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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원 생존전략-1화 (1/1,533)

<-- 프롤로그 -->

“광대한 힘과 지식을 추구하여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고 ‘승리’와 ‘생존’을 쟁취한다.”

- 차원의 마도신의 신성 -

새벽에 일어나서 몸을 씻으러 욕조 위에 누운 적마도사는 이렇게 생각했다.

‘모처럼 한가한 아침이네.’

아침의 환한 햇살이 물기에 젖은 긴 붉은 머리카락을 비춘다.

그녀 자신이 보기에도 더할 수 없이 풍만하고 요염한 몸이 투명한 물속에 뚜렷하게 보였다.

언덕처럼 확 솟아오른 커다란 젖가슴을 물속에서 쓰다듬으며 눈살이 찌푸려졌다.

‘조금 작아도 좋지 않을까?

너무 무거워.

남자들의 시선도 신경 쓰이고 말이야.

가슴 작은 여성들이 부러워.’

대다수 여성이 들으면 화를 낼 생각을 하면서 개미처럼 가는 허리를 지나 둥글게 부푼 엉덩이를 들어서 손으로 살짝 문지른다.

그리고, 오른쪽 다리를 들어 자신의 젖가슴에 붙이고 허벅지를 문지르며 씻기 시작한다.

극상의 각선미를 보이는 다리를 손으로 씻으며 고개를 저었다.

‘이건 내가 생각해도 전혀 마법사 같지 않은 몸이야.’

자신의 몸이지만 이렇게 혼자 보면서 씻고 있으면 이상한 기분이 들 정도로 매혹적이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이렇게 몸의 발육이 특별해서 남자들의 끝없는 구애를 받아야 했다.

특히 여성 마법사들이 운동 부족과 편식으로 대부분 왜소하고 빈약한 몸이라서 확실하게 비교되어 버리니 인기가 더욱 좋아져 버린다.

‘숙소를 여자기숙사로 옮겨버리자 기숙사 정문이 꽃과 선물이 산처럼 쌓이고 불법침입을 하려는 남자들로 난리가 날 정도였지.’

마법 외에는 별 관심이 없는 그녀에게는 곤혹스럽기만 한 사태였다.

다행히 그녀의 아버지인 적마탑주가 직접 나서서 여자기숙사를 마법 트랩으로 도배하고 발각된 경우 마탑에서 영구 추방하겠다고 경고하자 겨우 멈추었다.

그렇게 과거의 생각을 떠올린 그녀는 최근 가장 큰 사건으로 의식이 옮겨진다.

‘마신 전쟁 후 일년인가?

정말 조용하네.’

마신 전쟁은 흑마법사들이 마력과 경지를 높이기 위해 수많은 사람을 마신과 마족에게 제물로 바치면서 일어났다.

‘마족에게 제물을 바치는 방식으로는 육 써클의 흑마도사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일만 명의 희생이 따라야 한다.

그러나, 흑마법사들은 마도를 위해 끝없이 죄를 범하고 생명을 뺏고 시체까지 모욕한다.

이런 사악하고 용서할 수 없는 흑마법사들은 마왕까지 소환하고 말았어.’

중간계에 일할의 힘으로 소환된 마왕은 인간들의 도시를 습격하여 남김없이 살육하고 영혼과 생명을 취하기를 반복했다.

그렇게 구년간 마왕에게 희생된 인원만 해도 십억이 넘는다.

‘이번 마왕은 교활하게도 절대 대도시를 습격하지 않았어.

공간이동으로 이동하며 방어가 취약한 주변 소도시들만을 주로 습격해서 원래의 힘을 되찾아갔지.

주신의 선택을 받은 성검의 용사와 동료인 우리들이 제국의 초인들과 함께 함정을 파고 타도하지 않았다면 정말 인간들은 멸망했을지도 몰라.’

인류 멸망을 불러들일지도 모르는 마신소환을 흑마법사들은 오직 마력을 높이기 위해서 태연하게 자행한다.

그녀는 고개를 뒤로 젖혀 물속에 넣고 자신의 온몸을 쭉 펴서 욕조에 몸을 맡겼다.

‘마신전쟁을 일으킨 흑마법사들은 대부분 마신과 함께 죽었지만, 일부는 도망갔지.

잔당 토벌도 정말 지독한 전쟁이었어.’

동료가 죽으면 좀비가 되어 일어나서 무차별로 공격하고 멀쩡한 사람들이 미쳐 광란하며 사람을 죽이려 달려든다.

덕분에 전장에는 광기가 넘치고 흑마법사가 생명과 마력을 보충하기 위해 제물로 희생시킨 비쩍 마른 시체들이 넘쳐났다.

‘모든 제국의 군대가 그들을 토벌하기 위해 동원되었지만, 어찌나 잘 도망을 다니고 강한지 피해가 속출했어.

결국, 신임 용사인 우리까지 주범인 흑마도사를 처치하기 위해서 투입되고 나서야 정리가 되었다.’

주신의 가호가 깃든 성검을 가진 용사의 힘으로 마신과 흑마도사까지 겨우 토벌을 끝내자 이렇게 한산해진 것이다.

그녀는 따뜻한 물이 담긴 욕조에 몸을 띄었고, 물 밖에 드러난 젖가슴과 얼굴에 차가운 공기가 느껴진다.

솨아아아아아-!

살짝 몸을 뒤집어 욕조의 바닥에 엎드리면서 그때 전쟁을 생각한다.

‘육서클의 흑마도사는 정말 끔찍했지.’

고위 흑마도사가 친위대로 되살려낸 수백 구의 구울과 수 기의 데스 나이트들이 용사들에게 덤벼든다.

여기에 제물에서 흡수한 생명력으로 좀비들을 끝없이 양산하니 오만의 제국군과 용사들조차 고전할 정도였다.

‘통합 성녀의 신성력으로 마력을 금제하기 전까지 엄청난 희생을 치러야 했지.’

몸을 다시 일으켜서 욕조의 끝에 등을 기대고 앉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자신의 붉은 음모로 덮인 음부를 문지르기 시작한다.

아주 살살 하는데도 발끝이 움찔거리면서 반응이 온다.

얼굴도 확확 달아오르자 속으로 신음했다.

‘아아! 정말 음란한 몸이네.

곤란해.’

그녀의 몸이 무척이나 민감했다.

어릴 때부터 남자들의 구애에 시달려 남자 혐오증이 생기지 않았다면 순결을 유지하기는커녕 아마 애인이 몇 명이 넘었을 것이다.

조금씩 분홍빛이 선명한 음부를 쓰다듬는 손길이 빨라지면서 그녀의 몸이 떨리며 신음이 흘러나온다.

“흡, 흐흡”

왼손으로 입으로 신음을 막고 다시 질 내부에 손가락을 넣어 만지기 시작한다,

손가락 끝에 만져지는 처녀막의 느낌과 음핵을 스치는 손가락의 움직임에 점점 몰입이 되는 기분이었다.

“하아! 하아아!”

한참을 자신의 음부을 자극하며 가벼운 절정을 맞고 가쁜 숨을 내쉰다.

이것이 언제나처럼 같은 그녀의 아침이다.

이제 그녀는 커다란 젖가슴만 쳐다보는 바보 같은 동료들과 언제나 근엄한 성녀를 보러 갈 시간이 되었다.

비이이잉-! 비이이잉-!

그런데 욕조 옆에 세워둔 자신의 마법의 지팡이가 경고와 통신의 마법음을 요란하게 울린다.

’최고 등급의 경고?

무슨 일이지? ‘

지팡이가 전달하는 목소리는 놀라운 내용을 담고 있었다.

“칠서클로 추정되는 고위 흑마도사의 신고가 접수되었습니다.

장소는 상업도시인 ‘미류’입니다.

연락을 받으신 모든 용사와 초인들은 즉각 공간이동으로 이동하기 바랍니다.”

얼마나 다급한지 비명을 지르는 듯한 통신에 몸이 굳어진다.

“칠서클이라고! 흑마법사가?”

흑마법사는 수가 많지만, 이상하게 고위 마도사가 적다.

‘다른 마법 학파에는 수백 명이 넘는 칠서클 마스터가 있다.

그런데 흑마법에는 세명 이하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것도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다.

대규모의 전장에서 육서클의 흑마도사는 칠서클 마스터 네 명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고위 흑마도사는 마법의 강국으로 이름 높은 제국의 황궁을 습격하고 황자를 납치하기도 했다고 한다.

‘흑마법이 7서클이면 제국과 일전을 벌일만한 전력이다.’

쏴아아아악-!

황급히 몸을 일으켜 물기를 제거하고 먼 나라에서 가져온 비단이라 불리는 천으로 만든 자신의 로브를 입기 시작한다.

그녀의 큰 젖가슴이 반쯤 드러나고 무릎 위의 허벅지가 그대로 드러나는 아주 짧은 원피스였다.

움직이면 치마의 옆이 벌어져서 허벅지가 그대로 보이는 여성의 성적 매력을 폭발시키는듯한 정말 야한 옷이었다.

그녀는 언제나 이 옷을 입을 때면 너무나 부끄러웠다.

‘정말 천이 그렇게 비싸지 않으면 이렇게 안 만들 텐데.

원단이 그렇게 비싸다니 말이 안 돼!’

이국의 상인이 가져온 옷을 만져보고 촉감과 마력의 친화도에 반해 거의 전 재산을 투자해 구매한 옷이다.

그런데 입어보니 너무 작고, 허리는 남으며 가슴은 당연하게 터질 듯이 모자라 어쩔 수 없이 이렇게 고쳐야 했다.

‘그렇다고 다른 옷을 입으면 마법의 위력 차이가 커서 안 입을 수가 없어.’

이런 모습으로 다닐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래서 망토로 로브를 가리고, 큰 모자를 구해서 얼굴을 가리고 다닌다.

하지만, 타고난 몸매는 어쩔 수 없이 드러나 주변의 남자들이 입을 헤 벌리고 쳐다보니 정말 자신이 음란한 여자가 된 것 같다.

“공간이동!. 장소 ‘미류’!”

그녀의 몸이 공간이동의 마법진과 함께 빛으로 변하여 사라진다.

눈부심에 잠시 눈을 감았다가 뜨고 본 것은 등 부위에 열 개의 빛나는 원이 새겨진 검은 로브를 입은채, 공중에 떠 있는 흑마도사였다.

그리고, 용사와 동료들이 성검과 각자의 무기를 들고 그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돌격! 앞으로!”

“용사! 너무 앞으로 나서지 마!”

전투를 벌이는 그들의 주변에는 수만 명의 제국군이 도시 전체를 포위한 상태였다.

그리고, 먼저 도착한 수백 명의 마법사가 공간이동을 방해하는 마법 장벽을 형성하고 있었다.

어느새 그녀의 옆에 다가온 통합 성녀가 약간 힐난하듯이 말을 건넨다.

“늦었네요.”

적마도사는 그녀의 감정이 없는 은빛의 눈동자를 쳐다보면서 말한다.

“목욕 중이었어.”

“알겠어요.

마법사들이 마법 장벽으로 공간이동을 방해하고 있어요.

당신은 흑마도사의 마법방어막의 해제를 부탁해요.”

“성검이 있잖아?”

주신이 용사에게 하사한 성검은 인간의 한계인 칠서클을 초월하는 권능을 발휘하기에 어떤 마법방어도 무력화시킨다.

‘마왕조차 치명상을 입히는 중간계 최고의 무기가 바로 성검인데 무슨 조력이 필요하지?’

적마도사의 당연한 의문에 통합 성녀는 곤란한 얼굴이 되어 나지막하게 말한다.

“성검이 말하기를 저 흑마도사는 십서클 이상이라는군요.

이미 인간이 아니라 초월자, 반신(半神) 이상의 존재라고 해요.”

“뭐?!”

주신의 성검은 신계와 연결되어 중간계의 거의 모든 사항을 알고 있으니 진실이었다.

‘흑마도사가 십서클?

그건 최상위 신 이상이잖아?’

상대의 강력함에 충격을 받은 그녀의 눈에 흑마도사를 공격하기 위해서 하늘로 솟구치던 용사와 동료들이 보인다.

그들은 접근하자마자 튕겨서 무참하게 성벽에 처박혔다.

쿠우우우웅-!

성벽에 금을 낸 용자들이 피를 토하면서도 곧바로 일어선다.

멀쩡해 보이나 크게 다친 것이 확실한 용사와 동료들이다.

“컥!”

“으윽!”

“역시 안 통하네.”

그런데, 허공에 떠 있는 흑마도사는 털끝 하나도 다치지 않았다.

그의 전신을 감싸는 검은 로브가 끊임없이 펄럭이며 만들어내는 강대한 마법 장막이 보이는 효과덕분이다.

‘주변에서 퍼부어지는 각종 마법과 공격이 모두 공격자에게 되돌아간다.’

빛의 신을 모시는 성기사의 전력까지 추가되어서 흑마도사를 지금 포위한 채 공격을 퍼붓는 숫자는 이십만으로 불어난다.

그러나, 어디에도 흑마도사는 다치거나 지친 기색이 없다.

"물러서지 마라!”

“저 간악한 신과 중간계의 적을 주살해야 한다."

일대 이십만의 전투는 하루가 넘게 이어졌지만 피해는 토벌군에게서만 발생한다.

흑마도사의 마도에 의해 되돌아온 자신들의 공격과 마법에 맞아서 토벌단이 지르는 비명만이 들린다.

너무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으니 사기를 어떻게든 올리려는 지휘관들의 격려도 이제 공허할 뿐이었다.

솔직히 흑마도사는 심심하기까지 했다.

‘마신 전쟁이 끝난 직후에 식량과 물자를 보충하러 나온 내가 잘못이지.

정말 재수가 없어.’

외부의 필사적인 공격은 십서클의 마법인 '모든 것은 뿌린 자에게 돌아가리니'에 의해 모두 되돌려 지고 있는 상태다.

일반적인 공격으로는 결코 뚫을 수 없었다.

"죽어라-! 흑마도사."

주신의 성검인 '듀렌달'을 휘두르는 용사의 회심의 일격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강한 공격인 만큼 더한 반격을 받고 날아갈 뿐이다.

빠지지지직-! 투아아아아앙-!

용사가 발동한 공격이 얼마나 강력하였는지 반탄력만으로도 저 멀리 날아가 반대편 성벽에 처박힌다.

성검에 붙은 자아가 용사에게 계속 충고했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다.

‘주인! 함부로 달려들지 마라.

저 마법방어는 모든 속성과 물리력을 되돌린다.

그러니 돌진을 멈추란 말이다.’

오라로 쌓인 주먹과 칼질을 하다 오히려 피해만 보자 황급히 물러서는 7서클 수준의 검사와 권사를 쳐다보면서 흑마도사는 한숨을 길게 쉬었다.

'휴우우우우우! 이것들은 정말 멍청하네.

자신의 공격력이 방어력을 초월하는 상태에서 공격이 되돌려지면 뼈가 박살 나고 검이 부러지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

그리고, 하루 동안 계속 똑같은 방법만 사용하고, 무조건 돌격이냐?

학습능력은 어디다 팔아먹었냐?'

자신의 무반응에 발끈한 듯 다시 달려들지만, 마법방어막에 되돌려지는 자신들의 공격에 주먹과 발의 뼈가 부러지는 웃기는 상황은 이제 지겨웠다.

흑마도사가 보기에 그나마 쓸 만한 인재는 이 무식한 자들을 뒤에서 회복시키고 있는 성녀였다

"으음! 위대하신 신의 자비로 모두에게 치유!"

뒤에서 회복만 담당하던 통합 성녀라고 불리는 여자도 이미 기진맥진이었다.

‘아무리 무한의 신성력이라 하더라도 시행하는 것은 인간의 육신이다.

이미 하루를 넘겼으니 체력의 한계에 도달했겠지.’

성녀의 옆에서 필사적으로 흑마도사의 마법을 해제하려고 시도하는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아주 요염한 여적마도사도 보인다.

다른 마도시의 도움까지 받았는데 마법방어막의 해제를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한 그녀의 황당한 표정을 보니 이제 가여울 지경이었다.

'칠서클의 적마도사가 십서클의 흑마법을 취소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아무리 주변 마도사가 조력하여 양을 채워도 마력의 질은 뛰어넘을 수 없다.

보통 마도사가 전장에서 상위 흑마도사를 이길 방법은 없지.

서클까지 차이가 나면 몇 명이 같이 덤벼도 절대로 이길 수는 없다.’

전장에 흐르는 피와 원념, 투기와 시체까지 모두 흑마법사의 마력이 될 수 있었다.

마력이 끝없이 제공되는 흑마도사를 다른 마도사가 이기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도시의 상인들이 내가 준비하라는 식량과 물건은 다 되었는지 모르겠군.

다음부터는 식량도 직접 만들어야겠어.'

하루 정도 공격을 받아주며 기다린 이유는 세계 최고의 상업도시라는 ‘미류’에서 식량과 기재를 대량으로 구매하고 받기 위해서였다.

‘대략 일 천년 정도의 쓸 식량과 각종 기자재를 사려다 보니 일이 커졌다.

이것들이 선금만 먹고 신고를 할 줄 누가 알았나?’

상인들의 신고를 받고서 달려온 용사 일행과 제국군의 갑작스러운 공격이 이 한심한 전투의 시작이었다.

물론, 이들과 자신은 상처는 고사하고 긴장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수준 차이가 컸다.

‘인간은 전투능력이 정말 허접하구나.

그래도 상인들은 최고이니 물건은 잘 준비하겠지.

마음에 안 들면 값싼 입을 놀려 고자질을 한 대가로 모두 개구리로 만들어 주리라.'

지금 도시 안에서는 밖에서 전쟁이 나든 말든 짐을 가득 실은 몇백대의 마차가 도시를 질주하고 있었다.

마차들은 흑마도사가 그린 아공간의 마법진이 그려진 거대한 창고에 물건을 넣은 일을 반복하는 중이었다,

필사적으로 주문된 물건을 운송하던 상인들은 비지땀을 흘리며 자신들의 경솔함을 저주하고 있었다.

흑마법사를 경시한 일부 상인이 계약금을 접수하고 바로 제국에게 고발했는데 이익을 생명으로 하는 상인들에게 납득이 가는 일이었다.

그런데 흑마도사와 체결한 계약서가 문제였다.

‘카르마의 계약서’라고 했었나?

‘계약을 불이행하면 무시무시한 처벌을 내리는 힘이 걸려있었다.’

마왕을 타도한 용사들과 이십만의 제국군이 무력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떨면서 보던 상인들은 계약서의 내용을 다시 확인하고 기겁했다.

잘못되면 도시의 모든 인원은 개구리가 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반나절이 아무 성과 없이 지나자 상인들은 자신들의 창고로 황급히 뛰어가 흑마도시의 주문을 필사적으로 채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아침에 시작한 일인의 흑마도사와 이십만 정예군 전투는 서서히 끝을 보인다.

순간 이동으로 몰려온 초인들과 제국의 군대는 십서클의 마도인 ‘모든 것은 뿌린 자에게 돌아가리니.’의 마법방어를 돌파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은 뿌린 자에게 돌아가리니”

- 마법계열 : 법칙마법, 방어계, 항상 발동

- 효 과

모든 공격을 공격자에게 그대로 되돌린다.

공격의 힘의 크기나 종류와는 상관없다.

항상 수억의 하이엘프 군단에게 공격당하는 주인공이 살기 위해 만들어진 마법이며 이 마법을 개발하고 난 뒤에야 대수림을 벗어 날 수 있었다.

개발목적은 주신급과의 전투와 대군과의 결전용이다.

상대방을 죽이려다 반사되어 자신이 죽은 것은 카르마에 악영향을 주지 않기에 가장 애용하는 마법이다.

- 처음 발현 후 주인공 한마디 : 지긋지긋한 것들 이제야 살겠네.

원래 이 마법은 주신급 이상의 존재들과 전투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신의 권능까지 방어하는 방어막을 하급신에도 못 미치는 자들에게 손상을 입을 리가 없었다.

‘이제는 불쌍해 보이는군.

고생이 많다.

성녀와 적마도사여.’

이제 십만을 넘어가는 부상자를 돌봐야 하는 성녀와 신관들은 과도한 신력 고갈과 체력소모로 기절하기 직전으로 보였다.

어떤 방해도 하지 못한 여적마도사와 수백의 마법사는 혼이 나간 표정으로 위를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

죽어라 달려들던 용사와 권왕과 검왕이란 덩치들도 이미 체력고갈과 부상으로 저기 구석에 쓰러진 지 오래였다.

‘나는 마도신이다.

카르마에 영향만 없다면 지성체의 무례를 용서할 리가 없다.

하지만, 주변 상황을 신경 쓰지 않은 내 잘못도 있으니 넘어가겠다.’

그의 지금 생각을 알았다면 되돌려진 공격에 다친 십만 이상의 병사들이 억울해 피를 토할 일이었다.

‘초인들은 이름값을 하는지 죽은 자는 거의 없군.

카르마가 하락할 염려는 없겠어.’

적은 궤멸이 되었는데, 흑마도사는 신체의 피해는 아예 없고, 전장에 흐르는 투기와 피로 인하여 마력고갈조차 되지 않았다.

‘전장에서 무적!’

그것이 그가 마법황제의 운명을 포기하고 흑마도사를 선택한 단 하나의 이유였다.

그리고, 지금은 마도의 신이 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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