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화 〉 [근친]친근한 가족 만들기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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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소라 누나나 새롬이 누나는 모든걸 알고서 준이 형에게 협조하고 있는게 틀림없었다.
소라랑 새롬이는 안전한 애들만 데려오니까 걱정 안해도 된다던, 준이 형의 말을 미루어 생각해보면, 이전에도 여러번 이런 만남을 주선하거나 참여했던 적이 있는것 같았다.
소라 누나와 새롬이 누나는, 처음 미팅에 데려온 친구들에게, 준이 형이, 최음제나 흥분제 같은 약을, 몰래 타 먹인다는 사실도, 알고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친구들한테, 애초에 섹스가 목적인 미팅이라는점에 대해서, 충분히 알려주고 있는 모양이었다.
파트너를 정해서 교제하는 느낌으로 접근하고 있긴 하지만, 어느정도 집단 난교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질을 준 듯 한 느낌이었다.
서로가 보는 앞에서, 각자의 파트너와, 수위 높은 스킨십을, 자연스럽게 진행시키고 있는걸 보면, 아마도...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약을 써서 당사자가 당장 원하지 않는 섹스나 난교를, 강제로 시키려 하는 건,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철진이도 이미 형들이 계획하고 있는 일에, 가담하려고 마음먹은 듯 보인다.
철진이가 몰래 세미 누나의 술에 약을 타먹이려 한다는 걸 보면...
세미 누나도 세희 누나나 신비 누나처럼, 섹스를 어느정도 염두에 두고 미팅에 참여한 것 같다.
하지만 그녀 역시, 약에 관한 사실들은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인 듯 했다.
세희 누나와 신비 누나, 그리고 세미 누나...
그렇다는 건 적어도 방금 전 시우가 들어가 있었던 방 안에있는 사람 중에, 시우가 구해야 할 사람이 세명이나 된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과연 형들의 제지를 받지않고 누나들을 전부 구하는 게 가능할까?
시우의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진다.
역시, 한번에 누나들을 다 구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인다.
그리고 또 한가지,
누나들을 구하는 게 가능한지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시우의 마음에 걸리는 문제가 하나 남아있었다.
'누나들이 그런 걸 원하지 않는다면...?'
'세희 누나나 신비 누나나 세미 누나중에 누구 하나라도 시우의 마음과는 달리 난교를 바라고있다면...?'
준이 형의 말대로, 이런 곳에 오는 여자들은, 어느정도 그런 행위를, 예상하고 오는 여자들인 것이다.
'안전하다고 판단이 된 여자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자기 친누나인 세희 누나와 오래전부터 친분이있던 신비 누나를 그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었다.
신비 누나는 시우의 파트너였다.
원래대로라면 지금 신비 누나는 시우와 함께 룸카페 밖의 안전한 곳으로 나가있어야 했다.
애초에 신비 누나가 난교를 계획하거나 기대하고 있었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웠다.
세희 누나는 현재 약에 취해있기는 했지만, 미팅에 오기전부터 미팅 상대의 얼굴만 확인하는 자리라는 걸, 시우에게 누차 강조하듯 말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러면서도 동시에, 분위기를 봐서 신비 누나와 먼저, 미팅자리에서 빠져나가라는 소리도, 시우에게 하고 있었다.
시우의 근친 관계를 끊어내기 위한, 세희 누나의 극약 처방
어쩌면 세희 누나는 오늘, 신비 누나와 시우를 이어주고, 자신은 시우와의 관계를 완전히 끝맺기 위해 난교를 생각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화장실에서 방으로 돌아가면서, 혼란스럽게 끊임없이 이어지는 생각들
누나들이 정확히 어떤마음을 가지고있던 건지, 확인할 필요가 있겠지만, 지금은 시간이 촉박했다.
시우는 누나들이 있는 커다란 방의 문 앞으로 돌아와 섰다
더이상 생각을 할 여유는 없다.
시우는 마침내 마음속에 어떤 결단을 내리고, 방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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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야 왔어? 준이랑 방금 화장실에서 얘기했다고 그러던데, 조금 더 있다가기로 했다며?"
소라 누나가 방안으로 들어오는 시우를 보고 기쁜 내색을 하며 말을 걸어왔다.
"어...응..."
시우는 소라 누나의 질문에 담담하게 대답을 한다.
"그래~ 잘 생각했어~ 어차피 조금 늦어도 상관 없지? 조금만 더 놀다가 신비야~"
소라 누나는 자리에서 시우를 기다리고 있던 신비 누나를 돌아보며 이어서 말했다.
준이 형과 시우의 대화를 모르는 신비 누나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시우와 소라 누나를 번갈아 쳐다본다.
시우는 준이 형의 품에 안긴 세희 누나를 슬쩍 쳐다본다.
동공이 풀려 흐릿한 눈으로, 시우를 곤혹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다, 이내 흔들리기 시작하는 세희 누나의 눈빛
시우는 신비 누나의 옆자리로 돌아가 앉았다.
신비 누나는 옆에 앉은 시우를 바라보며, 무언가 얘기해주길 기다리고 있는 듯 했다.
"신비야. 우리 조금만 더 있다가 나갈까?"
시우는 신비 누나를 쳐다보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들을 수 있도록 목소리를 살짝 높여 말한다.
신비 누나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우는 자리에 앉아서 생각을 정리한다.
약에 취해있는 세희 누나와 신비 누나, 그리고 철진이의 파트너인 세미 누나를, 동시에 구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느껴졌다.
전부 다 운동을 하는 형들이었고, 취해있는 누나들을 데리고 도망친다고 해도, 금방 따라잡힐 것이 분명했다.
시우는 멀쩡한 신비 누나라도 일단 먼저 구할 생각이었다.
"자 이번에는 진짜 비싼 술이니까. 다들 각오하고 마셔! 남기면 술값 다 계산하게 할거니까. 알아서 해!"
그때 준이 형이, 어느새 가득 채워진 술잔을 커플들에게 돌리며, 강한 어조로 말하고 있었다.
준이 형은 아까전 화장실에서 시우에게 얘기했던, 그 일을 시도하려는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 앞에 차례로 양주가 담긴 술잔이 놓여진다.
시우와 신비 누나 앞으로도 엄지손가락 크기의 노란 액체가 담긴 술잔이 건네졌다.
분명히 신비 누나 앞의 저 술잔에는 최음제가 들어있을 것이다.
시우는 술잔이 앞으로 놓여진 순간, 형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신비 누나와 자신의 술잔을 슬쩍 바꿔 놓았다.
그러고는, 재빠르게 최음제가 들어간 술잔을, 꿀꺽꿀꺽 다 마셔버리는 시우
신비 누나가 조금 놀란듯이 시우를 쳐다봤다.
"신비 누나! 나 나가고 나서 30초정도 있다가, 다른 사람들 모르게, 짐 다 챙겨서 바로 나와!! 알았지?! 꼭!!"
시우는 다른 사람이 듣지못하게, 신비 누나의 귀 가까이 입을 가져다대고, 지시하듯 말했다.
신비 누나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시우를 쳐다보다, 다짐을 받듯 강하게 말하는 시우의 말에, 심상치 않은 느낌을 받고, 고개를 두어번 끄덕인다.
시우는 형들에게 잠깐 자리를 비우는 것처럼 보일 수 있도록, 자신의 재킷을 앉아있던 자리에, 벗어 두고 일어나, 바로 방 밖으로 나간다.
카운터 앞에서 신비 누나를 애타는 마음으로 기다리는 시우
얼마 지나지않아, 신비 누나가 자신의 소지품을 챙겨서, 밖으로 나왔다.
시우는 신비 누나의 손을 잡고, 룸카페를 자연스럽게 빠져나온다.
"시우 니 재킷은?"
신비 누나는 재킷을 벗어 두고 나온 시우를 보고, 의아한 듯 물어본다.
시우는 아무 대답없이, 신비 누나의 팔목을 강하게 쥐고, 냅다 큰도로를 향해 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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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에게 팔목을 붙잡힌 채, 내달리던 신비 누나가, 자신의 팔을 당겨 멈춰선다.
"헉~ 헉~ 시우야 잠깐만, 왜...왜 그러는데?"
크게 숨을 몰아쉬며 시우에게 묻는 신비 누나
"신비 누나! 헉! 헉! 저 형들 아무래도, 위험한 형들인 것 같아! 술에 이상한 약을 탔어!"
시우는 뒤를 돌아보며, 쫓아오는 사람이 없는지 확인한 뒤, 신비 누나에게 말한다.
"뭐?"
신비 누나는 놀란 듯 시우의 말에 반응한다.
"신비 누나! 자세히 설명할 시간이 없어! 하아...하아...나 솔직히 저 형들한테서, 세희 누나랑 신비 누나 둘다 지킬 자신이 없다고! 하아...하아...그러니까 오늘은 더이상 아무것도 묻지말고, 빨리 집으로 가줘. 제발!!"
시우는 절박한 듯 신비 누나에게 말하며 도로에 다니는 차량을 살핀다.
"시우야 저기..."
신비 누나가 시우에게 무슨 말인가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시우는 신비 누나의 얘기를 들어주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
"신비 누나 부탁이야! 빨리 안가면 세희 누나가 무슨짓을 당할지 모른단 말이야!
시우는 거의 울먹거릴 듯 신비 누나에게 말하고 있었다.
신비 누나는 안쓰럽고 걱정스럽게 시우를 쳐다본다.
그때 마침, 빈 택시 한대가, 시우와 신비 누나가 있는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시우는 손을 흔들어 택시를 멈춰세운다.
그런 뒤에, 지갑에 있던 이만원을 꺼내, 신비 누나에게 쥐여 주고, 택시안으로 신비 누나를 태웠다.
"바로 집으로 가야 돼! 알았지?!"
시우는 다급하게 신비 누나를 택시에 태워 보내고, 바로 다시 룸카페가 있는 건물을 향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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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카페 건물앞으로 도착한 시우
시우의 심장은 터져버릴 것 같았다.
그대로 숨을 헐떡이며 방으로 돌아가면, 형들에게 의심을 받을지도 모른다.
시우에게 숨을 고를 시간이 필요했다.
5분 정도 룸카페 건물 바깥에서 호흡을 고르고 있었더니, 아까 마셨던 술 안의 약 기운이 살짝 올라오는 것 같았다.
깨닫고 보니, 머리가 맑지않고 흐리멍덩한 느낌에, 작은 자극에도 움찔거릴 정도로, 온몸이 민감해져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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