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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한 가족 만들기-100화 (10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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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는 옷을 입고 가방을 챙겨 집을 나선 후에 학교로 향한다.

누나와 문자를 주고 받은 뒤 무겁고 혼란 스러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 진 듯 했다.

의도 한건 아니었지만 세희 누나는 이제 시우의 비밀과 시우가 알게 될 가족들의 모든 비밀을 공유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세희 누나와 그런 관계가 되었다는것 만으로 시우는 고립 되어 있던 섬에서 구조 받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세희 누나는 여전히 시우를 데리고 친구들과의 단체 소개팅을 강행 시키려는 듯 했다.

-세희 누나한테서 따로 얘기가 없는걸 보면-

세희 누나는 엄마나 선주 이모, 그리고 세희 누나 본인이 가졌던 시우와의 특별한 관계에 대해서 언젠가 자연스럽게 끝맺게 될 일시적인 비밀이나 치부 정도로 취급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시우를 회유 하는 것 같은 느낌으로 모른척 시우가 요구 하는 무리한 행동까지 이것 저것 받아 주는 것도 그 때문 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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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리 아줌마의 노예 계약서와 선주 이모가 보내온 동영상으로 시우는 아빠가 어떤 사람 이었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아빠는 엄마의 친구인 규리 아줌마와 자신의 첫째 딸인 세진이 누나와 처제인 선주 이모 그리고 처조카인 수아에게 까지 손을 댔다.

충격적이긴 했지만 이제 와서 시우에게 근친 상간 관계에 대한 욕망이나 지향 자체는 그리 크게 낯설지 않은 것이었다.

다만 시우는 자신이 모르는 곳에서 일어 났던 아빠와 가족들간의 비일상 적인 행위들이 자신과 가족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에 대해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아빠와 다른 가족들의 관계나 비밀에 대해서 세희 누나는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일 없이 넘어 갈 생각인듯 했다.

어떻게 보면 세희 누나가 취하고 있는 태도가 가족들간의 표면적인 관계와 일상을 깨뜨리지 않고 이어나갈 수 있게 해줄 가장 현명한 방법 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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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아빠와 다른 가족들 사이의 관계를 알고 있었을까?

적어도 시우가 기존에 알고 있던 엄마라면 아빠와 선주이모와의 그런 관계를 용납 했을 리가 없었다.

-시우가 기존에 알고 있던 자신의 엄마였다면...-

하지만 시우는 이제 예전에 알지 못 했던 엄마의 본 모습을 알고 있다.

매도 당하는 유락의 희열을 차마 뿌리치지 못 해 번민 하고 번뇌 하는 암컷

지금 시우가 가장 신경 쓰이는건 세영이에 관한 일 이다.

이모가 보내줬던 펜션에서의 영상과 수아의 사진

수아의 목에 걸려 있던 펫말...

성노예와 관련된 문구...

아빠가 그대로 살아 있었으면 세희 누나나 세영이에게 까지 손을 뻗쳤을까?

선주 이모가 세영이에게 젖을 물리는 영상을 보면 아직까지는 세영이를 수아처럼 대하고 있진 않은듯 했다.

시우가 세영이를 건드렸을 때 엄마는 즉각적으로 반응 하지 않았다.

이후에 엄마와 나눴던 대화로 시우는 엄마가 겪은 당혹감과 수치감을 분명히 확인 할 수 있었지만...

엄마는 분명 근친 관계에 대한 저항감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엄마가 성적인 지배와 복종의 관계를 맺고 있었던 아빠 앞에서는 과연 어떤 태도를 보였을까?

적어도 이제 더 이상 엄마가 모성을 발휘 해 딸들을 보호하려는 명목으로 아빠에게 저항 하거나 반항하는 모습 같은건 상상 할 수 없었다.

불안과 허탈감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 지는 시우

**

시우는 엄마에게 문자를 보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제와서 딱히 뭔가를 따지거나 확인 할 생각이 든건 아니었다.

이모와 성관계를 하고 세희 누나와 가족의 비밀들을 공유하게 된 지금 그저 문득 엄마와 대화를 나눠 보고 싶은 기분이 든 것이다.

시우는 스마트폰 대화창을 열었다.

'엄마' 라는 글자를 써 놓고 보내려다 잠시 망설인다.

스크롤을 올려 지난 밤에 주고 받았던 대화를 살핀다.

그제 밤 했었던 엄마와의 마지막 대화와 엄마가 보냈었던 유방 사진

시우의 요구로 찍어 보내 온 엄마의 유방 사진 이었다.

그리고 '사랑해' 라는 말을 서로 주고 받으며 끝마친 대화

세희 누나에게도 분명히 보여 졌을 바로 그 엄마와의 대화 였다.

시우는 한참 채팅창을 쳐다보다 무언가 결심이 섰는지 방금 적었던 글자를 지우고 대화창에 엄마의 이름을 적어 보낸다.

'선미야~'

문자를 보내 놓고 엄마의 답장을 기다리는 시우

곧 엄마에게서 답장이 온다.

'응?"

시우가 자신을 이름으로 부른 것에 대해 지적을 하거나 싫은 티를 내지 않고 간단히 대답 해 주는 엄마

엄마는 그저께 시우와 맺은 챙팅상의 관계를 잊지 않고 있는 모양이었다.

'뭐 해?'

시우는 살짝 올라오는 흥분을 억누르며 그대로 엄마와의 대화를 이어간다.

'애들 학교 보내고 잠깐 쉬고 있었어'

'오늘은 일 안해?'

'일 받을때 까지 좀 기다려야 되나 봐 시우 넌 뭐해?'

'난 그냥 학교 가는 길에 엄마 생각 나서 지금 뭐 하나 문자 보내 봤어~"

아들이 엄마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고 있다는것 말고는 평범하게 이어지는 모자간의 대화

'학교 좀 늦은거 아냐?'

'아침에 일이 좀 있어서ㅎㅎ'

'아침에 일이 있을게 뭐 있어? 시우 너 혹시 오늘도 늦잠 잤니?'

'아냐~ 진짜로 아침에 일이 있었다고~'

'너 늦잠 자 놓고 지각 하는데 거짓말 하는거면 알아서 해!! 세희 한테 확인 해 볼거니까~!'

엄마는 시우에게 이름을 불리는 굴욕적인 상황 에서도 엄마의 본분은 잊지 않고 있는 듯 했다.

그런 엄마의 태도가 시우를 묘하게 흥분 시킨다.

'진짜라니까~ 선미 나 못 믿겠어?'

은근 슬쩍 엄마 이름을 넣어서 대답 해 보는 시우

'세영이가 안 깨우면 잘 일어 나지도 못 하면서~ 뭘 믿고 못 믿고 해?!"

엄마는 시우에게 핀잔을 주면서도 채팅상으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걸 따지는 일 없이 받아 들여 주고 있었다.

'정 못 믿겠으면 세희 한테 나중에 진짜로 확인 해 보면 되잖아! 대신 확인 했는데 정말 일 있어서 늦게 나왔던 거면 알아서 해!!'

늦잠을 의심하며 따지는 엄마의 태도가 살짝 괘씸한데도 엄마 이름을 막 부른걸 그냥 넘어 간다는 것에 한편으로 우쭐해 진 시우

시우는 엄마의 말투를 흉내내 대답했다.

잠시 시간을 끌다 답장을 보내 온 엄마

'뭘 어쩔려고?'

엄마는 시우의 무례한 태도를 보고 확인 하듯 묻고 있었다.

'벌 받아야지 또!!'

지난 밤에 이어 다시 엄마를 하대 하듯 말하는 시우

'지금 학교 가야 되잖아~!!'

엄마는 시우의 말을 회피 하려 구실을 찾아 둘러 댄다.

'그럼 밤에...세영이 재우고 나서?'

놀이의 규칙을 조율 하듯 엄마에게 제안 하는 시우

엄마는 한 동안 또 대답이 없었다.

'알았지?"'

시우는 엄마의 대답을 재촉한다.

'알았어~ 마음 대로 해!'

엄마는 다시 마지 못한 듯 시우의 제안을 수락하고 말았다.

엄마는 시우와 약속 한 대로 채팅상에서 시우에게 복종 하기로한 놀이를 이행하려 마음 먹은듯 했다.

엄마와 문자를 마치고 시우는 흡족한 표정을 지으며 의기 양양하게 학교로 향했다.

**

학교에 도착 해 교실로 들어 서는 시우

교실로 들어서자 마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들려 오는 활기찬 여자아이의 목소리

"시우야~오늘은 좀 늦었네? 뭐 하다 이제 와?"

목소리의 주인공은 슬기였다.

어제 있었던 마술 학원 방문때 깜짝 등장 해 시우를 놀래 켰던 장본인

"그냥...아침에 좀 일이 있어서..."

방금 엄마에게 했던 대답을 그대로 반복하는 시우

슬기는 어제 마술 학원에서 주황색 마녀 코스프레 복장을 하고 있었다.

슬기의 생소한 모습에 당황해서 처음에는 제대로 알아 보지 못 했지만 중급 학생 치고 꽤나 매혹적인 굴곡의 몸매였다는걸 떠 올려 보는 시우

"세희 언니랑~?"

슬기는 아무렇지 않게 친근한 말투로 시우에게 묻고 있었다.

"어?~아...으응..."

어제 수정점을 보며 나눴던 대화들을 기억해 내며 살짝 당황한듯 대답하는 시우

슬기는 시우와 세희 누나와의 관계를 알고 있다.

-다른 가족들과의 관계도...-

신비 누나에게 직접 전해 들었든 몰래 나누고 있는 얘기를 주워 들었든 어찌 됐건 시우는 그렇게 생각 할 수 밖에 없었다.

"어제 밤에는 별일 없었어~?"

지나가는 평범한 대화처럼 어젯밤의 일까지 물어 보고 있는 슬기

스마트폰 비밀번호와 그 안에 담긴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대략적으로 나마 파악 하게 된 시우에게는 슬기의 질문이 껄끄러울 수 밖에 없었다.

"별일은 무슨 별일? 똑같지 뭐..."

시우는 슬기의 질문이 무척 당황 스러웠지만 다시 태연한 척 대답 한다.

"그래? 내가 아는거랑은 많이 다르네?!"

슬기는 뭔가 실망 스럽다는 듯이 표정을 찡그려 웃으며 시우에게 말 한다.

어젯밤에 있었던 이모와의 일이 떠오르면서 시우의 등에서 식은땀이 배어 나오는듯 했다.

설마 시우가 자고 있는 사이에 세희 누나가 신비 누나 에게 얘기 한걸까?

"뭐가?!"

시우는 끝까지 시치미를 떼어 볼 생각이었다.

결백을 주장 하 듯 눈을 크게 뜨고 능청스럽게 슬기를 바라보는 시우

슬기는 한동안 시우를 가만히 쳐다 보더니 시우에게 바짝 다가와 귀에 입술을 가져다 대며 말한다.

"표정...진짜 재수 없네?! 콱 소문이라도 내 버릴까 보다?!"

시우에게만 들릴 정도의 작은 속삭임

순간 시우는 온몸에 소름이 끼치며 뒷통수를 한대 맞은것 처럼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몸을 뒤로 물리고 경계 하 듯 슬기를 쳐다 보는 시우

"농담이야 농담~~까르르"

시우의 팔을 팡팡 두드리며 해맑게 웃는 슬기

마침 울리는 수업 종

"재미 있었어~시우야! 나중에 또 봐~~"

슬기는 즐거운 듯 그렇게 인사를 하고 자기네 반 교실로 돌아 간다.

시우는 멍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방금 전 순식간에 지나간 장면들을 머릿속으로 정리 하려 애쓰고 있었다.

친근한 가족 만들기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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