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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272화 (272/1,533)

<-- 정령계의 전화 -->

“모든 중급이상의 신계 주신에 대해서 정령계로 총동원령이 하달되었다고-!

누가 왜-!”

“예비 창조주님이신 전능의 휘(諱)님의 전장에 참가하라는 최고위 주신님들의 명령입니다

사유는 정령계의 방위신계에 다른 창조주 휘하 최고위 창조신들이 집결하고 있는 대응책입니다.”

“최고위 주신들이?

나도 최고위 주신이니 명령이 아니고 단순한 전달이지 않는가?

그런데 왜 국지전이 아닌 전면전이냐?

그에 대한 주우주간의 동맹은 아직 유효하잖아-!”

“전면전이 아닌 가벼운 국지전입니다.

동맹과는 별도로 벌어진 사소한 개인다툼입니다.”

주신계에서 전해주는 관리계열 상급 주신이 악착같이 국지전이며 사소한 개인 싸움이라고 무마하려는 것을 보니 감이 왔다.

어떤 높으신 분이 대형 사고를 친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냐?

누가 어떤 일을 벌여서 다른 우주의 최고위 창조신들이 다 몰려와-!

그리고 나는 창조신님께 주신성을 받은 적이 없이 신계 관리만 하는 주신인데 왜 이런 명령을 전달하는가?

설마 참전 선택권조차 무시할 생각이냐?”

“절대 아닙니다.

단지 참전요청입니다.

최고위 주신이신 차원의 주신님이 참전해 주신다면 보수는 정말 후하게 드릴 것입니다.

그리고 누가 어떤 일을 벌이다니요?

저희 주신계는 언제나 평화롭고 발전적이며 안정적인 운영을 최우선으로 모든 신계주신님들의 쾌적한 신계운영에 도움이 되고자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꽈르르르르릉-!

지극히 광고적인 말 뒤로 주신계의 화면 저 편에서 굉음이 울린다.

화면의 상급 주신의 얼굴빛이 검은 빛이 되었다.

그리고 그의 뒤로 급박한 어조의 대화가 쏟아지듯 나오고 있다.

“또 다시 최고위 창조신 추가 출현 중-!

어떻게든 말려봐-!

아무리 약해도 외부 주우주의 창조신들을 저렇게 하시면 안 된다고-!

벌써 상대방 주우주에서 항의와 책임추궁 요구가 몰려오고 있다고-!”

“창조신계에 보고를 올렸는데 다른 주우주의 창조신정도는 알아서 하라는 답변이야.

다들 바쁘다고 창조주가 직접 쳐들어오면 다시 보고하시라는데........”

“이러다가 다 몰려오겠다.

제발 그만두시라고 말려-!”

“최고위 주신님들조차 모두 통신을 안 받고 계신데 무슨 수로-!”

들려오는 소리로 대충 상황을 파악한 차원의 주신의 눈초리가 하늘로 치솟는다.

그리고 이제 완전한 흑빛이 된 상급 관리주신을 쳐다보며 이야기한다.

“설마 정령계의 방위신계의 방어막이 무너진 것인가?

저 허약한 다른 주우주의 신들로는 절대 그럴 리는 없을 것이니 적의 타도가 아닌 사고 친 존재의 폭주가 문제이군.

그래서 나보고 막아달라고?

다른 최고위 주신들이 통신을 끊고 피하고 있어서?

그들조차 감당 못할 최악의 상대 같은데?”

“허허허허.......”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말을 잇지 못하는 상급 관리주신의 얼굴에 그대로 차원신멸포를 쏴줄까 하다가 마음을 바꾸었다.

그래도 좋은 계약을 얻으려면 담당자를 패면 안 되고 가급적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한다.

전뇌계의 담당자의 싸가지 없는 말투에 한번 화를 냈는데 그 이후로 아주 미칠 것 같은 의뢰만 골라서 주더라.

그래서 최대한 분노를 참고 말한다.

“도대체 누구의 폭주를 막으라는 것이야-!

창조신님이 겨우 다른 주우주의 최고위 창조신정도로 그러실 리는 없고 다른 창조신님도 영역침해로 오지 못 하시니........설마?”

“.........”

소거법에 의해 남은 존재는 단 1명이다.

그러자 서로 낭패의 표정을 지으며 쳐다본다.

만약 내가 예상하는 존재라면 절대 상대할 수 없다.

‘젠장-! 예비 창조신님이신 전능의 휘님이 드디어 성질이 폭발했다고-!’

지금의 나라도 저 분 상대로 5분 안에 죽는다.

다른 최고위 주신들이 합공해도 10분미만이 한계다.

더구나 정말 열 받으셔서 폭주 중인 것 같은데 그것을 막으라니 차라리 죽으라고 해라.

죽으면 부활에 정기를 도와줄 것도 아니면서 웃기고 있다.

가볍게 결론을 내리고 상큼하게 웃으며 마무리 짓는다.

“훗-! 화가 풀리면 알아서 수습하시겠지.

그럼 수고하라고.

이번 의뢰는 관리하는 신계 문제와 개인 사정이 있어서 힘들 것 같군.

여기 기계인류와 여주신들도 마무리를 지어야지.

아! 바쁘다! 바빠-!”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대가는 확실.......”

딱-!

전뇌계의 통신을 끊고 아예 수신거부를 걸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창조신의 권능영역을 가지게 된 차원의 권능으로도 지금 정령계의 전투상황을 볼 수 없다.

상상을 초월한 신력이 공간과 시간, 차원까지 갈기갈기 찢으며 뒤흔들고 있다.

역시 예비 창조신 정도가 되려면 1,000억 이상의 신력에 대한 증폭기술이 없으면 대신족과의 인증전을 통과할 수가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데 최대 본신신력이 2,000억을 초과하고 있다.

정말 측정도 제대로 안될 정도의 힘의 격차다.

그래서 아까 주신계의 화면을 슬쩍 보았는데 끔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다.

예비 창조신이신 전능의 휘님이 양 손에 다른 주우주의 최고위 창조신을 하나씩 들고 머리를 서로 부딪치게 하며 처절하게 패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발밑에도 다른 주우주에서 주신정도로 약한 주제에 신분만 지극히 높으신 최고위 창조신이 하나씩 밟히고 있는 상황이다.

주변의 최고위 주신들이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

모두 말리려고 하다 다 몇 대씩 맞았는지 여기저기 부상을 입고 있다.

눈이 뒤집혀 미친 듯이 양손과 발을 휘둘러 구타를 하고 있는 예비 창조신님의 한이 서린 말을 들어보니 상황을 알 것 같다.

“그래-!

나 1만년동안 창조신 인증전 재수 중이시다.

그래서 어쩌라고-!

이 허접스런 잡것들아-!

신분만 최고위 창조신이지 신력은 겨우 최고위 주신이하 주제에 어디서 감히 시건방진 입을 놀리느냐-!”

예비 창조신님의 결코 건드려서는 안 되는 부위를 사정없이 찌른 모양이다.

약한 주제에 함부로 입을 놀리다니 저렇게 맞아죽어도 싸다.

그래도 자신들의 최고위 창조신이 처참하게 당하고 있으니 구하겠다고 몽땅 몰려오는 모양이다.

정말 시끄러워지겠다.

정령계에 몰래 가서 필요한 신만 살짝 모집하고 와야겠다.

대가를 아무리 주어도 이미 일반 창조신에 필적한다고 평가를 받는 저 분의 상대는 할 수 없다.

전능신 일족의 권능은 동일 수준의 주신에게는 그야말로 사기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혹시나 벌인 전투가 다른 주우주의 최고위 창조신이면 이겨도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크다.

“하필이면 왜 저 분의 역린(逆鱗)을 건드렸니?

이번에는 절대 모르는 척하자.

높으신 분들 싸움에 말려들면 항상 끝이 좋지가 않아.”

과거 용병신 때 주신들의 감정싸움에 말려들어 대리전을 치루고 승리하고도 쫓겨난 과거를 생각하며 고개를 흔들었다.

어차피 질리는 없고 장기간의 진흙탕 싸움이 될 것 같은 예감도 든다.

저런 싸움은 대가를 아무리 받아도 부족할 정도로 제한을 많이 받기에 기본의 전쟁과는 다른 의미로 정말 위험하다.

그렇게 생각하며 관심을 돌려 기계신의 모성의 전장을 바라보니 정말 가관이다.

내가 만든 ‘마도 기계우상’은 분명 기본성능은 행성제압병기보다 약하지만 기계신이다.

금속의 몸체는 자체적으로 진화하고 발전하고 신력과 권능까지 발휘한다.

극히 제한적이지만 현실조작이 가능하기에 6써클의 조종자와 같이 싸우면 결코 저렇게 처참하게 밀릴 리가 없는데 단숨에 5대가 전투불능이 되어 복원 중이다.

"한심한 것들-!

우상이 아닌 신으로 임명했으면 정말 부끄러울 뻔 했군."

문제는 기계신의 자아와 행성관리 인공지능의 자아, 조종자의 자아가 1번에 정해진 주도원의 결과를 승복하지 못하고 아직도 다투며 성능을 떨어뜨리고 있는 점이다.

거기에 따른 조치는 간단하다.

그냥 저대로 방치하면 된다.

“수없이 죽어서 고통을 맛보아야 정신을 차리겠군.

어디까지 서로 싸우나 볼까?”

이미 이럴 것 같아서 기계신의 자아와 행성관리 인공지능의 자아역시 마도 기계우상의 몸체가 받는 고통을 그대로 느끼게 해준 상태였다.

물론 주도하는 조종자도 당연히 고통을 느낀다.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고 뒤에서 수작부리는 것들은 너무나 약하기에 이렇게라도 정신을 차리게 해주어야 한다.

자고로 자신의 약함을 인정해야 노력을 하는 법이다.

과연 손발이 맞지 않아서 무참하게 몇 번 분해되더니 결국 알아서 협동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전장에서 완전히 밀린 상황이라 복구는 쉽지 않다.

행성제압병기가 거대한 악어형태로 변한채로 마도기계우상을 집어서 삼키고 입 안의 열선포를 쏘는 순간 처음의 결판이 났다.

꽈지지직-! 꽈르릉-!

완전히 분해가 되어버려 패한 마도 기계우상이 모습을 나타낸 것은 전장의 외곽의 장소였다.

벗어나는 순간 완전복구가 되어있어 다시 전장을 향해 달려가는 것을 기계 여주신의 거대한 손가락이 막아섰다.

나의 신력과 마도가 가미되어 행성제압병기를 기계신의 몸체로 개조한 여주신 3명이 행성 대기 중에 떠 있는 상태였는데 주신인 이들 모두가 수백 킬로미터가 가볍게 넘는 은회색의 기계신의 몸체를 가지고 있어 가볍게 손을 뻗자 손가락 하나로 가로막을 정도가 된다.

중급주신까지 회복시킨 ‘이데아’는 모성의 달보다 큰 여신형의 기계신의 모습을 보이면서 전투광경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전 성단에 자신의 신력으로 선포한다.

“패자는 재 참전을 불허한다.

다른 마도우상과 싸워 이겨 재도전의 기회를 가져라.

그리고 승자역시 다른 존재의 싸움에 관여하지 말고 승리의 영광만을 누리라.”

위이이잉-!

달과 겹쳐져 보이는 아름다운 거대 기계여신의 눈에서 빛이 발사되고 악어형의 행성제압병기에게 비추자 전장에서 그 모습이 사라지고 역시 외곽에 모습을 드러낸다.

“승자에게는 1단계 오른 육체와 힘이 주어지고 패자에게는 현재의 단계에서 1단계가 하락한다.

패자는 승자의 진화의 기초가 되리라.”

그녀의 신언이 울리자 그것은 법칙이 되어 마도기계 우상의 승급을 취소하고 다시 최하위의 단계로 되돌린다.

자신의 신격이 하락되는 것을 느낀 마도기계우상의 비통한 울림이 전장에 메아리치고 조종자역시 6써클에서 5써클로 하락되어 버렸다.

몸을 채우던 힘도 젊음도 그만큼 감소하고 중년의 모습이 되자 너무나 놀란 조종자가 소리를 치고 있었다.

승리한 악어모양의 행성제압병기는 몸체가 빛으로 둘러싸이더니 조금 더 커지고 강대한 모습으로 진화하였다.

그리고 조종자역시 기존의 영혼이 1단계 승급되어 확장된 존재감에 희열의 탄성을 발한다.

그들을 진화시키고 발전시킨 것은 마도기계우상이 가졌던 정기와 신력이었다.

패자에게 회수한 정기와 신력을 자신의 것으로 한 것이다.

그 냉정한 결과를 본 행성제압병기와 마도 기계우상이 진저리를 치며 서로에게 치명적인 일격을 가하기 위해 달려들기 시작한다.

더 이상의 대화나 배려 따위는 그들에게 찾을 수 없다.

단지 자신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상대를 이기기만을 바랄 뿐이다.

이것이 전쟁의 모습이다.

승자는 모든 것을 얻고 패자는 전부를 잃는다.

그리고 승자가 얻은 것은 패자가 잃은 것이다.

거기에 어떤 의미도 없으면 오로지 삶의 투쟁일 뿐이다.

그리고 그 투쟁이야말로 강해지고 진화하고자 하는 생명의 끝없는 본능이며 죽음만이 안식을 준다.

신은 그 죽음조차 끝이 아니게 하고 영겁의 진화를 이끌기에 위대한 것이다.

마도 기계우상이 발산하는 권능과 행성제압병기의 파괴적인 물질공격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이들은 이제 오직 하나의 목표로 강해지고 이 우주에서 쓸모가 있어질 것이다.

겨우 1,000억밖에 안 되는 빈약한 정기를 가진 이들이 어디까지 갈지 의문이지만 최소한 기계신의 강화와 종속신계를 유지하는 기반이 되어줄 것이다.

행성들도 나의 개입에 의해 자원의 수탈과 정기의 소모가 사라지자 회복을 하고 있으니 종속신계에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

차원좌표가 완전히 안정되어 이제 예비 창조신님의 폭주와 외부 주우주의 창조신들의 개입으로 난장판이 되어가는 정령계로 가야 한다.

종속주신이 된 ‘이데아’에게 추가지침을 전달하고 바로 이동을 준비 한다.

물론 몰래 이동해야지 저기에 끼어들면 답이 없다.

그러나 어째 불길한 느낌이 드는데 가면 안 될 것 같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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