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선배 유정에 밀려서 장학금을 못 받게 된 홍설은 학교를 휴학할 수 밖에 없었다.
엎친데덮친 격으로 집안 가세도 기울어져 당장 일을 해야할 판이었다.
자신의 등록금 정도면 휴학하면서 아르바이트 열심히 하고 복학해서 장학금 받는 식으로
어떻게든 할 수 있겠지만 집이 기울어져 빚까지 지게 된 상황에서 그런 한가한 생각은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특유의 성실함으로 닥치는데로 알바를 하며 집안 살림에 보탰지만 현실은 달라지는건
없었다. 홍설의 아버지마저 일하시다 허리를 다치시는 바람에 빚 갚으랴 아버지 병원비대랴
어머니와 둘이서 아무리 일을 해도 턱없이 부족했다. 동생 준이만은 학교를 꼭 마쳐야 한다는
부모님의 생각때문에 정작 자신의 복학은 점점 멀어져만 갔다...
그러던 어느날...
"오빠 지금 뭐라구요? 절 어떻게 보고 그런 말을 하는 거에요?"
"아니 설아 잠깐 내말 좀 들어봐. 난 그런 뜻이 아니라 니가 사정이 하도 딱하고 고생도 많이
해서 안쓰러워서 얘기해주는 거야. 그런 방법도 있다라는.."
"오빠말은 결국 저보고 몸이나 팔라는 거잖아요!!"
"설아 진정하고 내가 뭐 꼭 그런거 하라는게 아니라 그런 방법도 있다는 얘길 해주는거야."
"그말이 그말이잖아요. 오빠 그렇게 안봤는데 정말 실망이에요."
"너 여기서 평생 알바만 할거 아니잖아. 그리고 알바 해봐야 얼마나 번다고. 학교는 다시 안
다닐거야? 평생 가족들 뒤치닥거리만 하고 살래? 내가 아는 형이 실장인데 열심히만 하면 한달에
천만원도 번다고 하더라. 눈 딱감고 몇달만 하면 다시 학교 복학도 할 수 있겠구만. 내가 뭐 나
좋자고 이런 얘길 하겠냐? 그것도 여자애한테. 하기 싫으면 안해도 돼. 괜한 얘기 꺼내서 미안하다."
월 천만원이란 말에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순간 흔들려서 되물어볼 뻔한걸 겨우 참았다.
홍설에게 그만큼 절박한 상황이기도 했고 점점 힘에 부치기도 하였다.
하지만 자존심 강한 홍설은 아무리 절박해도 그런일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여기 그형 명함이야. 하던지 말던지 그건 너 알아서 하고 여기 두고 갈테니까 안할거면 그냥
버리면 돼."
"....."
같이 호프집 알바를 하다가 알게된 설이보다 2살 많은 정범이 꺼낸 얘기는 오피라는 성매매 일이었다.
알바를 하다가 먼저 일하고 있던 정범의 친절하고 서글서글한 행동에 좋은 오빠로 생각은 하고 있었다.
알바가 끝나고 맥주를 한두잔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설이가 집안 얘기를 한적이 있었다.
좋은 오빠라는 생각에 그냥 신세한탄이려니 하고 한 얘기였는데 이런 말을 듣게 되다니...
설이는 당황스러웠다. 오피라는 처음 듣는 성매매 업소도 그려려니와 그걸 정범에게 권유 받았다는 사실.
하지만 가장 당황스러운건 월수입 천만원이란 말에 흔들리는 자신이었다.
정범이 두고간 명함을 잠시 보다 꾸겨서 던지려는 순간 주변에 아무도 없는걸 확인하고 주머니에 넣는
설이었다.
알바를 하면서도 집에서도 설이의 머릿속은 온통 그생각 뿐이었다.
설이가 낮에는 과외를 하고 야간에는 호프집에서 알바를 하지만 빚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나이든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식당일이 전부였기에 아무리 노력해도 아버지 병원비만해도
버거운게 사실이었다.
설이의 마음은 점점 기울어지고 있었다. 집에 와서 인터넷으로 오피라는걸 검색해봤다. 많은 내용이
나오진 않았지만 오피스텔에서 남자를 받는 성매매였다. 남자 경험이 많지 않은 자신이 버틸수 있을까
생각도 해봤지만 이거저거 가릴 상황이 아니라는 생각이 더 강했다.
'딱 한달만 해보자. 한달만 해보고 정 아니다 싶으면 그만두면 되잖아.'
'아무도 모를거야...'
이런 생각을 하는 자신이 서글퍼졌지만 마음을 강하게 먹기로 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는 없다는
생각에 나만 희생하면 이 구렁텅이에서 조금이라도 빨리 빠져나올 수 있을거 같았다.
다음날, 정범이 준 명함으로 전화를 걸었다.
"네, 김준수입니다."
"저기..."
"네 말씀하세요."
"...정범 오빠 소개로 전화 드렸는데요..."
"아 네 무슨 일이시죠?"
"...이 번호로 전화하면 일자리 소개해 준다고.."
"아 그러시구나. 이름이 어떻게 되나요?"
"홍 설이라고 합니다.."
"음. 홍설씨 오늘 시간 되시나요?"
"몇시쯤이요..?"
"한 여섯시쯤 논현동 xx 오피스텔로 오시겠어요?"
"네..알겠습니다.."
"그럼 그시간에 보는걸로 하고 자세한 얘긴 나중에 해요"
"네.."
어젯밤 김준수는 정범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홍설이라고 자기랑 호프집에서 같이 알바하는 여자애인데
형 명함을 줬으니 혹시 연락이 갈 수도 있다고 미리 얘기해뒀었다.
"야, 됐고 와꾸 괞찮냐?"
"그렇게 눈에 확 띄게 이쁜 얼굴은 아닌데 묘한 매력이 있는 스타일이야"
"염병. 몸매는?"
"몸매는 호리호리한게 잘 빠졌어"
"마른애는 별론데"
"아냐아냐 형 말랐다기보다는 날씬한 느낌이야"
"그래? 뭐 그거야 보면 알겠지. 근데 연락 올지 안올지도 모르잖아"
"흐흐흐 아마 연락 할걸. 내가 어제 명함 필요없으면 버리라고 했는데 가져간거 같더라고."
"이새끼가 형님 명함을 막 함부로 굴리네"
"아 형 미안미안. 아무튼 얘 만약에 형네 가게서 일하게 되면 나한테 연락 좀 주라. 응??"
"왜? 와서 매상 좀 올려줄라고? 미친새끼.큭큭."
"내가 걔 좀 어떻게 해볼라고 했는데 존나 철벽이더라고. 그래서 형 썰 좀 풀었지. 걔네 집 사정이
많이 안좋아서 돈 많이 번다고 좀 꼬시면 넘어올거 같더라고. 자존심은 존나게 쎈데 뭐 집이 그모양이면
지라도 벌어야지 별 수 있나."
"이거 완전 개새끼구만. 안대준다고 나한테 팔아먹어? 큭큭큭"
"형 부탁 좀 할께. 나중에 내가 술한잔 진하게 살께."
"알았다. 이 쓰레기 새끼야."
그랬다. 사실 정범은 홍설의 집안 사정이니 그런건 관심도 처음부터 관심도 없었다.
친절하게 접근해서 어떻게 한번 후려볼 생각이었는데 남자에 관심없다는 듯한 태도에 방법을 바꾸기로 한
거였다. 그래서 좀 친해진 후에 맥주 한잔 하면서 얘길 해보니 남자랑 연애하고 그럴 처지가 아니었다.
자존심 강한 설이가 정범의 권유를 받아들일 거라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저 한번 던져나 본건데 덥석
물어주면 좋은거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정범이한테 어디까지 들으셨어요?"
"...오피스텔에서 일하는 거라고..."
"어떤 일인지는 알죠?"
"...네."
"이런일 경험 있어요?"
"아뇨. 처음이에요.."
"그럼 힘들텐데. 이거 쉬운거 아니에요. 적당한 생각이면 그냥 돌아가는게 좋아요"
"아니에요. 할 수 있어요.."
"그래요? 그럼 언제부터 할 수 있어요?"
"...오늘부터도 가능해요..."
"에이~ 이거 너무 쉽게 보시네. 이런일 경험도 없다면서 우선 교육부터 받아야해요."
"교..육..이요..?"
"홍설씨 남자 경험 많아요?"
"......"
"설마 처녀는 아니죠?"
"아니에요!"
"아 그러시구나. 오늘부터 하실거면 저랑 같이 올라가서 교육부터 받으시고 일은 내일부터
하시는 걸로 하죠. 뭐 물론 교육 받다가 돌아가셔도 되고 내일 출근 안하셔도 상관 없습니다."
"네..알겠습니다."
"그럼 올라가시죠"
김준수는 올라가는 엘리베이터에서 아랫사람인 듯한 누군가에게 두어시간 정도 자리를 비울테니
대신 손님을 받으라고 지시한다.
원래는 실장이 교육을 하면 안되는 거지만 김준수는 홍설을 처음 본 순간 정범의 말을 떠올렸다.
눈에 띄게 이쁜 얼굴은 아니지만 묘하게 매력이 있는..
'이 쓰레기 새끼가 그래도 제대로 물어왔네. 흐흐. 간만에 몸이나 좀 풀어야겠다.'
아무것도 모르는 홍설은 그저 김준수를 따라갈뿐...
그렇게 1312호에 도착했다...
"거기 계속 있을 거에요?"
이 문을 넘어서면 이제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들어선다는걸 홍설은 잘 알고 있었다.
순간 망설였지만 김준수의 말로 인해서 1312호의 문을 넘어섰다.
신발을 벗고 주변을 둘러봤다. 넓지도 좁지도 않은 방 크기에 쇼파와 TV가 놓여 있었고 욕실이 딸려 있었다.
그리고 한쪽편에 방 크기에 비해 커보이는 침대가 놓여 있었다.
"일단 옷장에 있는 옷 아무거나 갈아입어요."
옷장을 열어보니 원피스 여러벌이 걸려 있었다. 하나같이 길이가 짧은 야해보이는 옷이었다.
평소라면 입지도 않을만한 옷들이었다. 그중에 그나마 덜 야해보이는 옷을 골라서 갈아입기 위해 욕실로
들어가려고 한 순간 뒤에서 김준수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설이씨 지금 어디 가세요?"
"옷 갈아입으려구요."
"여기서 갈아입으세요."
"네? 여기서요?"
"네. 제 앞에서 갈아입으세요. 설이씨 지금 놀러온거 아니잖아요. 지금 교육중이에요. 손님앞에 두고 욕실로
가서 옷 갈아입거나 벗거나 하면 안됩니다."
"...네.."
처음보는 남자 앞에서 옷을 갈아입을려니 너무 부끄러웠지만 자신의 상황이 그런거 따질 처지는 아니었다.
"돌아서서 갈아입는것도 안돼요."
"...네."
옷을 갈아입기위해 돌아선 순간 그것마저 김준수에 의해 바로 제지 당했다.
어쩔 수 없이 김준수의 눈앞에서 옷을 갈아입기 시작한 홍설이었다.
"와우~ 설이씨 몸매 예술인데요. 겉보기엔 말라보이는데 벗으니까 완전 다른 사람이네요."
팬티와 브라 차림으로 김준수의 칭찬에 부끄러움과 동시에 뿌듯함을 느끼는 자신이 당황스러웠다.
"가슴도 크네. 무슨 컵이에요?"
"...B컵이에요."
"난 C컵인줄 알았는데 날씬해서 그런가 더 커보이네요. 꽉찬 B컵?"
"네..."
옷을 갈아입고 김준수의 소파 옆에 앉았다.
"이방이 앞으로 설이씨가 일할 공간이에요. 우선 시간부터 정합시다. 주간조랑 야간조가 있는데 어떻게 하실래요?"
"주간으로 할께요. 부모님이랑 같이 살고 있어서 너무 늦은 시간은..."
"그럽시다. 마침 주간에 아가씨가 모자르기도 하고. 급여는 기본 건당 8만원이에요. 설이씨가 처음이기도
하고 일하다 지명 많아지고 하면 조정해 줄게요. 설이씨 정도면 아마 금방 올라갈거에요."
"네..."
"뭐 더 궁금한거 있어요? 없으면 바로 교육 들어가죠."
"네."
"손님이 오시면 이런식으로 소파에 앉아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세요. 물론 지금 우리가 했던 얘기들은 안하겠죠?"
"네."
"무슨 얘기든 상관없어요. 그냥 이런저런 농담 따먹기같은 가벼운 얘기면 됩니다. 아무리 손님도 남자고 성욕을
풀러 왔다고는 해도 처음 보는 여자랑 하는건 어색하거든요. 지금 설이씨처럼요."
"네."
"어느정도 얘기 좀 하다가 손님이랑 같이 샤워를 해요."
"네? 남자랑 같이요?"
"네. 설이씨가 손님을 씻겨드려야해요. 물론 서비스도."
"서비스요...?"
"네. 그럼 이제 실습으로 들어가죠. 말로만 해선 설이씨같은 경험 없는 사람은 모르니까. 옷벗고 욕실로 들어오세요"
그말을 끝으로 김준수는 설이를 보며 옷을 훌렁훌렁 속옷까지 다 벗고는 욕실로 들어가 버렸다.
당황한 설이는 김준수가 옷벗는 모습을 지켜보다 부끄러움에 고개를 돌려버렸다.
"설이씨 자신없으면 지금이라도 돌아가요. 이 일 설이씨가 생각한거 이상으로 힘들어요. 경험 많은 아가씨들도
힘들어해요. 뭐라고 안할테니까 못하겠으면 그만 돌아가요."
"......"
'지금이 마지막으로 선택할 수 있는 순간이야. 지금 돌아가면 떳떳할 수 있어. 아직 아무것도 안했잖아.'
'대신 돌아가면 현실이라는 시궁창으로 다시 돌아가겠지. 평생 대학도 다시 못 돌아가고 집에 빚만 갚다 끝나는...'
'어떤게 더 시궁창일까...'
"아니에요. 들어갈께요."
마음을 다잡은 홍설은 좀전에 입었던 야해보이는 원피스를 벗기 시작했다.
팬티와 브라까지 벗은 홍설은 손으로 가슴과 아래부분을 가리고 욕실로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