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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우는 철진이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달려오던 철진이는 시우의 주먹을 맞고 종이짝 처럼 바닥에 널부러진다.
"야이 미친 놈아 딴 사람도 아니고 어떻게 니가 우리 누나한테 그럴수 있어!!!?"
눈이 뒤집혀서 시우는 주변을 신경 쓰지도 않고 철진이에게 크게 고함을 질렀다.
"아!! 타임!!타임!~!!"
바닥에 엎드려 얼굴을 부여 잡고 외치는 철진이
"너네 엄마처럼 만들려고 수작 부리고 있었냐?"
시우는 철진이의 뒷덜미를 잡고 일으켜세우면서 한방 더 주먹을 날리려 하고 있었다.
"씨 발 진정 좀 해!! 그런거 아니라고!! "
시우의 팔을 잡고 간신히 말리는 철진이 였다.
세희 누나를 따라 다니며 사진을 찍은 정도로 시우가 이렇게 분노 할 리는 없었다.
이건 철진이라서 문제였다.
철진이가 자기 엄마를 어떻게 취급하는지 시우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버 하지 좀 마!! 내가 무슨 수로 세희누나를 우리 엄마 처럼 만들어? 내가 무슨 조련술사냐?"
철진이의 다급한 말에 시우는 잠시 멈칫 한다.
철진이는 아직도 식식 거리며 분을 삭히지 못하는 시우를 데리고 구석진 주택가 골목으로 들어갔다.
"아이씨 볼 다터진것 같네!!"
'퇫!!'
철진이는 입안을 오물오물 거리더니 핏물과 함께 하얀 조각 두개를 뱉어낸다.
어금니가 부러진 것이다.
그렇게 깨져 나온 어금니를 보고 시우도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던지 철진이에게 말한다.
"괜찮냐?"
"괜찮을리가 있겠냐? 사람을 그렇게 다짜고짜 때리면 어떻게 해?"
철진이는 화가 난다는 투로 시우에게 말했다.
"병원 가봐야 되는거 아니냐?"
철진이의 말에 많이 미안해진 시우
"이런 걸로 무슨 병원을 가 됐어!!"
괜히 센척하는 철진이
시우는 잠시 그런 철진이를 지켜보다가 입을 연다.
"새벽에도 너였지? 왜 우리 누나 쫓아 다닌거야? 그 사진들은 뭐고? 너 우리 누나 노리고 있었냐?"
시우는 입장을 확실히 하기 위해 철진이에게 질문을 퍼부었다.
"노리긴 미친놈아 마크 하는거지 너는 너희 누나가 어떤 놈팽들이랑 영혼 없이 떡치게 될지 궁금하지도 않냐?
미안해 하기는 커녕 너무나 당당한 철진이
"뭔 소리야 그게?"
"니가 알려 줬잖냐 0135!!!"
철진이는 신비 누나와 세희 누나가 섹스 다이어트를 생각하고 있다는 말을 시우에게 듣고 다음날 부터 몰래 쫓아 다닐 마음을 먹었던 모양이었다.
다이어트가 될 정도의 섹스라고 하면 여러사람과 교체가 되거나 정력이 세다고 알려진 사람과의 섹스일거라고 철진이는 생각 했다.
그런 파트너를 소개 받는다면 아마도 정상적인 관계의 상대 일거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건 그룹섹스나 스와핑을 의미 하는 걸테고 그렇다면 주도하는 사람이 분명 있을거라고 철진이는 믿고 있었다.
철진이는 세희 누나를 몰래 쫓아다니면서 그걸 확인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사진은 왜 찍은거야?"
"그건 내 취미라고!!!"
끝까지 당당한 철진이의 말에 마지막 남아 있던 의혹 마저 풀리게 되는 순간 이었다.
철진이에 대한 의혹은 해소 되었지만 씁쓸함은 남는다.
시우는 세희누나의 그런 일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진 않았었다.
하지만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다.
누나는 곧 윤리적인 타락을 경험하게 된다.
그 타락이라는건 문신을 한다던가 야한 옷차림을 한다던가 담배를 피우는것 만큼 가볍게 치뤄질 것이고 시우랑은 상관도 없이 언제 인지도 모르게 지나가 버릴것이다.
시우는 가슴속에 어떤 끈적끈적한 덩어리들이 불쾌한 열기를 뿜어 대며 녹아 내리는 듯한 답답함을 느꼈다.
**
씁쓸한 감정을 안고 말없이 학원으로 향하는 길
갑자기 스마트폰에서 메시지 알림 벨소리가 울렸다.
메시지를 보낸 사람은 바로 옆에서 같이 걷고 있는 철진이 였다.
"뭐냐?"
스마트폰을 잠금 해제 하면서 무심하게 물어 보는 시우
"너한테 얘기 안 하고 한건 어쨌든 미안하니까 세희누나 사진 몇장이랑 마지막은 깜짝 선물...너무 놀라지나 마라"
메시지를 확인 해 보니 어제 오늘 찍은 세희 누나 사진이 여러장 있었다.
예쁜 얼굴과 풍만한 유방 그리고 잘 빚어진 몸의 윤곽들
보는 사람을 홀리듯 화면에 그려져 있었다.
화면을 넘기며 황홀한 기분에 젖어 사진을 감상하던 시우
그리고 마지막 사진들
시우는 숨이 멎을듯 깜짝 놀랐다.
그것은 바로 규리 아줌마의
'노예 계약서'
계약서의 뒤에는 규리 아줌마의 얼굴 사진이 여러장 첨부되어 있었다.
하나같이 정액을 머금고 있는 입을 스스로 벌려 보여주듯 찍은 사진들이었다.
충격적인 사진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놀란 표정으로 철진이를 쳐다 본다.
철진이도 그 부은 얼굴로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시우를 쳐다 봤다.
"너 드디어 엄마랑 이런거 까지 하는거냐?"
시우는 왠지 모르게 살짝 셀레는 기분을 느끼며 철진이에게 묻는다.
"아니 아니 내게 아니라고!! 잘봐 엄마가 몇살처럼 보이는지"
철진이는 손바닥을 펴서 가로 저으면 시우에게 말한다.
사진을 확인해 본 시우
규리 아줌마의 얼굴은 확실히 사진마다 나이가 달라 보였다.
뒤에서 부터 넘겨보니 최근 찍은것 같은 사진부터 예전 사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가장 어린 규리 아줌마의 사진은 거의 100대 소녀처럼 보이기 까지 했다.
시우는 계약서 사진을 앞으로 넘겨 찬찬히 살펴 본다.
맨 앞장 노예계약서라고 적힌 제목 아래 첫번째 줄에는 이런 문장이 적혀 있었다.
'김규형은 박규리를 노예로서 소유 한다'
김규형은 철진이의 아빠고 박규리는 바로 그 규리 아줌마였다.
수많은 주종의 조항들이 빼곡히 적혀 있고 마지막 두사람의 싸인과 함께 날짜가 적혀있었는데 철진이가 태어나지도 않은 20여년 전의 연도가 적혀 있다.
철진이의 얼굴을 다시 올려다 보는데 여전히 의기양양한듯 흡족한 미소를 짓고있다.
"엊그저께 찾은 거다 우리 아빠 옛날에 쓰던 서류가방에 꼭꼭 숨겨 놨더라고 보자마자 사진 찍어서 남겨 놨지"
전리품을 늘어놓고 무용담을 자랑하듯 철진이가 묻지도 않은 말들을 술술 뱉어내고 있었다.
"그 뒷장 보면 장기 임대 해준 기록도 있거든? 여섯번 정도 해준거 같은데 아마 뒤에 엄마 얼굴 사진들은 임차인들이랑 계약할때 도장찍는것 대신 받는 사진인거 같아"
시우는 너무 놀라 철진이의 말을 듣고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뒤에 임차인들 이름이랑 인적사항도 나와 있는데 내가 거기서 뭘 봤는줄 아냐?"
음흉하게 웃으며 말을 계속 이어가는 철진이
시우는 뒷장을 넘겼다.
노예 임대 계약서라고 적힌 장의 아래
임차인들의 이름과 인적사항 임대 기간 등이 적혀있는데 다른 이름들과 함께 두번씩 이나 적혀 있는 '유진성' 이라는 이름이 눈에 띈다.
바로 시우의 아빠였다
**
학원에 도착하고서도 시우는 내내 혼란스러웠다.
흥분이 가라앉지 않는다.
시우가 알고 있던 규리 아줌마가 여기저기 몸을 빌려주는 성노예 였고 시우의 아빠는 두번이나 그런 규리 아줌마를 빌려서 사용한것이다.
그 빌린 사용 기간은 결코 짧지가 않았다.
아마 뒤의 사진 중에 두장은 시우 아빠의 정액을 머금고 있는 규리 아줌마의 사진일 것이다.
바람이라고 하면 바람이지만 그것보다 그런 계약이 성립되고 유지된다는 사실에 시우는 더 큰 충격을 받았다.
시우에게 묻득 의문이 하나 떠올랐다.
엄마와 선주이모와 규리 아줌마는 어렸을때 부터 친한 사이 인데 이런 상황들을 전혀 모를 수가 있을까?
하긴 철진이가 말해주지 않았다면 시우도 규리 아줌마의 이런 사정에 대해 모르고 넘어갔을 것이다.
시우는 빠르게 수긍해 버린다.
그리고 엄마를 떠올린다.
엄마가 시우와 노예계약을 하는 상상을 하자 몸이 떨려온다.
하지만 지금 시우가 계약서를 보여 준다고 해서 엄마가 승낙할거 같은 기분은 들지 않았다.
현재 엄마는 가족들 몰래 시우와 성적인 교감을 나누고 있긴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엄마가 시우를 노예와 주인의 관계로 받아들일 만큼 둘 사이의 관계가 특별 하다고 볼수도 없었다.
어쩌면 엄마는 세영이의 어리광을 받아 주듯이 시우의 욕구를 어리광 처럼 처리해 주고 있는 건지도 몰랐다.
시우는 확인해 보고 싶었다 엄마가 시우를 어디까지 받아 들여 줄수 있을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눈 앞에 슬기가 다가 와 서서 말을 걸어 온다.
"뭔 고민을 그렇게 하는거야?"
슬기는 신비 누나의 동생이었다.
삐걱거리는 의자 소리로 여성의 신음 소리를 재연 한다던가
입에 담지 못할 19금 퀴즈나 퍼즐을 만들어 배포 한다던가
철진이와 변태력을 겨루는 대화에서 기세로 밀리지 않는다것 만으로
학원에서는 미녀 변태라는 타이틀을 얻어 활동 하고 있다.
"너 철진이랑 치고 받고 싸워냐?"
한 손에는 달콤한 콩가루라고 적혀있는 인절미 과자 봉지를 잘 보이게 들고서 슬기는 시우에게 묻는다.
"싸우긴 뭘 싸워 그냥 좀 투닥 거린거지"
시우는 대충 얼버무리며 대답한다.
"철진이 너무 괴롭히지 마~불쌍하잖아"
아련한 연기톤 목소리로 시우에게 말하는 슬기
"아이씨 그런거 아니라니까"
해명하기 애매한 사건의 가해자로 몰린것 같아 뭔가 가슴이 답답한 시우
그 답답함에 문득 시우는 아침에 했던 문신과 관련한 세희 누나와의 대화가 떠오른다.
분명 남자친구가 없다던 세희 누나
그럼 같이 커플 할인을 받았던 신비누나는 어떨까?
슬기에게 혹시 알고 있는지 물어 볼까 말까를 한참 망설이고 있던 시우
그런 시우에게 슬기는 말했다.
'뭘 걱정 하는지는 모르지만 분명히 괜찮을 거야'
성모의 숨결 같은 포근하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친근한 가족 만들기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