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화 〉 30. 여기사도 빼먹을 수 없지.
* * *
오우거를 보자마자 바로 오우거에게 달려드는 여기사.
그런 여기사의 모습에 나는 일단 케이트에게 얼른 보호막과 힐을 준비시켰다.
진짜로 그냥 막무가내로 달려들었다가 죽어버리면 곤란하니까 말이지.
그런 생각과 함께 나는 여기사에게 가세하려는 아이리스와 루나를 말렸다.
“그냥 냅둬.”
“네?”
“같이 안 싸워?”
“아마 여기사쪽에서 싫어할거다.”
둘을 말리는 나의 행동에 아이리스와 루나가 당황하며 내게 말하였다.
그러나 내가 해줄수 있는 말은 여기사가 오히려 싫어할 것이라는 말 밖에 없었다.
실제로 오우거에게 능욕당하고 싶어하는데 우리가 가세해서 공격하면 여기사쪽에서 욕을 하겠지.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우리는 그냥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다.
케이트의 힐이 여기사의 죽음 전에 들어가기를 기도하는 수밖에..
그런 생각과 함께 나는 나머지 일행들과 여기사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자! 얼른.. 얼른 나를 꽈악! 껴안아다오!!”
“크르르....!?”
자신을 향해 너무도 즐거운 듯 달려오는 여기사의 모습에 그 오우거조차 당황한 것 같았다.
그래. 솔직히 저 정도의 광기면 오우거가 당황해도 인정할만하다.
당황하는 오우거에게 안기기 위해 달려간 여기사는 자신의 검을 뽑지도 않은 채 그대로 오우거의 품으로 뛰어들었다.
“크워어!!”
오우거는 자신의 품으로 뛰어드는 여기사의 모습에 자신을 공격하는 줄 착각하며 그대로 주먹을 휘두르려 하였다.
그러나 오우거나 주먹을 휘두르기도 전 그대로 오우거의 품 안으로 파고드는 여기사.
의외로 속도가 빠른데.
역시나 오우거의 약점은 녀석의 공격을 상회할만한 스피드.
그러나 어차피 공격할 의도는 없었기에 오우거에게 아무런 타격도 있지 않았다.
그저 지금 있는 것은 오우거의 허리춤에 매달려 있는 여기사.
저렇게 매달려서 뭘 어떻게 하려고 그러는 거지?
“자! 내가 거머리 같지 않느냐! 얼른 떼어내고 싶지? 그렇다면 얼른 날 주먹으로 쥐도록 해라!”
“........”
말 그대로 미친년의 행동을 하고 있었다.
아무리 본인이 좋아서 내버려 둔다지만...
굳이 이런 것까지 내버려둬야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그래.. 뭐, 본인이 좋다니까 어디 끝까지 가보도록 하자.
내가 중간에 멈추는게 빠른지 아니면 스스로 살려달라고 말하는게 빠른지..
이제와서는 그냥 나 혼자만의 자존심 싸움이 되어버렸다.
“크르...”
자신의 허리춤에 매달린 여기사를 눈치챈 오우거가 여기사를 떼어내기 위해 허리를 이리저리 움직인다.
그러나 그런 움직임으로는 전혀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 여기사를 이를 악문 채 오우거에게 매달린다.
그냥 아무것도 모른 채 보고 있으면 오우거를 공략하는 여기사를 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여기사씨 멋져요!”
“힘내라!”
실제로 이 상황을 전혀 모르는 아이리스와 루나는 여기사를 응원하였다.
그렇게 응원하는 중 미안하지만 저 녀석은 그렇게 응원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너희들의 의도가 나쁘지 않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저런 녀석의 불순한 의도를 응원하는건 오히려 나쁜 게 아닐까..
그런 미묘한 기분을 느껴버렸다.
“크륵!!”
“오호! 드디어 그 주먹으로 나오는거냐!”
제아무리 허리를 털어내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 여기사의 모습에 오우거는 자신의 주먹을 이용해 여기사를 떼어내려 하였다.
오우거의 손이 다가오자 아무런 저항없이 오우거의 손에 붙들리는 여기사.
“안돼요! 여기사씨!”
“붙잡히면 안돼!”
된다..
정확히 말하자면 여기사의 의도대로 되고 있는 중이었다.
그러나 여전히 상황을 모르는 아이리스와 루나는 오우거에게 붙들리는 여기사의 모습을 보며 절망하였다.
그러니까 그런 반응은 전혀 보이지 않아도 괜찮다니까..
이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리스와 루나는 여전히 여기사를 응원하였다.
하아.. 나도 모르겠다 일단 상황을 지켜보도록 하자.
그런 아이리스와 루나의 반응을 뒤로 한 채 나는 살짝 긴장한 채 케이트와 함께 여기사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오호..!! 이.. 이건... 꽤나!!“
오우거가 여기사를 한 손으로 붙잡자 여기사는 오우거의 악력을 느끼며 감탄하였다.
아직 괜찮은거냐?
그런 여기사의 반응을 보며 나는 케이트에게 안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케이트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아직은 괜찮은 듯 케이트는 내게 오케이 사인을 날리며 우선은 지켜보라는 듯 여기사를 가리켰다.
그래. 아직은 아니라 이거지.
여차하면 나 역시 바로 가세할 준비를 한 채 나는 계속해서 여기사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생각했던것보다 더 강력하군!”
“크워어!!”
그런 여기사의 감탄에 오우거는 커다란 울음소리와 함께 여기사를 더욱 꽉 쥐었다.
“흐아아앙♥”
그러자 비명소리가 흘러나와야 할 여기사의 입에선 비명소리가 아닌 신음소리가 흘러 나왔다.
“에....?”
“어....?”
느닷없이 흘러 나오는 여기사의 신음소리에 여기사를 응원하고 있던 아이리스와 루나 역시 당황하고 만다.
그래. 당황스럽겠지.
나도 안다.
“워, 원래 오우거에게 붙잡히면 느끼거나 하는 건가요?”
무언가 잘못 되었음을 인지한 아이리스가 우리를 바라보며 여기사의 반응에 대해 묻는다.
“그런거 없어.”
“그런게 없다니...”
“너 같으면 저런 거대한 손에 쥐어짜이는데 느낄 겨를이 있겠냐?”
“아니... 하지만...”
여기사의 모습을 가리키며 아이리스가 당황한다.
그래. 당황할 만하다는 거, 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게 실제로 그런 것을 내가 뭘 더 어떻게 이야기 할 방법은 없다.
그냥 마음으로 아니, 머리로 이해해라.
“이, 이상한 사람인 건가요?”
끄덕.
아이리스의 질문에 나는 그대로 아무런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이런 내 반응에 아이리스는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아까 전까지 응원하던 여기사를 미묘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
루나는 여전히 이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았다.
루나.. 너는 저런 거 이해하려고 하지 마.
그냥 언제나 순수한 모습 그대로 있어 준다면 그걸로 괜찮다.
“하앙... 확실히 꽤 강하게 압박하는 이 느낌이 좋긴 하지만 그래도 역시 조금은 상냥하게 해주는 편이..”
실제로 죽이려고 주먹을 꽈악 쥐는 오우거의 악력에 이상한 감상평을 하고 있다.
죽이려고 주먹을 쥐는데 상냥하게 하고 안하고가 어디 있냐고.
그런 여기사의 반응에 속으로 태클을 걸며 나는 아직 개입하지 않아도 되느냐는 눈빛을 케이트에게 보낸다.
그러나 케이트는 여전히 아직이라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개입하는 것을 막는다.
아직도 아닌거냐.
아니. 혹시 내가 케이트의 반응을 잘못 이해한 것이 아닐까?
케이트의 저 고개를 젓는 행동의 뜻은 아직 개입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케이트 역시 답이 없다는 의미로 고개를 저은 것일 수 있다.
말도 안 되는 해석이었지만, 그래도 그런 억지 해석으로라도 얼른 저 여기사에게 개입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흐응... 아... 뭔가 좀 더 강하게 하면 위험할 것 같은...”
“지금 이에요!”
점점 더 조여오는 오우거의 악력에 여기사가 반응하자 케이트는 지금이라는 말과 함께 우리에게 돌격을 지시한다.
그런 케이트의 지시에 나는 아이리스와 루나에게 역시 돌격을 지시한 채 모두 함께 오우거에게 돌격한다.
“크워어?!”
이런 우리 모두의 돌격에 오우거가 당황한 모습을 보이며 우리를 바라본다.
“이제와서 늦었어!”
그런 내 외침과 함께 아이리스의 참격이 오우거에게 들어간다.
갑작스러운 공격을 피하지 못한 오우거는 그대로 아이리스의 참격에 허벅지를 베여 그대로 주저앉는다.
“크워...”
“하아앗!!”
루나 역시 주저앉은 오우거의 허벅지를 향해 자신의 단검을 달린다.
“크아아!!”
루나의 단검이 오우거의 허벅지에 박히자 오우거는 비명을 지르며 그대로 여기사를 손에서 놓는다.
“지금이다!”
오우거의 손에서 떨어지는 여기사를 향해 달리며 나는 그대로 떨어지는 여기사를 몸으로 받아낸다.
“제가 막타를 쳐도 괜찮은 걸까요?”
그런 고민을 하며 케이트 역시 살짝 힘조절이 들어간 에너지 볼트를 오우거에게 날릴 준비를 한다.
“기다려! 막타는 내꺼야!!”
“알겠어요~”
내 외침에 케이트는 미소와 함께 힘조절이 들어간 에너지 볼트를 오우거를 향해 날렸다.
콰아앙!
작은 폭발과 함께 케이트의 에너지 볼트를 맞은 오우거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일단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으웅.. 나, 나에게 감히 명령을 하다니!”
“예. 예. 명령한 겁니다~”
여기사를 바닥에 내려놓으며 말하자 아직 마조 스위치가 내려가지 않은 것인지 여기사는 그런 대사를 내뱉는다.
적당히 여기사의 대사를 맞받아치며 나는 레벨업의 재료를 향해 달렸다.
어디 그럼 나도 이제껏 미뤄왔던 레벨업을 해보실까!!
그런 생각과 함께 나는 얼른 쓰러진 오우거에게 달려가 그대로 미리 뽑아놓았던 대검을 오우거의 목에 꽃아넣었다.
“해치... 아니. 이 말은 해선 안 되지.”
순간 나도 모르게 전설의 부활 주문을 외쳐버릴 뻔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그 말이 끝나기 전 나는 얼른 말을 그만 두었고, 무언가 몸에서 엄청난 힘이 느껴짐과 동시에 내 레벨이 순식간에 올라가는 것이 느껴졌다.
이건.. 엄청난 폭렙인 것 같은데!
이름 : 강 하늘
직업 : 모험가
성별 : 남
힘 : 154
민첩 : 175
방어력 : 130
마나 : 50
행운 :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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