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화 〉 39. 마왕군 서큐버스를 만나게 되었다.
* * *
“케이트.”
“네. 주인님.”
“네가 생각했을 때 우리 중에 폭딜이 돼서 저 녀석을 한 방에 죽일 녀석이 있을까?”
“없죠.”
단호하네..
혹시나해서 케이트에게 물었으나 케이트는 단호히 우리에게 말하였다.
“그러면 저 트롤의 회복력을 상쇄시킬만한 공격력은 돼?”
“그거야... 되겠죠? 카레나씨가 공격만 한다면.”
“요는 레나의 저 마조히즘을 어떻게든 해서 공격을 시켜야한다는 이야기네.”
“네. 그게 아니라면 정말 공격에 쉴틈이 없다면 회복력을 상쇄시킬 수 있을 거에요.”
“공격에 틈이 없다라...”
그 말인즉 아까 내가 생각했던 화상의 도트 데미지 같은 걸 말하는 거겠지.
아니면 정말로 쉴 틈 없이 공격하라는 것이 거나..
쉴 틈 없이 공격한다면 과연 녀석에게 얼마만큼의 데미지를 줄 수 있으려나..
일단 우리 중 마법을 사용할 줄 아는 녀석이 얼마 없다는 점이 너무 컸다.
모든 능력치는 케이트에게 몰빵시켜놓고 나머지 보조는 아이리스의 샐러맨더와 운디네.
그 외의 공격은 죄다 검. 검. 검.
죄다 검으로 베는 것 외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거 꽤 문제가 큰데?
오우거나 트롤이 비슷한 난이라도라고 했지만 사실상 그건 제대로 짜여진 정규파티군 기준이었다.
우리처럼 그냥 아무런 기준없이, 기술없이 모인 파티는 난이도가 꽤 되는군.
결국 나는 주머니에 최면어플을 꺼냈다.
결국은 이걸 다시 써야만 하는건가..
이걸 쓰던가 아니면 케이트에게 부탁하는 것 외에 뾰족한 방법은 생각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그냥 치트로만 죽이는 건, 너무 성장에 도움되지 않는다.
그래도 마왕을 만나러 가는거 이왕이면, 경험치를 좀 쌓고 가야지.
정말 혹시나의 상황으로 마왕을 만났는데 마법 무시에 어마어마한 피지컬로 최면어플을 사용하기도 전 쓸어버린다면...
그건 정말 만에 하나 있어서는 안 될 최악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게 일어나지 않으라는 법은 없으니까.
일단은 적당한 대비는 필요해보였다.
“진작에 초급마법이라도 좀 익혀놓을걸 그랬나.”
능력치로만 보자면 마나가 딸려서 마법을 많이 사용하지 못할 수는 있다.
하지만, 마법을 사용하다보면 뭔가 방법이 나오지 않을까.
마나회복술이라던가 마나통을 늘리는 장비나 스킬이 있겠지.
갑자기 마법에 대한 소중함을 느끼며 나는 우선 눈앞의 거대 트롤을 바라보았다.
“크오오!!”
“다들 전투준비!!”
거대 트롤을 바라보자 커다란 울음소리를 외치며 달려왔다.
“어디 한 번 와봐라!!”
레나의 외침에 또 무작정 달려나가는 것인지 걱정하던 것과 달리 이번엔 진지한 모습이었다.
제대로 양손에 검을 쥔 채 달려오는 거대 트롤을 노려보며 녀석의 공격을 막을 준비를 한다.
과연 제대로 막을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아이리스와 루나에게 말하여 레나에게 가세하였다.
“크와아!!”
또 한 번 울부짖으며 트롤이 레나에게 주먹을 내지른다.
그런 트롤의 공격에 레나는 굳이 굴러 피하는 것보다 자신의 검을 방패삼에 트롤의 주먹을 받아내었다.
“크읏..!!”
녀석의 주먹을 막는게 꽤 벅찼는지 큭 소리를 내며 뒤로 밀려났다.
“역시 덩지가 커서 그런지 공격도 강력한데..”
트롤의 주먹을 맞은 팔을 조금 부들거리며 만족한 표정의 레나가 말하였다.
“합!”
레나가 트롤의 공격을 막고 있을 때 어느새 트롤에게 달려간 루나가 트롤에게 단검을 휘두른다.
“크오!”
발목을 베인 트롤은 그대로 고통에 비명을 질렀고 그 상태에서 아이리스가 샐러맨드를 이용해 불을 내뿜는다.
“크아아!!”
발목이 베인 곳이 불타자 트롤은 그대로 주춤거리며 살짝 주저앉았다.
아이리스는 그 틈을 놓치지 않은 채 그대로 다시 검을 휘둘러 주저앉은 트롤의 무릎을 베어냈다.
“카아!!”
“......”
꽤 잘 싸우는데?
의외로 경험이 필요한건 나밖에 없던 건가?
꽤나 공격이 잘 먹히는 모습을 보니 여기서 전투 경험의 부족은 나밖에 없는 듯 했다.
뭐.....
“하읏...♡ 팔이 저릿저릿해...”
레나는 조금 경험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딜러로서 루나와 아이리스의 능력은 나쁘지 않은 듯 했다.
“크르르..”
루나와 아이리스의 공격을 받아 다시 회복을 하려는 트롤.
그런 트롤의 회복시간을 막기 위해 나 역시 트롤에게 달려가 들고 있는 검을 휘둘렀다.
“카아!!”
집중하고 있던 트롤의 다리를 베었다.
그러자 트롤은 비명을 지르며 회복하고 있던 행동을 멈추었다.
제대로 한 건가?
그런 생각과 함께 나는 추가타를 넣기위해 아이리스와 루나에게 눈짓을 보냈다.
“샐러맨더.”
“흐아앗!!”
눈짓을 보내자 아이리스는 샐러맨더의 불을 자신의 검에 둘러 트롤을 공격한다.
루나 역시 기합과 함께 달려들며 다시 한번 단검을 이용해 트롤을 공격하였다.
“카아아!!!”
아이리스와 루나의 공격을 받아 그대로 주춤거리는 거대 트롤.
뭐야, 의외로 쉽게 잡겠는데?
꽤 이번 토벌을 어렵게 생각했던 나는 지금까지의 전개상황을 보며 조금 마음이 풀어졌다.
“덩치가 커서 공격하기도 쉽네요.”
“뭐야. 별로 안 쎄.”
아이리스와 루나 역시 비슷한 느낌이 들었는지 비틀거리는 트롤을 보며 한마디씩 던졌다.
그래. 하긴, 중급 사냥터에서 그렇게까지 쎈 녀석이 나오지는 않겠지.
보통 5명 정도의 모험가 파티를 권장한다고 길드에서 말했지만, 아무래도 그건 안정성을 높이려 말했던 모양이다.
“크르.... 궈어어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갑작스럽게 포효하며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는 트롤.
뭐지? 방금 전까지 비틀거리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벌떡 일어나는 트롤의 모습에 이상함을 느끼며 우리는 경계태세를 취했다.
“크오오오!!”
벌떡 일어난 트롤의 몸에서 옅은 빛이 새어나오며 트롤의 주위를 감싼다.
“오. 한 번에 회복하네요.”
그런 트롤의 모습을 보자 팔짱을 끼며 구경하던 케이트가 중얼거렸다.
한 번에 회복한다고?
트롤의 재생력이 강한건 알지만 회복은 조금씩 천천히 되는 거 아니었어?
“그러게요. 확실히 트롤이 재생력이 높은건 맞지만 저렇게 한번에 회복되는 기술이 있다는건 들어본 적 없어요.”
오늘 참 신기한 트롤들을 많이 만나는 것 같네.
여자로 변신해서 인간 말을 하는 트롤을 만나질 않나, 발정기에 회복기술을 쓰는 트롤을 만나질 않나.
내가 생각하던 단순 게임의 몬스터 지식을 가지면 조금 힘들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루나. 아이리스.”
“응! 오빠.”
“네. 하늘씨.”
“너희들 뭔가 한번에 강력한 기술같은건 없어?”
혹시라도 뭔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둘에게 물었다.
“왜. 저한테는 물어보지 않으시죠?”
아이리스와 루나에게 묻자 옆에 있던 레나가 끼어들며 묻는다.
“너는 무지성 돌진부터 그만둬.”
“하지만 마조로서 거대 괴물에게 붙잡히고 싶은 욕망은 어쩔 수 없잖아요♡”
“반성이 없네...”
쓸데없는 말대답을 하는 레나의 모습에 나는 당장 최면어플을 꺼내 이 녀석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였다.
“케이트 이 녀석한텐 어떤 벌을 내리면 좋을까?”
최면어플을 꺼내 잠시 만지작 거리던 나는 그나마 레나를 잘 다루는 케이트에게 물었다.
“그냥 이렇게 하도록 하죠. 카레나씨. 당신이 트롤을 잡으면 상을 주도록 할게요.”
“상이요?”
케이트에게 묻자 케이트는 벌을 주겠다는 내 생각과 달리 레나를 상으로 회유했다.
상을 준다는 말에 바로 눈을 반짝이는 레나의 모습.
역시 좀 다룰 줄 아는데... 케이트.
“네. 저 트롤을 물리친다면, 돌아가서 엉덩이를 때려드리는건 어때요?”
“스팽킹!! 나쁘지 않네요!!”
“그러면 얼른 최선을 다해 저 트롤을 물리치도록 하세요.”
“그러겠습니다!!”
케이트가 엉덩이를 때려준다는 말에 눈을 반짝이며 완전히 의욕을 가진 레나는 진지하게 트롤을 바라보았다.
이런 마조를 바로 상으로 다뤄버리는 케이트의 노련함이라니..
다음에 케이트에게 레나를 좀 어떻게 다루면 좋을지 강의를 받아봐야겠다.
“어디 한 번 제대로 붙어보자. 이 트롤놈!!”
아까 전과는 전혀 다른 의욕을 내비치는 레나의 모습에 나는 감격하고 말았다.
이게 진정 그 맞기만 하려도 무지성 돌격하던 레나의 모습이 맞단 말인가..
“레나. 너는 뭐 따로 한방 기술이 있는거야?”
의욕이 넘치는 레나의 모습에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물었다.
“특별한 스킬이 있는건 아니지만 이번 기회에 저 샐러맨더를 보고 해보고 싶은 기술이 생겼어요.”
“샐러맨더를 보고?”
도대체 레나와 샐러맨더 사이에 무슨 연관성이 있기에 갑자기 해보고 싶은 기술이 생겼다는 건지.
레나의 말에 나는 아이리스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아이리스 역시 레나의 의도를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젓는다.
뭘 하려고 하는거지?
“저 샐러맨더의 불을 제 몸에 붙여버리는 거에요!”
“뭐....?”
“그렇게 온몸에 불이 붙은 제가 트롤에게 달려가 자살폭탄~!”
“너 제대로 쓰러뜨릴 마음 없지?!”
역시나 또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레나에게 태클을 걸고 말았다.
“나! 나! 새로운 기술 있어.”
“새로운 기술?”
그런 레나와 싸우고 있을 때 옆에 있던 루나가 손을 들며 말하였다.
“응! 이제 구미호가 될 수 있어!”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