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화 〉 29. 여기사도 빼먹을 수 없지.
* * *
“폭렙을 했어요!!”
“저도 능력치가 꽤 올랐어요!”
“축하해.”
결국 나는 아무것도 오르지 못했지만 말이지..
여기사와 이야기하던 도중 거의 학살을 하다시피 고블린들을 도륙내버린 아이리스와 루나.
아이리스는 그래도 어느정도 레벨이 있어서 그렇다쳐도 루나는 어떻게 함께 학살을 한건지.
“흐흥...”
이 녀석이구나...
옆에 있던 케이트가 코웃음을 치며 거들먹거리는 모습을 보자 이 녀석이 무언가 버프를 걸어준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아니, 내 레벨 좀 올려달라고..
뭐, 그나마 다행인건 이렇게 폭렙을 하지 못했어도 여기사를 얻은 점일까..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다시 눈앞의 여기사를 바라보았다.
“흐후훗.. 자. 어떤 고문을 할거지? 어떤 짓을 하던 이 기사의 긍지는 꺾이지 않아.”
“..........”
여기사를 보자 내가 어떤 조교를 할지 기대하고 있었다.
이 녀석.. 진짜로 그냥 마조인 것 같은데 괜찮은 걸까..
마조인 것까지야 상관없지만..
뭔가 어떤 조교를 해도 그냥 기뻐할 것 같으니 조교의 맛이 떨어질 것 같았다.
이런 녀석한테는 최면어플로 감도를 올리지 말고 감도를 낮춰서 방치를 해놓는게 좋을까.
조교중에서도 방치나 절정금지등의 방법도 있으니까.
뭔가 내가 평소에 하던 조교와는 조금 다른 방법을 사용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면, 일단은 데리고 가도록 할까.
“이, 일단 여기서 하기엔 그러니 우선 마을로 돌아가도록 하죠.”
“마, 마을로 돌아가다니! 설마. 나를 전부 벗겨서 마을 한복판에 노출시키는 치태를 보이게 만들 셈인가!!”
그런 생각... 하지도 못했다.
고작 마을로 가자는 말 하나로 그런 것까지 생각해서는 흥분하고 있는 여기사의 모습에 오히려 두려움을 느꼈다.
“그... 그런 것도 좋네요.”
그리고 그런 여기사의 말을 듣고 옆에서 같이 흥분하고 있는 케이트에게 역시 두려움을 느꼈다.
너까지 흥분하면 어쩌자는 말이냐..
만약에 여기사에게 노출 조교를 하려면 옆에 있는 케이트마저 같이 해야 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거, 상황이 그렇게 좋다고 생각되지 않는데...
“이, 이 녀석... 잘도 기사의 긍지를 꺾을 방법을..”
나는 아무런 짓도 하지 않았다.
퀘스트가 끝났으니 마을로 돌아가자고 말하는게 그렇게 잘못된 이야기인걸까.
나로선 이해하기 힘든 사고구조였다.
것보다 노출 하나만으로 기사의 긍지가 바로 꺾여버리는 거냐고.
좀 더 저항을 해보란 말이야.
너무 간단히 꺾여버리잖아.
기사의 긍지.
“참... 그런데 나는 아직 마을로 돌아가면 안 된다.”
“마을로 돌아가면 안 된다니.”
“나에겐 퀘스트가 하나 남아있거든.”
“고블린 퇴치가 퀘스트가 아니었나요.”
“흥. 저런 사람을 구워먹으려는 고블린들따위 내 알 바 아니지.”
팔짱을 끼며 고블린 시체에 여기사가 침을 뱉는다.
아까 전 그 고블린들에게 어떻게든 능욕당하려고 기절한 척까지 한 사람이 할 말인가 싶었다.
이래서 마조들은 무섭다니까.
마조에 대한 짧은 지식으로 말해보자면 마조들은 자신의 성적 욕구를 채워주지 못하면 바로 버려버린다는 말도 있었다.
나도 제대로 조교하지 못하면 그대로 여기사에게 썰려버리는걸까.
뭐, 최면어플을 사용할거니까 거기에 대해선 절대 썰지 못하게 암시를 걸어놔야지.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필요할 것이다.
그런데 그런 마조를 하렘에 들어오게 만들어도 되는걸까.
나중에 만족스럽지 않다고 자진 파티 하차하는거 아냐?
뭐. 나가고 싶다면 나가는거야 말리진 않겠다만.
일단은 한 번 맛을 보고 난 후의 일이다.
“참고로 내 퀘스트는 오우거 사냥이다.”
“오우거...”
퀘스트를 받을 때 들은 적이 있었다.
보통 한 마리를 사냥하는데 5명 정도의 모험가가 들러붙는다고 했었나.
그런데 이 여기사는 지금 혼자인데..
그 정도로 강력하다는 말인가?
“흐음.. 스펙은 그렇게 높아보이지 않는데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옆에 있던 케이트가 여기사의 스펙을 확인하며 중얼거린다.
별로 높지 않은건가.
“어차피 목적은 퇴치가 아니니까 말이지!”
“퇴치가 목적이 아니다...?”
여기사의 그 말에 나는 바로 불안감을 느꼈다.
이미 아까 전 고블린들에게 능욕당하려던 여기사에게서 나는 무엇이 목적인지 어림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 오우거하면 뭐겠어. 그 거대하고 뭉툭한 그 팔... 하아... 그런 거대한 주먹에 꽉 쥐여져 능욕당하는 나를 상상하다보면... 흐읏..!”
상상한 것 만으로 벌써 젖어버린 것 같았다.
이 여자.. 도대체 뭘 하는 여자인걸까.
스스로의 목숨을 담보로 어떻게든 성적 흥분을 시키려 한다.
흐음.. 그러면 목을 조르는 플레이도 좋아하려나.
나... 딱히 그렇게까지 하드한건 취향에 맞지 않는데 말이지.
하지만 상대방이 좋아한다면 그것까지 이루어주는게 진정한 남성으로서 의무가 아닐까.
조금 고민이 되는 여기사의 취향이었다.
“아. 그러고 보니 마침 딱 사람도 5명이네요.”
케이트가 우리를 보더니 박수를 치며 말했다.
어... 그러고보니 그렇네.
나, 케이트, 아이리스, 루나, 여기사까지.
오우거 퇴치에 딱 알맞은 숫자가 있었다.
뭐, 나는 레벨이 너무 낮아 전력 외 판정이고, 케이트는 능력이 너무 높아 전력 이상이라.
일반적인 5인 파티로 생각하면 조금 곤란하지만 말이지.
그래도 밸런스의 불균형을 제외한다면, 종합 능력치 자체는 일반적인 5인 파티 그 이상이었다.
물론, 그 능력치 거의 전부를 케이트가 먹고 있는게 문제였지만.
“이걸로 오우거 퇴치도 할 수 있네요.”
“퇴치를 하면 안 된다! 퇴치는!”
케이트의 말에 여기사가 당황하며 오우거 퇴치를 결사 반대한다.
그래.. 오우거에게 능욕당하고 싶은 사람이 오우거를 퇴치한다고 하면 싫겠지.
하지만 그냥 퇴치하지 않을거면, 퀘스트는 왜 받았는데?
“그럼 일단은 오우거에게 한 번 능욕당하다 위험해보이면 구해주도록 하죠.”
“이 꼴을 보아하니 구해줘야 할지 의문이 드는데..”
오히려 구해줬다고 한창 좋을 때였는데 왜 구해줬냐고 욕이나 들어먹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말하고도 남을 녀석일걸.
“주인님. 그건 오우거의 완력을 너무 무시하고 있어서 그런거에요.”
“음?”
“오우거는 말이죠. 거대한 바위도 한 손으로 아작낼 수 있는 완력을 가지고 있다구요?”
“그렇다는건....”
“여기사씨의 바람처럼 아프지만 기분좋아~ 가 아니라 그냥 뼈 자체가 으깨질 수도....”
케이트의 설명에 나는 얼른 여기사를 다시 바라보았다.
그러나 이런 케이트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흥분을 감추지 않는 여기사.
아니, 당신 뼈가 전부 으스러진다고..
그런데 어째서 그렇게 흥분하고 있는거지?
케이트의 위협적인 설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오우거에게 붙잡히는 상상에 흥분하는 여기사였다.
“이건... 눈앞에서 사람이 죽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같이 따라가야겠네.”
“네. 그리고 오우거를 잡으면 주인님도 폭업 할 수 있으니까요.”
“그것도 그렇지.”
고블린 퇴치를 못한 레벨업.
당장 오우거 퇴치로 레벨업을 하도록 한다.
그런 생각에 나는 일단 여기사와 함께 모두 오우거 퇴치를 하러 가기로 하였다.
그러고보니 오우거는 어디에서 주로 나타나려나.
기본적으로 평지에서 오우거가 나타나는 것을 본 적은 거의 없었다.
아무래도 그렇게 거대한 녀석이 평지에 나타났더라면, 금세 눈에 띄었을 테니까 말이지.
그렇다는건 일단 여기 숲속 깊은 곳에 있다는 이야기인걸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여기사는 오우거를 찾기 위해 좀 더 숲속 깊은 곳으로 걸어들어갔다.
역시 숲 속에 있는 모양이구만.
여기사의 안내를 받으며 우리는 오우거 퇴치를 위해.
여기사는 오우거에게 능욕당하기 위해 오우거에게로 향하였다.
“이쯤이면 나올때가 되었는데...”
숲속 깊은 곳으로 들어가자 여기사는 퀘스트지를 보며 중얼거렸다.
여기에 오우거나 나타나는건가.
그런데 아까 전 우리가 고블린 퀘스트를 할때처럼 나타나지 않는다는건 누군가 먼저 손을 댔다는 걸까.
설마 이번에도 여기사같은 마조가 오우거에게 능욕당하기 위해 선수친 것은 아니겠지.
바보는 하나로 족하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멀리서부터 거대한 쿵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소리는...
“오우거 발자국 소리네요.”
“어, 엄청 울려대요..”
“으... 너무 시끄러.”
쿵 하는 소리가 들리자 케이트는 오우거의 발자국 소리인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귀가 좋은 아이리스와 루나는 자신들의 귀를 늘어뜨리거나 접어 손으로 틀어막으며 오우거의 발소리를 최대한 줄였다.
확실히 발자국 소리라고 하기엔 꽤나 거대한 소리였다.
이거, 대충 얼마 정도 크길래 이러는거야.
그런 생각을 하며 오우거의 발자국 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녀석이 나타났다.
“크워어어어!!”
흉포한 울음소리를 내며 우리를 마주하는 오우거.
이야... 이거 진짜로 큰데.
어림잡아도 대략 5M는 넘어보이는 거대한 몸집.
이야 이거 엄청나게 큰데.
이러니까 바위도 한손에 으깰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지.
게다가 그런 거대한 몸집에 맞게 전신 근육질에 배가 살짝 나온.
완전히 벌크업한 모습의 흉포한 모습이었다.
우와... 저 근육에서 나오는 핏줄이랑 주먹 크기 좀 봐..
저런 주먹에 쥐어짜이면 진짜로 뼈가 으스러질 것 같았다.
여기사도 저런 모습을 본다면 그런 쓸데없는 생각은....
“오우거어!!”
음.. 접지 않았다.
그래. 일단 한 번 쥐어짜여서 근육이랑 뼈는 파열되어보렴.
나도 이젠 모르겠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