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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한 가족 만들기-132화 (133/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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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와 철진이에게 이제는 너무나 익숙한 목소리

카랑카랑한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신슬기였다.

-신비 누나의 동생-

안 그래도 시우는 가족들과의 관계를 슬기에게 들킨게 아닌가 하고 속앓이 아닌 속앓이를 하며 애를 태우고 있었다.

이제는 규리 아줌마와 섹스를 하는 영상까지 슬기한테 들켜 버렸을지 모르는 상황

시우는 얼어 붙은 것 처럼 몸이 굳어 반응을 하지 못한다.

철진이도 꽤 놀란 건지 잠시 멈춰 서서 아무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뭐야~? 둘이 옥상에서 몰래 야동 보고 있었어? 너네 담임 선생님한테 가서 일러야겠다~!"

슬기는 꺼리낌 없는 태도로 시우와 철진이를 놀리듯 말하고 있었다.

철진이는 순간 민첩하게 허리를 숙여 스마트폰을 집어 올린다.

화면을 가리며 동시에 볼륨을 줄이는 철진이

스마트폰에서 나오고 있는 규리 아줌마의 교성 소리가 점점 희미하게 줄어 들어 가고 있었다.

"아~깜짝 놀랐네~ 슬기 아냐? 시우 이 새끼가 학교 끝날 때 까지 못 기다리겠다고 해서 말야! 시우가 나중에 음료수 사 줄 거니까 담임 선생님한테 이르는 건 좀 봐 주라~"

철진이는 능청스럽게 시우 핑계를 대며 보고 있던 영상이 보통 야동인 것처럼 슬기에게 변명을 한다.

"아... 마...맞어...철진이가 희귀 영상 새로 구했다고 해서 말야 하...하...."

시우도 철진이의 말에 맞춰 어설프게 변명을 해 본다.

"너네들 하루 종일 그런 거 밖에 안 해? 하여튼 남자애들은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모르겠다니까~ 어쨌든 사준다고 하니까 음료수는 잘 먹을게 시우야 ~"

이런 상황들이 익숙한 듯 농담처럼 말하며 다가오는 슬기

다행히 슬기는 영상에 나오는 등장 인물들이 철진이의 엄마인 규리 아줌마와 시우라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한 듯 했다.

평소에도 철진이와 변태적인 농담이나 교류가 많았던 슬기 였던지라 철진이도 시우도 야동을 보고 있는 장면을 슬기에게 들키는것 자체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 했다.

"근데 무슨 일이야? 슬기 니가 우리를 왜 찾어? 여기 있는건 또 어떻게 알고?"

철진이는 스마트폰을 시우에게 슬쩍 건네며 알무 일 없었다는 듯 슬기에게 묻는다.

"아~ 학교에서 니들이 갈데가 매점 아니면 여기 밖에 더 있겠니? 나 시우한테 돈 좀 빌리려고! 시우 너 나한테 돈 좀 빌려 줄수 있어? 오늘 학교 끝나고 친구들 끼리 놀러 가기로 했는데 지갑을 집에 놓고 왔거든? "

슬기는 철진이의 질문에 간단히 대답하고선 철진이는 내버려둔 채 시우를 콕 집어서 돈을 빌려달라고 얘기 하고 있었다.

시우는 순간 뜨끔한 기분이 든다.

설마 시우와 가족들간의 비밀을 빌미로 금전을 요구하는 슬기의 협박이 시작 되는 건가?

"얼마?"

시우는 담담한 척 조심스럽게 슬기한테 빼앗길지도 모를 돈의 액수를 묻는다.

"글쎄? 한 2만원 정도? 그 정도면 충분할거 같은데?"

적당한 액수를 흥정하듯 말하는 슬기

2만원 정도면 친구 사이에서 빌리기엔 적지 않은 액수 였다.

"나 지금 현금 없는데? 같이 가는 친구들 중에 돈 빌릴만 한 애 없어?"

떨떠름한 기분에 최대한으로 완곡한 저항을 해 보는 시우

"있으면 너 찾아서 옥상까지 왔겠어? 너 너네 엄마 카드 받았다며? 그걸로 돈도 뽑을 수 있는 거 아니야?"

시우의 사정을 자세히 알고 있다는 듯 시우의 저항을 차단 하는 슬기

"그...그걸 어떻게 알아?"

시우는 당황한 듯 말을 더듬으며 묻는다.

"너네 엄마가 일 때문에 잠시 선주 이모네서 지낸다고 너한테 카드 맡겨 놓고 갔잖아! 아냐?"

슬기는 시우가 생각 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자세히 시우네 집안 사정을 알고 있는 듯 했다.

"어...그...그렇긴 한데 내 마음대로 다 쓸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우물쭈물 말 끝을 흐리며 대답하는 시우

"2만원 정도면 빌려 줄 수 있을 거 아냐? 그래서 빌려 줄거야 말거야~?"

애교와 위압이 섞인듯한 슬기의 목소리

"비...빌려 주는 건 주는 건데...그 이상은 나도 무리니까..."

시우는 소용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소심하게 반항하듯 말 해 본다.

"그럼 지금 매점에 가서 2만원 바로 뽑아 줘! 거기 현금 인출기 있으니까"

그러거나 말거나 시우를 재촉하며 돈을 요구 하는 슬기

"어? 어..."

마지 못 해 대답하는 시우

시우는 도움을 요청하는 듯 한 안타까운 눈빛으로 철진이를 쳐다 본다.

뭔가 이 상황이 재밌다는 듯 미소 짓고 있는 철진이

"아니면 너네도 학교 끝나고 우리랑 같이 갈래? 그럼 따로 돈 찾을 필요도 없잖아"

슬기는 곤란해 하는 시우의 표정을 보고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 하듯 말한다.

"아~ 시우랑 나는 오늘 학교 끝나고 따로 가볼데가 좀 있어서... 놀러가는 거면 다음에 같이 가자"

무슨 속셈인지 중간에 알아서 슬기의 제안을 거절하는 철진이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 뭐... 나 먼저 매점 가 있을테니까 정리 되면 바로 내려 와 알았지?

슬기는 시우의 아래쪽으로 시선을 슬쩍 두더니 곧장 돌아 서서 옥상 출입구 쪽으로 달려간다.

너무 놀라 가릴 생각도 못 하고 있었지만 시우의 물건은 규리 아줌마와 섹스 동영상을 보고 있을 때 부터 묵직하게 반쯤 발기가 된 상태였다.

창피한 마음에 얼른 앞을 가리며 얼굴을 붉히는 시우

"슬기 쟤도 은근히 좀 재밌지 않냐? 다 알면서 저러는 것도 쉽지 않을 텐데..."

뭐가 그리 즐거운지 얼굴에 한가득 웃음을 머금고 말하는 철진이

"아씨! 본 거 같지? 너무 놀라서 이건 가릴 생각도 못 하고 있었네...학교 여자애들 한테 이상한 소문 나는 건 아니겠지?"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철진이를 보고 말하는 시우

시우는 급한 대로 자라나 있는 물건을 옆으로 눌러 수습 하려 한다.

"영상? 아니면 니 물건? 슬기가 이런거 소문 내고 다닐 애는 아니잖아. 그리고 그건 소문 나면 여자애들 한테 오히려 인기 좋아 질테니까 소문 좀 내달라고 부탁해야 되는거 아니냐? 푸하하!"

철진이는 시우를 놀리듯 크게 웃음을 터트리며 말하고 있었다.

"무슨 헛소리야?! 이것도 다 너 때문이잖아. 끝나고 좀 얘기 하던가. 쉬는 시간에 불러서 이런 걸 왜 보내냐고!"

시우는 철진이에게 살짝 짜증을 내듯 말 한다.

**

"시우 너 슬기가 나랑 생일 같은 거 알고 있었냐?"

계단을 내려가며 뜬금 없는 타이밍에 철진이가 시우에게 묻는다.

"뭐?"

시우는 아무 생각 없이 반응 한다.

"생일 말이야~! 작년에 슬기 친구들이랑 같이 노래방도 갔었잖아~!"

조금 괘씸한 것 처럼 시우에게 말하는 철진이

"아 그랬었나?"

어렴풋이 기억이 날듯 말 듯 한 시우

"근데 이런거는 우연 치고는 좀 신기하지 않아?"

도무지 영문 모를 소릴 하는 철진이

"야 이 미친놈아! 같은 반도 아니고 학년에 사람이 몇명인데 생일 똑같은걸 신기 해 해?!"

철진이에게 쌓여 있던 불만과 긴장을 풀어 내듯 언성을 높이며 짜증을 내보는 시우

"그런가~? 푸하하"

철진이는 상관 없다는 듯 소리를 내며 웃는다.

"좀 수상한데? 요새 슬기 몰래 쫓아 다니는 것도 그렇고... 전에 나한테 슬기한테 관심 있냐고 먼저 물어 봤었잖아...? 이제 보니 너야말로 진짜 슬기한테 관심 있는 거 아냐? 그런거면 학교 끝나고 같이 놀러 가 보던가! 나도 같이 가 줄 테니까"

시우는 미안하고 안쓰러운 복잡한 심경으로 철진이에게 말 해 본다.

"아~ 가긴 갈 거야. 근데 넌 나 도와 줄거면 차라리 끝나고 우리집에 나 대신 좀 가 주라"

이해 할 수 없는 소릴 하는 철진이

"너희 집에 다시 가라고?"

시우는 의아 한 듯 철진이에게 묻는다.

그러면서 규리 아줌마를 한번 더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두근 대기 시작 하는 시우

"그래. 난 좀 바쁠거 같으니까 니가 엄마 묶여 있는 거 좀 풀어 주고 상태 좀 봐 주라고. 열쇠 아직 가지고 있지?"

철진이는 소리만 듣고 있었기 때문에 시우가 규리 아줌마의 손에 열쇠를 쥐여 주고 온 걸 모르는 모양이었다.

생각해 보면 열쇠를 쥐어 줬다고는 해도 기절한 규리 아줌마를 오랜 시간 확인 없이 방치 해 두는 건 안될 일인 듯 싶었다.

"여...열쇠?...어... 가지고...있었지... 그...그럼 내가 너희집에 다시 가 보는게 좋을까?"

영상만 봐도 금방 철진이가 알게 될 일이었지만 시우는 열쇠의 행방에 대해 일부러 얼버무리며 철진이의 말을 따르려 한다.

"우리 엄마 내내 묶여 있느라 몸도 많이 결릴테니까 마사지라도 좀 해 주든가..."

아무렇지 않게 흘린것 처럼 보이지만 뼈가 실린 듯한 철진이의 말

"어?...어..."

시우는 다시 한번 표정을 굳히며 대답 한다.

"짜식 이제 와서 쫄기는! 누가 잡아 먹냐? 엄마랑 몰래 할 건 다 해 놓고 뭘 그래?"

철진이는 당황하는 시우의 반응이 즐거운 듯 계속해서 말을 이어 간다.

"말 나온 김에 내가 하나 더 재밌는 거 알려 줄까?"

음흉하게 웃으며 장난기 가득한 철진이의 말투

"재밌는 거? 뭔데?"

다시 한번 긴장하며 반응하는 시우

"...계약서 있잖아?"

"계약서?"

"응...계약은 기본적으로 쌍방간 합의니까 두 개가 있어야 한다고...상식적으로 그렇지 않겠냐?"

시우쪽을 돌아 보지도 않고 앞서 걸으며 혼잣말 처럼 말하는 철진이

"뜬금 없이 뭔 소리야?"

시우는 규리 아줌마의 노예 계약서가 머리에 떠올랐지만 왜 지금 철진이가 그런 얘기를 꺼냈는지 이해 할 수 없었다.

"아무리 뒤져 봐도 집에는 없더라고...엄마 계약서는 아빠 서류가방에서 두번이나 보란 듯이 나왔는데 말이지"

철진이는 속내를 파악하기 힘든 묘한 웃음을 지으며 말하고 있었다.

"나 그럼 교실에 먼저 가 있을테니까 슬기랑은 얘기 잘 끝내고 와!"

교실과 매점으로 가는 갈림길에서 먼저 교실로 돌아가는 철진이

시우는 철진이의 말을 되새김질 하듯 머릿속으로 곰곰이 떠올리며 매점으로 향한다.

친근한 가족 만들기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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