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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엄마랑 친구 먹기-113화 (113/201)

〈 113화 〉 뜻밖의 임신 (3)

* * *

“산부인과를 왜 같이 가요!?”

씨발... 뭔 소리를 하는거야.

당황스러웠다.

나를 보며 거의 울듯이 애원하는 그녀였다. 누구 애인지도 모를 애를 임신해놓고 자기랑 같이 산부인과를 가달라니. 부탁도 그런 염치없는 부탁이 없었다.

누굴 호구로 아나? 내가 거기를 가줄 이유가 없잖아?

“애기는 점점 커갈텐데... 이대로 둘 순 없잖아...”

“뭐라구요?”

“누구애인지도 모르는데... 낳을 수 있을까? 나는 자신이 없어.”

설마...?

그녀는 말을 뱉고 머뭇거리고 있었다. 결국 눈물이 그렁그렁 차오르는 그녀는 고개를 떨구고 만다.

지금 애를 뗄려고 생각하는거야!?

그랬다. 학교 선생님인 그녀였다. 누구보다 도덕적이고 바른 생활을 해야 할 사람이 낙태라니. 그녀 자신도 용납할 수 없는 상황에 부딪히고 만 것 같았다. 죄책감에 고개를 숙인 그녀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지금 병원에 가서 수술을 하겠다는 거에요?”

“흑... 흑... 그럼 어떻게 해. 가족들도 있고. 나 혼자서 애를 키울 수도 없는데...”

이런 미친...! 이거 완전 대책 없는 년 아니야!

마음속에 허탈감과 분노가 동시에 몰려든다. 아무리 원하지 않는 자식이라 하더라도 쉽게 애를 뗄 생각을 하다니. 부모를 잃은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생각이었다.

두 다리를 벌리고 보지를 벌렁이던 그녀였다. 자발적으로 유부녀 클럽까지 가입까지 한 사람은 바로 그녀이지 않은가?

씨발.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지.

“싫어요.”

“뭐...? 왜... 같이 가주지 않으면 정말 큰 일이야.”

“휴... 싫다구요. 아무리 누구 자식인지 모른다 해도 이렇게 애를 떼는게 어딨어요!”

그녀를 꾸짖듯 목소리가 높아진다. 학교 선생님에게 내가 꾸짖다니. 이 무슨 아이러니한 상황인가. 그녀는 내 꾸짖음에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훔쳐낼 뿐이었다.

“어쩔 수 없어... 그럼... 그럼 어떻게 해! 그대로 나아버릴까? 내 자식은? 나만 바라보는 우리 남편은 어떻게 해!”

그걸 아는 년이 그랬어!

그녀는 감정이 북받치듯 내게 따지기 시작했다. 순간 빡이쳐 욕지거리를 뱉어내고 싶었지만 입술을 깨물고 겨우 울음을 참아내는 그녀를 보자 목 끝에서 말이 나오질 않았다.

“휴....”

“같이 가줘... 제발. 부탁이야. 옆에서 그냥 앉아서 보호자인척만 해주면 된다니까...”

그녀는 내게 매달리기 시작했다. 막상 그녀가 애원하기 시작하자 빡쳐 있던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지는 것 같았다.

“하... 고민 좀 해볼게요.”

방법이 없었다. 그녀를 애가 밴채로 가족 품에 돌려보낼 수는 없었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아무래도 단단히 잘못 걸린 것 같았다.

“고마워... 고마워!”

눈물을 흘리며 고마움을 표현하는 그녀. 펑퍼짐한 티셔츠 사이로 하얀 젖무덤이 눈에 띈다.

에이 씨발...

올라가서 사랑하는 그녀와....

“어?”

“동호야...”

사랑하는 그녀가 내 뒤에 서있었다. 그녀는 한 손으로 입을 막고 커다란 눈동자로 나와 미경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꽉 낀 티셔츠와 짧은 네이비 치마를 입은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 야릇했다. 당장이라도 AV에서 튀어나올 법한 모습으로 몸매 자체만으로도 야릇한 모습을 뽐내고 있었다.

씨발....

어디까지 들은 걸까. 놀란 그녀의 표정을 보아하니 방금 전에 도착한 것은 아닌 것 같았다.

“동호야... 이게 무슨 말이야...?”

“아... 아니에요. 왜 나오셨어요?”

“혹시 만난다는 친구가 성대인가 해서...”

그랬다. 아직 그녀는 성대의 엄마였다. 아무리 남편과 사이가 틀어졌다 해도 그녀 배속으로 나온 아들을 쉽게 버릴 수는 없었다.

“누구... 세요?”

울고 있던 미경이 겨우 눈물을 닦아내고 그녀를 바라본다. 미경 역시 갑작스럽게 등장한 사랑하는 그녀를 보고 깜짝 놀란 듯 했다.

씨발... 이건 아닌데.

“혹시... 동호 엄마세요?”

“아... 아니에요. 동호 친구... 엄마에요.”

“아...”

서로 어색한 인사를 나누는 그녀들. 공교롭게도 둘 다 내 좆대에 박혀 신음하던 여자들이었다.

근데 이렇게 만나면 안되는 사이인데?

미경은 성대 아저씨와 바람핀 당사자였다. 그녀가 이 사실을 안다면 미경을 가만히 둘리가 없었다.

좆됐다.

빨리 이 둘을 떼어놓아야 했다.

“근데 저... 아까 무슨 말씀이셨어요?”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임신... 이야기 들은 것 같은데.”

“아.... 그건...”

임신이라는 단어가 나오자 미경의 표정이 또 다시 울 듯 눈물이 그렁그렁 차오른다.

씨발... 좀 닥치고 있어.

“동호야. 너가 설명 좀 해봐. 어떻게 된 일이야?”

미경의 울음에 당황한 듯 내게 해명을 요구하는 그녀였다. 꽉 낀 티셔츠 안으로 봉긋한 젖가슴 윤곽이 그대로 드러난다.

“아... 그게...”

미경이 성대랑 성대 아저씨 좆대에 박혀 임신까지 하게 된 거라고 사실대로 말할 수는 없었다. 둘 중 하나가 뱃속에 있는 아기의 아빠라고 사실대로 이야기해줄 수는 없었다.

그랬다가는... 나도 뒈지겠지.

“애가 생겼는데... 아빠를 몰라요.”

내가 머뭇거리자 미경이 먼저 운을 뗀다.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하는 그녀의 모습이 괜히 가여워 보이기까지 한다.

“뭐라구요? 어쩌다가... 동호야... 혹시 너가?”

사랑하는 그녀가 나를 바라보며 묻는다. 그녀가 혹시나 하는 모습으로 나를 의심하는 표정을 짓는다.

“네? 아니에요! 무슨 말씀을...”

갑작스럽게 나를 쳐다보는 그녀의 모습에 당황해버리고 말았다.

나는 그냥 미경의 똥구멍에 박은 죄밖에 없는데....

미경을 따먹기는 했지만 그녀의 배를 부르게한 것은 내가 아니라고 사실대로 말할 수는 없었다.

당신 아들과 남편 둘 중 하나가 미경을 임신 시킨거라고 큰 소리로 외치고 싶었다.

“근데...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지 않아요?”

미경의 얼굴을 훑는 그녀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물었다.

“아... 글쎄요...”

“혹시... 지난번에 저희 슈퍼 오지 않으셨어요?”

좆됐다...

기어코 사랑하는 나의 그녀가 미경을 기억해 내버렸다. 성대 아저씨에게 따먹힌 미경과 마주친 그녀. 지나가는 자리였지만 화려한 미경의 모습을 그녀는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역시 여자는 무서워....

“너....”

순간 성대 아저씨와 미경의 섹스소리가 담긴 녹음본이 떠올랐다.

“너.... 우리 그이랑... 바람난 년 아니야?”

“네? 무슨 말씀을....”

울고 있는 미경은 당황한 듯 말을 뱉어낸다. 그녀는 미처 슬픔을 감추지 못한 채 아직 상황파악을 못하고 있었다.

“맞지?”

순간 사랑하는 그녀의 표정이 순식간에 무섭게 돌변하는 것이 보인다. 미경에게 다가가는 그녀.

“네...? 무슨 말씀을 하시는거에요.”

미경 역시 갑작스러운 상황에 당황하여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자... 잠깐만요!”

내가 나설 때였다.

“무슨 오해가 있으신....”

“비켜봐.”

나를 무시하고 지나가는 그녀. 미경에 앞에 선 그녀는 화가 잔뜩 올라 있었다. 이와 중에도 잘록한 허리와 자꾸 엉덩이에 눈길이 간다.

“나 기억 안나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거에요!”

미경 역시 그녀를 향해 언성이 높아진다. 조금만 있으면 사랑하는 그녀가 미경의 머리채를 움켜쥘 것만 같았다.

“잠깐 잠깐!”

독이 바짝 올라있는 그녀들 사이에 손을 밀어 넣는다. 풍만한 미경의 젖가슴과 꽉 끼어있는 봉긋한 젖가슴이 손바닥에 닿는다.

“여기서 이러지 마시고. 일단은 들어가시죠. 들어가서 얘기해요.”

“무슨 소리야... 들어가자니?”

“제가 말씀 드릴게 있어요.”

“여기서 하렴. 나는 우리 집에 이 여자를 들이고 싶지 않아.”

“이 여자?”

날이 선 그녀의 말에 미경이 곧바로 반응한다. 가뜩이나 임신으로 짜증이 나있던 미경의 표정 역시 심각하게 굳고 있었다.

“이 여자라 그랬어? 당신 뭐야?”

“뭐... 당신? 그게 바람핀 년이 할 말이야?”

언성이 높아지는 그녀들. 이대로라면 동네방네 우리의 관계가 모두 들통날 터였다.

혹시 성대 아저씨를 유혹하라고 시킨 사람이 나라는 것이 들통이라도 난다면....

나와 그녀의 관계 역시 모두 깡그리 엎어질 판이었다.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그것만은 절대 용납할 수 없었다.

속수무책의 상황이었다. 나와 미경의 대화를 모두 들은 그녀. 자신의 남편과 바람핀 미경을 용서할 수 있는 마음 넓은 여자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이미 대립의 각을 세우고 있는 그녀 둘을 앞에 두자 머리 속이 하얘진다. 위기다.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신뢰가 미경의 말 한마디에 날아갈 위기에 처해 있었다.

씨발... 미경이 이년 때문에...

에라이...

“성대에요.”

“뭐...?”

갑작스럽게 내 입에서 성대이름이 나오자 커다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녀.

미경 역시 익숙한 이름에 흠칫 놀란다.

“성대라구요.”

“동호야... 그게 무슨 말이야?”

“저 아줌마 임신시킨 사람. 아빠를 모른다는 사람이 성대라구요!”

“뭐...?”

가뜩이나 고요하던 공원에 싸늘한 바람이 분다. 미경과 그녀의 시선이 모두 나에게로 향한다.

“무슨 말이야 그게?”

어이가 없다는 듯 내게 묻는 그녀. 화가 잔뜩 나 있던 방금과는 다르게 조금은 맥이 풀린 듯 하다.

“저 아줌마랑 성대랑 섹스 했다구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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