가고 있었는데 또 다시 전쟁이라니 저절로 이가 갈려졌다.

으드드드득-!

‘해결책은 또 하나 있다.’

지금 당장 신족지역으로 쳐들어가서 신족세력을 쓸어버리고 멸족시키는 방법이다.

아무리 강대한 창조신인 진리대리라도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진리님이 초월자들의 출입을 금지한 이상 그럴 수가 없었다.

‘진리님이 허락하지 않으신다.

수없이 토벌허락을 구했으나 단 한마디로 일축하셨지.

창조주의 명령에 따르는 신족보다 더 나은 지배세력이나 제도가 있다면 그렇게 해도 좋다고 말이야.

그러나.........’

진리님에게 받은 전뇌계를 통해서 절대계의 번영을 알았다.

이계 십중심 후보로서 모든 권능과 정보를 가지고 있는 자신이다.

그리고 오백억년의 세월이다.

시도하지 않은 방법이 없었다.

‘모두 실패 했어.’

수없는 지배 체계와 권능을 동원해서 현세계의 강화를 시도했다.

절대계에서 이미 성공이 검증된 제도나 권능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다만 실행하는 존재들에 의해 모두 왜곡되어 효과가 나지 않았다.

‘창조주에게 순수하게 충성을 바치는 신족보다 더 나은 지배세력이 없었다.

자신은 처음에는 몰랐다.

신족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한 혁명에 목숨조차 던지던 지성체 출신인 초월자들이 타락할지를 말이다.

누구보다 순수하고 열정적이던 그들이 신족을 대신하여 지배세력이 되자 각자의 욕망과 야망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감정에 충실한 이들이 신족보다 더욱 가혹한 지배세력이 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거기서 멈추었으면 좋았을 것을 자신들처럼 반역세력이 생길 것을 두려워하여 새로운 초월자가 생기는 길까지 막아버렸어.’

새로운 지배세력이 된 초월자들은 신족보다 더욱 교활하게 통치했다.

새로 태어나는 생명체의 수명과 환경을 개선해주는 대신 이능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영구히 박탈한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지성체가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의 보장이라고 말하지만 자신들만이 초월자로서 영원히 지배세력이 되기 위해서이다.

'지성체들에게 삶의 자유를 돌려주는 대신 앞에서 이끌어야 할 의무를 버렸다.’

이렇게 명확한 한계가 주어져서 정체된 현세계가 약화되어가는 것은 당연했다.

이런 어처구니가 없는 방임의 통치결과가 끝없이 정기가 약해지고 있는 현세계였다.

현세계의 지성체들의 수준은 자신들의 영혼조차 보지 못할 정도로 영혼의 격이 추락해 버린 것이다.

‘과학이라고 불리는 물리법칙을 활용한 기술이 아니라면 동물과 다를 바가 없다.

아니 더 약해.’

정기 보급을 위해 끝없이 불어나는 것을 허락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행성들만 오염되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지성체가 살 수 있는 행성들이 오염을 견디지 못하고 폐기되고 있었다.

‘이건 하위자들에게 삶의 자유를 돌려준 것이 아니야.

상위자들의 방치에 불과해.

결국 새로 태어날 초월자들에게 따라잡힐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아예 기회를 막은 최악의 상황이지.

그 결과 모든 지성체가 초월자가 될 가능성을 잃고 정기마저 약화되고 있어.

그러나 다른 이계 십중심 후보들이 도와준다면 해결할 수 있다.

그들이 초월자의 편에 서준다면 어떤 반란세력도 무력하다.

다른 초월자들의 불안과 불만도 잠재울 수 있지.

꾸준한 설득으로 점점 나의 말에 따라주려고 했는데 저 것이 전부 망치고 있다.’

결국 감정을 참지 못하고 모든 신력을 모아서 다시 한 번 검은 길을 공격한다.

몸 전체를 감싸는 빛나는 거대한 원이 검은 길을 절단할 기세로 맹렬하게 회전하면서 후려쳤다.

꽈꽈꽈꽈꽈꽈-!

그러나 굉음을 내면서 일순간 흔들릴 뿐 아무 이상이 없는 모습에 일원후보는 이를 악물면서 외쳤다.

“차원창세신 코아.

겨우 가혹한 지배를 일삼던 신족을 몰아내고 자유를 되찾은 현세계다.

그런데 또 다시 전쟁에 몰아넣을 생각인가?

그대의 진정한 목적은 무엇인가?

진리대리로서도 너무나 과격하지 않는가?

우리를 정말 혁명의 타파대상으로 생각인 것인가?

대답하라.”

그런 일원후보의 비통한 외침을 듣는 차원의 마도신은 나름대로 고충을 겪고 있었다.

목욕을 끝내고 갈아입을 옷을 가져다주었는데 이게 가관이었다.

전신의 몸매가 그대로 드러나게 얕은 천이 피부에 달라붙은 재질의 복장인 것이다.

마치 전신 수영복과 같은 옷을 보면서 한숨을 푹 쉬면서 저절로 한탄하는 말이 흘러나왔다.

“사업하기 정말 힘들군.”

그 말에 기다렸다는 듯이 최고위 천족의 대답이 들려왔다.

“일류와 초일류의 차이는 보이지 않는 기초입니다.

꼭 필요한 전신제모를 거부하시니 어쩔 수 없이 착용하셔야 합니다.”

그 말에 신경질이 폭발한 차원의 마도신이 살기를 뿌리면서 외쳤다.

저 최고위 천족은 아까부터 묘하게 열 받는 말만 골라서 하고 있었다.

“닥쳐라.”

화아아아아아-!

투기를 뿌리면서 주신장의 예복과 갑옷을 바로 걸쳤다.

투기가 몰아치는 가운데 얼굴을 가리는 검은 로브를 꺼냈지만 임폴로이먼트의 지적이 생각나서 참았다.

완전히 갑옷을 착용하고서 병풍을 젖혔다.

주변은 완전히 가관이었다.

바들! 바들! 바들!

창백해진 표정으로 폭풍에 사시나무 떨듯이 흔들리고 겁에 질려 바닥에 엎드린 천족들이 보였다.

‘천족들이 아무리 고위신들의 투기와 살기에 익숙해졌다고 해도 창조신에게는 무리지.’

수많은 신을 죽여 살신(殺神)의 권능까지 가지고 있는 자신의 분노에 기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조금 마음이 풀린 차원의 마도신은 천족 모두가 거의 기절을 할 태세로 벌벌 떠는 사이로 걸음을 옮기면서 말했다.

“이런 광대놀음은 거부한다.

나는 지옥으로 가서 사업을 하겠다.

사진은 신계에 들어와서 찍힌 것 중 아무 것이나 찍어서 올려라.”

팟-!

그렇게 일방적인 통보를 내뱉은 차원의 마도신이 사라지고 한참 뒤에야 겨우 최고위 천족들이 몸을 일으켰다.

창조신의 살기에 충격을 받아서 한없이 창백해졌지만 책임자인 최고위 천족만은 이상하게 득의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홍보영상을 찍기 위한 총책임자로 나섰던 최고위 천족이 지극히 만족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초일류와 정점의 차이는 태어날 때부터의 재능과 숙련의 차이입니다.

그들과의 승부는 시작하기도 전에 결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촬영장에서만은 제가 바로 정점입니다.

적극적인 협조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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