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화 (19/26)

00019  첫날밤  =========================================================================

                                                      

“왜요? 서은지보다 제가 훨씬 못해서 마음이 안 동해요?”

하영은 온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성취감에 뿌듯했다. 비록 엄청난 양의 막걸리에 의존하긴 했지만 그녀는 난생 처음으로 남자를 꼬드기고 있다. 낭패스런 표정의 낙원은 아무리 봐도 싫어하고 있지 않다! 그녀는 박차를 가하기 위해 양 팔을 바닥에 지탱하고 몸을 들어 올려 그에게 쑥 다가갔다. 거의 비슷한 눈높이에서 자신을 물끄러미 쳐다보는 동그랗고 예쁜 눈동자. 낙원은 주저하다가, 손을 뻗어 그녀를 끌어안았다. 

“싫을 리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왜 그렇게 머뭇거려요?”

“그럼 은지씨는요.”

“그럼 제 쪽에서 먼저 좋다고 치근덕대야 되요?”

하영은 낙원을 마주본 상태로 끌어안았다. 다리로 그의 등을 감고 그의 어깨에 고개를 묻는다. 술에 어질어질하게 취해 있어서인지 그 동작 하나하나가 몹시 가볍게 느껴졌다. 온 몸이 물에,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 것만 같아 하영 자신의 몸 같지가 않다. 

그래서 더욱 제멋대로 행동할 수 있게 된 것일 테지. 

하영이 과감하게 나오자 낙원도 적극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주저하며 그녀의 목덜미를 쓸던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입술에 닿았다. 하영이 살짝 입을 벌려 이빨을 드러내자 손가락으로 톡톡 피아노 치듯 건드리던 그는 자신의 입술을 그쪽으로 끌어와 혀로 살짝 입술을 건드렸다가 이내 안으로 침범해 들어왔다. 격렬하게 혀를 섞으며 그녀를 부둥켜안은 그는 정신없이 가슴이며 등을 주물럭댔다. 

“하, 은지야, 너 진짜 예쁘다.”

잠시 키스를 멈추고 타액 번들번들한 입술로 하영을 쳐다보는 낙원의 눈엔 욕망이 가득했다. 아까와는 전혀 딴 사람처럼 굴고 있는 그에게 사정없이 만져지고 있는 하영 또한 흥분으로 몸이 달아올랐다. 

키가 멀대 같이 크고 통통해서 미련해보이던 그가 지금 이 순간만은 엄청나게 섹시해 보인다. 성욕에 사로잡힌 까만 눈동자와 짙은 색의 피부가 육감적이어서 그녀 욕망에 불을 지폈다.

“일단 일어날까요.”

낙원의 귓가에 속삭이는 하영. 낙원은 아쉬운 얼굴로 일어나 계산을 하러 갔다. 비틀거리며 일어난 하영이 낑낑대며 신발과 씨름하고 있자 다가온 낙원이 구두 한 짝을 집어 들었다. 꿇어앉은 채 아래에서 그녀를 올려다보고 있는 낙원의 눈매가 미치도록 섹시하다. 그는 바로 신을 신겨주지 않고 그녀와 눈을 마주친 그 상태에서 그녀의 한 발을 주물럭댔다. 하영은 숨이 멎을 것 같았다. 이런 건 최승낙 같은 바람둥이나 하는 짓일 줄 알았는데.

호텔로 향하는 택시에서도 둘은 혀를 섞은 상태로 정신없이 서로의 몸을 더듬었다. 조금이라도 시간을 지연시키고 싶지 않아서, 호텔 바로 입구에서 내린 둘. 

열쇠로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기 직전까지는 오히려 몸을 사리면서 살짝 떨어져서 걸었다. 그러면서도 하영은 계속 낙원 쪽을 의식하고 있었고 낙원도 마찬가지였다. 둘은 당장이라도 몸을 섞고 싶어서 온 몸이 달아올라 있었다. 

철컥. 문이 잠기자마자 둘은 서로에게 달려들었다. 낙원은 아무렇게나 하영의 몸을 더듬어 지퍼를 찾았는데, 아무리 더듬어도 잡히지 않자 애가 탔다. 미친 듯이 그녀의 등판을 더듬거리는 그가 처음엔 이해되지 않던 하영은 사태를 파악하고는 직접 옆구리에 달린 지퍼를 내렸다.

“아.”

“하여간 눈썰미 없다니까.”

눈웃음치는 하영을 사랑스럽다는 듯이 끌어안은 낙원은 손으로 벌어진 원피스를 아래로 내렸다. 브라와 팬티 차림이 된 그녀를 옆으로 안아들고 침대까지 걸어간다. 남자한테 옆으로 안겨본 적이 없는 하영은 어딘가 낯간지러우면서도 기분 좋았다. 그녀와 키가 비슷한 승낙은 한 번도 그녀를 이런 식으로 안아준 적이 없었다. 

그녀가 속옷을 직접 벗을까 말까 고민하는 동안 단숨에 전라가 된 낙원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예상대로 전신에 군살이 붙어 있고 여기저기 피부 처진 게 느껴지긴 했지만 볼썽사나울 정도는 아닌 낙원의 몸. 뱃살이 전혀 없다고 할 순 없지만 전체적으로 매끈하고 호리호리한 하영의 몸에 비해 떨어지는 몸이긴 하다. 그러니, 이 사람과 같이 다니면 축복 받은 커플로 있을 수 없겠지. 어쨌건 선남선녀였던 승낙과 자신은 눈에는 보기 좋은 커플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이 남자는 하영을 돈을 주고 빌렸으니까 비교할 게 못 된다.

낙원은 손을 그녀 등 뒤로 돌려 브라를 벗겨준 다음 팬티 쪽으로 손을 뻗었다. 바로 벗기지 않고 손을 넣어 손가락으로 안을 탐색한다. 식당에서부터 이어진 긴 전희 때문에 내부는 질척질척하게 젖어있었다. 팬티를 다리 사이에 걸쳐질 정도로 내리자 팬티에도 끈적끈적하게 애액이 묻어 있다. 그걸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자 그의 손을 쳐내고는 자기가 팬티를 벗어버리는 하영.

픽 웃으며 그가 다가오자 매트리스의 출렁거림이 느껴진다. 이미 꽂꽂하게 선 그의 것은 단숨에 반 정도, 이어 전부가 다, 그녀의 안으로 밀고 들어왔다.

“아!”

“좋아?”

그녀를 꽉 끌어안고 정신없이 움직이던 그는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승낙은 한 번도 이런 걸 묻지 않았기 때문에, 하영은 왠지 민망하고 쑥쓰러웠다. 하지만 이미 술김에 갈 데까지 가버린 몸, 별로 망설이지도 않고 그의 어조를 따라 “좋아!”하고 흐느끼는 그녀의 반응이 그를 만족시켜주었다. 질척질척한 그녀의 내부를 사정없이 꿰뚫어오는 그의 물건이 그녀를 흥분시켰다. 좀 더, 좀 더 세게, 강한 자극을 바라며 그녀는 그의 엉덩이를 움켜쥐고 정신없이 몸을 흔들었다. 절로 발끝에 힘이 들어가고, 온몸으로 자극이 찌르르하게 올라온다. 정신이 나가버릴 정도로 좋았지만 아직 완전히는 채워지지 않아서 하영은 그가 더 센 것을 주기를 갈망했다. 그때, 간과했던 한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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