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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555화 (555/1,533)

<-- 반역(反逆)과 충성(忠誠) -->

포탄의 폭발은 들려오지 않았다.

단지 튕겨날 뿐이다.

허나 극히 일부는 흑염의 절대자를 관통했다.

“커어어억-!”

신경도 쓰지 않던 포탄들이 몸을 파고들자 기겁한 흑염의 절대자였다.

어떤 신기도 절대기도 자신을 상처 입힐 수 없다.

오로지 동급의 14써클의 극한에 도달에 존재들만이 전력을 발휘해야 자그마한 상처를 낼 수 있을 정도의 신체다.

그런데 겨우 주우주의 포탄에게 관통 당했다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사태 앞에서 자신의 팔에 틀어박힌 기다란 포탄을 쳐다보았다.

그것은 금속이 아닌 너무나 익숙한 목검이었다.

자신도 진리에게 수여받은 절대자의 증거였다.

그리고 자신의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 침묵한 이유도 알았다.

부상을 입혀도 죽음을 주지 않는다.

죽음의 위기만 아니라면 흑염의 절대자에게는 감수할 만한 일이었다.

죽음이 아닌 부상이 원래의 목적이니 그걸 노린 일격이었다.

“파멸유혼검-!

그것도 이 등급은 바람가의 오리진?

이 빌어먹을 이걸 예측 못했다-!

이런 멍청한 짓을-!”

진리가 하급자 교육용으로 파괴되지 않는 불멸과 불사속성을 부여한 절대기였다.

진리의 불멸성과 자신의 불멸성은 비교할 가치도 없다.

거기에 바람가의 오리진들은 분명 자신들과 동급이면서 일부의 권능은 뛰어넘는다.

그런 강자들이 각자의 파멸유혼검에 온전하게 권능을 실었다.

그걸 저런 초고속으로 쏘아 오는데 무방비로 맞다니 이런 바보짓도 없었다.

‘자칫하면 죽는다―!’

위기감이 들자 흑염의 권능이 차원의 마도신의 제약을 단숨에 억누르고 쏟아지는 파멸유혼검을 남김없이 쳐내간다.

거인의 몸으로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유연하게 팔과 다리가 움직이면서 주변을 포위하고 쏘아대는 파멸유혼검의 연사를 막아내었다.

꽈꽈꽈꽈꽈-! 퍼억-! 꽈꽈꽈꽈-! 퍼억-!

허나 수가 너무 많았다.

2만 5천분의 1의 명중확률은 다른 말로는 방어확률이기도 했다.

그 확률을 뚫고 치명적인 위력을 가진 파멸유혼검이 작렬했다.

허나 완전히 전력으로 임하고 있는 흑염의 절대자의 몸을 다시 관통하지는 못했다.

다만 충격으로 피부가 벗겨지고 피를 흘릴 뿐이다.

그렇게 파멸유혼검을 포탄으로 하는 일제 사격은 순식간에 흘러갔다.

“크으으으윽-!”

주변에 흩어져 있는 것은 튕겨져 나간 파멸유혼검 밖에 없었다.

신음을 지르면서 자신의 몸을 살펴보았다.

전신에 박혀있는 것은 10개였다.

가공할만한 신력과 마력, 가지각색의 권능이 파멸유혼검들을 감싸면서 피해를 가중시키려 하고 있었다.

나머지는 타박상과 내상을 입혔지만 큰 문제는 아니었다.

“흐으-! 결국 11개는 어쩔 수 없었는가?

진리에게 외부의 활동을 허락받은 바람가의 오리진놈들이로군.

11개니 11명인가?

설마 1명을 늘렸다니?”

상식을 초월한 것들.”

바람가는 유일용신제가 1대 8인의 절대자의 신체에 도전하였다가 패배한 후로 봉문의 처분을 받았다.

유일용신제의 본체는 8인의 절대자의 재봉인이 사용되어 화신으로 활동 중이다.

그런데 봉문 중에서도 외부의 활동을 허락받는 바람가의 오리진들이 있다.

해제 이유는 간단하다.

카르마에 기여한 공이 크고 강하다.

여기서 강하다는 기준은 10중심으로 기준을 한다.

한마디로 10중심과 싸울 정도의 강자라고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싸울 수 있을 정도지 결코 이기지는 못한다.

10중심들은 14써클이나 15써클을 목전에 둔 진정한 강자들이다.

그 차이는 컸다.

스으으윽-! 스윽-!

그 증거로 아직 권능이 발동 중인 파멸유혼검들을 서서히 하나하나 뽑아내면서 주변으로 던져버렸다.

급하게 하면 억누르고 있는 권능들이  내부에서 폭발할 위험이 있어 천천히 해야 했다.

차원의 마도신의 처리는 그 이후였다.

퓨슉-! 팟-!

빠져나간 상처에서 피가 솟구쳤지만 바로 근력으로 지혈해버리고 회복시켜 간다.

흑염의 절대자는 14써클의 권능이 담긴 500만발의 파멸유혼검의 공격을 견디어내었다.

그리고 본체는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

14써클의 권능 500만발을 견디고 제정신으로 있을 존재가 있다고는 상상도 못한 차원의 마도신도 할 말을 잃었다.

“.........”

‘이런 상종 못할 괴물-!

14써클의 권능을 부여한 파멸유혼검의 포격 500만발을 견디어 냈다.’

확실히 말하면 ‘언제나 동전의 앞면’의 권능에 의해 200발이다.

그러나 같은 등급의 권능을 200발을 맞고서 무사할 리가 없는데 극심한 부상을 입었지만 감당할 수준이었다.

이정도의 부상으로 원하던 역류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몸에 박혀있던 파멸유혼검을 모두 뽑으면 정말 끝장이다.

더 이상 만들어 놓은 수단도 없고 대응할 방법도 없었다.

공황상태에 빠져 들어가는 차원의 마도신에게 회색의 절대자의 의지가 날아들었다.

‘어이 과거의 나.

역시 실패했냐?

또 없어?’

‘......이걸 무슨 수로 타도하라는 것이냐?’

회색의 절대자의 빈정거림에 냉정을 되찾은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그리고 차분하게 의지를 보낸다.

이제 남은 것은 미래의 자신뿐이다.

허나 절대계의 회색영역과 1주우주의 경계에서 영원체들에 의해 출입을 금지당한 이상 올 방법이 없다.

‘그런데 너 지금 이마에 붙어있냐?’‘이마 맞아.’‘지금 키가 3미터?’

벌써 8개가 뽑혀나갔고 종족권능의 유지시간도 5초도 남지 않았다.

종족권능이 해제되면 본체에 피해를 역류시켜 타격을 준다는 계획은 완전히 실패다.

단지 숨 한번 들어 쉬면 회복될 신력만 소모시킨 격이다.

그럼 머리를 맞대고 필사적으로 노력해온 모든 계획이 실패다.

그런 긴급한 상황에서 태연하게 키를 물어오자 의아했지만 대답을 했다.

다른 방법도 없었다.

‘아니 2미터 남짓이다.’

흑염의 절대자의 힘과 권능을 온전하게 받기에는 신력과 신체의 수련이 너무 부족했다.

종종권능의 유지시간이 경과될수록 급속하게 몸이 수축하고 있었다.

‘그래? 묻기 잘했네.

마지막 질문.

지금 붙은 위치에서 남쪽이 어디야?’

‘여기?’

반사적으로 의지를 통해 공간좌표를 찍어 주었다.

잠시 계산을 하는지 의지가 전해지지 않는다.

그리고 흑염의 절대자도 몸에 박힌 파멸유혼검을 모두 뽑아들었다.

‘킥-! 잘 대답해 주었어.

안녕.’

‘안녕? 설마? 완성한 것이냐-!

이 미친놈아-!

나도 있다고-!’

회색의 절대자가 무슨 짓을 하려는지 반사적으로 깨달았다.

미래의 자신이 맞는다면 그리고 감히 회색의 절대자를 자처하고도 진리에게 무사할 정도면 강하다고 인정받았다면 결국 도달했을 것이다.

자신이 가장 이상적으로 강하다고 생각하다는 경지와 마도에 말이다.

‘카하하하하하-!

3개 중의 1개 가지고 너무 신경을 쓰지 마.

본래 계획은 2개 소모였는데 1개면 남는 장사지.’

‘멈추지 못 해-!

그걸 나에게 쓸 생각을 하다니 너 정말 내 미래 맞아?

그걸로 죽으면 정상이 되는데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단 말이다.

멈춰-!’

‘주신장이 된 것을 축하해.

나는 혼자 바동거리다가 실패했는데 너는 주위 도움으로 결국 성공했네.

하핫-! 세상 참 더러워서 말이야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

거기다 의뢰 완수가 중요하니 명분도 참 좋아.

그래서 잘 죽으라고.

과거의 나.’

‘이 미친 자식아-! 과거가 잘 되면 축하해 주어야지 왜 죽이려고 달려들어?’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는 의지로 항의를 했지만 씨알머리도 먹히지 않았다.

‘미래의 자신이 과거의 자신편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려.

같은 수준으로 고생해야 공평하지.

물론 타인보다는 낫지만 절대적인 아군이라고 생각하면 웃기지도 않아.

내가 절망하고 고생한 삶은 그대로인데 과거의 네가 호사를 누리는 것을 바랄 것 같아?

그것도 만신창이가 되었던 내 덕으로?

그 꼴은 도저히 못 보겠다.

무엇보다 어디의 어린애들 전래동화도 아니고 이건 현실이지.

너는 간접으로 당하니 10억년 후면 깨어날 것 같으니 그때는 잘 살아보라고.’

우우우우웅-!

의지로도 전해지는 권능의 발동은 분명 그것이었다.

회색의 절대자의 증명이기도 한 현자계열 최강의 권능인 ‘이그드라실’이었다.

영원체라도 과거에 의식을 봉인하고 현재에 신체를 고정하면서 미래에 신령을 보내어 완전히 봉인하는 궁극의 봉인식이었다.

1대 8인의 절대자의 신체를 봉인한고 8륜 봉인의 원형이었다.

직격을 당하면 누구라도 결코 벗어날 수 없다.

봉인유지에 봉인대상자의 신력과 권능을 융합해서 사용하기에 내부나 외부에서는 해제가 불가능하다.

시행자가 봉인을 해결하지 않는 한 유일한 해결방안은 시간의 흐름이었다.

장구한 시간이 흘러서 어긋난 흐름이 자연스럽게 복귀되면 해제가 된다.

물론 여기서 시간의 기본단위가 1억년단위였다.

괜히 절대적인 봉인식이라고 불리는 것이 아니다.

결론은 ‘이그드라실’에 당하면 완전한 현실부정의 생명으로 되살아나도 의식과 신체, 신령이 분리를 당한 채로 1억년이상을 봉인당해야 한다는 소리였다.

흑염의 절대자가 당하면 붙어있는 자신도 당연히 같이 봉인을 당한다.

벗어나기에는 흑염의 권능과 타격에 신령이 만신창이가 되어서 유지도 벅차서 불가능했다.

아직 인간의 시간관념이 남아있는 자신으로서는 비명이 나올 정도의 긴 시간이었다.

당연히 자신을 위해 멈출 기색은 없었다.

흑염의 절대자가 방심하지 않았으면 이런 타격을 입을 리가 없다.

자신이 생각해도 절호의 기회였던 것이다.

“이런 빌어먹을 미친 회색 자식아.”

차원의 마도신의 비명과 같은 절규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흑염의 절대자도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 보내주는 극도의 위기경보에 반사적으로 뒤돌아보았다.

허나 그것이 이번 일의 가장 큰 실수였다.

아니 멀쩡해 보이지만 500만발의 파멸유혼검의 연속공격을 막아내느라 극심하게 소모된 신력과 바닥난 체력 덕에 반응이 늦어졌다는 증거였다.

퍼어어어어어어어어억-!

폭음과 함께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면서 심장이 터져나갔다.

그것으로도 모자라서 등을 관통하고 저 멀리 내달리는 검은 선이 아스라하게 보였다.

우주에 그려진 것 같은 검은 선이 끝도 없이 이어져 있었다.

“컥-!”

짧게 비명을 지르며 피를 토한 흑염의 절대자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치명상이다.

종족권능이 발동된 흑염일족의 신체가 감당을 못하고 역류를 하고 있었다.

‘당했다.

본체도 심각한 부상을 피할 수 없어.’

그러나 회색은 분명 못 온다.

상위의 서열로서 초장거리 공간이동을 금지해서 전뇌계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영원체들이 10중심들의 통행을 경계하는 이유다.

허나 아무리 이렇게 최저의 몸 상태로 떨어졌어도 이렇게 쉽게 자신의 몸을 박살낼 만한 마도를 발동할만한 존재는 회색밖에 없었다.

‘언제나 동전의 앞면’도 공격자를 회색으로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498개 주우주이상의 거리를 떨어진 자신을 무슨 수로 공격을 했단 말인가?

도저히 믿을 수가 없고 확인을 해야만 했다.

“전........전뇌계. 회색의 절대자를 비추어라.”

전뇌계가 화면을 비춘다.

그리고 보였다.

회색의 영역에서 오른손가락으로 전면을 가리키고 그 손가락 끝으로는 자신의 심장을 박살내버린 검은 선이 방출되고 있었다.

그 검은 선은 놀라고 있는 영원체들을 지나서 1주우주를 관통하고 계속 뻗어가고 있었다.

검은 선이 어디까지 도착하는지 모든 주우주와 절대계를 관리하에 두는 전뇌계조차 정확하게 파악을 못한다고 보고가 왔다.

“이.......이럴 수가.

설마 498개 주우주이상의 공격범위를 가졌다고?”

“저격용인 절대거리 코아(絶代距離 Core)입니다.

전제조건으로 차원의 권능과 마도로 만들어낸 시공간폭탄인 코아를 무수하게 생성이 가능해야 합니다.

이걸 뭉치고 일렬로 정렬시켜 순차적으로 폭파시킨다면 그 여파로 공간의 벽을 연속적으로 관통시킬 수 있습니다.

폭파의 여파를 이용하기에 이론적으로는 거리의 제한 따위는 없습니다.

또한 코아를 다시 압축시켜 늘린 검은 선에 걸린 모든 존재는 신체를 파괴당합니다.”

피했으면 모를까 이미 명중한 이상 다 포기한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혹시나 하고 여쭈어 보겠습니다.

8륜 봉인을 자력으로 벗어날 수 있으십니까?”

“?”

종족권능의 유지 시간이 다 되었다.

이 신체로 받은 치명적인 타격이 본신에게 역류하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만으로도 바쁜 흑염의 절대자의 신령이라서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걸 부정으로 알아들은 차원의 마도신이 한숨을 푹 쉬었다.

“휴우-! 그렇게 발버둥을 치고 살려고 하다가 결국 미래의 자신에게 당하다니?

진정 엿 같은 현실이네.

두고 보자. 미래의 나-!

반드시 살아있어라.

10억년 후에 보자-!

이 빚은 반드시 갚아주마.”

그 말과 거의 동시에 흑염의 절대자의 가슴의 상처에서 8색의 빛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신체를 순식간에 휘감아들었다.

각기 다른 8종류의 신력이었고 권능이었다.

그것들이 상호작용하며 신체와 신령, 이성을 철저하게 구속한다.

구속이 완료되면 분리하면서 다른 시간대로 완벽하게 봉인한다.

‘언제나 동전의 앞면’이 보여주는 최종결과에 진저리를 쳤다.

이 봉인식을 흑염의 절대자가 모를 리가 없다.

아니 2대인 10중심들에게 1대를 능가하는 것은 기본적인 의무였기에 진리가 수없이 해제를 하여 직접 싸워왔기에 너무나 잘았다.

“8.......8륜 봉인-!”

“‘이그드라실’의 축소판입니다.

수식과 권능을 간략화하고 압축하여 절대거리 코아로 쏘아 보낸 것이지요.

적이 어디에 있던 신체를 파괴하여 죽이고 이렇게 완벽하게 뒤처리 합니다.

목표가 가진 신력에 따라 봉인기간이 길어지니 흑염의 절대자님은 계산할 생각을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좋겠군요.

참고로 전 10억년이랍니다.”

흑염의 절대자의 신력을 보면 결코 1조년 이내에 못 나온다.

하지만 자신은 10억년만 견디면 되는 그나마 나았다.

나름대로 위안을 삼고 있는데 벼락같은 선고가 떨어졌다.

“이게 남의 일이냐? 이 쌍으로 미친 것들-!

죽이자마자 8륜 봉인에 영구봉인이라고?

이따위 흉악한 권능을 잘도 과거의 자신까지 함께........”

“미래의 제가 한 짓이니 전 빼주십시오.

저는 구상만 했지 연구도 안했습니다.

잠........잠깐 영구봉인이라고요?

거기다 함께 라고요?

그게 무슨........”

이제 완전히 포기해서 담담했던 차원의 마도신이었다.

상위의 신격을 가진 흑염의 절대자가 권능을 잘 파악하지 못했을 리가 없었다.

새로운 사실을 알면서 놀라서 당황한 음성이 울린다.

하지만 상관없이 8개의 빛이 완전히 구의 형태로 변하고 응축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흑염의 신체가 사라지고 남은 것은 8색으로 빛나는 아주 작은 구슬뿐이다.

팟-!

간략하고 응축된 것이지만 ‘이그드라실’의 영구봉인이 완전히 발동된 것을 확인한 회색의 절대자가 가볍게 고개를 숙이면 보고한다.

“흑염의 절대자의 신령을 영구봉인 완료했습니다.

이제 유일용신제님을 막을만한 8인의 절대자는 없습니다.

의뢰완료입니다.

마도신의 오리진님.”

“그래........”

유일용신제 할아버님이 서열 1위가 되어 바람가의 봉문이 풀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더없이 기쁜 일인데 무엇인가 영 꺼림칙한 표정으로 흑염의 절대자가 봉인된 구슬을 보았다.

정상적이라면 차원의 마도신은 분리가 되어서 2개가 되어야 하는데 1개뿐이다.

이건 합동으로 봉인한 것이다.

그것도 아무리 보아도 고의다.

“혹시 같이 영구봉인된 것 아니냐?

저러면 10억년 후에 따로 분리될 수가 없다.”

“운이 정말 나쁘군요.

뭐 운명적으로는 불가능한 주신장이 되었으니 여한이 없을 것입니다.”

아무 상관없다는 회색의 절대자의 말에 기가 막혀 되물었다.

“남의 일이냐?”

“과거의 자신의 일이지요.

그런데요?”

“허어?”

의뢰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과거의 자신이기도 한 차원의 마도신을 목표인 흑염의 절대자와 같이 영구봉인을 해버렸다.

그런데도 자기는 잘못한 것이 없고 상관도 없다고 대놓고 말하는 뻔뻔한 대응에 기가 막힐 뿐이다.

그것만도 비난 받을 일인데 여기에 한술 더 뜬다.

“전 이 꼴인데 과거의 제가 잘 살면 뭐가 달라집니까?

결국 실패한 제 신생(神生)이 조금이라도 나아지나요?

그리고 과거의 저는 도와준 것에 감사하기는 고사하고 저렇게 주신장이 되면 제 앞에서 잘났다고 거들먹거리겠죠.

그 꼴을 안 봐서 속이 다 시원합니다.”

아니꼬운 표정과 꼬이고 꼬인 심사를 숨기지 않고 말하는 회색의 절대자였다.

말은 길었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과거의 자신이 잘 되는 것을 도저히 못 봐주겠다는 의미였다.

이 정도의 경지에 있는 존재가 이렇게 속이 좁은 경우는 있을 수 없었다.

이건 바꿀 수 없는 천성과 마찬가지였다.

아니면 어린 시절에 힘들게 살면서 뇌리에 박힌 누구도 믿을 수 없고 결코 손해는 보고 살지 않겠다는 강박관념이었다.

셀 수도 없는 시간을 정지공간에서 수련을 시켜 결국 10중심으로 만들었는데 늘은 것은 힘뿐이었다.

이건 재앙이었다.

“에라-!”

결국 화가 치민 마도신의 오리진이 파멸유혼검을 빼 들어서 머리를 두들겼다.

“아-! 머리는 때리지 마세요.

유일한 급소라고요.”

“수련시킨 시간과 노력이 아깝다.

흑염의 절대자에게 복수했다고 자살하지 말고 차라리 다른 10중심에게 맞아 죽어라-!

이 싸가지가 없는 놈-!”

마도와 권능을 강화해서 근접전의 약점은 그대로라서 꼼짝없이 두들겨 맞는 모습을 다른 영원체들이 질린 표정으로 쳐다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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