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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근한 가족 만들기-77화 (78/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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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노린거겠지? 대담하네~!! "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 전

철진이가 건물 꼭대기층 외벽에 붙어 있는 간판을 올려다 보며 혼잣말 처럼 조용히 중얼 거린다.

"뭐가?"

시우는 철진이를 쳐다 보며 물었다.

"저 괄호 안에 '주'는 주식회사의 '주' 인 거잖아~"

뜬금 없이 이어지는 철진이의 말

"뭔 소리야 갑자기?"

시우는 철진이가 보고 있는 건물 외벽의 간판을 다시 올려다 보며 철진이에게 물었다.

"저런건 알아 보는 사람들은 분명히 알아 본다고!!"

다시 혼잣말 처럼 중얼거리기 시작 하는 철진이...

철진이는 스마트 폰을 꺼내 건물 꼭대기 외벽 간판을 사진으로 담는다.

-찰칵!

-찰칵!

-찰칵!

시우는 그런 철진이를 이해 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 동안 지켜보고 있었다.

"이건 너한테 문제로 낼 테니까 한번 맞춰 보라고!!"

철진이는 뭐가 그렇게 즐거운지 들뜬것 처럼 웃으며 건물 안으로 먼저 들어가 버린다.

시우는 '이상한 놈!' 이라고 속으로 생각 하면서 동생들과 함께 철진이를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

"오빠~ 저기 봐봐~!!"

입구를 통해 건물 안 1층 로비로 들어서자 마자

세영이는 건물 지하로 이어지는, 계단 바로 앞에 세워진 입간판 하나를 손으로 가리킨다.

"응?"

거기엔 '마녀와 고양이' 라는 이름의 이벤트 카페가 차려져 있는 듯 했다.

-음료나 간식을 팔면서 타로점 같은걸 봐주는 모양-

"저기 학원에서 운영 하는 거야~!! 저번주에 선주 이모가 저기서 아이스크림 케익 사줬었는데~! 헤헤"

세영이는 해맑게 웃으며 이전에 선주 이모와 함께 카페에 방문 했던 일을 자랑 하듯 시우에게 말 하고 있었다.

입간판에는 카페 내부의 인테리어 사진들이 여러장 들어가 있었다.

카페 안은 중세 유럽풍의 분위기로 그럴싸 하게 차려져 있는 듯 했다.

"아~ 그래? 그러면 다음에 오빠랑도 같이 먹으러 갈까? 오빠가 세영이 먹고 싶은거 아무거나 다 사줄게~!!"

"응!! 수아도 같이 가~!! 카페에서 타로 점 같은 것도 봐주나 봐. 연예 궁합이나 미래 배우자 같은거~"

옆에 있는 수아까지 챙기며 천진하게 대답하는 세영이...

"그래~!!좋아~!! 수아도 같이!!"

-엄마에게 받은 카드도 있겠다...-

기특하게 엉겨 붙어 오는 세영이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 재거나 따져 볼것도 없이 약속을 해 버리는 시우

넓은 1층내 공간에는 은행과 편의점과 약국이 들어와 있었다.

간단히 건물 내부를 눈으로 훑고 지나가듯 로비를 통과해 건물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 가는 시우와 동생들

**

철진이는 먼저 앞장 서 들어 가 엘리베이터를 잡고서는 시우와 동생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버튼을 눌른다.

3층~

'경험적 감각 훈련 연구 센터'

안내판에 적혀 있는 학원의 이름이었다.

아이들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마술 학원 치고는 사회성이 한참 결여 되어 있는것 처럼 보이는 기괴하고 복잡한 이름

"초감각이 아니었네~?"

연신 뭔가에 놀란듯 감탄사 처럼 말을 계속 뱉어 내고 있는 철진이

-찰칵!

-찰칵!

-찰칵!

철진이는 마치 어떤 미스테리한 사건의 증거를 수집하는 탐정이라도 된것 처럼 엘리베이터 내부 사진을 꼼꼼하게 찍어 대고 있었다.

엘리베이터의 한쪽 벽면에는 마술 학원을 소개 하는 정보가 간략하게 적혀져 있혀 있었다.

매니플레이션

제너럴

일루전

스테이지

스트리트

싸이코키네시스

싸이코메트리

점성술

타로점

최면 상담 치료

인지 학습 상담

등등...

학원에서 배우는 마술 종류나 프로그램 같은 것들이 수업과 공연 장면의 사진들과 함께 나와 있었다.

세영이가 배우는 마술 프로그램은 점성술과 최면 상담 치료쪽 인듯 했다.

세영이가 원하기도 했고 치료의 목적도 병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쪽으로 비중을 더 두고 있는 듯

엘리베이터가 3층에 도착하고서 엘리베이터 내부에 도착 알림음이 크게 울린다.

곧 엘리베이터 문이 좌악~ 하고 열렸다.

내리자 마자 몇 미터 정도 앞...

학원 이름이 적힌 반투명 양문형 유리문이 한 눈에 보였다.

시우가 다가가서 유리 문을 밀고 들어 서자 차임벨이 '치링~' 하고 경쾌한 소리를 냈다.

**

"어서 와~!!"

어딘가 익숙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학원의 안내 데스크에 앉아 있는 시우 또래의 젊고 이쁘장해 보이는 여자애가 시우와 동생들을 맞으며 인사를 하고 있었다.

-무대 복장 인듯 한 몸에 달라붙는 주황색 롱 후드를 원피스 처럼 두르고...-

시우는 누구였더라 싶은, 이질적이면서도 친숙한 느낌에 한동안 관찰하듯 여자애를 뚫어져라 쳐다 보고 있었다.

그리고 시우는 서서히 그 여자애의 얼굴을 알아 보기 시작했다.

거의 매일 보다 시피 하는 익숙한 여자애 하나가 몰핑 기법이 적용된 영상 처럼 천천히 시우에게 인식 되어져 왔다.

"어? 신슬기 아냐!? 니가 여기서 왜 그러고 있는거야?"

살짝 놀라며 확인 하 듯 앞으로 다가가 물어 보는 시우

"너 뭐야!? 너도 여기랑 관계가 있는 사람 이였어??"

옆에 있던 철진이도 놀랐는지 거의 소리를 지르는것 처럼 앞으로 튀어 나가며 말한다.

학원 안내 데스크에 앉아서 시우네를 맞아 준건 바로 같은 학교의 신슬기 였다.

-15살, 시우와 같은 중학교에 다니는 친구, 신비 누나의 여동생-

"목소리 좀 낮춰!! 수업 중 이잖아~!! 그리고 뭘 그렇게 놀라? 아르바이트라고 아르바이트!! 일 하는거 처음 봐? "

슬기는 괜히 호들갑 스럽게 언성을 높이며 놀라 하는 시우와 철진이를 나무라듯 말한다.

"너 여기서 일 한다고 얘기 한적 없었잖아?!"

뭔가 서운 하다는듯 슬기에게 얘기 하고 있는 철진이

-철진이와 슬기는 항상 티격태격 하지만 어쨌든 특정 소재에 한정해서 죽이 잘 맞는 친구 사이 였다-

"그걸 굳이 왜 얘기 해? 일단 학교에서는 비밀로 하고 있으니까~! 고모 일 돕느라 학원에서 근로 장학생 같은 일 하고 있는 거라고~!!"

슬기는 시우와 철진이에게 대략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설명 하고 있었다.

'고모' 라는 말에 시우가 뭔가 반응 하듯 질문 하려는 그때 갑자기 시우의 옆에 붙어 있던 세영이와 수아가 쪼르르 앞으로 달려간다.

"슬기 언니~우리도 왔어~!"

슬기의 품에 파고들듯 안기며 반갑게 인사를 하는 세영이와 수아

슬기는 자신에게 안겨 오는 세영이와 수아를 양손으로 껴안더니 엉덩이를 토닥토닥 두드리면서 맞아 주고 있었다.

"우리 고양이들 왔어~?"

슬기와 동생들의 너무나 친근해 보이는 모습

"어?! 너네들 원래 그렇게 친했었나?"

시우는 동생들과 슬기의 친밀해 보이는 모습에 조금 놀라고 있었다.

"헤헤~슬기 언니 너무 좋아~!!"

세영이는 슬기에게 안긴채로 시우를 돌아보며 해맑게 웃으면서 말한다.

시우와 철진이는 슬기와 여동생들을 마주 보고 있는 구도로 얘기를 하게 되었다.

서운함을 살짝 느끼는 시우

"너 복장은 그게 뭐냐?"

철진이는 뭔가 불만인것 처럼 슬기에게 따지듯 묻는다.

슬기가 입고 있는 주황색 원피스 후드티

무대 복장이라 그런지 널널하게 주름이 진듯 하면서도 꽤나 몸에 달라 붙어 있어 은근히 몸의 굴곡이 잘 드러나 보인다.

"일이라고 했잖아!! 넌 꼽싸리 껴서 온 주제에 오자 마자 뭐가 그렇게 불만인데?"

지지 않고 따지는 슬기

학교에서 자주 보던 둘의 만담이 또 시작되는가 보다 싶은 시우

"꼬...꼽싸리 라니~ 누가!! 나...나도 학원에 정식으로 상담 받으러 온거라고~!!"

철진이는 몰래 염탐하러 왔다 걸린게 민망 했던지 말을 더듬으며 변명하고 있었다.

슬기는 웬일인지 철진이가 학원에 방문 하게 된 사정을 자세히 알고 있는듯 보였다.

잠시 같잖다는듯 웃으며 말없이 철진이를 쳐다 보는 슬기

"뭐~ 어쨌든 왔으니까 궁금한건 다 확인 하고 가라고~!!"

슬기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밝게 표정을 바꾸며 말한다.

"원장 선생님 기다리고 계시거든? 이쪽으로 따라 올래?"

슬기는 그렇게 말하고는 시우와 철진이를 안으로 안내 했다.

**

슬기가 시우와 철진이와 동생들 이끌고 도착 한곳은 원장실 이라는 팻말이 걸려있는 사무실 이었다.

문에 노크를 한 뒤 들어가는 슬기

곧 슬기의 안내를 받고 시우와 철진이는 동생들과 함께 원장실 안으로 들어 갔다.

거기엔 자주색 블라우스와 타이트한 검정 무릎 치마 정장을 갖춰입은 20대 중후반 정도로 보이는 아름다운 여성이 서 있었다.

허리 까지 내려 오는 갈색의 웨이브 펌 머리를 하고 있었는데 몸매도 얼굴도 옷차림도 뭐 하나 흠 잠을 곳이 없었다.

엄마나 이모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미모

어딘가 낯이 익었지만 시우가 아는 사람은 분명 아니었다.

"기다리고 있었어요~ 원장 유예나라고 합니다"

유예나 선생님은 시우와 철진이를 반갑게 맞으며 인사를 했다.

청량감이 느껴지는 곱고 볼륨감 있는 목소리

"아... 네~ 안녕하세요. 세영이 오빠 유시우 라고 합니다"

약간은 얼떨떨한 기분으로 인사를 하는 시우

철진이도 동생들도 덩달아 인사를 한 뒤 소파에 앉았다.

잠시 뒤에 슬기가 얼음이 들어있는 시원한 음료를 머그 잔에 담아 시우와 철진이 앞에 내어 준 다음 원장실을 나간다.

그렇게 마술 학원에서 유예나 선생님과 면담이 시작 되었다.

친근한 가족 만들기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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