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화 (2/26)

00002  불공평한 관계  =========================================================================

                                                      

“오늘도 예쁘다, 영희야.”

수찬은 영희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온몸이 으스러져라 세게 안아오는 통에 영희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괴로웠지만 아프다고 했다가는 또 안 좋아질 것만 같아서, 영희는 참기로 했다. 

그 사이 수찬은 계속해서 달콤한 말을 쏟아내었다. 그 말은 영희의 고통을 완화시키기에 충분했다.

자연히 그녀를 끌어안은 손이 부드럽게 바뀌고, 그는 영희의 귓불을 살짝 건드렸다가 긴 목선을 쓰다듬기 시작했다.

“오빠, 간지러워..”

“못 참겠어?”

바르르 떠는 영희는 약하고 사랑스럽다. 수찬은 장난기가 발동했다. 계속 목덜미며 겨드랑이 같은, 그녀가 간지러워할 만한 부위만 공략했다. 그러자 영희의 부드러운 피부에 소름이 돋았다.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몰라 당황하는 영희.

“영희야, 넌 정말 왜 이렇게 귀엽니.”

부끄러워 얼굴을 발그레하게 물들이는 영희. 이 순간 수찬은 진심으로 영희가 사랑스러웠다.

수찬은 그런 그녀를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자신의 얼굴을 영희 쪽으로 바짝 들이댔다.

“아!”

당황해 비명을 지르고 마는 영희. 눈이 마주치자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고, 이내 눈을 감을 듯 내리깐다. 도도한 여자애들이 눈을 내리까는 것과는 다른 느낌으로, 영희는 무척 수줍어하며 시선을 아래쪽으로 황급히 던졌다. 그 행동에 수찬의 아랫도리가 찌르르 울렸다. 

정말, 이럴 땐 영희가 너무나 사랑스러워 미칠 것만 같다. 어떠한 불순한 감정도 개입되지 않은 채 그저 순수하게 그녀가 좋다. 하지만, 하고 몇 마디 더 따라오는 게 항상 문제였다. 

수찬은 도리질을 쳤다. 지금은 우울한 생각에 빠져들고 싶지 않았다. 그는 좀 더 과감하게 행동하기로 마음먹었다.

“영희야, 여기로 와.”

수찬은 자신의 양 다리를 벌린 채 다리 사이의 빈 공간을 톡톡 건드렸다. 그 말에 영희는 벙쪄서 멀거니 보기만 하고 있었다.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것 같았다.

“일단 도시락 내려놓고, 옳지.”

수찬은 엄마가 어린 아이에게 지시하듯 영희가 앞으로 해야 할 행동 하나하나를 알려주었다. 영희는 순순히 도시락 뚜껑을 덮고, 멀리 치운 다음 그의 지시대로 일어나 수찬에게 다가갔다. 그의 바로 앞에 서서 긴장하고 있는 영희. 그녀가 긴장하고 있는 이유는 오로지 성적인 이유에서였다.

수찬은 영희가 긴장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럴 때만은 예외였다. 이 순간만은 그녀가 긴장하면 할수록 좋았다. 

“무릎 꿇고 앉아봐.”

그 말에 영희의 몸이 가늘게 떨렸다. 그녀의 시선, 턱을 내리는 각도, 떨림 하나하나가 몽땅 다 수찬을 자극했다. 아랫도리에 피가 몰리고, 뱃속이 흥분으로 요동친다.

“옳지. 좀 더 가까이 와.”

그렇게 말하며 수찬은 손수 바지 단추를 열고 지퍼를 내렸다. 바지와 트렁크를 무릎까지 내리고는 영희의 턱을 잡아 올려 자신의 무릎에다 걸쳤다. 영희는 반쯤 일어선 그의 물건을 쳐다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게 우습고, 귀여워서 수찬은 더 얄궂게 굴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면 안 되지. 앞으로 니가 빨 건데.

자, 망설이지 말고 똑바로 봐.“

영희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계속 거부했다가는 수찬에게 미움 받을 것 같았다. 

분명 오늘 아침만 해도 수찬과 헤어지기로 마음먹었던 영희는, 뜻밖의 좋은 분위기에 완전히 휩쓸려 버린 상태였다. 그녀에게 이별은 이미 예정에 없었다. 

그저 조금이라도 수찬에게 잘 보여 좋은 기분인 채로 있고만 싶은 영희. 눈을 질끈 감았다 뜨고 수찬의 페니스에 더욱 가까이 접근했다. 수찬은 기분 좋은 듯 부드러운 손길로 영희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 손길이 너무 기분 좋아서, 영희는 좀 더 수찬에게 인정받고 싶었다. 

“영희야, 이제 살짝 혀 내밀어봐.”

주저하며 아주 조금만 혀를 입술 밖으로 끄집어내는 영희. 혀를 내민 상태로 눈만 올려 수찬을 보았다. 이 상황이 민망하고 어색해서 얼굴 전체에 화끈화끈 피가 몰렸다. 고양이처럼 올라간 영희의 예쁜 눈이 치켜뜬 형태로 자신을 보자 귀엽기도 하고 섹시하기도 했다.

수찬은 아랫도리에 열이 확 오르는 걸 느꼈다. 붉으스레한 그것엔 이미 힘줄이 확연하게 돋아나 있었다.

“조금만 더 빼서, 핥아봐. 끝에 말고 여기에.”

수찬은 자신의 기둥을 건드렸다. 영희는 머뭇머뭇 하다 이내 결심하고, 수찬의 기둥을 살짝 핥았다. 몇 번 살짝살짝 맛만 보다가, 조금 더 과감하게 혀를 내밀고 전체를 훑었다. 이렇게 하는 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노련한 듯이 움직인 것 같아서, 영희는 스스로가 뿌듯했다.

“잘하네.”

수찬은 영희의 뺨을 가볍게 터치했다. 애정이 느껴지는 그 손길이 기분 좋았다.

“그럼 좀 더, 라고 하고 싶지만... 

더 이상 못 참겠다, 영희야.”

그는 참지 못하고 영희가 있는 밑으로 몸을 던졌다. 의자에서 단숨에 내려와 영희를 끌어안는 수찬. 품 안에 완전히 들어오는 이 약한 육체가 사랑스럽다. 그리 크지 않은 가슴과, 가늘가늘한 뼈와 살이 느껴진다. 이 느낌이 참을 수 없이 좋다.

“오빠! 누가 보면 어떻게 해.”

개량 한복 저고리에 손을 뻗는 수찬을 영희가 다급히 말렸다. 수찬은 조금 어이없기도 했다.

“아까까지 실컷 내 걸 빨았잖아? 그건 뭔데?”

“..계속하면 안 될 것 같아.”

“여기 우리 말고 누가 더 있어? 봐봐. 그러지 말고!”

그는 설명할 여유가 없었다. 다급하게 영희의 저고리 고름을 풀고 확 벗겨 바닥에 던져버렸다. 따스한 봄날이었지만 갑작스레 어깨가 드러나자 살짝 한기가 느껴졌다. 영희는 주변에 누가 오지 않나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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