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1화 〉 흑화한 그녀는 섹시하다 (2)
* * *
이런... 썅!
순간 두 눈을 의심했다. 내가 본게 현실인가 꿈인가. 확실한 것은 무언가를 후려치는 소리가 강렬하게 들려왔다는 것이다.
이건 그냥... 좆됐다고 복창하라는 수준이었다.
"미친년..."
그녀의 입에서 나온 첫 마디가 나를 놀라게 했다. 단 한 번도 그녀의 입에서 상스러운 말이 나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표독스럽게 변한 그녀의 눈빛이 사태의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었다.
"어... 저..."
찐따같이 어버버 대고 있는 나. 사랑하는 나의 그녀의 돌발 행동에 순간 몇 초간의 정적이 흘렀다.
반면 일격을 당한 수연은 고개를 아래로 떨군채로 미동도 없었다.
"풉..."
드디어 수연의 입에서 어떠한 소리가 들려왔다. 천천히 고개를 드는 수연. 그녀의 머리카락이 얼굴을 반쯤 가리고 있었다.
미... 미친.
수연은 웃고 있었다. 그녀의 백옥 같은 피부 위로 선명하게 입꼬리가 패어 있었다. 하지만 수연의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이런 썅년이..."
짝!
"아... 안 돼!"
말릴새도 없었다. 고개를 든 수연이 곧장 사랑하는 그녀의 뺨을 후려 갈겼다. 사랑하는 그녀의 스매싱보다 더 스냅이 좋았다.
털썩...
주저앉은 나의 사랑.
수연은 얼굴을 반쯤 가리고 있던 긴 생머리를 뒤로 쓸어 넘겼다.
스르륵...
그러자 수연의 몸을 감싸고 있던 샤워 타월이 그녀의 몸 아래로 맥 없이 떨어졌다.
툭...
와...
아직 물기가 촉촉하게 묻은 그녀의 몸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봉긋하고 탱글하게 솟아오른 젖가슴 위로 분홍빛 유두 끝에 촉촉한 물이 배어 있었다. 그리고 그 밑으로 보이는 수연의 빽...보지. 물기가 묻어 흐르는 빽보지가 적나라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꿀꺽...
"아줌마... 갑자기 와서 무슨 행패야! 깜짝 놀랐잖아."
날카로운 수연의 목소리. 그녀는 분이 풀리지 않은 듯 고개를 좌우로 꺽어냈다. 그녀의 목에서 우두둑 하는 소리가 났다.
역시 아이돌 출신이라 다른가...
수연의 자신의 알몸이 드러나고 있다는 사실도 중요하지 않은 듯 했다.
덕분에 나만 눈호강을...
아니 아니지. 이럴 때가 아니었다. 사랑하는 나의 그녀가 일격을 당했다.
풀썩 쓰러져 있는 그녀의 몸이 미세하게 바들거리며 떨리고 있었다.
울고 있는 걸까...
"야 허수연! 너 뭐하는 거야!"
"씨발. 너가 불렀냐?"
"아... 그건 아니고...“
수연의 매서운 기세에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정당방위. 안 보이냐?"
수연은 자신의 뺨을 가리켰다. 수연의 볼 위로 은근하게 붉은 자욱이 올라오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휴... 괘... 괜찮아요?"
나는 급하게 사랑하는 그녀의 어깨를 토닥였다. 아직 달큰한 꽃향기가 그녀의 정수리를 타고 올라왔다.
이윽고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키는 그녀. 제대로 뺨을 맞은 듯 그녀의 오른쪽 뺨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안 다쳤어요?! 얼굴 좀 봐요."
"잠깐만..."
"네?"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는 그녀의 목소리가 차가웠다. 순간 등골이 서늘함을 느꼈다.
꿀꺽...
"나와... 볼래?"
"어... 어...?"
타타닥...
꽉...!
말릴 새도 없었다. 그녀는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더니 곧장 수연에게로 달려들었다. 이번에는 수연의 긴 생머리를 낚아채는 그녀.
"씨... 씨발!"
"너가 뭔데 우리 동호를 괴롭혀! 성대를 빼앗은것도 모자라서... 무슨 염치로 여기를 와!"
"놔. 이거 안 놔!"
"빨리 사과해. 동호한테 사과하고 당장 여기서 나가!"
알몸으로 머리채를 잡힌 수연의 몸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자꾸 흔들리는 봉긋한 젖가슴 때문에 내 물건에 반쯤 피가 차올랐다.
"아악! 이거 놓으란 말이야!"
하지만 사랑하는 나의 그녀는 쉽게 수연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오히려 더 거세게, 더 세차게 수연의 머리를 잡고 이리저리 흔들어댔다.
와.....
난무하는 욕설과 격해지는 몸싸움에 오금이 저렸다. 말리려던 나는 이미 그 자리에 굳어 버린지 오래였다.
씨... 씨발.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야.
수연도 수연이지만 그녀의 모습은... 가히 흑화버전의 히로인이라고 할 수 있었다. 청초하고 청순한 얼굴로 나를 안아주던 그녀가 아니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뺴앗긴 듯 그녀는 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혈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 그만..."
"이런 씨발년이! 놓으라고!"
"빨리 사과하고 끝내! 그만 나가겠다고 말해!"
나의 소심한 목소리는 이미 둘에게 묻혀 버린지 오래였다. 사랑하는 그녀의 핫팬츠 밑으로 탱글한 엉밑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후...
절대로 그녀는 순순히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였다. 어느새 빙빙돌고 있는 그들의 몸짓에 주변 잡동사니가 떨어져 나갔다.
씨발... 허수연 이 개 같은년 때문에!
"빨리 말하라고!"
"아... 진짜 이 아줌마가 정말! 놓지 못해!? 어!?"
"빨리!"
"아... 알았어! 알았다고!"
수연의 입에서 드디어 항복 선언이 터져 나왔다. 정아의 거친 손길에 수연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상태였다.
“헉... 헉...”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는 그들. 한 사람은 알몸 상태로 훤하게 궁둥이를 치켜 들고 있었고, 한 사람은 짧은 핫팬츠가 올라가 엉밑살이 그대로 보이는 상태였다.
“정말이야? 진심으로 사과 하는거야?”
정아가 못 믿겠다는 듯 수연을 독촉했다. 나 역시 수연이 쉽게 항복할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래... 정말이라니까. 이거 놔요. 얼른...”
“마지막으로 믿는거야.”
사랑하는 나의 그녀가 단호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수연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이 매섭게 빛나는 중이었다.
드... 듬직하다.
솔직히 말해 믿음직스러웠다. 나를 위해 누군가가 이렇게 싸워주는 것이 얼마만인지. 그 자체만으로도 감동의 물결이 밀려오고 있었다.
역시... 내 사랑. 최고다.
“후... 동호야.”
알몸의 수연이 내 얼굴을 바라보고 겨우 입을 땠다. 나도 모르게 내 시선은 그녀의 봉긋한 젖가슴 위로 향했다. 아직 바짝 솟아오른 유두가 나를 향해 한껏 서 있는 상태였다.
“뭐... 뭘 봐!”
곧장 수연이 양 손으로 앞 가슴을 가려냈다.
“보기는 뭘 본다고 그래!”
나의 그녀가 오해하면 안 된다. 더 세차게 고개를 저어냈다.
“사과 안 할거야?”
“휴... 동호야. 미안하다.”
“.....”
“똑바로 사과해야지.”
사랑하는 그녀는 이정도로 봐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나 대신 억지로 사과를 받아내고 있는 그녀의 태도가 단호하기 짝이 없었다.
“그럼 나보고 더 이상 어떻게 하라구요?”
수연이 항의하듯 그녀를 바라 보았다.
“무릎 꿇어.”
“네?”
“저... 정아씨.”
나와 수연 동시에 놀라 그녀를 바라 보았다. 어느새 팔짱을 낀 그녀는 내 얼굴을 쳐다 보지도 않고 오로지 수연을 향해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저 여자가... 나를 향해 웃어주고 안아주던 그 여자가 맞나?
나는 순간 완전 다른 사람이 되어버린 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들었다.
“무릎 꿇으라고.”
“아니 무릎까지 꿇어야 해요!?”
“어. 너가 자초한 일이야. 무릎 꿇고 동호한테 제대로 사과해.”
단호한 표정의 그녀. 소년범을 심판하는 판사의 모습을 보듯 그녀는 흔들림이 없었다.
“휴...”
“하기 싫어?”
“아...”
수연은 머뭇거렸다. 나를 향하는 그녀의 눈빛이 매섭기 그지 없었다. 금방이라도 자신의 일찐 친구들을 불러 나를 다구리 놓을 기세였다.
“씨발...”
나지막한 그녀의 목소리.
털썩...
이내 수연의 무릎이 땅바닥에 닿았다.
“미안해 동호야... 한번만... 용서해주지 않겠니?”
씨... 씨발.
살면서 이런 날이 다 있다니.
나를 그렇게 괴롭히고 무시했던 일찐 수연이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를 받다니 놀랄 노자였다. 수연은 그 사실 조차 어색하고 분한 듯 입술을 꽉 깨문 상태였다.
나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녀의 매끈한 허리 라인과 사타구니 쪽을 향했다. 어제까지 세차게 좆질을 해댔는지 그녀의 보지는 살짝 부풀어 올라 있었다.
꿀꺽...
“동호는... 사과 받아줄거니?”
수연의 사과를 들은 그녀가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걱정하듯 나를 보는 그녀의 커다란 눈동자에 사랑이 느껴졌다.
“사... 사과요?”
“응. 동호가 원하는 대로 하렴. 사과를 받아줘도 좋구. 아님 더 듣고 싶은 말이 있으면 말해도 좋구.”
그녀는 내게 선택권을 주고 있었다. 순간 수연이 내 눈치를 살폈다.
휴...
알몸으로 내게 무릎을 꿇고 있는 수연이라...
이거 참 귀한 광경이었다. 아마 나 혼자였다면 절대 이뤄질 수 없는 모습. 사랑하는 나의 그녀가 만들어준 또 하나의 선물이었다.
커다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수연. 그녀의 표정에는 얼른 ‘괜찮아요’라고 대답하라는 듯 무언의 압박을 보내기 시작했다.
씨발년...
이대로 보내기엔 아까운데...
아무리 생각해도 한낱 말 한마디로 이 상황을 마무리 지어줄 수는 없었다. 집이 난장판이 되어버린 것이며, 정신적 피해까지. 나도 할 말이 많았다.
“사과 못 받겠는데요?”
“야... 정동호!”
순간 수연이 거칠게 소리치려 일어나려 했다.
“쉿...”
곧장 그녀의 앞을 가로막는 사랑하는 나의 여인 정아.
봉긋한 엉덩이를 꽉 움켜쥐고 싶어 내 좆대가 껄떡거리기 시작했다.
순간... 번쩍!하고 머리속에 무언가가 스쳐 지나갔다.
“수연이한테 벌을 주고 싶어요.”
“벌?”
“네. 재미있을 것 같아요. 크큭.”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다.
수연이의 얼굴 위로 두려움이 스쳐갔다. 반면 사랑하는 나의 그녀의 눈빛에는 호기심이 일기 시작했다.
이 썅년. 오늘 제대로 걸렸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