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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 어플을 얻었으니 마왕을 따먹으러 가자-38화 (38/44)

〈 38화 〉 37. 마왕군 서큐버스를 만나게 되었다.

* * *

길드로 나선 우리는 일단 트롤 퇴치를 맡기로 하였다.

이제 어느 정도 레벨이 궤도로 오른 우리 파티에게 일단 하나씩 레벨을 몰아주기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한 명씩 레벨을 몰아주는 것도 나쁘지 않은 형식이지.

굳이 고블린을 각자 몇 마리 죽이냐 고민하는 것보단 오우거나 트롤 퇴치 하나씩이 좋아 보였다.

“트롤인가...♡”

트롤 퇴치 퀘스트를 받자 바로 흥분해버리는 레나였다.

“트롤한테 맞으러 달려가면, 바로 고통감도 10배로 올려줄게.”

“포상입니까?! 저 뭔가 잘한거라도?”

“..........”

달려들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로 말한 것이었다.

그러나 레나는 오히려 이런 내 경고를 포상으로 받아들이며 눈을 반짝인다.

생각해보니 마조한테 고통 감도를 올려버린다고 경고해봐야 소용 없는 짓이었구나..

내 잘못이다.

일단 그러면 진지하게 잡으면 어떤 정도의 레벨을 보이려나?

조금 궁금하긴 했었다.

아무래도 케이트의 쩔 방식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였으니까.

나중에 케이트의 실력이 통하지 않는 고렙 사냥터로 갔을 때.

우리의 전투경험 부족으로 위험에 빠진다면 큰일이니까 말이지.

물론, 케이트의 실력이 통하지 않아도 최면어플이 통한다면 그대로 해결할 수 는 있다.

하지만 정말로 만에 하나, 최면 어플이 통하지 않는 상대가 나타났을 때 내 몸을 지킬 수준은 되어야지.

그런 생각과 함께 나는 일단 우리의 전투 경험을 익힐 겸 트롤 토벌을 해보기로 하였다.

마침 딱 5명이기도 하니까.

물론, 트롤 정도면 케이트가 혼자 쓰러뜨릴 수 있지만, 최소한으로만 도와달라고 해야겠지.

“그러니까 케이트. 너는 최소한의 도움만 주는 식으로. 공격마법은 쓰지말고 최대한 서포트에 도움을 줘.”

“뒤에서 힐이나 하라는 말씀이신가요.”

“네가 죽여버리면 아무래도, 우리 파티가 얼만큼 강한지 알 수 없잖아.”

“능력치 자체로는 적당하다고 생각하는데 말이죠.”

“문제는 경험이지 경험. 세상엔 능력치만으로 되는게 아니야. 센스나 경험으로 판을 뒤집는 경우도 있으니까.”

“다시말해 정력은 뛰어나지만 테크닉이 없으면 그냥 무용지물인 경우를 말하는 것이군요.”

“........”

이야기가 그렇게 흘러가버리나.

뭐, 비유의 주제가 조금 어떤가 싶긴 하지만 비유 자체는 그렇게 틀리지 않으니까.

“그래. 지금 우리는 그 테크닉을 쌓으러 가는거다.”

“그런거라면 어쩔 수 없죠. 뒤에서 항상 풀피로 만들어 드릴게요.”

“그러면 안되는게 아닐까...”

항상 풀피인 상태로 싸우는거면 그게 게임에서 무적치트를 사용한것이랑 뭐가 다르냐.

그런 식으로 싸우다보면 제대로 조심하지 않는 습관이 생길 것이다.

그러면 나중에 이걸 맞아도 케이트가 회복시켜주겠지. 같은 안일한 생각이 즉사기를 맞는 상황으로 이어질수도 있다.

그건 위험한 일이다.

“풀피 까지는 필요없어. 적당히 반피정도? 그 이하로만 떨어지지 않게 만들어줘.”

“아무리 하급 힐이라도 능력치가 좋아서 조절하기 힘든데요.”

“그럼 너도 마법의 섬세한 조정 연습을 한다고 생각해.”

“흐음...”

고민하는 케이트를 뒤로 한 채 나는 일단 트롤 토벌을 나서기로 하였다.

일단은 트롤 토벌을 해보면 알게 되겠지.

“트롤.. 냄새나고, 음침하고.. 바위처럼 딱딱하고 커다랗고.. 크흐흐..

일단 얘가 제일 문제라서 연습은 확실하게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레나가 저런 식으로 마조라서 돌진하는 습관만 없었으면 이런 생각은 제대로 하지도 않았겠지.

이걸 좋다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아니라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그런 생각과 함께 우선은 얼른 필드로 향하였다.

“여기 근처라고 해었어요.”

트롤 퇴치를 위해 우리는 퀘스트지에 적혀있는 산속 동굴 쪽에 도착하였다.

“트롤이라.. 의외로 트롤은 요정에 속한다는 이야기가 있기도 하죠.”

“트롤이?”

아이리스의 말에 나는 다시 한번 반문했다.

트롤은 그저 몬스터일뿐이지 않았나?

“네. 트롤이 거인족에 흉측한 얼굴로 난폭하다는 이미지가 있긴 하지만, 의외로 변신술을 쓰는 녀석들도 있다고 해요.”

“호오... 변신술이라. 그런 정보는 처음 듣는데?”

트롤에 관한 것은 게임에서 몬스터로 잡는 게 다였기에 아이리스가 말해주는 트롤에 관한 지식은 꽤 흥미로웠다.

“참고로 주로 뭘로 변신하는데?”

“예쁜 여자요.”

“여...자?!”

그건 좀 흥미로운 이야기군.

“네. 하지만 어차피 꼬리는 숨기지 못해서 꼬리의 유무를 보고 알 수 있다고 해요.”

“꼬리라니.. 트롤에게 꼬리도 존재해?”

“변신술을 할 수 있는 트롤에게는 존재한다고 하더라고요. 아마 피부가 돌이니까 돌꼬리라도 달려있는게 아닐까요.”

처음 듣는 신기한 이야기였다.

트롤이 요정이라는 것도, 여자로 변신을 한다는 이야기도 전부 흥미로웠다.

“그런데 왜 트롤에 대해 그렇게 알고 있는거야?”

“최근에 레벨이 올라서 요정들과 계약을 맺을 수 있게 되었거든요. 그때 들은 이야기에요.”

“이제 요정도 소환할 수 있는거야?”

“네. 케이트씨를 제외하면 원거리가 없는 파티라서 필요할 것 같아서요.”

훌륭한 생각이었다.

생각해보니 우리 파티는 전체적으로 근접전에 치우쳐져 있었다.

그럴 때 마침 요정술을 배우다니 나쁘지 않은 선택이네.

그런데 굳이 요정을 소환하는 것말고 그냥 활을 쏘면 되는 것 아닌가?

아무래도 엘프하면 활이라는 이미지가 왠지 모르게 머릿속에 박혀있다.

“그런데 아이리스, 너는 활은 쓰지 않는거야?”

“활은 재능이 없거든요.”

그럼 어쩔 수 없네.

재능이 없는 곳에는 일찌감치 손을 놓는게 좋다는 것에 동의한다.

굳이 어설픈 활을 사용할바에 지난번 오크와의 전투를 생각했을 때 잘 사용하는 검을 다루는 편이 낫지.

“그래서 지금 사용할 수 있는 요정은 뭐가 있어?”

“일단 불의 정령 샐러맨더랑 물의 정령 운디네 정도가 있을까요.”

불이랑 물이라.,..

나쁘지 않은 밸런스다.

참고로 트롤은 체력회복이 엄청난 녀석으로 알려져 있으니까.

불의 도트 데미지를 이용한다고 한다면 지금 오크 토벌에는 딱 알맞은 선택이었다.

“도, 도와주세요!!”

아이리스와 이야기를 하며 동굴 쪽으로 향하고 있자, 어디선가 나타난 여자가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다.

“지, 지금 트롤에게 쫓기고 있어요!”

“트롤?”

우리에게 달려온 여자는 그런 말을 하며 다급하게 말하였다.

마침 트롤 토벌을 하던 참이었는데 잘 되었군.

그런데 왜 이런 여자 혼자, 그것도 트롤 둥지에서 나와서 도와달라고 하는 거지?

“오빠!!”

“응?”

갑작스럽게 나타난 여자에게 의문을 가지고 있자 나를 부른 루나가 그대로 자신의 단검을 여자에게 날렸다.

“루나?!”

“썩은 내가 진동해.”

갑작스럽게 단검을 던진 루나의 행동에 당황하자 루나가 코를 막으며 말하였다.

썩은 내가 난다고...?

그렇단 말은?

루나의 발언에 나는 루나의 단검에 맞은 여자를 바라보았다.

“크윽.. 보자마자 단검으로 찌르는게 어디 있어요!!”

“변장을 하려면 좀 제대로 하란 말이야! 특히 그 여자로 변장하려면 그 썩은 내는 없애야지!”

루나의 단검을 팔에 찔린 여자는 전혀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는 모습으로 루나에게 소리쳤다.

어떻게 단검을 맞지 않고 아무렇지 않을 수 있어.

역시 이 녀석.. 아까 전 아이리스가 말한 여자로 변한 트롤인건가?

설마 트롤의 여자 변신 이야기를 하다보니 바로 그런 형태가 튀어나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

소설이라면, 나름대로 복선이 되어서 내가 좀 속다가 정체를 드러내는게 국룰인텐데.

어쩜 이렇게 그냥 대놓고 바로 정체를 들켜버릴 수 있는건지.

“꼬리를 보자!”

“꺄앗!! 뭐, 뭐하세요!!”

뭔가 싱거운 정체발각에 나는 그 베일에 싸인 트롤의 꼬리라도 구경하기 위해 여자의 치마를 들췄다.

내가 치마를 올리자 바로 비명을 지르며 여자는 치마를 내리려 한다.

소용없어! 이미 트롤이란걸 들켰으니 꼬리를 보여라!!

저항하는 트롤 녀석의 움직임을 막은 채 나는 얼른 트롤의 꼬리를 보기 위해 고개를 이리저리 움직였다.

어디있냐! 꼬리는 대체 어디있지!

트롤의 꼬리를 보기 위해 이리저리 둘러보자 마침내 나는 여자의 엉덩이 쪽에 있는 꼬리를 찾아냈다.

“꼬리다!! 이거 꼬리 맞지! 아이리스!”

“네..! 마, 맞는 것 같긴 한데요..”

트롤의 꼬리를 찾아내자 그것은 돌이 여개 엮여 뱀의 꼬리처럼 흔들리는 꼬리였다.

역시 돌꼬리였던 것인가.

그런데 뭔가 좀 싱겁긴 하네..

“에이. 뭐 별거 없네.”

트롤의 꼬리를 보며 그런 말을 하자 저항하던 여자는 얼른 치마를 내리며 얼굴을 붉힌다.

“갑자기 여자의 치마를 들춰서 뭐하는 짓이에요!!”

“뭐야. 트롤도 부끄러움을 느끼는거야?”

“트롤 차별하지 마세요!!”

“알려진 정보랑 조금 다른 것 같은데?”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부끄러워하는 트롤의 모습에 나는 아이리스를 바라보며 말하였다.

아이리스 역시 그런 트롤의 모습에 조금 의아하다는 듯 내게 답했다.

원래 트롤이라고 한다면 조금 낮은 지능을 가지고 있는 녀석이 아니었던가?

아무리 낮은 지능이라고 해도 제대로 의사소통도 하고 감정도 표현할 줄 아는 녀석이었던건가..

“.....보통 트롤은 아니네요.”

그런 생각을 하며 다시 트롤을 바라보자 뒤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케이트가 중얼거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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