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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308화 (308/1,533)

<-- 추면신수(醜面神手) 헤파이스, 연금의 정령 여주신 -->

생전 처음 보는 재질과 이렇게 뛰어난 금속이 눈앞에 있으니 저절로 침이 넘어가고 어루만져 주고 싶어 어쩔 줄을 모르겠다.

여기서 어루만져 준다는 것은 분쇄와 조합이다.

완전히 가루로 만들고 자신의 의지로 다시 이상적으로 만든다.

부조리하게 조합된 금속의 어긋남을 바르게 하고 십은 열망이 자신이 평생을 사랑하던 화로의 불꽃처럼 타오른다.

세상의 모든 것이 배신해도 이 불과 금속만은 언제나 자신과 함께 했다.

너무나 아름다워 처음으로 망치와 모루를 떠나게 했던 미의 신이 자신과 너무나 다른 강하고 미남인 전쟁의 신과 불륜을 저질러서 절망을 했을 때도 변함없이 기다려 주었다.

그리고 자신을 배신하고 모독한 최고위 신을 동시에 제압이 가능한 신기를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몸이 달아오르고 ‘유격화산’의 권능 안에서는 당연히 불가능하리라 생각했던 권능이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왔다.

“연금의 망치(Hammer of Alchemy)”

위이이이잉-! 위이잉-!

신력이 진동한다.상급신 밖에 안 되는 신력으로 발동할 수 없는 권능인데도 불구하고 가동이 되는 것이 전혀 이상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영겁의 세월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발동시킨 채로 지낸 이미 숨을 쉬는 것과 같은 권능이었다.

오히려 왜 스스로 이것을 불가능하게 여겼는지 의문이 갈 정도다.

이 정령계 대기소는 정말 이상한 일 투성이다.

황당하게 대장장이 신인 자신을 투신으로 판정하고 가혹하게 가해지는 정기흡수와 부담을 가했다.

아무리 항의해도 신계를 잃은 정령신의 말 따위는 누구도 들어주지 않았다.

이러다 자멸할 것 같아 여신으로 변화하고 나서도 조금 감소할 뿐 변하지 않았다.

처음 발동하는데도 불구하고 더욱 강해져있다.

이제 손아귀에 꽉 쥐고 있던 금속을 허공에 올려 고정한다.

어떤 모루도 모든 금속을 분쇄하고 재조합하는 자신의 망치의 타격을 버틸 수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만들어낸 권능이다.

먼 이계의 신이 알려준 고정의 권능을 자체 조합한 이것만이 마음 놓고 망치를 휘두르게 했다.

그리고 주신조차 묶을 수 있고 봉인하는 신기를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을 버린 신계에 복수가 가능했는데 설마 주신 2명이 같은 천공신족이라서 신력공조에 2배가 아닌 3배 이상의 출력이 나올지 예상을 못했다.

낳아지자마자 추한 외모로 버림받은 자신이 그런 것까지 알 리가 없어 생긴 너무나 뼈아픈 실수였다.

이렇게 자신의 삶은 뼈아픈 실수와 후회의 투성이나 단련되어온 권능에서 실수는 없다.

“허공유희(虛空遊戱) 황금연대(黃金鍊臺)”  우둑-! 우둑-! 우둑-!

금속 주변의 공간이 무엇인가에 고정되는 것처럼 굉음이 울린다.

금속주변에 거대한 황금의 모루 모양이 아련하게 떠오를 정도로 권능이 압축 발현되고 있다.

차원의 주신의 눈에서 이채가 떠오르면 작은 감탄성이 흘러나왔다.

“창조신급의 공간제압의 권능!

저걸 상급신으로 가동이 가능하다니?

놀라운 숙련이로군.”

부우우우웅-!

자신의 몸체만 하던 거대한 망치에 신력을 더욱 집중시켜 크기를 키운다.

이 망치는 집중된 신력만큼 부피와 무게가 증가한다.

이미 주신조차 정상적으로 휘두를 무게와 크기가 넘어섰지만 상관없다.

온 몸의 모든 근육을 동원하고 회전시키고 압축시켜 들어올린다.

아니 허공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이 맞는 표현이다.

이것을 들어올린 주신은 없다.

신력은 이미 상관이 없는 자신만의 연금 권능의 영역이다.

무게라던가 신력의 부족 따위는 상관없다.

발동만 되고 유지만 할 수 있다면 어떤 금속이라도 분쇄하고 재조합한다.

쿵-! 우르르르릉-!

사무실이 권능과 신력의 여파에 엉망이 되는 것도 의식이 안 된다.

이 정도로 저 매혹적인 금속의 본질을 남김없이 파헤칠 수 없다.

자신의 머리위로 망치를 들어서 등 뒤로 넘긴다.

이제까지 자신을 지탱해온 열정과 집념을 바닥까지 끌어올려 외친다.

“일격분쇄-! 가루가 되어라-!”

슉-!

거대한 황금빛의 망치가 순간 모습을 감추었다.

그 모습을 쳐다보던 여주신들이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공간이동이 아니다.

일순간 주신인 자신들의 시야를 벗어난 속도가 구현된 것이다.

그것도 저런 중병기로 말이다.

자신들의 놀람과는 상관없이 망치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허공에 고정된 금속의 바로 앞이다.

꾹-!

허공에 떠 있던 금속에 순간 점이 찍혀나가는 것과 같은 모습이 보였다.

자신의 권능으로 모든 충격을 바늘보다 더 작은 타점으로 집중시켰다.

겨우 상급신의 신력밖에 없는 자신이 아무리 권능을 발동시켜도 이 놀라운 귀물은 제련은 불가능하다.

허나 유일한 방법이 있다.

신력으로 안 되면 물리력을 집중시켜 뛰어넘는다.

이 방법으로 주신조차 파괴할 수 없는 강도를 가진 무수한 신기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사용자가 엉망이라서 신계의 패배를 막을 수 는 없었다.

방금 전에 금속에 가한 충격에 진동을 시작한다.

주변의 여주신들은 연속된 놀라운 모습에 경악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자신들의 시야에서 벗어날 정도로 휘두른 저 거대 망치가 발산한 모든 충격을 남김없이 금속 안으로 때려 박아 넣은 것이다.

반탄력이 엄청날 것인데 한 치의 틈도 없이 힘으로 밀착시켜 밀어붙이고 있다.

거기다 저 허공에 고정시킨 권능이 어떤 종류인지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금속덩어리를 감싼다.

그렇게 망치의 충격력과 금속 반발력의 모든 것을 타격력으로 바뀌고 극히 미세한 지점에 집중시켜 아다만티움 이상이라 판정했던 금속을 상처 입혔다.

그런데 망치를 잡은 한 손이 부들부들 떨리며 뒤로 튕겨 나갔다.

그리고 귀청을 찢는 것 같은 굉음이 울려 퍼졌다.

까아아아아아아아아앙-!

처절한 비명과 같은 굉음이 유형의 충격파가 되어 주변을 초토화시켰다.

아다만티움의 가해진 충격에 비례하여 반발되는 성질이 발동된 것이다.

어느 정도의 충격인지 반발력만으로 사무실이 통째로 날아갈 상황이다.

이 굉음은 분명 정령계 대기소 전체를 뒤흔들었을 것이다.

그 파장을 가볍게 수습하는 차원의 주신은 저절로 감탄성이 나왔다.

겨우 상급신으로 주신이상의 신기에만 사용하는 강도를 가진 금속을 손상시킬 정도로 물리적인 충격을 발현한 것이다.

자신의 마도로도 가능할지 모를 위업이다.

그러나 여주신은 그런 주변의 반응은 전혀 상관하지 않고 금속만을 쳐다보았다.

분명하게 금속의 표면에 작은 점이 찍혔다.

그것을 본 연금의 여주신의 얼굴에 희열이 넘쳐흘렀다.

약하게나마 통한 것이다.

그럼 간단하다.

끝없이 두들기면 된다.

언제인가는 완전히 분쇄되어 자신에게 모든 것을 허락할 것이다.

오른 발을 그대로 바닥에 찍어서 고정시키고 망치를 휘두르는데 거추장스러운 상의를 찢어버리듯 벗어던졌다.

꾸꿍-! 찌찌지직-!

상체가 알몸이 되고 완벽히 단련된 넓은 상체에 터질 듯이 부푼 젖가슴이 튀어나오듯 모습을 드러냈다.

일반적인 여성의 상체의 2배 이상의 폭을 가진 신체라서 가슴도 그만큼 컸다.

품이 넉넉한 옷을 입고서 전혀 몰랐는데 작은 언덕이라고 표현되는 여주신 풍만함과는 격이 다를 정도로 산이라고 말해야할 크기다.

일반적인 기준이라면 거부감이 들 정도이다.

그런데 거기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발달된 압도적인 크기의 상체가 자연스럽게 보이게 하고 있었다.

더구나 투신계열의 남주신들조차 비교하라면 고개를 내저을만한 뚜렷한 복근, 팔 근육과 등 근육이 들어났다.

휘두르는 동작에 최적화하여 수없이 단련되고 압축되어 있는 자신의 자랑이다.

원자단위의 미세타격을 조정하는 섬세함과 순간적인 폭발력을 내는 탄력, 자신의 의지가 꺾이지 않는 한 유지되는 지구력을 보장하는 더없는 자랑거리다.

자신의 몸만큼은 힘의 신조차 감탄을 금치 못했을 정도로 끝없이 단련된 강대한 육체다.

비록 여신이 되어 신격이 하락되었어도 무수한 망치질을 통해 단련된 신체만큼은 조금도 약해지지 않고 따라와 주었다.

그리고 여신으로 몸을 재구성해도 저주처럼 따라온 자신의 눈과 코가 일그러진 추한 얼굴 따위는 상관없을 정도의 자부심을 가지게 해준다.

어차피 망치질에 얼굴의 미추 따위는 무의미하다.

오로지 이 육체만 있으면 언제까지나 해나갈 수 있다.

다시 혼신의 힘을 더해 망치를 휘두른다.

슉-! 꾹-!

정확하게 아까 점이 찍혔던 표면의 그 장소에 다시 조금 더 깊게 파여 나간다.

그 장면을 보던 여주신들이 이제 입을 크게 벌리고 다물지를 못했다.

저것은 아무리 주신이라도 가능한 일이 아니다.

저 무식한 크기와 무게를 보이는 중병기가 저 정도의 정밀도를 가지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휘두르는 근육을 어느 정도까지 조정을 해야 가능한 경지인지 상상도 가지 않는다.

아마도 수를 세기 힘들 정도로 숙련을 겪어야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아까와 동일하게 엄청난 굉음이 금속으로부터 울리며 몸이 튕겨나간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양손이 마치 강철처럼 경직되어 거대 망치의 손잡이를 잡고 몽둥이를 휘두르듯 잡아간다.

순간 상체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아니 하체와 금속사이에 수많은 황금 빛줄기와 인영이 채워졌다고 보아야 한다.

슈슈슈슈슈쓕-!

폭음이 연속되는 타격에 금속내부로 우겨넣어지는 것이 보인다.

몸이 움직이는 소리로 믿기지 않는 파공음이 공간을 가득 채운다.

마치 그려지는 것과 같은 망치를 휘두르는 전 과정이 일순간에 연속사진처럼 새겨진 듯 공간에 모습을 드러낸다.

터무니없이 거대한 젖가슴과 완전히 구분되어 솟아오른 복근, 모든 근육들이 허공에 모습을 드러내며 수백 명이 마치 겹치듯이 나타난다.

목적지는 오직 하나였다.

금속표면에 생긴 바늘 끝만 한 점이었다.

그 한 점에 거대한 망치와 인영이 환상처럼 하나로 합쳐지듯 모아진다.

파사사사삿-!

그리고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고 가루가 되어갔다.

금속을 고정한 허공의 반대편에 망치를 휘두른 것을 끝낸 모습인 두 손으로 잡은 망치가 앞으로 고정된 여주신이 나타났다.

주신들만이 사용하는 신기의 재료인 아다만티움의 재질의 2배 이상의 경도를 가진 데몬 아다만티움이 겨우 상급신의 신력과 권능이 담긴 타격을 못 이기고 산산이 부서져간 것이다.

2써클의 신격의 차이를 메꿀만한 권능이며 위업이다.

마도 권능을 적용하지는 않았지만 금속자체의 방어력은 분명 중급 주신이상이라는 것을 아는 차원의 주신이 놀란 침음 성을 뱉을 정도다.

‘중급 주신이라도 정통으로 걸려들면 결코 죽음을 피할 수 없다.

상급신인데도 저 정도면 본래의 주신의 상태라면 도대체 어느 정도인가?

최소한 최고위 주신만이 버틸 정도의 공격력인가?

놀라운 권능이다.’

거대한 황금빛의 망치는 다시 몸 크기로 줄어들고 가루가 된 금속을 바라보며 너무나 사랑스럽다는 쳐다보았다.

자신의 권능을 이렇게까지 버틴 기특한 금속이 어디 있던가?

결국 이것까지 사용하고서야 본 모습을 보여준다.

자신을 주신으로 만들어준 위대한 권능이다.

그러나 처음 발현에 대장간에서 홀로 사용했기에 누구도 알지 못하는 권능이다.

다시는 보일 기회도 없었다.

아니 이것을 버틸 금속자체가 없었다는 것이 정확하다.

권능은 간단했다.

‘허공에 고장한 금속이 파쇄가 될 때까지 타격을 끝없이 집어넣는다.’

이것을 자신은 스스로 이렇게 이름 붙였다.

“무한 연금(Infinite Alchemy) ”

미세한 가루로 반짝이는 은회색 가루와 영롱하게 빛나는 붉은 색의 입자가 섞여 아름답게 빛나는 금속의 운무 속에서 추한 얼굴로는 있을 수 없는 황홀한 미소를 띠우며 웃는다.

무한이라는 가장 영광된 칭호를 가진 권능을 선보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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