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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66화 (66/1,533)

<-- 최상급신의 인수인계 -->

자신들의 머리 위에 떨어져 내려오는 별을 보며 교황과 추기경들이 악을 쓰듯이 외치기 시작했다.

아무리 천국이 좋다지만 이렇게 허망하게 죽을 수는 없는 것이다.

자신들이 다른 신을 믿는 배교자들을 죽이며 너희들의 신의 천국으로 가라고 외쳤다는 것이 잠시 뇌리 속에 떠올랐지만 지금 자신들이 당하니 이건 미친 짓이었고 거의 본적도 없이 신앙심의 대가로 신력만 받던 신을 위해 죽으라니 이건 정말 못할 짓이었다.

"저희들은 새로운 전쟁의 신님을 충실히 모실 것입니다."

"정말입니다. 성녀와 성물도 가장 먼저 보내드리지 않았습니까?"

"믿어주십시오. 원하시면 무엇이든지 행하겠습니다."

행성이 잠시 멈추었다.

자신들의 필사적인 간언이 통한 것이란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뱉던 교황이 다음 들려오는 말에 충격을 받고 기절할 뻔 했다.

"교황이 약한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잔혹하게 떨어지는 그 말에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이다.

신국이 멸망해야 하는 이유가 단지 자신이 약하기 때문이란 말에 기가 막힐 지경인 것이다.

추기경들이 의외의 말에 얼이 나가 흑마도사를 쳐다보았고 그들도 머리를 떨구었다.

"추기경들의 신성력이 약하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

몸이 와들와들 떨리기 시작했다.

자신들은 과거 순수했던 신앙대신 인간들의 왕이 누리던 것 이상의 권력을 누리면서 신앙심이 약해졌다.

자신의 몸의 단련도 그만 두고 정신력의 단련을 위한 고행도 멈추었다.

단지 권력자들과 연회와 향락에 빠져 지내었고 그 결과 몸과 정신은 약해지고 신앙심도 사라져 가서 신성력이 극도로 떨어져 일반신관보다 못할 지경인 것이다.

그것을 자신들의 새로운 신이 정면에서 모든 신국민이 보는 앞에서 공포한 것이다.

'끝장이다.'

지금도 자신의 곁에 엎드려 있던 대신관과 성기사들의 몸에서 분노에 차오르고 노려보는 눈이 자신들에게 집중되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대신관과 성기사들이 전쟁터에는 없고 신전에만 있구나."

대신관들과 성기사들이 고개를 떨어뜨렸다.

자신들도 추기경들과 같았다.

용감하고 순수했던 자신의 동기들은 전쟁신을 찬양하며 전쟁터에서 죽었고 자신은 비겁하게 살아남았다.

비겁하게 살아남아 대신전에서 높은 직위에 오른 것이 자신들이었고 여기서 안락을 추구했다.

그것이 지금 만천하에 까발려지고 준엄한 신의 신언이 신국을 울린다.

"너희들이 보낸 신관들이 전쟁터에서 이기지도 살아남지도 못하고 헛되게 죽어 가는 도다.

누가 신관을 차별하여 전쟁터에 보내지 말라 했더냐? "

대부분의 신전을 관리하는 자들이 이빨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전쟁의 신국의 가장 큰 수입원은 바로 용병신관이었고 다른 나라의 전쟁에 용병으로 파견되어 전쟁터에서 일정기간 봉사하고 대가를 받는 것이다.

그들을 선택하여 보내는 것이 자신의 주된 임무였다.

물론 굉장히 위험하고 더러운 일이라 권력이 있는 자나 뇌물을 바친 자, 그리고 자신들에게 충성을 맹세한 자들을 편하고 안전한 자리에 배치하고 위험한 장소에 아무런 배경도 능력도 낮은 필요 없는 신관들을 보내 사망률이 무척 높았는데 그것이 전 신국에 알려진 것이다.

교황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자신들을 돌아보다 분노에 찬 얼굴이 되었다.

그래도 가장 무난하고 문제없는 인물인데 저 정도로 화를 내는 것은 처음 보는 것이다.

얼굴이 마구 일그러지고 지금이라도 소리를 칠 것 같았다.

갑자기 생각나는 것이 저 사람도 아무 배경이 없어 세력에 끼지 못하다가 치열한 논란 끝에 이정도면 어느 세력에게도 상관없겠구나 하며 낙점 된 보통의 용병신관 출신이었다.

"신도들이 삶이 강해지기 위한 투쟁임을 잊고 작당하고 모여 강자를 끌어내리고 약자를 괴롭히는구나."

신도들도 말을 잃었다.

자신들이 전쟁신의 신도라고 말했으나 언제 치열하게 삶을 개선하기 위해 살아보았는가?

자신보다 잘난 자들은 매도하고 모함하여 자신과 같이 낮추었고 못난 자들은 외면하거나 모욕하며 위안을 삼았을 뿐이다.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 자는 나서 거라.

신벌에서 제외시켜 주겠노라."

침묵이 신국을 울렸다.

누구도 감히 아니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인간이 살아가면서 자신의 평안과 안정을 우선시하고 편한 길로만 가려고한 결과가 아니었던가?

지금의 전쟁신의 신국의 어떤 인간이 감히 아니라고 답할 수 있겠는가?

"순교하는 것이 지금의 너희들이 천국에 가는 유일한 길인 것이다."

거대한 행성이 바로 자신들의 머리위로 다가와서 행성의 산맥이 보일 정도였다.

교황의 처절하고 눈물 섞인 외침이 터져 나왔다.

"신이시여. 저희들은 바뀔 수 있사옵니다.

기회를 주옵소서."

일어서 두 팔을 벌린 채 신을 부르는 그 처절한 외침에 행성이 잠시 멈추고 흑마도사가 교황을 쳐다보는 것 같았다.

눈물에 젖어 비통한 표정의 교황은 지금 무엇보다 간절하고 진실 되었다.

누구라도 감동하고 설득될 만큼의 표정이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정말 예상 밖이었다.

"네가 약한 것이 가장 마음에 안 든다."

“헉-!”

그들의 새로운 전쟁의 신은 냉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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