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10 출장 아내 서비스 개시 =========================================================================
“여보야, 이리와 봐.”
처음 불러보는 출장 아내이지만 인환은 금세 적응해버렸다. 원래 수줍고 사회성 없는 성격인데도 자신보다 더 약해보이는 영희가 만만해서인지 그는 전혀 부끄럽지 않았다.
만약 그가 처음으로 돈 주고 샀던 여자, 그때 그 가슴 크고 눈매가 날카로웠던 그 여자가 아내로 왔더라면, 그는 결코 이렇게 거리낌 없을 수 없을 것이다.
그는 문득 불발된 첫 섹스가 생각나 몸서리를 쳤다.
좁아터진 방 안. 여자를 불러놓고 아무 것도 못하던 한심한 자신. 인환을 비웃던 여자의 얼굴이 생각나고 말았다.
“왜 그래요?”
긴 웨이브 머리를 풀고 딱 붙는 섹시한 옷을 입었던 그 여자는 인환이 우물쭈물하자 마치 따지는 것처럼 그렇게 물었다. 마치 묻는 것 같은 형식을 띠고는 있지만 실상은 그를 다그치고 있었다.
톡톡 쏘는 그녀의 말투에 얼어붙은 인환은 마치 석고상처럼 굳어버리고 말았다. 그런 그를 빤히 보던 여자의 얼굴에 확연한 비웃음이 걸렸다. 한쪽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더니 인환에게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은 채로 소파에 철푸덕 주저앉았다.
“여길 봐봐요.”
마치 말을 놓는 듯 높이는 건방진 뉘앙스로 말하며, 여자는 옷을 벗었다. 딱붙는 원피스를 팔을 들어 올려 위쪽으로 끄집어낸 다음, 섹시한 속옷 차림으로 인환을 보았다.
무척 섹시한 서비스에 흥분이 되면서도, 여전히 하대 당했다는 상처가 따라붙어 제대로 즐길 마음이 나질 않았다.
여자는 자신의 풍만한 가슴을 주물럭댔다. 아주 천천히, 리드미컬하게 브래지어 안에 손을 넣고는 커다란 가슴을 만져대는 모습이 숨 막히게 섹시했다. 여자는 브래지어를 살짝 아래로 내려 젖꼭지가 살짝 밖으로 삐져나오게 했다. 그런 다음 길다란 손가락으로 살짝살짝, 자신의 유두를 애무했다.
“아앙!”
스스로의 행위에 도취되었는지, 여자는 간간히 신음을 내질렀다. 인환은 침을 꼴깍 삼키며 그녀를 감상했다. 여전히 문 입구에 서서, 그녀 쪽을 연신 훔쳐보았다.
내리깐 눈으로 슬쩍 인환을 보면서 자기 몸을 만져대던 여자가, 갑자기 멈추었다. 그녀는 슬쩍 그를 째려보더니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지금 뭐하자는 거예요? 이렇게까지 해주는데 멀뚱히 서서는. 왜 사람을 혼자 쇼하게 만들어요?”
그 순간, 그의 아랫도리는 참담하게 시들어버렸다. 그때의 트라우마가 강렬해서일까, 그 뒤 이어진 서너 차례의 시도에도, 그는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자.. 자기야?”
갑자기 석화되어버린 인환을 영희가 걱정스레 올려다보았다. 자신보다 10센티는 작은 아담한 체구의 영희를 보자 인환의 기가 다시 살아났다.
이 아이는 체구가 작기도 하거니와 어딘가 소심하고 부끄럼 타는 성격인 것 같아 그를 편안하게 만들어주었다. 계속 머뭇머뭇하며 옷 벗을 생각도 못하고 있는 영희가 인환은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이리온.”
작은 새 같은 영희가 인환은 마치 자기 조카 같이 느껴졌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어린 아이를 부르듯이 불러버리고 말았다.
인환에게는 실제로 영희와 동갑인 하수민이라는 여자 조카가 있었지만, 그녀는 싸가지 없는 성격에 인환을 무시했다. 수민에게 이런 말투를 썼다가는 무슨 소리를 들을지 몰랐다.
영희는 어린애 취급당했는데도 별 망설임 없이 그에게 다가갔다.
이미 나체가 된 인환이 씨익 웃으며 그녀를 꼭 끌어안아 주었다. 흰 원피스에 흰 가디건을 입은 작고 예쁜 소녀.
하얀 새처럼 사뿐히 날아와 자신에게 안기는 영희를 끌어안으며 인환은 지나치게 감동 받고 말았다.
인환은 살며시 영희를 자신으로부터 떼어내고는 마치 아름다운 조각품을 감상하듯 바라보았다.
부끄러워 눈을 내리까는 나의 작은 새. 인환은 또 한 번 자신감을 충전했다. 그는 이번에야 말로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더 오래 음미하며 천천히 맛보고 싶었지만, 그에게는 단 두 시간 밖에 없었다. 그는 영희가 방에 들어오자마자 타이머를 눌렀었다.
“지금부터 두 시간 해도 되지?”
라고 묻자 경험이 없는 영희는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었다. 원래대로라면 들어오자마자 시간을 재야한다.
흘낏 책상 위에 놓인 타이머를 바라보자 아뿔싸, 벌써 10분이 지나버렸다. 그는 서두르기 시작했다. 첫 섹스인 만큼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었던 것이다.
시간이 다섯 시간만 되었어도 천천히 한 순간 한 순간 음미하며 영희를 맛볼 테지만, 가난한 그에겐 두 시간이 최대치였다. 그는 허겁지겁 영희의 옷을 벗겼다. 그의 거친 손놀림에 영희의 몸이 자꾸 앞으로, 옆으로 기우뚱거렸다. 아까까지만 해도 친절했던 그가 야수처럼 돌변하자 영희는 겁이 덜컥 났다.
이런 모습은 마치 수찬 같았다. 알 수 없는 이유로 분노하며 거칠게 영희의 옷을 벗기던 수찬이 떠올라 영희는 몸을 떨었다.
갑자기 오돌오돌 떨기 시작하는 영희를 보자 인환은 안쓰러웠다. 하지만 영희를 달래고 어르고 하다보면 아까운 두 시간이 자꾸만 훌쩍훌쩍 날아가 버릴 것이다. 안 된 일이기는 하나 어쩔 수 없었다. 인환은 저도 모르게 명령조로 말했다.
“침대에 가서 누워.”
이게 이 남자의 본성인가 보다. 영희는 바로 체념하고 침대로 가서 누웠다. 이미 수찬을 통해, 남자의 이런 위압적인 모습에 길들여진 영희였다.
영희가 침대에 반듯하게 눕자 인환이 그 위로 올라갔다. 그는 잠시 그가 정복할 여체를 감상했다.
늘씬하고 앳된 영희의 몸은 마치 아름다운 도자기 같았다.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가녀린 여체가 인환의 정복욕에 불을 지폈다. 모양은 예쁘지만 썩 크지 않은 가슴, 호리호리한 몸매. 소녀와 여성의 중간에 있는 이 몸이야말로 인환을 위해 준비된 몸 같았다.
아직 여자를 맛본 적 없는 그에겐 탱탱하게 잘 여문 완벽한 여체보다는 이런 미숙한 몸이 더 잘 맞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그가 동정인 것은 이제까지 영희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