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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688화 (688/1,533)

<-- 절망(絶望)과 희망(希望) -->

넘치는 창조력을 품어내는 코아를 바라보던 차원의 마도신은 그것을 아공간에 바로 수납했다.

본인의 힘만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지극히 불안정한 임시적인 코아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기대 이상으로 너무나 잘 만들어져서 흥분된 감정을 숨길수가 없었다.

빠르게 이 코아로 해낼 수 있는 일을 확인하고 계획을 수정해갔다.

‘많아야 2번 내지 3번인가?

허나 이 정도로도 충분해.’

이계에서 사용하기가 과분할 정도로 창조력이었다.

신족의 본질이 창조력이며 지배력의 증명이기에 그 충격은 더욱 클 것이다.

‘미래인 회색의 절대자에게 부탁한 그것만 손아귀에 돌아오면 이계의 10중심이고 뭐고 나의 상대는 안 된다.

세력도 명분도 말이지.’

이계에서 최악의 상황까지 고려한 준비가 완료했다.

그것은 모든 신력과 정기가 고갈된 상태에서 고립된 상태에서 초월자들의 군세, 거기에 신족까지 포함된 전력과 혼자서 상대하는 것이다.

절대적인 독재에는 수혜자가 될 신족까지 배신할 확률도 컸다.

허나 신족에게는 다른 일족에게 없는 커다란 장점이며 단점이 있었다.

‘그것은 상위의 신격과 신력을 가진 존재에 대한 존경과 개인보다 집단을 우선시하는 본성이다.

자신보다 나은 존재를 보면 질투하여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끌어내리려하는 지성체들과의 차이이며........’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차원의 마도신은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이계의 대부분을 점유한 초월체들과 협상을 할 수도 있다.

오히려 그들과의 전쟁의 초토화가 될 이계를 생각하면 점진적으로 나아가는 것도 나았다.

그들조차 문제점은 인식하고 있으니 어느 정도의 지분을 약속하고 화합을 유도하는 방식이 이상적이다.

하지만 현재 이계의 꼴을 보면 보나마나였다.

초월자들은 창조신 수준으로 강해졌지만 이계의 정기밀도는 극도로 희박했다.

그것은 그들이 발전시킬 생각도 없이 거의 전부의 정기를 독점하고 있음을 뜻했다.

지성체들의 개인주의적인 욕망이 상위존재로 진화했다고 바뀔 리가 없다는 증명인 것이다.

‘휴우우우우-! 개인의 욕망보다 집단의 이익우선.

이것이 신족이 지배종족이 된 이유이지.’

힘만을 따지면 신족을 뛰어넘는 부류는 많았다.

마신족도 전투력만을 보면 신족을 뛰어넘는다.

창조력도 더 높은 일족도 무수히 많다.

황금족이라고 불렸던 과거 1대 황금의 절대자를 배출시킨 종족은 진화와 창조력 그 자체였다.

허나 결국 창조주의 선택을 받는 종족은 우주의 번영을 최우선으로 해야 했다.

멸족의 위기 마지막 순간에도 일족이나 개인보다 우선시할 수 있던 신족뿐이다.

이계의 창조주님이 어떤 기준을 추가해서 뽑았는지 모르지만 이 기본 기준을 충족할 일족은 자신이 생각해도 신족 아니면 대신족(代神族)뿐이었다.

잠재적인 가장 큰 문제가 이계 창조주님의 의사이겠지만 부흥이 끝나서 잠이 깨고 나서 이후의 일은 진리대리인 자신의 일이 아니었다.

“.......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하나.

가서 공부 좀 해야 하겠군.

창조신계로 가는 문을 열어라.”

“예.”

우우우우웅-!

그대로 창조신계로 가는 문을 열은 신계자아가 갑자기 추가적인 보고를 한다.

“창조신장님으로부터 전언입니다.

창조신계에 오시려면 현재 차원의 마도신님께서 가지신 직위와 위치, 재산에 따른 주위 창조신들의 의심과 불만을 직접 잠재우라고 지시하셨습니다.

첨부된 것은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한 창조신들의 명단입니다.”

돌발적인 지시지만 놀라지도 않는다.

아니 이계로 파견을 가면서 늦추어진 측면이 더 컸다.

‘치이-! 신고식인가?’

신계주신이 되었을 때도 벌어졌던 일이 창조신이 되었다고 안 일어날 리가 없다.

화면에 빛의 문자로 몇 명의 창조신들의 이름이 떠오른다.

다행스럽게도 거의 일반 창조신이었다.

주신성을 시간과 정기만 주면 만들어낼 수 있는 고위 창조신들은 최고위 창조신성이라도 큰 욕심을 내지는 않는다.

그리고 주신성을 많이 만들어보았자 관리할 수 있는 강력한 신계주신이 없다면 쓸데없는 위험요소만 늘리기에 자제한다.

다만 주신성을 쉽게 만들기 힘든 일반이나 중급 창조신만이 간절하게 원할 뿐이다.

좌르르르르륵-!

현재 이의를 제기한 일반 창조신들의 위치까지 나와 있고 거의 군대의 명령서와 같은 간략한 지시문이 무엇인가를 뜻하고 있었다.

신고식에 대해서 창조신장은 개입을 하지 않을 것이니 알아서 하란 소리였다.

‘싸워서 굴복시키든가 아니면 찬성의 대가를 주라는 뜻이군.’

창조신계의 신고식조차 제대로 통과하지 못할 약한 존재는 필요가 없으니 오지 말라는 뜻도 되었다.

“........방식은 자유인가?”

“그렇습니다.

대부분의 창조신께서는 약간의 성의를 보이고 넘어가셨습니다.”

어느 집단에나 있는 신고식은 같은 절차이다.

기존의 질서에 순응하고 상위자들을 인정하겠다고 고개를 숙이고 선물을 하면 받아들여진다.

물론 똑같은 수준은 아니다.

험악한 상황을 겪는 것은 아무런 세력도 능력도 없는 존재들뿐이다.

명문신족의 오리진인 전능의 휘와 같은 경우에는 오히려 환영식이 벌어진다.

“.........허나 마도신인 나에게는 해당사항이 없겠지.”

당연히 아무런 지지 세력도 명성도 없는 신입자이기에 혹독한 신고식이 기다린다.

그렇게라도 대가를 주고 섞일 수 있다면 자신도 가급적 그렇게 하고 싶다.

허나 자신의 등 뒤에 찬란하게 빛나는 13쌍의 황금빛의 날개와 13쌍의 암흑의 날개는 기존의 창조신들과 별개의 존재임을 증명한다.

일반적인 창조신과 이렇게 완벽하게 구별되는 상태에서 고개를 숙일수록 곤란해질 뿐이다.

이렇게 되면 창조신의 자격이 있음을 압도적인 힘과 능력으로 증명해야 했다.

마력을 사용하는 것이 편법이라고 경계당하니 순순한 신족의 힘만으로 말이다.

‘마력이 아닌 신력만으로도 창조신으로서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야 한다.’

상황파악은 끝났다.

암흑의 날개 13쌍을 바로 거두고 황금빛 날개 13쌍만을 남겨두었다.

그리고 마력의 써클까지 발동을 중지했다.

마도로 인한 신력증폭이 끊어지자 최대출력이 1조를 넘나들던 주우주 최고의 마도신에서 겨우 210억의 최상급 주신의 본신신력만이 남았다.

지극히 실망스런 수준이지만 이것만으로도 흑염의 권능과 불가해의 8시조를 동원하면 일반창조신의 상대는 가능했다.

비록 불완전하다고 하지만 절대계의 10중심의 권능은 주우주가 감당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그들도 강력한 창조신들이니 예의와 준비는 갖추어 주여야 했다.

“주신장의 전신갑옷을 보내라.”“전송하였습니다.”

얼굴을 가린 검은 로브를 벗고 이동해온 신족의 최고의 투신을 증명하는 황금빛의 갑옷을 그대로 걸친다.

순식간에 발끝부터 얼굴까지 완벽하게 덮은 황금의 전신갑옷이 요란한 금속음과 함께 빛을 내품었다.

좌르르르르르르륵-!

황금빛의 금속이 그대로 전신을 감싸고 장식된 신력을 높이는 보석들이 찬란한 위엄의 빛을 품어낸다.

주신전의 넓은 공간이 그렇게 발산되는 보석의  빛으로 가득 채워질 지경이었다.

물론 특별한 권능이 아니다.

최전선에서 서서 아군의 지휘를 원활하게 하고 적군의 주목을 끌기 위한 장식이다.

‘가장 강한 자가 바로 신계주신이며 그러하기에 최선봉에 선다.’

모든 위장이나 은신을 배제하고 극도로 화려하게 만들어 전장의 어디에서도 위치를 확인할 수 있게 만든 499주우주 특유의 철학이 담긴 산물이었다.

그렇게 마도신으로서 전투복장을 벗고 주신장으로서 정식 전신갑옷까지 걸친 차원의 마도신이 영광의 자리에서 일어서려고 하려는데 뭔가가 시야를 가리듯이 날려졌다.

딱-! 팟-!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2줄기의 마력의 손톱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마신왕을 능가하는 위력을 가진 마력의 손톱은 아무리 지금의 자신이라고 해도 돌파가 쉬운 것이 아니었다.

창조신의 신력의 12써클이 완전하지 않은 이상 무리였다.

“........”

그리고 양 옆에서 마력의 손톱을 발동하여 막고 있는 전율의 진군과 전지의 성을 바라보았다.

당연히 왜 막느냐는 시선이었는데 어처구니가 없다는 대답만 들려왔다.

“정말 마도신은 생각에 빠지면 주변은 아예 보이지 않는 모양이네.”

“집중력이 좋은 것도 정도가 있는데 이건 참 문제 일까나?”

혼자서 웃다가 중얼거리고 창조신계로 간다는데 주변 상황은 안중에도 없었다.

내전직전으로 전력으로 발동된 신계관리주신들의 권능과 신력을 혼자서 와해시킨 것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혼자서 중얼거리고 뭔가를 잔뜩 구상하더니 바로 창조신계로 가는 문을 열고 이동을 하려 했다.

더구나 또 창조신계로 전쟁이라도 하러가는지 주신장의 전투복장까지 챙기는 것을 보니 어이가 없는 것이 당연했다.

그리고 왜 신계가 이 난리인지 깨달았다.

‘이번에는 창조신계인가?

정말 일만 벌리네.’

‘왜 신계에 자꾸 큰 일이 벌어지나 했더니 신계주신 본인이 바깥에서 벌리고 다녀서 그랬구나.

이러다 정말 한번이라도 패배하면 끝장인데 알까나?’

지금 차원의 신계도 복잡하기 짝이 없는데 만약 창조신들과 불화가 추가되면 더 이상은 자신들도 어쩔 방법이 없었다.

창조신 하나 둘이면 모를까 4명 이상이 몰려오면 필패였기 때문이다.

모두의 안녕을 위해서 더 이상의 사고를 치는 것을 막아야 했다.

그리고 아직 경범죄가 급증하고 사태의 해결도 안 끝났다.

“신계주신이면 정리는 완벽하게 하고 가셔야지.”

“하급자들과의 소통은 아주 중요하지 않을까나?”

그 말에 잠시 곤란한 표정을 지은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이들의 의견을 무시하기에는 너무 강대한 존재들이다.

그리고 자신이 부재할 경우 안전을 보장하는 안전망 같기에 대우는 해야 했다.

무엇보다 차원공통원소와 부여된 차원권능으로 강화된 자신이지만 이 정도의 투신들과는 일대 일로는 아직 자신이 없었다.

하지만 귀찮은 일에 관여하지 않고 싶기에 단호하게 말했다.

“전 신계에서 전투행위만 아니라면 관여하지 않습니다.”

“.......”

“.......”

뭔가 끝없는 고집이 느껴지는 한마디에 전율의 진군과 전지의 성은 순간 얼굴이 굳어졌다.

이제 보니 정말 신계가 어떻게 돌아가든 발전만 하면 된다는 사고에 완전히 젖어있었다.

‘정말 안 망하고 발전하면서 본인의 신계주신의 지원만 이상이 없다면 방관할 생각인가?

이건 신계주신이 파업을 하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야?’

‘정말 용케도 신계주신을 유지하고 있네.

아니 부하들이 이렇게 반항적이고 강력해서 개입을 할수록 문제가 발생하니 어쩔 수가 없나?

모두 유능하고 알아서 잘 살면 방치가 답이기는 하지.

그래도 이건 너무 극단적이잖아?’

다시 확인해 보아도 차원의 마도신은 신계주신으로서 권력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그 이유는 보나마나 개인의 수련시간 확보였다.

자신들도 일족을 지배하고 운영을 해본 입장으로서 이해할 수도 있는데 이건 한참을 넘어섰다.

‘아무리 그래도 최상위자로서 책임감을 가져야 하지.’

‘말을 안 듣고 마음에 안 들어도 결국 똑같은 부하인 걸 모를까나?

어떻게 자신의 마음에 흡족한 부하만 데리고 있을 수 있을까나?’

지극히 비현실적이고 사심이 넘치고 이기적인 생각에 저절로 마력의 손톱에 힘이 들어갔다.

파지지지지지지직-! 파가가가가가가-!

금방이라도 목을 날려버릴 기세로 마력의 손톱들이 강화되자 차원의 마도신은 긴장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

뭔가 불만을 산 것 같은데 이해할 수가 없었다.

‘왜 이러지?

부하들이 원하는 대로 권력을 다 나누어 주었으니 알아서 잘 살아야 할 것 아냐?

받은 권리만큼 의무를 한다는 기본이 아닌가?

내가 뭘 잘못했다고?’

자신이 생각하기에는 신계주신으로서 넘치도록 일하고 있다.

최고위 창조신계까지 발전시켜주었고 신계주신으로서 개인권리만 받았지 전체적인 권력은 모두 위임했다.

신계운영의 대부분은 바로 여기 신계관리주신들에게 있기에 그 책임도 이들에게 있었다.

개인적인 세력을 가진 이들이 바라고 원하는 일이었고 혼자서 전담하는 것보다 효율적이기에 허락했다.

모든 권한을 부여했는데도 책임을 지지 못하고 문제를 일으키면 당연히 가만 안둘 생각으로 벌인 일이다.

그래서 굉장히 억울하지만 최고의 마신이며 투신으로 칭송받는 존재들의 일치된 위력은 아직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이계에서 절호조의 쾌조로 한없이 높아졌던 자신감이 확 줄어드는 느낌이었다,

더구나 창조신들과 신력만으로 싸우기 위해 마력을 임시 봉인했기에 격차가 더욱 크게 느껴졌다.

‘그냥 창조신계로 가서 준비할 것을 잘못했다.

결국 신계운영에 개입해야하나?’

이들을 동시에 뿌리치고 가는 것은 무리였다.

결국 기세에 밀려서 다시 영광의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간단하게 신계주신으로서 지금 해야 할 일을 말하는 두 마신의 말이 들렸다.

“설명.”

“정리.”

신계관리주신들도 이제는 세력과 개인적인 힘의 차이가 벌어진 자신과 싸우지 않아서 안도하는 모습이지만 궁금증을 참을 수 없어 보였다.

결국 주신장의 전신갑옷의 투구부분을 해제하고 얼굴을 드러내는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이번 경범죄가 갑자기 증가한 일은 약자가 된 존재들이 서로 살고자 벌인 짓입니다.

그래서 피해자도 가해자도 없습니다.

해당 고위신들에게 가벼운 처분만을 준 이유도 그래서입니다.”

다짜고짜 본론만을 이야기하는 차원의 마도신의 말에 의문만 더해지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과거 서로 죽고 죽이는 원수라서 이제 같은 신계에 있으면서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 적대세력에 강제로 교체된 고위신들은 기가 막혔다.

목숨만은 붙여놓으라고 지시를 받았지만 무슨 짓을 당할지 모르는 위기였던 것이다.

이게 가벼운 처분이라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항의를 하기에는 창조신의 신격을 아낌없이 드러내는 차원의 마도신이 워낙 무서우니 입을 닥칠 도리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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