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화 〉 [근친]친근한 가족 만들기196
* * *
196
"나와 이 미친새끼들아~!"
시우는 고함을 지르며 소화기를 휘둘러 세희 누나한테 붙어있던 남자들을 쫓아낸다.
누나들의 비명 소리
남자 둘은 당황한 듯 세희 누나에게 떨어졌다.
"세희야! 옷 입어!!"
시우는 세희 누나를 등뒤로 감싸듯 지켜서며 말한다.
비장한 표정으로 혁진이 형과 성국이 형을 노려보는 시우
혁진이 형과 성국이 형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소화기를 든 채 자신들을 노려보는 시우와 쓰러져 있는 준이 형을 번갈아 쳐다보고 있었다.
시우가 등뒤에 있는 세희 누나를 슬쩍 곁눈질로 살펴본다.
세희 누나는 시우의 말에 반응하며 내려가 있던 원피스의 상의 부분을 가슴 위로 올려입고 있었다.
다행히 세희 누나는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완전히 정신이 흐려지진 않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혼자 옷을 원래대로 갖춰 입기에는 무리인 듯 보인다.
시우는 소파위에 벗어뒀던 재킷을 집어 세희 누나에게 덮어주려 했다.
세희 누나를 먼저 도망치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약간의 안도감을 느끼고 있던 그때
퍽!
시우의 옆구리를 강하게 파고드는 통증이 느껴진다.
'어?!'
재킷을 양손으로 쥔 채 두발이 바닥에서 떨어지며 몸이 공중에 들리듯 떠오르는 시우
쾅!
곧 시우의 머리와 등이 커다란 충돌음을 만들어 내며 바닥에 떨어진다.
눈 앞이 하얘지며 골이 울리듯 진동한다.
시우의 몸통 위에는 어느새 혁진이 형이 마운트 자세로 올라타 있다.
방금전에 있었던 충격은 혁진이 형이 시우에게 걸어온 엄청난 태클
복싱만 하는 줄 알았더니 혁진이 형은 다양한 격투 기술을 익히고 있는 모양이었다.
퍽! 퍽! 팍!
바닥에 누워 혁진이 형의 주먹에 얼굴을 가격당하는 시우
곧 성국이 형도 가세해서 시우의 머리를 발로 마구 밟아대고 있었다.
뒹굴듯 사력을 다해 엎치락 뒤치락 해 보지만 상대는 운동을 하는, 시우보다 나이 많은, 건장한 형들이었다.
한명을 쓰러뜨린 것 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요행이고 성과였던 것이다.
시우는 형들에게 밟히고 처 맞으며 어떻게든 빠져 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써보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대로 두명에게 몇대를 얻어 처 맞았는지도 모르게 일방적인 구타를 당하고 있는 시우
시우의 입술과 볼살이 다 터져 피가 흩날리고 있었다.
눈 주변이나 이마, 광대 할 것 없이 얼굴이 전체적으로 부어 오르고 있었다.
이대로 모든게 끝나는 건가?
다시 짓누르듯 엄습해 오는 무력감
그때 시우의 등에 찌르듯 느껴져 오는 단단한 물체의 감각
시우가 누워있는 바닥에는 방금 세희 누나에게 덮어주려고 집어 들었던 시우의 네이비색 재킷이 깔려 있었다.
시우는 정신 없는 와중에 지푸라기라도 붙잡는 심정으로 몸을 틀어 바닥에 깔려있는 재킷에 손을 대어 본다.
그 단단한 물체는 재킷의 겉 주머니 부근에서 만져 지고 있었다.
시우는 곧바로 재킷 주머니 안에 손을 집어 넣는다.
그리고 그 단단한 물체를 움켜쥐고 주머니 밖으로 꺼내본다.
시우의 손에 묵직하게 쥐어져 있는건 아까 전, 화장실에서 미처 정리하지 못하고 남아 있던, 깨어진 유리병 조각이었다.
시우는 깨어진 유리병 조각의 날이 선 부분을 혁진이 형의 허벅지살에 깊이 눌러 파묻히도록 한 뒤, 선을 잇듯이 옆으로 주욱 그어 당긴다.
"으아아앗!!"
날카로운 통증에 화들짝 놀란 듯 비명을 지르는 혁진이 형
옆에 서 있던 성국이 형이 깜짝 놀라며 날카로운 유리 조각을 쥔 시우의 팔을 붙잡는다.
시우는 마지막 힘을 짜내 자신의 몸통위에 올라타고 있는 혁진이 형과 자신의 팔을 붙잡고 있는 성국의 형의 옷자락을 필사적으로 붙잡는다.
"세희야! 지금! 도망쳐!"
시우는 세희 누나를 향해 사력을 다해 외쳤다.
하지만 세희 누나는 아직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시우의 몸위로 올라타고 있던 혁진이 형이 시우의 목을 조르기 시작한다.
아찔하게 숨이 막히며 다시 시우의 눈앞이 하얘지고 있었다.
지금 기절해 버리면 어찌할 방도도 없이 세희 누나가 형들에게 당하고 만다.
"세...세희야... 도망...쳐...!"
시우는 정신을 잃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며 버텼지만 혁진이 형에게 목깃을 잡히고 조여지자 점점 의식이 희미해져 갔다.
"세...세희...야...!!!"
정신을 잃어가는 와중에 부들부들 몸을 떨며 끝까지 형들의 옷을 붙잡고 놓지 않는 시우
시우의 팔에도 서서히 힘이 풀려간다.
모든게 끝났다고 생각하고 있던 그 순간!
퍽!!!
시우의 몸에 올라타 시우를 억누르고 있던 혁진이 형의 몸이 날아오는 어떤 물체에 처밀려 바닥으로 나뒹군다.
**
"하아~! 하아~! 하악!"
목을 조르고 있던 혁진이 형의 팔이 풀려 겨우 숨을 쉴 수 있게된 시우
풀려난 시우는 곧바로 바닥에서 일어나 앉아, 숨을 거칠게 몰아쉬면서 정신을 차리려 애쓴다.
정신을 차리려 애쓰는 시우의 눈앞에 보이는 건 혁진이 형과 성국이 형 둘과 뒤엉켜 싸우고 있는 철진이의 모습이었다.
방금전 날아왔던 물체는 바로 온몸을 날려 혁진이 형에게 부딪치며 시우를 구해준 철진이였던 것이다.
철진이는 혁진이 형의 허벅지에 나 있는 상처를 공략하며 싸우고 있었다.
혁진이 형의 상처난 허벅지에 양팔을 휘감아 손으로 꼬집듯이 쥐고있는 철진이...
철진이는 허벅지를 절대 놔주지 않을 것처럼 온힘을 다해 끌어안고 있었다.
"으아아아~! 으아악!"
그리고 미친듯이 비명을 질러대는 혁진이 형
"놔! 이 새끼야! 놓으라고!!"
퍽! 퍽! 퍽! 퍽!
성국이 형은 그런 철진이를 떼어내려 진땀을 빼며 철진이의 뒤통수를 강하게 가격하고 있었다.
시우는 곧장 성국이 형의 허리를 붙잡고 벽으로 몰아 붙여 넘어뜨린다.
하지만 약기운 때문인지 머리가 핑 돌면서 몸에 힘이 빠지는 시우
뒤로 눕게 되면서도 날리고 있는 성국이 형의 주먹
시우는 성국이 형을 붙잡고 움직이지 못하도록 누르며 최대한 버티고 있었다.
정신이 혼미한 와중에 시우는 슬쩍 철진이 쪽을 쳐다 본다.
철진이도 여전히 혁진이 형의 다리를 붙잡고 있었다.
시우는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내며 성국이 형을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멀리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싸이렌 소리
얼마지나지 않아 방문이 열리고 경찰 제복을 입은 사람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누군가 신고를 한걸까?
드디어 끝났다는 안도감에 성국이 형을 붙잡고 있던 손에 힘이풀려 그대로 엎어져 쓰러지는 시우
시우는 옷차림이 어느정도 수습이 된 세희 누나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확인한다.
그리고 정신을 잃고 그대로 눈을 감는 시우
**
"시우야~ 시우야~ 정신차려~응? 시우야~ 시우야~"
정신을 잃은 시우를 애타게 부르는 세희 누나의 목소리가 귓가에 울리듯 들려온다.
소리는 들렸지만 팅팅 부어오른 눈 때문인지 시우는 당장 눈을 크게 떠 확인할 수가 없었다.
희미하게 보이는 세희 누나의 얼굴 윤곽이 시우의 눈앞에 아른거리듯 형태를 그리고 있었다.
"아이씨~ 진짜~!! 왜 이렇게 무리를 하냐고? 위험한 거 알면, 나 내버려 두고라도 그냥 빨리 도망 갔었어야지~!"
안타까운 듯 울먹거리는 세희 누나의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여기 피나는거 봐~! 얼굴은 다 붙고, 입술은 다 터지고~ 히이잉~ 진짜 속상하게... 흐흐흑...흐흑...정신 좀 차려보라구~! 시우야~ 제발~!!"
시우의 부어오른 볼에 세희 누나의 온기가 담긴 눈물이 방울로 맺혀서 떨어져 닿는게 느껴진다.
세희 누나는 시우를 소파에 눕혀 머리를 자신의 무릎 위에 올려놓은 채, 시우를 내려다 보며 흐느끼듯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것 같았다.
시우는 자신이 정신을 차렸다는 걸 알리기 위해, 손을 뻗어 희미하게 보이는 세희 누나의 볼에 손을 살며시 가져다댄다.
세희 누나는 자신의 볼에 시우의 손이 닿자 눈을 휘둥그레 뜨고 시우를 내려다본다.
"아이씨~! 진짜로 걱정했잖아~! 진짜~ 쓸데없는 짓만 골라서 한다니까!"
그러고서 자신의 무릎에 머리를 베고 누워있는 시우를 와락 껴안으며 말하는 세희 누나
가슴과 허벅지를 이용한 세희 누나의 완벽한 조임 공격이 시우에게 가해진다.
"으으~~ 아퍼! 아퍼~! 세희야~!"
시우는 세희 누나의 가슴과 허벅지의 강한 눌림에 통증을 호소한다.
곧 조임을 풀고 시우가 괜찮은지 확인하는 시우
"세희 넌... 괜찮아~?"
세희 누나를 바라보며 낮게 읊조리는 듯한 시우의 목소리가 들린다.
"아 진짜!! 니 걱정이나 하라고~!흑흑... 뭐냐고 진짜~!"
누나는 눈시울을 붉히며 울먹거리다 끝내는 왈칵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다.
그런 세희 누나의 머리와 팔을 쓰다듬으며 달래는 시우
**
시우가 있는 곳은 아직 룸카페의 방안 인 듯 했다.
정신을 차리고 세희 누나의 무릎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며 정황을 확인하는 시우
어질러져 있는 방 안의 광경
형들과 벌인 살벌한 난투극의 흔적
시우가 기절해 있던 건 몇분도 채 되지 않는 아주 짧은 시간이었던 모양이다.
세미 누나와 준이 형은 시우가 깨어나기 전에 이미 정신을 차린 듯 일어나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리고 혁진이 형은 경찰과 같이 온 의료진에게 허벅지의 상처를 간단히 치료 받고 있다.
다행히 시우가 생각하고 있던만큼의 심한 상처는 아닌 모양이었다.
방의 중앙에서 철진이가 상황을 수습하듯 경찰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놀랍게도 경찰에 신고를 한 신고자는 바로 철진이라고 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