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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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중에 다시 내 방에 모인 케이와 야마켄에게 나의 솔직한 의견을 토로했다.

 내가 남자가 되려면... 케이에게 적합한 유일한 남자 친구가 되려면... 눈앞에서 케이의 처녀막이 야마켄에게 뚫려도 동요하지 않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케이는 아무말도 없이 무표정으로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고 있고, 야마켄은 그 옆에서 배꼽을 쥐고 폭소를 터뜨린다.

 내 두 뺨을 케이가 새빨갛게 된 손바닥과 손등의 열을 식히기 위해 흔들면서 "너의 엉뚱한 발상이 두려워"라고 조용히 말한다.

 하지만 내가 그냥 농담으로 그런 생각을 할 사람이 아니라는 걸 나를 포함한 모두가 알고있다.

"일단 확인해두고 싶은건데, 나랑 바람을 피워달라거나 그런 소망이 있는건 아니지?"

"그런거라면 상대를 야마켄으로 고르지 않지"

"흠. 그것도 그렇네"

 브리지하도록 포복 절도를 계속하는 야마켄에게 케이는 "이런 녀석한테 안기라고?"고 말하며 눈을 흘긴다. 그 눈초리는 이성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마치 조카나 동생을 보는 듯한... 그렇다고 인간으로서 깔보는 것도 아니다.

 나와 경에게 야마켄는 친구라는 카테 생물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과 토모 다치 속의 동물이다.

 야마켄은 눈물을 닦으면서, 웃음으로 인해 흐트러진 호흡을 가다듬으며 몸을 일으킨다.

"뭐. 나도 케이를 그런 눈으로 본 적이 없다고"

"너는 원래 연상만 보잖아"

 케이에 그 지적에 내가 주석을 더한다.

"아. 맞다. 야마켄은 말야. 같은 반이 된 여자는 무조건 한번은 딸감으로 만들었는데.... 어떤 여자라도 말야. 그런데 케이만은 아무래도 무리였다것 같아"

 케이는 동요한 기색도없고, 시원하게 반응한다.

"해설 고마워. 별로 흥미도 없는 정보지만, 뭐랄까 안도감이나 패배감 같은게 없네. 나와 야마켄의 우정이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는다는걸 확인했어"

 가볍게 말하는 케이를 향해서 나는 정좌를 하고 이마를 바닥에 비벼댄다.

 결코 장난이나 농담이 아니다.

 그러나 이 제안이 너무나 제멋대로인 것은 맞다.

"나, 케이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다가고 싶어. 평범한 사람으로 네 옆에서 남자친구인 척하고 싶지 않아"

 내가 그냥 바보가 아니라는 것을 두 사람은 누구보다 잘 알고있다.

 내가 초대형의 바보라고 알고있는 케이와 야마켄은 기가 막힐 것처럼 얼굴을 마주보면서 한숨을 쉬고 있다.

"알았어. 얼굴을 들어봐. 우선 앞서 말하는데 나는 그런 대단한 사람이 아니야.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지만 내가 너를 평가하자면... 아... 확실히 난 너에게 반해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평가가 어려워. 나 말고 야마켄이 보면 어때? "

"어, 미안, 뭘? 토오루의 도게자 사진 찍느라 바빠서 무슨 얘기하는지 못들었어."

"그 사진은 나중에 나한테도 보내줘. 내 토오루 컬렉션에 추가할거야. 인물 평이라도 좋으니까 마음 터놓고 네 의견을 말해봐 '

"아니 바보잖아. 그것도 초고교급으로 말야. 뭐 이미 졸업했지만"

"응. 그건 나도 동감이야. 하지만 이런 바보한테 반해버린 난, 처음부터 지고있어. 토오루가 성장하고 싶은 마음을 누구보다 응원하고 싶다고..."

 나는 얼굴을 치켜든다.

"그, 그거면 돼"

"아니, 그렇다고는 해도 갑자기? 그..... 뭐야... 처녀를 어떻게 하라는건 중간 단계도 없이 어떻게? 네가 질투같은거 없는 큰 그릇을 가진 남자가 되길 원하는 건 알겠는데... 좀 더 단계를 밟는게 좋지 않을까? 도중에 네가 그만두라고 할 수도 있고."

 나는 일어서면서 "알았어. 그럼 일단 바디 터치부터 시작해보자."라며 팔짱을 끼고 두 사람을 내려다 본다.

"케이야 어째서 우리들이 양보해 준 것 같네?"

"그래. 납득이 가지 않는 점이 많이 있긴한데, 아무튼 ...... 토오루의 이런 억지스러운 부분도 남자 답고 멋지네"

 케이가 미소를 지으며 나를 올려다 본다.

"뭐야. 정상인은 나뿐이야?"

 야마켄은 불만스러운 소리를 내고, 나는 조교처럼 서서 두 사람에게 지시를 내린다.

"그럼, 우선 손부터 연결해 볼까?"

 케이는 나를 올려다본채 오른손을 야마켄에게 내민다.

 큰 하품 한창이던 야마켄는 그것도 모른체 있자, 케이가 시선만 옆으로 돌리고 말없이 야마켄의 허벅지를 손등으로 두드린다.

"네? 아, 네"

 주저함도 긴장감도 없이 두 사람이 손을 잡는다.

 케이는 계속 나를 올려다 보고있고, 야마켄는 두 번째 하품을 한다.

"너희들은 ...... 무슨 느낌같은거 없어?"

 내 질문에 두 사람의 목소리가 겹친다.

"아니, 별로"

 먼저 케이가 입을 연다.

"솔직히 나도 놀랄 정도야. 아무리 야마켄이라고 해도 좀 더 뭔가 거부감이나 토오루 대한 죄책감이 있을 줄 알았어. 이건 주변의 난간을 잡은 것과 다름없는 느낌이야. 아~ 하지만 비교 대상이 생겼어. 토오루의 손이 얼마나 남자답고 다정했던 것일까? 라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케이는 야마켄과 손을 잡은채 촉촉하고 요염한 눈으로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다.

 야마켄은 "응 ~. 나도 그런 느낌이야. 아 ~ 케이의 손이구나 ~ 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아. 문화제 민속 무용할때 여자의 손을 잡았다 때는 상당히 두근 두근거렸는데 ~ "라고 조금 졸린 듯 눈꺼풀을 반쯤 감고 있다.

"그러니까 난 그정도도 아니라는 거지?"

 케이가 조금 유쾌하게 야마켄에게 묻는다.

"미안해. 전혀 여자로 느껴지지 않아."

"하하. 괜찮아"

"하지만, 케이 손가락 하나 까딱거려"

 야마켄이 손을 잡은 채 케이의 가늘고 유연한 손가락 하나를 집어 들고 있지만, 케이는 전혀 신경쓰지않고 계속 나를 쳐다보고 있다. 케이는 아무런 관심도 없는듯, 정말 야마켄과 비교해서 내 손이 더 남자다워서 나에게 반한다는 듯한 눈빛을 주고 있다.

 나는 무심코 그 시선으로부터 도망쳐서 허리를 급히 내리고 책상 다리를 하고 말았다.

 어떤 느낌도 없이 손을 잡고 두 사람과 달리, 내 가슴에 뭔가 잔뼈가 박힌 같은 위화감을 느낀다.

 책상 다리를 한 나는 두 사람을 바라보지 못하고 있다.

 이런 나의 이상함을 눈치챈 것은 야마켄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에게 반해있는 케이는 그 가능성조차 뇌리에 없었던 것이다.

"어, 혹시 어라? 질투 하냐?"

"그, 그런 거 ............ 아니겠지?"

 나는 거짓말은 못한다.

 케이는 잠깐 눈을 마주하고 야마켄과 시선을 교환한다. 그리고 서로 고개를 끄덕이는 서로 연인과 친구.

 다시 이쪽을 본 연인의 얼굴은 더욱더 즐거움에 젖어있다.

 케이의 그런 표정은 좀처럼 볼수가 없다. 케이의 손을 잡은 채 야마켄도 옆에서 "야~ 케이야 웃어도 돼. 야야 ~"라고 들떠있었다.

 케이는 아랫 입술을 깨물고 필사적으로 감정을 숨기려고 하지만, 그래도 넘치는 미소는 뺨을 약간 느슨하게 한다.

 나는 케이가 이렇게 기쁨의 감정을 표출하는 것을 처음보았다.

"...... 어, 토오루 ...... 정말 질투하는거야? "

"...... 후후, 후 하하 ...... 바보 같은 소리하지 마. 큰 그릇을 목표로 하는 내가 친구와 애인이 손을 잡고있는 것만으로도 질투한다고? 그렇게 연약할 리가 ...... "

"그럼 여기 좀 봐봐"

"...... 아니, 좀 잘못 자서 목이 아파서"

 남자다움이과 정반대인 모습을 보이는 나에게 케이는 점점 더 타오르는 것 같았다. 힐끗 쳐다보니 그녀는 눈썹을 팔자로 낮추고 어딘가 애틋하게 내게 뜨거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케이는 왼손을 벌리고 나에게 내밀면서 "...... 토오루 잡아도 돼?" 어딘가 요염한 도발하듯이 말한다.

"...... 아니, 괜찮아"

"야~"

"진짜 괜찮아"

"안 참아도 돼"

"아니야"

 너무나 잡고 싶지만 어쩔 수 없다. 야마켄이 너무 부러워 어쩔 수 없다. 가녀리고 매끈매끈한 그러면서도 따뜻한 케이의 손을 잡고 싶다.

 그런 가슴속에서 욱신거리는 속내가 얼굴에 나타난거 같지만 그래도 참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케이는 내가 사랑스러워서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미소를 짖는다.

"...... 그럼 이제부터 어떻게 해? 이대로 야마켄과 계속 진행하는거야?"

 케이의 그 말에 심장이 뛴다.

 입안의 수분이 순식간에 증발한다.

"오, 오오 ...... 그래~"

 내가 강한 척하자 케이는 다시 아랫 입술을 세게 깨물면서 나를 응시한다. 야마켄은 틈나는 대로 빈 손으로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다.

 케이의 얼굴을 볼 수 없는 나는 소심스럽게 야마켄을 향해 "야마켄 ...... 그럼 키스를 해보지 않을래?"라고 강한 척을 한다.

 이 정도로 주눅들어있지 않다고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내심 그만두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심장이 폭발하기 직전이다.

 케이는 이런 모습으로 우물쭈물하고 있는 나를, 귀엽다고 생각할 만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열기가 고조되는 우리 두 사람을 뒷전으로 야마켄은 "응? 아, 근데. 이거 끝나고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 쿠폰 오늘까지 써야해"라고 아무래도 좋은 듯이 말을 한다.

 심장이 아플 정도로 고동을 울리고 있다. 박동칠 때마다 심장이 "케이 좋아! 케이 좋아!"라고 연호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케이도 같은 상태에 빠져있다는 것을 나는 알 수 있다. 서로의 마음이 사랑을 외치며 그 공기의 진동만으로 우리들은 열기를 고조시켜 나간다.

 그리고 나는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게 몹시 발기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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