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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는 엄마와 선주 이모가 아빠 얘기를 할때 맞은 편에 앉은 규리 아줌마의 표정이 어떤지 조심스럽게 살펴 보고 있었다.
노예 계약서에 나와 있는 대로 아빠와 규리 아줌마의 사이에 특별한 관계가 있었던 거라면 아빠의 얘기가 나올때 규리 아줌마의 표정에 어느 정도의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였다.
규리 아줌마는 처음부터 끝까지 엄마와 선주 이모 쪽을 보고 대화를 듣고 있으면서도 고개를 끄덕이거나 맥주 캔을 입에 가져다 대 들이키는 것 말고 이렇다 할 만한 표정의 변화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자기를 보고 있던 시우의 시선이 느껴 졌는지 규리 아줌마는 시우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눈을 마주 친다.
"시우는 그 이후로 우리집 잘 안 놀러 오는 것 같네?"
눈이 마주 치자 자기도 모르게 움츠려 놀라 하는 시우를 향해 규리 아줌마는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놀러 가고 싶은데 요새 철진이가 많이 바쁜거 같더라구요"
규리 아줌마 특유의 안정이 되는 포근한 눈매를 확인 하고 시우는 편하게 말했다.
"철진이 없을 때 혼자 놀러 와도 되는데... 그나저나 철진이는 요새 진짜 뭐하고 돌아 다니는지 모르겠어~ 새벽에 나갔다가 밤 늦게 들어 오고 막 그러거든? 시우 혹시 철진이 한테 뭐 들은 얘기 없니?"
규리 아줌마의 질문에 시우가 생각 나는 거라고는 철진이가 보내준 규리 아줌마의 노예 계약서 밖에 없었지만 그걸 규리 아줌마에게 대놓고 직접 말 할 수 있을 리는 없었다.
그리고 지금 그 보다는 아줌마가 일부러 흘린 듯이 말한 첫 문장에 시우는 더 신경이 쓰이고 있었다.
'철진이 없을 때 혼자 놀러 와도 되는데...' 라니...
여기에는 분명 시우와 규리 아줌마 둘이서만 공유 될수 있는 성적인 의미가 내포 되어 있는 거라고 시우는 확신 할 수 있었다.
시우는 남편이 집에 돌아 와 있는데도 친구의 아들이자 아들의 친구인 시우를 유혹 하는 규리 아줌마의 대담함에 놀라고 기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규리 아줌마가 애초에 주인에게 그리 순종적인 노예는 아닌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왜 인지 모르게 시우는 규리 아줌마에 대한 능욕과 능멸의 가학적 욕구가 강렬하게 솟구쳐 오르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집에 있을 때 철진이가 아줌마 한테 하는건 여전 해요?"
시우는 일부러 규리 아줌마에게 다른 사람들 한테 얘기 하지 않기로 한 그 비밀 스러운 행위에 대해 짓궂게 물어 봤다.
"어..어..그렇지 뭐..."
조금은 당황 한 듯 말을 더듬으며 대답 하는 규리 아줌마
시우는 앉아 있는 그대로 무릎을 펴서 다리를 뻗고 맞은 편에 앉아 있는 규리 아줌마의 다리를 찾았다.
시우의 발이 툭 하고 규리 아줌마의 발에 닿자 규리 아줌마는 조금 놀라는것 같았지만 곧 호응 하듯 다리를 뻗어서 시우의 종아리와 자신의 종아리가 교차 되도록 둔다.
"그렇게 놔둬도 괜찮아요?"
규리 아줌마의 의중을 떠보는 듯한 시우의 중의적 의미의 질문
"뭐...이제는 어쩔 수 없는 거라는 생각도 들고 조금 이..익숙해 진 것 같기도 하고 그냥 다른 사람들만 좀 몰랐으면 좋겠는데..."
규리 아줌마는 철진이에 관한 건지 시우에 관한 건지 말을 확실히 끝맺지 못 하고 두가지 일을 섞어 질질 끌 듯이 말했다.
"아저씨는 뭐래요?"
시우는 말하는 동시에 다른 한쪽 다리도 앞으로 내 밀어서 양 다리로 아줌마의 종아리를 감싸 듯 만든다.
"그...그 사람은 당연히 모르겠지 비밀로 할 거니까"
규리 아줌마는 마치 시우에게 다짐 이라도 하는 냥 술 기운에 눈이 살짝 풀린 것 처럼 시우를 보고 말했다.
시우는 양 다리를 사용해 규리 아줌마의 종아리를 자기 쪽으로 끌어 당겼다.
시우네 가족과 선주 이모네 가족이 모두 있는 식사 자리에서 규리 아줌마의 한쪽 다리는 그렇게 시우가 해 놓은 모양 그대로 시우의 다리 사이에 마치 비밀스러운 개인의 소유물 처럼 들어 가 있었다.
시우는 식사가 끝 날 때까지 규리 아줌마의 다리를 놔 주지 않을 작정 이었다.
규리 아줌마도 다리를 시우로 부터 빼내 받고 싶은 생각이 없는 모양 이었다.
시우는 문득 이 자리에 모인 7명 중에 남자는 자기 혼자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시우는 지금 이 순간 먹음직 스러운 먹잇감들 중 하나를 자신의 의지로 뱀처럼 휘감아 포획 해 낸 치밀한 포식자 였다.
"철진이 오빠 한테 무슨 일 있었어?"
옆에서 규리 아줌마와 시우의 얘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세영이가 걱정 스러운 듯한 표정으로 시우에게 물어 본다.
"요새 철진이 오빠가 반항기라 그런 가봐~ 세영이는 걱정 안해 도 돼~"
규리 아줌마는 사람을 안심 시키는 그 특유의 눈 웃음을 짓고는 시우 대신 세영이 에게 대답 한다.
엄마는 시우와 규리 아줌마 사이의 미묘한 기류를 어렴풋이 읽고 있었다.
-시우가 보낸 규리 아줌마의 사진을 봤기 때문에-
엄마는 시우를 보고 있다가 가끔 눈이 마주치면 부끄러워 하며 고개를 돌린다.
그리고는 겸연쩍은 듯 들고 있던 술이 몇잔 째 인지도 모르고 홀짝 홀짝 들이 키고 있었다.
술기운 때문인지 엄마의 얼굴은 약간 붉게 상기 되어 있는거 같았다.
**
"언니 근데 전에 얘기 했던 그 일 다음주 부터 진짜로 시작 하는거 맞지?"
선주 이모가 그런 엄마를 보고 다시 대화를 시작한다.
"해야지! 다음 주부터 하기로 얘기 된 거잖아~ 보험금 까 먹으면서 평생 살 순 없으니까"
엄마는 그런 선주 이모의 질문에 이미 무언가 결정 되어 있었던 것 처럼 얘기 하고 있었다.
"형부가 돈 넉넉하게 남겨 줬다며?"
"나중에 애들 무슨 일 생길지도 모르는데 생활비 정도는 벌어서 써야지 그리고 어차피 낮에 시간 남을 때 파트타임으로 잠깐 하는 거니까"
"언니가 해준 다고 하면 나야 고맙지 뭐"
시우네 집은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재산을 넉넉하게 남겨주고 가셨다.
거기다 사고 보험금 까지 나와 있는 상태라 생활 하는데 별 무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런데도 엄마는 만약 이라는걸 걱정 해서 남는 낮 시간을 활용 해 파트타임 일을 해보려는 모양 이었다.
선주 이모는 프리랜서 모델들만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중개 대행 사업을 하고 있었다.
가끔 본인이 직접 모델일을 하거나 주변의 지인들을 동원 해서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몸매가 좋은 엄마에게도 이전 부터 몇번 제안을 했었던 것 같았다.
그랬던 일이 이제는 역으로 엄마가 선주 이모에게 부탁하는 식으로 되어 버린 것이었다.
-원래 엄마는 저녁 회식때 가족들 한테 알릴 생각 이었던 모양-
그렇게 여러가지 이야기가 오가면서 점심 식사는 끝나가고 있었다.
아이들은 거실 쇼파에 옮겨 둘러 앉아서 티비를 보며 과일을 먹고 있었고 엄마들은 그 자리에서 이제 본격적으로 술과 함께 수다를 떨 모양 이었다.
-적당히 마시기로 한 협의를 까먹은듯-
**
"저기 오빠 월요일에 중급 학원 끝나고 뭐해?"
시우 옆에서 수아랑 나란히 앉아 과일을 먹던 세영이가 시우에게 물었다.
"응? 월요일?"
무슨 일인가 하며 세영이 에게 되 물어 보는 시우
"어 월요일! 학원에서 보호자 면담 해야 되는데 오빠가 같이 가주면 안돼?"
시우의 팔에 살짝 손을 얹고 조심스럽게 부탁하는 세영이
"학원은 선주 이모랑 같이 갔다 온거 아니었니?"
맞은편에서 듣고 있던 세희 누나가 이상 하다는 듯 세영이 에게 묻는다.
"응 선주 이모랑 갔었는데 보호자 면담은 같이 살고 있는 직접적인 보호자가 아니면 안된데 헤헤"
자신도 곤란 했다는 듯 귀여운 표정을 지으며 말하는 세영이
"엄마한테 얘기 해야 하는거 아냐? 중급 학생 오빠가 가도 되는 건가?"
시우는 세희누나의 눈치를 보며 세영이에게 말했다.
-어쨌든 2주 동안 같이 다니기로 했으니-
"응 학원에서 오빠도 괜찮 댔어 그리고 엄마는 월요일 부터 낮에 일 때문에 바빠질 수도 있으니까 오빠한테 한번 얘기 해 보랬거든? 나도 이번에 오빠가 같이 가줬으면 좋겠고 헤헤~"
세영이의 마지막 기특한 말에 감동 한 시우
어떻게든 세영이와 같이 가주고 싶은 마음에 세희 누나를 슬쩍 쳐다 본다.
어쩔 수 없다는듯 어깨를 으쓱 하는 세희누나
사실상의 시간을 내준것과 다름 없는 제스쳐
"월요일에 나 초급 학원 갔다 와서 수아네 집에 가 있을 거니까 오빠는 중급 학원 끝나고 바로 우리 데릴러 오면 돼 알았지?"
그렇게 시우는 세영이의 부탁으로 월요일에 마술학원에서 보호자 면담을 하게 되었다.
**
시간이 꽤 흐르고
세영이와 수아는 방에 들어가 놀고 있었다.
누나도 쇼파에 누워서 스마트폰을 좀 보다가 방으로 들어갔다.
시우는 거실에서 혼자 티비를 보며 앉아 있었다.
엄마들은 술기운이 올라 수다를 떨고 있었는데 세희누나의 옷 얘기가 다시 주제로 나온 모양 이었다.
"그 속옷까지 니가 준거라며?"
엄마는 다시 빡쳐 온다는 듯이 선주 이모에게 말한다.
"가족 이면 맨살도 보고 그러고 사는거지"
"우리 집은 그게 안 된다니까? 에휴~몇번을 얘기 하니?"
"시우 때문에?"
무심코 엄마들의 대화를 듣고 있다.
갑자기 튀어 나온 자기 이름에 당황하는 시우 였다.
친근한 가족 만들기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