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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590화 (590/1,533)

<-- 이계(異界)와 허계(虛界) -->

주변의 10중심들이 의아하게 바라볼 정도로 한참을 웃어젖히던 회색의 절대자는 자신의 로브의 머리 부분을 벗었다.

스르르륵-!

그러자 마치 어둠이 해에 의해 사라지듯이 찬란한 황금의 빛이 전부를 비춘다.

머리에 떠오른 14겹의 신력의 원이 황금의 절대자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강대한 창조력과 신력을 보이면서 더없이 성스런 분위기를 풍긴다.

허나 그 모든 것을 압도할만한 강력한 마력이 몸 전체를 휘감고 있었다.

어떻게 저런 일이 가능한지 의문이 갈 정도로 마력과 신력이 완벽하게 구분되어 있으면서도 융화와 분화를 반복한다.

아마도 마력을 발휘하든 신력을 발휘하든 아무 상관없이 폭발적인 위력을 보여줄 것이다.

‘이것이 14써클의 마도신-! 아니 차원신인 것 인가?’

마도신이기에 상위의 마도신의 경지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미래의 자신이지만 지금은 감히 상상도 못할 위치에 있었다.

10중심들도 드러난 신력과 마력에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들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감히 근접할 수 없을 정도로 마력을 기반으로 신력을 완전하게 통제하고 있다.

진리가 회색의 절대자의 이름을 정식으로 사용해도 가만히 있는 이유를 알 정도였다.

차원의 마도신의 충격은 더 컸다.

현실에 있다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이상적으로 강한 마도신이 여기 있었다.

‘저런데도 서열 10위라? 흑염에게 이길 수 없다니.......’

차원의 신으로서 완벽하게 모습을 들어 낸 회색의 절대자가 말을 한다.

“현재의 나여. 나는 1대 회색의 절대자 사이안의 이름을 받아서 겨우 여기에 도달했다.

너는 언제쯤 이름을 되찾아서 스스로 이 세상에 당당하게 모습을 드러낼 것인가?

언제까지 직위와 칭호의 뒤에 숨어살 것인가?”

“.........”

마도사에게 이름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현실을 자신에게 맞추어서 왜곡을 하려면 정확하게 자신을 특정을 시켜야 한다.

특정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이름이다.

이름을 지레대로 삼아서 현실을 조정하고 왜곡하는 것이 마도다.

이것이 불명확하면 당연히 마도의 위력이 떨어진다.

그러나 반대로 이름에는 상대방의 저주나 카르마의 부정이 걸리기 쉽다.

이름이 약점이 되는 것이다.

‘간단하게 차원의 마도신이라고 이야기하면 많은 수가 존재할 수 있기에 악명이나 저주가 분산이 되고 희석된다.

그런데 정확하게 이름이 알려지면 완전히 초점이 된다.

카르마의 부정이나 주변의 여론의 표적이 되어 끝날 수가 있지.’

신계에 당한 사기가 그것이었다.

신계의 계약서에 근원학파와 흑마도사의 종주에다 자신의 이름을 명시했다가 정말 흑마법사의 종주 누구누구라고 완전히 소문이 나서 카르마가 바로 극악이 되어버릴 뻔했다.

그래서 갑자기 카르마가 급락하는 원인을 알자마자 바로 자신의 이름은 이미 영구히 버렸다.

‘근원학파의 종주지만 이름이 없으니 나 개인에게 부과되는 것을 지체시킨 셈이지.’

그렇게 진행속도를 늦추어져서 용병신으로 카르마의 긍정을 벌면서 살았다.

그리고 계속 되는 최악의 용병전투를 극복하고 이기기 위해 사용한 편법으로 높아져가는 악명에 이름을 되찾을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지금 네가 이름을 되찾으면 과거에 이름을 버림으로서 미루어놓았던 카르마의 부정으로 인하여 절대선의 위치가 흔들릴 수 있다.

진리의 대리만큼 카르마의 긍정이 적용되는 것이 없다.

이 의뢰를 완성하면 네가 이름을 가진다고 해도 너의 절대선을 의심하는 존재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계로 가라.

그리고 진리의 대리로서 이계의 모든 것들에게 똑똑히 가르쳐주어라.”

거기까지 말하고 다시 머리에 로브를 쓴 회색의 절대자가 선언을 하듯이 말한다.

“공통된 목적을 잃고 분열되어 망해가는 이계와 영원한 행복을 목적으로 하는 진리가 이끄는 우리는 격이 다르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계를 다시는 시비를 걸지 못하게 제압하고 지배하고 굴복시키란 말이다.”

엄청난 마력과 신력이 몰려들면서 신언이 되어서 차원의 마도신에게 향한다.

쿵-!

기본적으로 상위의 신이 하위의 신에게 하는 신언은 엄청난 강제력을 가진다.

비록 종속신의 관계가 아니라도 2써클 이상에 같은 계열이면 거의 신계 주신과 하위신의 명령과 같은 효과를 가진다.

더구나 마도신의 권능으로 신력을 증폭해서 발산하는 신언을 그야말로 절대명령과 같은 위력이다.

상위신의 신언의 강제력에 저항하려다 피를 토할 정도로 부상을 입은 차원의 마도신이 다급하게 외쳤다.

“컥-! 성멸(星滅)! 막아라!”

자신에게 불리하게 돌아가는 분위기는 이미 짐작했기에 창조대신 성멸은 대기상태였다.

다만 미래의 자신이 이렇게 무리수를 동원하는 것이 이해가 안 되었지만 일단은 저지를 해야 했다.

우우우우우우우-! 꽈아아아아아앙-!

머리 위의 공간을 가르고서 성멸의 신멸포가 그대로 회색의 절대자와 자신을 직격을 했다.

비록 1,000조의 신력을 가진 마도신이라고 하나 이런 강제적인 정신제어에는 섬세한 조작이 필수다.

신언을 발동시킨 회색만이 아니라 대상자인 자신까지 이런 고밀도의 신력포에 당하는 불안정한 상태에서는 기존의 영향조차 송두리째 날아간다.

흑염의 창조대신 성멸의 신멸포는 절대계의 최상위 전사급이기에 아무리 10중심이라고도 무시를 할 수 없다.

치이이이이이-! 치이이이이-!

신멸포에 당한 부상에 의해 온 몸에서 연기가 솟아오른다.

어지간한 창조신은 단숨에 소멸시킬 정도의 위력이나 이미 자신은 차원의 창조신에 도달했다.

이미 차원의 권능인 자신만의 세상에 항상 거주하고 있어 다른 권능들을 대부분 무시하거나 약화시킨다.

그러니 대신족의 신멸포도 일반적인 신력포에 지나지 않고 더구나 자신의 분신과 같은 성멸의 힘이기에 영향이 더욱 적다.

그것은 회색의 절대자도 같았기에 별 부상도 없이 서있다.

그리고 갑자기 또 다시 웃기 시작했다.

“킬킬킬-! 그래야지.

주신장이 되고 절대선이 되니 방어력과 반응도가 많이 올랐어.

이 정도면 최악의 경우에도 최소한 내게 구조신호를 보낼 시간을 벌수 있겠군.

정말 쓸 만해졌어.

카하하하하하하-!”

혼자 평가하고 좋아서 웃는 회색의 절대자를 보니 슬슬 화가 치밀어 오르고 있었다.

잘못했으면 이계로 가서 마구 날뛰게 될 판국이었다.

그런 불쾌한 시도를 실패하고 저렇게 좋아하니 이해가 안 갔다.

‘저게 정말 안 미친 것이 맞아?’

허나 다음 말에 침을 삼켜야 했다.

누군가에게 말을 하는데 굉장히 공손하다.

“어떻습니까?

11써클의 마도신이 14써클의 마도신의 기습적인 정신제압을 뿌리쳤습니다.

그것도 자신의 부상을 감수하고서 반사적인 행동으로 말입니다.

이 정도면 이계의 어떤 강자에게도 정신지배나 영향을 당해서 진리의 이름에 먹칠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만에 하나 그런 상황이 오면 제가 직접 나서서 모든 것을 말소를 시키겠습니다.

그러니 이계의 진리의 대리로서 파견을 가서 하는 모든 것을 현재의 저인 차원의 마도신에게 맡겨주시기를 바랍니다.

절대계의 핵심인 10중심을 이계로 보낼 수는 없으며 과다한 전력의 파견은 상대의 두려움을 사게 됩니다.

저희와 아무런 관계도 없으나 동일한 존재이기도 한 이계와 완만한 관계유지를 바라신다면 저의 현재의 파견이 가장 좋다는 판단입니다.

더구나 이번에 정당하게 499주우주의 주신장이 되어서 개인이 아닌 조직을 이끌 중책을 맡을 준비도 되었으니 부디 기회를 부여해 주십시오.”

쿵-! 쿵-!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어느 새인지 모르지만 두렵기 끝이 없는 시선이 자신을 살펴보듯이 쳐다보고 있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완전한 11써클의 창조신이 되어서 경지가 오른 탓인지 보이는 것이 많아져서 꼼짝도 못할 정도로 몸이 굳어버렸다.

그렇게 거의 석상이 되어버린 차원의 창조신과 10중심의 귀에 진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과연 보고대로 많이 변했구나.

회색의 현재인 차원의 마도신이 이계에서 사용할 이름은 차원 창세신(次元 創世神) 코아로 주겠다.

이름에 걸 맞는 성과를 보여라.”

“!”

진리가 직접 이름을 부여하는 것은 더없는 영광이다.

비록 이계만으로 한정이 된다고 해도 칭호를 받는 것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관심의 표현이었다.

주변의 10중심들이 놀라고 차원의 마도신을 이계로 보내기 위해 칭찬을 하고 있던 회색의 절대자조차 놀랄 지경이었다.

더구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창세신(創世神)이라니 창조주(創造主)인 영원체의 바로 밑의 직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회색의 절대자의 머리로 경고음이 울렸다.

창세신은 이계에서 진리의 대리로서 합당한 직위이기는 하나 문제는 이름이었다.

‘차원 창세신도 능력에 비해 너무 무겁다.

거기에 세계이자 폭탄이기도 한 코아가 이름이라니 이건 안 돼.

잘 못하면 정말 모든 것이 끝장이 날지도 모른다.’

회색의 절대자인 자신의 주권능이기도 한 세계폭탄 코아의 이름은 결코 창세신에 비해 가볍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신이 권능과 같은 이름을 가지게 된 다는 것은 그것과 동일한 성향까지 얻게 된다는 뜻이다.

‘코아는 세계를 창조하고 동시에 파괴하는 극단의 양면성이다.’

즉 기존의 세계를 전부 파괴하고 다시 창조하는 급격한 혁명과 변화를 의미한다.

아무리 나약한 이계라고 해도 그렇게 했다가는 반발이 만만치가 않을 것이다.

현재의 자신이 버틸지 의문이다.

‘이계에서 창세신과 코아의 진정한 의미인 혁명을 현재의 나는 감당할 수 없다.

뭘 보고 진리가 무슨 의도로 창세신의 직위와 코아라는 이름까지 직접 내려주는지 이해가 알 갈 정도다.

도움은 안 되고 도와 달라고만 하여 귀찮게만 하는 이계를 송두리째 갈아엎으실 생각인가?

그나저나 이 자신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또 보상에 눈이 뒤집혔네.

주신장도 나와 마도신의 오리진님의 의뢰와 도움으로 겨우 된 네 놈이 무슨 창세신 코아냐?

자기 앞가림도 힘든 놈이 신분상승 욕구만 강해서 어쩌자는 거냐?

능력에 걸맞지 않는 직위는 감당하기 힘들다고 당장 거절하지 못해.

으이그-! 저 놈이 나지.

손에 들어온 이익을 포기할 리가 없지.

정말 속이 터진다! 터져!’

척 보니 당사자인 차원의 마도신은 더없이 영광이라고 감격의 눈물을 흘릴 지경이다.

포기하라는 말을 해보았자 들을 리도 없고 이미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다.

그래서 자신의 입에서 나온 항의에 입을 또 딱 벌리고 있었다.

“이 놈에게 그렇게까지 해주실 필요는 없는데요?

어차피 정식 임명도 아닌 진리의 대리로서 파견이니 가서 적당히 박살내고 다시 만들면 됩니다.

이 녀석은 딱 그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런 거창한 이름을 내려주신다면 너무 과하게 밀어주신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정말 이계를 정복하실 생각이 없으신지요?

말씀만 하시면 제가 1년 안에 이계의 모든 것을 진리께 바치겠나이다.”

그 말에 차원의 마도신은 뒤통수를 몇 번이나 맞은 표정이 되었다.

과거에 어쩔 수 없이 버린 이름대신 차원 창세신이라는 영광된 이름을 비록 이계로 한정되지만 진리가 직접 내려주었는데 미래의 자신이 재를 뿌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말 너 내 미래의 원수가 아냐?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진리에게 창세신의 이름을 받으면 나의 창조신의 권능은 더없이 상승한다.

세계폭탄인 코아가 나의 이름이 되면 차원의 권능과 창조력은 창조신장조차 능가할 수 있다.

그런데 왜 방해해?’

차원의 마도신이 다급하게 회색의 절대자에게 의지를 보냈지만 자신의 말을 수정할 의사는 없는지 입을 꾹 다물고 있다.

그리고 유쾌한 듯 가볍게 웃는 진리의 말이 전해져온다.

“후훗-! 그 정도의 직위와 경지이면서 주제파악하고 안주하기보다 오직 위만을 바라보는 폭주라니 정말 재미있구나.

그리고 회색이여 나는 남이 가진 것보다 자신의 것을 아끼고 키우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약자도 약한 세계도 관심 없다.

쓸데없이 신경과 노력만 들어가니 의미가 없지.

그러나 가끔 이런 재미도 있어야 하겠지.

잘해보아라. 회색 그리고 차원 창세신 코아.

그리고 10중심의 서열 10위로서 다른 보고는?”

이미 확정된 일이라는 진리의 의사에 얼굴이 딱딱하게 굳은 회색의 절대자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숙였다.

진리의 입에서 재미라는 말이 나온 순간부터 반드시 하게 되어있다.

아니 진리가 반드시 재미가 있게 노력을 해야 했다.

“없습니다.”

“정말 오래간만에 즐겁구나.

이계에서의 진행을 기대 하겠다.

쿠쿡쿡쿡-!

진리의 웃음소리와 함께 차원의 마도신이 이계에서 차원 창세신 코아로 결정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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