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화 용기를 내서
밤중에 숨이 끊어지도록 달렸다. 지난번과는 달리 스즈는 없다. 하지만 아직 남아 있는 그녀의 체온은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해준다.
하나마루 서점에 도착하자, 마침 미츠바 양이 셔터를 내리려던 참이었다.
땀투성이에 거칠게 숨을 쉬며 무릎에 손을 짚고 있는 나를, 그녀는 무심한 눈길로 바라봤다.
“죄송합니다. 가게 문 닫았어요.”
그런 그녀에게 나는 머리를 숙인 후, 학교 방향으로 팔을 뻗으며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아, 저는, 츠치야 타쿠미라고 합니다. 바로 저기에 있는 학교에 다녀요.”
아무리 단골손님이라고는 해도, 나의 갑작스러운 자기소개는 그녀의 눈에 아주 기이하게 비쳤을 것이다. 게다가 이런 시간이니, 무서워한다고 해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모습은 일절 보이지 않고 담담하게 대답한다.
“알고 있어요. 언제나 대부분 교복을 입고 우리 가게에 오셨고, 예약주문표도 자주 이용하셨으니까요.”
자신과는 인연이 없을 거라고 미리 정해두었던 그녀와의 대화를 계속 이어가는 나 자신에게 놀란다.
미츠바 양의 덤덤한 대응이 역으로 나를 돕는다고 해야 할까, 나는 이제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맥락도 뭐도 없이 말했다.
“갑자기 실례라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만, 전화번호를 가르쳐주시지 않겠습니까!”
허리를 직각으로 굽힌다.
근처의 선로를 전차가 지나갔다.
그 전차가 전부 통과한 뒤에야 대답이 온다.
“어째서요?”
그런 대답은 시뮬레이션해본 적이 없다. ‘스즈, 도와줘!’라고 텔레파시를 보냈지만, ‘지금 저녁 먹어야 하니까 나중에!’라고 대꾸해온 기분이 들었다. 물론 궁지에 몰린 나의 망상이다.
어설프게 그럴싸한 말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함께 놀러가고 싶어서요.”
아까와는 반대 방향으로 전차가 지나간다.
이번에는 전차가 통과한 뒤에도 미츠바 양은 쉽사리 입을 열지 않았지만, 역시 담담한 말투로 말을 자아내기 시작했다.
“저, 계속 학교에 안 가고 있어요. 딱히 괴롭힘을 당했다거나, 몸이 약하거나 한 건 아니고, 학교에 갈 의미를 찾지 못했어요. 공부는 혼자서도 제대로 할 수 있어요. 그렇다면, 태어난 해가 같을 뿐인 사람들과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데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요? 같은 물고기라도 민물고기는 바다에서 살지 못해요. 사람에게는 각자 살아가기 적당한 장소가 있다고 생각해요.”
아아, 그렇구나. 내가 그녀를 사랑하게 된 이유를 알았다.
연애는 유전자를 보다 우수하게 만들기 위해서, 보완해줄 상대를 찾는 행위일 테지만, 아무래도 내 유전자는 보완이 아닌 동화를 통해서 더 강해지기를 원한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고찰 따위나 할 때가 아니다.
나는 얼굴을 들고, 새빨개진 얼굴로 그녀를 바라본다. 바라보려고 했지만, 때때로 시선이 흔들린다.
“……저도 같은 의견이에요. 지금도 마찬가지에요. 집단행동은 잘 못하고, 혼자 있는 게 편하고 좋아요. 그래도 그런 나인 채로 있어도 된다고 말해주는 친구가 있어요. 그 사람 덕에, 저는 아주 조금이지만 변할 수 있었어요. 정말로 조그마한 변화지만, 인생이 크고 풍부한 방향으로 변한 것 같은 기분이에요. 그러니까, 그…… 되지도 않은 참견 같지만, 당신도 저랑 놀면, 조금은 변하지 않을까요?”
나는 다시 한 번 허리를 직각으로 굽혔다. 귀에서 불이 나지는 않을까 할 정도로 얼굴이 뜨겁다.
심장이 소란스럽다.
아프다, 괴롭다.
하지만 이 앞으로 나아가야만, 스즈가 그때 느끼던 행복을 찾을 수 있으리라.
대답이 없다. 겨우 몇 초였지만, 한 시간은 지난 것 같았다.
나는 참지 못하고 마지막 굳히기 수로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며 설득한다.
“……예전에, 유아원을 다닐 때쯤이었어요. 모래밭에서 친구랑 놀고 있었어요. 그때 유행하던 특촬물 방송에서 누구를 좋아하는지 이야기하게 되었는데, 마침 그때 가지고 있던 괴인 인형을 자랑스럽게 들어 올렸죠. 하지만 옛날에는 모두들 기분 나쁘다고, 그런 걸 좋아하다니 이상하다고 저를 놀리면서, 앞으로는 같이 안 놀겠다며 비웃었어요. 그때부터 저는 타인과 관련되는 일은 피하게 되었고요. 그래도 지금은 유일한 친구를 통해서, 세상에는 직접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행복이 잔뜩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러니까, 그…… 저.”
내 말이 막혔을 때, 눈앞에서 종이쪼가리가 쓱 나타났다. ‘하나마루 미츠바(花丸三つ葉)’라는 글자 뒤에 숫자가 나열되어 있다.
“제 이름이랑, 전화번호예요.”
내가 종이쪼가리와 그녀의 앞치마를 번갈아가며 보자, 그 시선을 눈치챈 것인지 자신의 앞가슴에 있는 세 이파리(三つ葉) 자수에 손을 댔다.
“이거, 제 이름을 따서 할머니께서 수를 놓아주셨어요.”
“……아주, 귀여워요.”
두 손으로 종이쪼가리를 받아들면서, 반쯤 방심상태로 그렇게 말한다. 나로서는 그 자수뿐만 아니라, 이름이나 그녀의 존재 그 자체에 대해 귀엽다고 말한 것이었지만, 그렇게 전해지지는 않은 것 같다.
“고맙습니다.”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숙이고 발을 돌려서, 가게 옆의 자택으로 보이는, 작은 문 쪽으로 갔다. 그 문에 손을 대고 고개만 뒤로 돌린다.
“요령이 없는 부분도 있었지만, 친구와 알고 지내게 되면서 변화가 시작되었다는 이야기에서는 열의가 느껴졌어요. 훨씬 전부터 츠치야 씨를 손님이라고는 인지하고 있었는데, 왜인지 저랑 비슷하다고 생각하기도 했고요. 그 변화에는 조금 흥미가 생기네요. 그 변화가 제게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는 일단, 제쳐두기로 하죠.”
억양도 없이 그렇게 평탄하게 딱 잘라 말하고, “그럼, 안녕히 가세요.”라는 인사만 남기고 집 안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나는 종이쪼가리를 손에 든 채 잠시 동안 멍하니 서 있었지만, 틀림없이 임무를 완수해냈다고 인식했다.
나도 모르게 달빛 아래에서 ‘플○툰’의 그 포즈를 취하려고 했지만, 아무리 봐도 변태로 보여서 가게에 폐를 끼칠까봐,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공원에 들려서 했다.
곧바로 스즈에 보고하자, 즉시 전화가 걸려 와서, “내일 방과 후, 츳치 집에서 작전회의야!” 하고 콧김을 흥흥 거칠게 뿜었다. 그 말에 더해서, “플○툰의 그 포즈는 재수 없으니까 하지 마.”라고 냉정한 지적을 받았다.
다음날 낮에는, 사건이 사건인 만큼 스즈가 다가와서 ‘꽤 하는데.’라는 의미를 담아서 몇 번인가 웃는 얼굴로 어깨를 살짝 때렸다. 하마터면 쉬는 시간마다 어깨빵을 당할 뻔했다.
나는 수업 중에도 몇 번이나 휴대전화를 다시 보며, 미츠바 양의 전화번호가 등록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 일은 꿈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확인을 해보았지만, 연락처에 분명히 등록되어 있었다.
앞으로는 손가락을 살짝 움직이기만 해도 언제나 미츠바 양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며, 문명사회에 감사함과 동시에 맥박이 갑자기 빨라지는 것을 느끼며 가슴을 눌렀다.
스즈는 나의 그런 모습을 수업 중에 살펴보고 있었던 듯, 수업 중에 스즈와 시선이 마주칠 때마다, 그녀도 기뻐하며 히죽히죽 웃어주었다.
“그런데 이렇게 되었으니 말이야, 빨리 제대로 된 데이트 플랜을 생각해두지 않으면 안 돼.”
스즈가 진지한 태도로 그렇게 말하면서, 우뚝 서 있는 나의 교복 바지와 속옷을 끌어내린다.
학교가 끝나고 내 방에 집합하자, 일단 섹스를 하는 흐름이 되었다.
어쨌든 알몸으로 하는 대화는 곧바로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된다. 샐러리맨이 사우나에서 업무 이야기를 할 때도 이런 느낌일 것이다.
아직 통상 상태의 음경을 스즈가, “하음.” 하고 가볍게 물고, 혀를 약간 남아 있는 껍데기 아래에 찔러 넣고 그대로 쭉 뻗어서, 입 안에서 우물우물하며 이곳저곳을 다정하게 어루만졌다.
그 사이에 나는 단추를 풀고 셔츠를 벗었고, 스즈는 내 음경을 입에 넣은 채 콘돔 포장을 찢었다. 따뜻한 친구의 입 속에서, 무럭무럭 커지며 딱딱해져 가는 것이 느껴진다.
완전히 고개를 쳐든 남근이 스즈의 얇은 입술 사이로 얼굴을 내민다. 그녀가 키워줬다고 하는 실감이 솟아난다.
“이야기만 들어서는 미츠바 양도 연애경험이 없어 보이네.”
스즈가 콘돔을 장착시키면서, 역시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모르겠어. 그런 사사로운 것까지 이야기한 게 아니니까.”
“아, 기다려봐. 잠깐만 펠라하게 해줘.”
내가 스즈에게 침대로 올라가자고 재촉하자, 마치 ‘그 과자 한 입 줄래’ 같은 말투로 나를 막았다.
“어제는 자지를 넣기만 했지, 빨 기회가 없었잖아.”
반투명한 콘돔을 장착하고 발기한 남근을 앞에 두고 우격다짐으로 소탈하게 입에 넣으려고 한다.
“콘돔 씌웠으니까 처음부터 제대로 빨아도 되겠지?”
그 선언대로, 처음부터 딱따구리처럼 쪼옥, 쪼옥, 쪼옥 격렬하게 빨아들였다.
“으윽.”
나는 신음하면서 어깨에 힘을 넣는다. 스즈의 침으로 만들어진 실을 늘어뜨리며 얼굴을 내민 살덩어리의 뿔은 스즈에게 먹히기 전보다도 확연하게 부피가 늘어나고 각도가 올라가 있었다.
“착하다, 착해. 커졌구나, 그래도 좀 더 딱딱해질 수 있지?”
스즈는 만족스럽게 끄덕인 후, 나를 올려다보면서 다시 입에 넣더니, 쩝, 쩝, 쩝 하는 물소리가 나게 만든다.
혀가 감겨드는 그녀의 입 안에서 남근은 이미 한계까지 사나워진 상태였지만, 이번에는 내가 멈추라고 하지 않으면 언제까지고 펠라티오를 계속할 것 같았기에, 그녀의 어깨를 두드려서 중단시킨다.
“……너무 심하게 하면 싸버릴 거야.”
분명 콘돔이 있어서 더 낫기는 했지만, 그 쾌감은 몇 초 만에 무릎과 허리에서 힘이 빠지게 만드는 것이었다.
스즈는 조금 불만스럽게, 천천히 끈덕지게 빨면서 입술을 떼기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퐁’ 하는 소리를 내며 남근을 해방시켜주자, 남근은 부들부들 위아래로 흔들렸다.
“……도우지마 씨도 큰일이겠네.”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하자, 스즈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흥.’ 하고 콧소리를 낸다.
“말해두는데, 나 그이랑 할 때는 부끄러워서, ‘빨고 싶어요.’ 같은 소리는 기본적으로 안 해.”
“아, 그렇구나. 뭐, 내가 상대라면 아무렇지 않게 말할 수 있다는 거네?”
“맞아, 맞아. 그리고 말이야…….”
스즈는 거기에서일단 말을 끊고, 표정을 확 바꾸어서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펠라 기술은 도 군이 가르친 거니까, 그걸 친구에게 아낌없이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도 있거든. 이해가 될까~? 2인 3각을 지도해준 코치의 우수함을 증명하고 싶어서 열심히 하려고 하는 육상 선수의 마음이라고 할까.”
“응, 이해가 안 돼.”
곧바로 부정을 해주고, 이번에야말로 스즈를 침대로 이동하게 했다. 스즈는 침대 위를 무릎으로 이동한 후 위를 보고 누워서 자신의 스커트와 팬티를 벗는 동안에, 쑥스러워하면서도 주책없이 연인과의 정사를 자랑했다.
“그래도 말이야, 도 군은, 그리 보여도 가끔 S 기질을 보이거든. 내가 펠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자기에게 애원하라고 해. 그럴 때 내 심장은 정말 장난 아니게 돼버려. 엄청 부끄러운데, 그래도 ‘도 군 너무 좋아~.’라는 상태가 돼.”
나는 “그래~.” 하고 적당히 맞장구를 치면서, 양말까지 벗고 전라가 된다.
“아, 내 양말도 벗겨줘.”
그 요망대로 스즈의 감색 하이 삭스도 벗겼다. 그 사이에도 스즈는 평상시보다 조금 빠른 말투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뭐라고 할까, 도 군 것은 왕자님적인 S 기질이야. 나를 두근두근하게 만든다고 해야겠네.”
위에는 블라우스를 입고 있었지만, 뭐 이것도 괜찮네 하는 기분으로 그대로 놔두었다. 준비가 다 되었기에 스즈의 몸을 내 몸으로 덮는다.
“나도 참고해야겠군. 도우지마 씨는 내 이상형이니까.”
“아니, 그런 건 참고 안 해도 되거든. 츳치는 이 이상 S로 성장하지 않아도 되니까.”
스즈가 깔깔 웃으면서 유쾌하게 말했다.
“아, 싼 뒤에도 좋으니까, 생자지 펠라하게 해줘.”
스즈는 당연하다는 듯 싹싹한 미소를 내게 보인다. 그 미소에 부끄러움은 없다. 그런 그녀가 도우지마 씨 앞에서는, 침대 위에서는 어떤 사랑을 하는 소녀로 행동하는지 한 번 보고 싶었다.
정상위로 매끄럽게 삽입한다.
“아응♡”
끽, 끽, 끽, 느릿하게 침대가 삐꺽거리는 동안, 나는 혼잣말처럼 스즈에게 묻는다.
“그런데 어떨까……, 사귀어 본 사람 있을까?”
“앗, 앗, 앗♡”
신음하면서도 스즈는 웃음을 생긋 지으며 “신경 쓰여?” 하고 물어 왔다.
“……솔직히, 엄청 신경 쓰이지.”
나는 자신의 왜소함을 자책하듯 말하면서 허리를 흔든다. 당연한 말이지만 스즈의 연애편력 따위는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다. 지금이 행복하고, 그리고 이 행복이 미래로 이어지기만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하지만 혹시라도 과거에 미츠바 양에게 연인이 있었고 스즈와 도우지마 씨처럼 교제를 했다고 생각하면, 악마의 발톱이 심장을 움켜쥐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음, 음, 음…… 그게 보통이야.”
스즈는 곤혹스러운 미소로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위로하듯 말해주었다.
“스즈도 도우지마 씨의 그런 것, 신경 쓰인 적 있어?”
허리를 흔들면서 묻는다. 스즈는 쓴웃음을 지으면서 얼굴을 옆으로 돌렸다.
“……지금도 엄청 신경 쓰이고, 물어볼 뻔한 적도 있었어.”
“그래. 스즈도 그렇구나.”
친구가 같은 고민을 품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조금 편안해졌다.
“츳치랑 이렇게 서로의 사랑 이야기를 하는 사이가 될 줄은 몰랐는데.”
스즈도 같은 생각을 한 듯, 감개무량하게 미소를 지었다. 나는 그것이 기뻐서 무심결에 피스톤 운동의 속도를 올렸고, 스즈의 다정한 미소는 끈적하게 녹아갔다.
“앗, 앗, 앗, 앗, 앗♡ 거기, 안쪽, 좋아♡ 츳치의 자지, 거기 닿아, 굉장해♡ 앗앗, 으앗♡ 좋아♡”
스즈가 멍한 눈동자로 나를 바라보면서도, 입가에는 친근한 미소를 짓는다.
“……어제, 츳치의 두툼한 귀두 자지가 발라놓은 정액, 아직 남아 있는 것 같아, 보지가 곧바로 찌릿찌릿해져.”
그리고 턱을 빼며 신음한 후, 다시 한 번 쑥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실은 오늘 말이지, 학교에서도 계속 배 속에서 느꼈어……. 츳치에게 잔뜩 주입받은, 아기 만드는 즙. 배 속이 따끈따끈해서, 엄청 기분 좋았어♡”
그렇게 말하고 어깨를 움찔 떨더니, 내 허가를 바라는 듯 눈을 올려 뜨며 바라본다.
“……앗, 큰일 났어♡ 미안, 갈 것 같아.”
나는 허리 놀림으로 그 말에 대답한다.
“앗앗앗앗앗♡ 간다, 간다, 간다♡ 좋아♡ 진짜 커, 기분 좋아♡ 아앗, 간다♡♡♡”
스즈는 만세를 부르듯 두 손을 올려 베개를 쥐고, 허리를 내게 가져다대듯 띄우면서 온몸을 움찔움찔 떨었다. 그대로 1분 정도, 헉헉 거칠게 숨을 쉬며 절정의 여운에 빠져 있나 했더니, 어느새 이마의 땀을 손등으로 닦으면서 나와 미츠바 양에 대해서 언급했다.
“……역시 영화가 무난하지 않을까. 츳치도 그쪽이라면 화제가 풍부하지?”
“화제를 꺼낸다 해도, 그걸 매끄럽게 끌고 나갈 자신이 없어.”
천천히 피스톤 운동을 재개하면서 그렇게 대답하자, 스즈가 몸을 흔들면서 웃었다.
“마음 단단히 먹고 해보는 수밖에 없어…… 음음…… 하앙, 앗…… 으앗, 딱딱해♡”
스즈는 달콤한 소리를 내면서도 나를 배려해주는 말투로 말한다.
“……혹시 데이트 신청을 혼자서 못하겠다면, 내가 옆에 있어줄 수도 있는데?”
“정말?”
솔직히 전화로 약속을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겁만 났다.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지고, 동시에 허리도 밀어붙이듯 앞으로 나아갔다.
“아아앙♡”
스즈의 표정과 목소리가 황홀해한다.
“……좋아.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혼자서도 신청할 수 있게 되어야 해?”
“알았어. 고마워. 처음 한 발의 때만, 스즈가 있어줬으면 좋겠어.”
“음, 오케이. 그래서 어쩔래? 이대로 자지를 넣고 있는 편이 용기가 나지?”
“솔직히 그렇기는 해. 어제도 스즈의 체온이 남아 있었기에 말할 수 있었거든.”
“예의에 어긋나는 것 같기는 하지만, 뭐 나랑 츳치 사이잖아.”
스즈는 눈꼬리를 내리면서 미소 지은 후 어깨를 살짝 움츠렸다.
나는 재빨리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문장을 타이핑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에 스즈는, “후~…… 역시 덥구나.” 하고 말하더니, 블라우스를 벗기 시작했다.
“이렇게 쓰면 될까?”
타이핑이 다 끝난 화면이 나오는 휴대전화를 스즈에게 넘겨주려 했을 때, 마침 스즈는 등을 올리고 하얀 블라우스를 벗은 후, 유방을 훌러덩 해방시켜주고 있었다.
“어디, 어디?”
스즈가 체크하는 사이에 나는 불안을 지우고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천천히 허리를 흔든다. 스즈의 안은 따뜻하고, 하복부에 닿는 허벅지의 감촉은 싱그럽다. 그리고 이상이라고 말해도 좋을 정도로 아름다운 폭유가 출렁출렁 부드럽게 흔들리며, 나에게 안심감을 주는 동시에 더 힘을 내게 만들어준다.
스즈는 때때로 “앗, 음.” 하고 달콤한 탄식을 흘리면서, 진지하게 문장을 퇴고해주었다.
“『괜찮으시면 이번에 함께 영화라도 보러 가지 않으실래요?』. 너무 무난하네. 뭐, 나쁘지는 않지만, 첫 데이트 신청을 할 정도의 사이라면, 조금 더 구체성이 필요할 것 같아. 그냥 막 던져본 말처럼 보이기도 하고, 상대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도 같고.”
“어떻게 해야 하는데?”
콧김이 빨라진다. 동시에 피스톤 운동도 빨라진다.
“앗, 앗, 앗♡ 츠, 츳치…… 일단 자지 좀 멈춰볼래? 콘돔을 차고 있어도 츳치의 두툼한 귀두 자지가 문질러대면, 보지가 진짜로 녹아버릴 것 같단 말이야…….”
“아, 미안. 그래서 어떻게 하면 된다는 거야?”
“츳치가 보고 싶어 하는 영화, 지금 안 해?”
“……하고 있어. 게다가 그 영화, 원작소설이 유명한 거야. 하나마루 서점에서도 당연히 팔았던 거니까, 이야기 소재가 될 수도 있겠어.”
스즈가 하얀 이를 내보이며 쾌활하게 웃는다.
“좋아, 좋아! 그걸로 가자.”
재빨리 문장을 다시 고친다. 하지만 송신 버튼을 누를 수 없다. 얼굴이, 온몸이 긴장한 나를 두고 볼 수 없었던 스즈가, ‘하여간 못 말리겠네.’라고 핀잔을 주는 것 같은 웃는 얼굴로 입을 연다.
“……이대로 발기 자지를 쓱쓱 문지르면서 보내면 돼. 용기가 나지?”
나는 스즈에게 최대한의 감사를 담아서 피스톤 운동을 한다.
육봉으로 느끼는 우정의 따스함과 사정감을 양분 삼아서,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여성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다.
메시지를 보낸 후, 나는 불안과 흥분으로 매달리듯 스즈를 몰아세웠다.
“이히히. 참 잘했어요.”
스즈는 노고를 치하하듯 웃으며 연기를 하는 투로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리고 그 후, 내 거친 섹스에 몸도 마음도 녹아갔다.
“아응아응아응아응♡ 자지, 강해♡ 츳치의, 크고 굵은 것이, 찌르고 있어♡ 푹푹 찔러대고 있어♡”
답장을 기다리는 것이 무서웠다. 그런 나의 걱정을 스즈는 충분히 이해해준 것이리라.
“……분명 괜찮을 거야. 츳치라면 괜찮아.”
스즈는 내 목을 두 팔로 끌어안고 속삭여주었다. 만약 혼자였다면, 안절부절 못하다가 바깥으로 뛰쳐나가버렸을 만큼 초조할 것이다.
“그리고 혹시라도 거절당하면, 내가 대신 극장에 따라가 줄 테니까.”
스즈는 얼굴을 떼고, 해바라기 같은 미소를 방긋 지으며, 한껏 익살스럽게 말했다. 그 배려에 응하듯 허리를 흔든다.
“앗♡ 앗♡ 앗♡ 깊어♡ 거기, 거기, 츳치의 딴딴한 자지만이, 키스할 수 있어♡ 그렇게 쪽쪽 뽀뽀를 해대면, 아기를 만드는 방이, 또 내려올 거야♡”
우리는 땀투성이가 되어 살갗을 맞대고 있었다.
그때 메시지를 수신했다는 신호음이 울린다. 나의 불안이 그녀에게 전해졌나 보다.
“잘해봐.”
등을 통통 때리며 격려해준다. 그 응원을 헛되이 할 수는 없다.
정상위로 이어진 채, 휴대전화를 들고 기요미즈데라(清水寺)에서 뛰어내릴 각오(죽을 각오)로 미츠바 양에게서 온 답장을 확인했다.
『그건, 소위 말하는 데이트 신청이라고 봐도 좋을까요?』
예상과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날아온 답장에 내 마음이 얼어붙는다. 그에 반에 스즈는 아주 자연스럽게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렇습니다』라고 하면 되잖아.”
“아니지, 아니야…… 그래서는 그냥 고백이잖아.”
“뭐, 데이트 신청이라는 게 그런 거지. 거기부터 서서히 서로의 마음을 확인해 가면서, 최종적으로 사귈지 말지 결정하는 흐름이니까. 뭐, 처음부터 한 방에 KO를 노리고 그냥 스트레이트로 내지르는 경우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계속 잽을 날리다가 마지막 일격을 꽂는 거잖아. 말하고 보니, 그냥 단순한 확인 작업이네. 그래도 물론 긴장은 하겠지만.”
나는 스즈의 두 무릎에 손을 올리고 등줄기를 곧게 뻗은 채, 정상위로 결합해서 굳어 있었다.
전화번호를 묻기만 한 거라면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다. 자주 가는 서점이니까 영업시간이나 재고가 있는지를 묻기 편리하니까. 아니면 그냥 예의상 해본 말. 아니면 그저 단순히 친구가 되고 싶어서.
하지만 데이트를 하고 싶다고 주장해버리면, 이제 그때부터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고백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정신적으로는 동정인 나에게, 그 행동은 너무 난이도가 높다.
만약 나의 ‘좋아한다’가 거절당하면 깊게, 아주 깊게 상처받을 것이다. 이제 두 번 다시 연애 따위는 하지 않겠다고 결심할 정도로.
어느새 스즈가 나에게서 떨어져 있었다. 그녀와의 결합이 풀렸다는 것 때문에, 거대한 긴장이 갑자기 내 온몸을 눌러 왔다.
내가 연애에 대한 두려움으로 벌벌 떨고 있자, 스즈는 남근에 장착되어 있는 콘돔을 “영차, 영차.” 하고 벗겼다. 그리고 그대로 나에게 달려들자마자, 대면좌위로 결합을 바꾸었다.
“어떠세요? 이래도 아직 겁이 나? 나랑 콘돔 없이 생으로 씹을 하는데도, 아직 무서워?”
그리고 다른 의미에서도 나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평소의 싹싹한 웃음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어제는 안전한 날이었으니까, 오늘도 아마 안전할 거야.”
스즈는 눈물이 날 만큼 따뜻했다. 이대로 녹아서 그녀의 일부가 되고 싶다는 생각조차 했다.
나는 어떻게든 고개를 들고, 스즈와 시선을 교환한다.
“……무서워. 미츠바 양에 차이는 게 무섭고, 그 뒤에, 두 번 다시 연애를 하지 못할까봐 무서워.”
스즈는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나온 진심을 바로 정면에서 들어준 후, 내 눈동자 안쪽까지 파고들 것 같은 시선으로 지그시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만약에 츳치가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되더라도, 나는 그런 츳치를 계속 좋아할 거야.”
그것은 연애에 대한 나의 불안을 무엇도 해결해주지 못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혹시라도 내가 상처를 입고 쓰러져도 옆에 계속 있어주겠다고 말하는 친구의 존재는, 내 몸을 덮고 있던 까만 안개를 불어 날려버리듯 걷어주었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말해줄까? ……무슨 예를 들어야 할지 모르겠네.”
내가 대답을 하기 전에 한순간 망설이자, “아, 그래.” 하고 무언가가 생각난 것처럼 경쾌하게 말했다.
“그이가 말이야, 가끔 엉덩이로 하고 싶다고 빙 돌려서 말하곤 하는데, 나는 무조건 싫다고 거부했거든? 그래도, 뭐, 츳치라면 안심이 되고, 츳치라면 딱히 괜찮지 않을까 하고 생각할 만큼은 좋아해.”
“뭐?”
“아니, 그러니까, 츳치라면 엉덩이 구멍에 자지를 넣어도 싫다고 하지 않을 만큼 좋아한다고.”
스즈는 거기까지 말하고 얼굴이 새빨개졌다.
“따, 딱히 그이보다 츳치가 더 좋다거나 그런 말은 아니니까, 알겠어? 그이에게는 부끄러우니까 그런 데 만지게 하고 싶지 않지만, 친구라면 괜찮을까 하는, 그런 방향성의 이야기니까!”
예로 든 이야기의 속뜻도 이해가 되지 않았고, 필사적으로 변명을 하는 모습도 재미있어서, 나는 소리를 내며 웃고 말았다.
스즈는 그런 나를 보고 뺨을 불룩 부풀리면서 말한다.
“하여튼 간에! 세상에는 여러 가지 의미의 ‘좋아한다’가 있으니까 괜찮다고!”
스즈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 말이 퍼즐 조각이 되어, 내 기억 속에서 모든 것이 짤까닥 하고 이어졌다.
아, 그렇구나. 그랬던 거야.
모든 것을 떠올리고 방심 상태가 된 나는, 스즈의 눈에는 아직도 겁을 내고 있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스즈는 무언가를 각오한 표정을 보인 후, 두 손 사이 내 뺨을 살짝 끼우고, 얼굴을 가까이 가져와서 입술을 살며시 댔다.
거기까지는 보통 키스였다. 하지만 스즈는 그대로 내 입 안으로 혀를 집어넣고, 그리고 내 혀에 댔다. 스즈에게 이끌린 것처럼, 우리는 상대의 혀를 자신의 혀로 휘감았다. 입술을 댄 채, 혀끼리 쪽쪽 소리를 내며 서로에게 감겨든다.
우리가 불문율로 삼고 피했던, 서로의 혀와 입술을 모두 동시에 맞닿게 하는 연인의 키스. 누구 잘못인지 따질 필요도 없도록, 그것을 스즈 쪽에서 맛보게 해주었다.
밀착감이나 동화하는 것 같은 감각은 피임기구 없는 성기 결합과도 비슷했기에, 의식이 녹아내리려고 한다.
머릿속이 둥실둥실하고, 모든 근육이 이완되어 간다.
스즈의 혀가 떨어지자, 두 사람의 혀 사이에 침으로 된 다리가 걸렸다.
“……연인이 되면, 이렇게 행복한 키스를 할 수 있다고.”
스즈는 역시 강한 각오를 표정에 내비친 채, 그것을 나에게 가르쳐줌으로써 내 등을 떠밀어주었다.
기다리기만 해서는 붙잡을 수 없다. 새로운 ‘기쁨’이나 ‘즐거움’이나 ‘쾌감’이 있을 거라고, 자신의 눈동자에 죄의식을 품으면서까지 가르쳐준 것이다.
이 마음에 응해주지 않는다면, 나는 더 이상 그녀의 친구로 있을 수 없다. 휴대전화를 손에 들고, 『네. 이건 데이트 신청입니다』라고 입력해서 보냈다.
스즈는 진심으로 기뻐하며 만면의 웃음을 지었다. 우리는 이번에야말로, 친구다운, 입술만을 대는 키스를 했다.
깊고도 깊게, 길고도 길게, 장난치듯, 쪽 하고 서로의 입술을 빨았다.
얼굴을 떼고, 나는 휴대전화를 든 채 스즈의 가녀린 등에서 내 두 손을 깍지 끼었다. 스즈는 그 손에 몸무게를 약간 실으며, 자신의 두 손을 내 목 뒤에서 깍지 끼었다. 스즈가 히죽히죽 나를 놀리는 얼굴로 쳐다본다.
“……무슨 대답이 올까 하고 쫄아 있지?”
“응. 그래도 괜찮아. 친구가 있어주니까.”
스즈가 “이히히.” 하고 기쁘게 웃었다.
우리의 몸이 이어진 허리를 중심으로 흔들리자, 침대가 끽끽 비명을 지른다.
“앗♡ 앗♡ 앗♡ 앗♡ 앗♡ 역시 콘돔이 없으니까, 완전히 달라♡ 츳치의 귀두 움푹 들어간 곳, 정말 깊어♡ 으앗, 보지를, 마구 긁어대고 있어♡”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뒤로 뺀 턱 아래에는 작은 수박만한 유방이 출렁출렁 흔들리고 있다. 결합부는 훤히 보이고, 찔꺽찔꺽 가차 없이 음란한 마찰음을 울린다. 콘돔을 차지 않은 음경이 자신의 몸 안을 들락거리는 장면을 보게 된 스즈는, 턱을 뒤로 뺀 채 부끄럽다는 듯 나를 올려다보며, 입꼬리만 히쭉 들어올렸다.
“……생자지가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모양, 엄청 야하지 않아?”
“엄청 야해.”
스즈는 신음하면서도 처음으로 나에게 말을 걸었던 때와 똑같이 웃는 얼굴로 말한다.
“……그런데 말이야, 엄청 기분 좋지?”
아니, 어쩌면 ‘처음으로’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미소 짓는다.
“……뭐가 이상한데?”
“아니. 역시 스즈는 최고의 친구라고.”
스즈가 호들갑스럽게 “그렇지~?”라고 득의양양하게 말하고, 그 직후에 격렬하게 신음했다.
“앗, 앗, 앗, 앗, 앗♡ 생자지, 뜨거워♡”
헐떡이는 것 같은 신음을 참으며, 다시 익살을 부리듯 히죽거렸다.
“……슬슬 자지가 터질 것 같지?”
노력해서 억지로 표정을 꾸미고 있었지만, 입가는 움찔움찔 떨리고 있었다.
그때, 휴대전화의 알림 소리가 울린다. 스즈의 표정에 한순간 긴장이 지나갔지만, 곧바로 나를 안심시키기 위해서 입꼬리를 들어올렸다.
“……보기 무서워?”
말없이 끄덕인다. 하지만 스즈와 몸을 섞으며 체온을 나누고 있으면, 용기가 난다. 자연스럽게 허리 놀림이 거칠어진다.
“이히히. 솔직해서 좋군.”
내 불안을 지워주기 위해서 나를 한 번 놀린 후, 스즈는 히죽거리는 표정 그대로 말한다.
“……만약에 부정적인 답장이라면 말이지…….”
일단 말을 멈추고, 그리고 명백하게 농담 투로, 하지만 요염한 분위기로 속삭인다.
“……이대로 안에다 싸게…… 해, 줄, 게.”
그리고 다시 히죽히죽 웃으면서 도발하듯 말을 이어갔다.
“분명히 기분 좋을걸? 이 빵빵해진 자지, 생(生)보지 안에다가, 찍찍 싸게 해줄 테니까.”
나는 역시 웃고 만다. 정말로 최고인 친구를 가진 자신의 행운에 대해서.
이렇게까지 응원해주는데 무엇이 겁나겠는가. 나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답장을 확인하고, 화면을 스즈에게 돌렸다.
『알겠습니다. 이쪽 스케줄을 알아보고 연락드리겠습니다. 그 작품은 원작 소설도 좋아했고, 극장도 오랜만에 가보는 거라서 기대가 되네요.』
스즈의 표정이 한순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느낌이었다가, 야무지지 못하게 입이 실실 벌어진다. 진심으로 기뻐해주고 있다.
우리는 “후후후.”, “이히히.” 하고 칠칠치 못하게 함께 웃으면서 쪽쪽 입술을 맞춘다.
“……츳치의 행복이, 생자지에서 직접 전해져 와.”
스즈가 내가 느끼고 있는 행복을, 그대로 표정에 띄웠다. 스즈가 품고 있던 다행감이 나에게 감전되었던 어제의 현상이, 그녀에게도 똑같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말이야, 이어져 있구나.”
연인끼리의 섹스는 사랑을 키우기 위한 기관(器官)이고 기술이다.
우리의 이 섹스는, 그저 우리를 동기화시키기 위한 것일 뿐.
“앗, 앗, 앗, 야, 인마♡ 츳치, 기쁘다고, 허리, 너무 빨라♡ 아윽♡ 안쪽을, 찌르면♡”
각자가 행복해지면 해질수록, 그 행복이 업데이트된다.
“츳치의 자지, 분명 평소보다 더 세졌어♡ 쩔어♡ 그렇게 딴딴한 발기 자지로 콘돔도 없이 박아대면, 보지가 질척질척하게 녹아버리니까♡”
그렇다고 해도, 서로의 행복을 바라는 우리 마음에 타산이 섞여 있는 것 같은 관계성이라면, 분명 이런 식으로 이어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연정(戀情)은 때로 숯이 될 정도로 불타오른다.
하지만 우정은 그저, 그저 담담하게 그 강도가 강해질 뿐이다.
치밀어 오르는 충동과 부드러운 황홀이 요도를 밀어 헤치며 달려 올라온다.
그것은 물리적으로 육창을 팽창시키며, 스즈에게 사정(射精)을 알렸다.
부정적인 답장이 왔을 때는 위로의 질 내 사정을 허가했던 스즈가, 긍정적인 답장을 받았을 때의 사정 장소를 제시한다.
“……있잖아, 츳치의 행복 만발 자지가 이제부터 찍찍 쌀 정액에는, 러브러브 성분이 잔뜩 농축되어 있겠지?”
스즈는 그렇게 말하고, 그녀다운 싹싹한 미소를 “이히히.” 하고 지으면서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그럼 그 진한 러브러브 정액, 내 아기 만드는 방에 좀 나누어줘도 좋지 않을까?”
괴로울 때는 위로하고, 기쁠 때는 서로 나눈다. 친구로서 당연한 귀결이었다.
“앗, 앗, 앗, 앗, 앗♡ 간다, 간다, 아응♡ 자지, 확 부풀었어♡ 와줘, 와줘♡ 미츠바 양을 향한 마음이 가득 담긴 순애 정액, 내 친구 보지에 찍찍 처리해줘♡”
“스즈, 싼다!”
“츳치♡ 나도, 가♡♡♡”
우리는 서로를 껴안으면서 동시에 절정에 올랐다. 시야와 의식이 하얗고 커다란 파도에 덮쳐진다. 하지만 무섭지 않다. 스즈와 손을 잡고 있으니까. 그녀와 함께 쾌락의 바다에 몸을 내던지고 감싸이듯 떠 있다.
정신을 차리고, 우리는 김이 피어오르는 열기 속에서, 쪽쪽 서로에게 입술을 누르고 있었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친구로서의 키스를 계속 하고 있었던 것 같다.
스즈가 멍하니 풀어진 표정으로 말한다.
“……츳치의 러브러브 정액 쩔어……. 곧바로 배 속이 찌릿찌릿 저리기 시작했어. 대체 얼마나 미츠바 양을 좋아하는 거냐고 묻고 싶은 느낌.”
의식을 하복부로 돌리자, 내 남근은 아직도 왈칵왈칵 스즈에게 정액을 쏟아 넣고 있었다. 이미 결합부에서 정액이 새어나오고 있다.
“……뭐라고 할까, 지금 내 아기 만드는 방, 츳치의 ‘미츠바 양 좋아해!’라는 마음이 가득 담긴 정자가 여기저기 헤엄치고 있을 거니까, 그 애들이 닿아서 엄청 두근두근하면서도 애절하게 욱신거리고 있어…….”
스즈는 친구의 사랑 이야기에 맞장구를 쳐주는 것 같은 다정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도 스즈에게 이런 얼굴을 보이고 싶다고 간절히 바란다. 스즈의 연애가 잘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가족에게 도우지마 씨를 소개하는 거. 잘됐으면 좋겠다.”
“……응.”
우리는 사뿐하게 키스를 한다. 스즈가 다정하게 내 입술을 살짝 깨물면서 속삭인다.
“츳치는 말이야, 나랑 그이 이야기를 할 때, 아주 다정한 표정을 지어. ‘아아, 이 사람, 정말로 내 행복을 바라는구나.’ 해서, 엄청 기뻐져.”
아무래도 나는 계속 그런 식으로 해왔던 것 같다. 안심하면서 나도 스즈의 입술을 살짝 깨문다.
“더블데이트 할까?”
“나랑 도우지마 씨면 너무 비교되는데.”
스즈와 미츠바 양을 여성으로서 비교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했지만, 나와 도우지마 씨는 가능하다. 그리고 결과는 누구의 눈에도 명백할 것이다.
“이히히. 괜찮아. 자지는 츳치가 더 크니까.”
스즈가 웃고, 나도 웃는다. 다시 키스한다.
달콤한 키스와 달콤한 사정을 계속하면서도, 우리 주위의 공기는 무설탕 그대로다.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이미 불필요해진, 내 어릴 적의 기억에는 뒷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도 불필요하다면 불필요하겠지만, 하지만 소중한 것이다.
울며 집으로 돌아온 나에게 부모님은 그 이유를 물었지만,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따돌림 당한 것이 부끄럽거나 하지는 않았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없었던 자신에게 분했다.
이유도 말하지 않고 계속 울고 있는 자식에게 부모님이 안절부절 못하고 있을 때, 초인종이 울렸다.
그 소리를 듣고 나갔던 어머니가 친구가 왔다며 기쁘게 내게 말한다. 부모님이 보기에는 구세주였겠지만, 나는 더 이상 친구 따위 필요 없었다. 유령이라도 온 건가 하고 수상쩍어 하면서 현관 앞으로 갔더니, 처음 보는 소녀가 서 있었다.
아마도 같은 나이. 얼굴은 모른다. 같은 유아원이 아니었을 것이다.
모래밭에서 있었던 일을 지나가던 길에 보고, 그대로 나를 따라왔다고 한다. 그 손에, 괴인 인형을 들고.
내가 내던져서 더러워진 그 인형은, 그녀가 씻어준 것인지 반짝반짝해져 있었다. 대신 그녀의 원피스 소맷부리가 조금 젖어 있었다.
그녀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여러 가지 의미의 ‘좋아한다’가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해.”
나에게 인형을 억지로 넘겨주고, 그 말만 남기고서 떠나가 버린 것이다.
그래도 결국, 나는 그때부터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에 겁을 내게 되고 말았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아니다.
여러 가지 ‘좋아한다’를 두 팔에 안고 있다. 얼마 안 있으면 넘쳐 떨어질 것이다.
그 아이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 내 방에서 스즈와 놀다가 이야깃거리가 떨어지면, 책상 서랍 안에 보관해둔 그 괴인 인형을 꺼내봐야겠다.
<친구 섹스 2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