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화 (58/71)

 "지독한 노인네.."

이지헌은 가벼운 가운만을 입을 차림으로 복도 끝의 거대한 창문으로 걸어갔다. 창 밖에는 커다란 달이 떠올라 대지를 비추고 있었다. 이지헌의 눈길은 수백미터 밖의 집사 사택을 바라보고 있었다.

레아는 이 저택에 온지 채 두달이 되지 않았다. 작업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미완성의 인형이라는 말이었다. 그런 레아이기에 되도록이면 자신이 맡아 완벽하게 작업을 끝내고 세바스찬의 입에 던져주고 싶었지만 어지간히 끈길긴 그 늙은이는 결국 이지헌을 포기하게 만들었다.

 "후훗"

이지헌은 쓴웃음을 지었다. 취향이 상당히 독특한 세바스찬이기에 아직은 순진한 레아는 꽤나 곤란을 겪을 것이다. 물론 그 세바스찬의 조교로 인해 다른 인형에 비해 조금은 부족해 보이던 레아의 숨겨진 능력을 발굴하게 된 것은 반가운 일이었지만.

삐이걱..

이지헌은 방금 전까지 세 명의 인형과 격렬한 정사를 벌이던 방으로 돌아왔다. 넓은 침대의 시트는 온통 지저분한 체액으로 더럽혀져 있었고 방안에는 끈적거리고 뜨거운 냄새가 감돌고 있었다. 이지헌은 침대 위에 온 몸을 더러운 액체로 적시고 쓰러져 있는 세 명의 소녀를 바라보며 잠시 흐뭇한 미소를 짓다가 구석에 걸어둔 자켓에서 휴대폰을 꺼내 가져왔다.

드르르르르....

드르르르르...

드르...

 "아, 여보세요."

몇 번의 신호음이 가고, 피곤해 보이는 남자가 전화를 받았다. 이지헌은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말했다.

 "안녕하십니까.. 김단장님."

 "오오~!! 술사님이시군요. 야심한 밤에 어쩐 일이십니까."

이지헌의 전화를 받은 사람은 바로 지서연의 의뢰인이었다. 이지헌은 구석의 의자에 깊숙히 몸을 묻으며 말을 이었다.

 "최면 공정의 진행 과정을 알려드리려고 전화 드렸습니다. 또 이후 일정에 대해서 의논할 것도 있구요.."

 "아, 예예!! 물론 잘 되고 있겠지요??"

 "후후, 물론입니다. 이미 절반 쯤은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의뢰인분의 취향에 맞는 인형으로 교육시키는 과정을 밟으면 됩니다. 그래서 말 입니다만,, 내일까지 팩스로 간단한 요구사항에 대해서 의견을 보내주시면 고맙겠군요."

 "오오! 잘 알겠습니다. 번호는 이전의 그것인가요?"

 "그리로 보내 주시면 되겠군요."

 "알겠습니다. 내일 바로 보내도록 하지요."

 "그럼,"

이지헌은 전화를 끊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무래도 이 난장판인 방에서는 잠을 잔다는 것이 불가능 할 것 같았다. 이지헌은 복도 끝에 자리잡은 계단을 타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위층에도 역시 수 많은 방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지헌은 3층의 방들도 모두 지나치고 다시 4층으로 올라가 그 끝의 방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 

스위트 01

방의 이름이었다. 최고급 호텔 객실의 모습으로 꾸며진 방안은 넓고 아늑했다. 이지헌은 곧장 넓고 푹신한 침대위로 몸을 던지듯 누워버렸다. 그리고 이내 이지헌은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

 "하으읏, 아아아응!!! 하아아.. 하아.. 아아앗! 아하하핫!!"

세바스찬은 기분이 좋은 듯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가끔 여자다운 신음소리를 흘리는 레아를 음탕한 눈빛으로 살피면서 힘껏 몸을 움직였다. 

세바스찬은 지금 레아의 뒤에 기마자세로 서서 레아의 항문을 공략하고 있었다. 크라켄은 세바스찬의 몸을 받치며 세바스찬의 움직임을 돕는 한편 레아의 계곡을 파고들며 잔뜩 축축한 액체로 적셔놓고 있었고 또한 그녀의 온 몸을 감싸며 자극을 계속하고 있었다. 돌기가 가득한 촉수중 하나는 레아의 입을 거칠게 파고들어 있었는데 레아의 얼굴은 이미 하얀 정액으로 가득 더럽혀져 있었다. 세바스찬의 작품이었다.

 "허억, 허어억.. 후우.. 역시 대단해!!"

세바스찬은 기쁨에 찬 탄성을 내질렀다. 평범하고 평범한... 물론 어디까지나 이 저택안에서의 평범이지만... 그런 레아의 유일한 장점!! 그것은 바로 이 저택의 백여 인형들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뒷문이었다. 무조건 조이는 것이 아니라 쫄깃한 탄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부드러운 쾌감도 있었다. 언제나 처녀의 그곳을 탐하는 듯한 조임을 유지하면서도 농익은 과부의 것처럼 능란한 느낌도 받을 수 있는 최상의 쾌락이 바로 레아의 뒷문이었다.

 "으윽,, 으으으.. 하으읏!! 앙! 아읏,, 아아앗!!"

이미 레아의 온 몸은 완전히 새빨간 빛을 띄고 어쩌면 그 위의 크라켄이 익어버릴까 걱정이 될 정도로 뜨럽게 달아올라 있었다. 크라켄의 분비액으로 충분한 윤활이 되는 레아의 항문내벽은 뜨겁게 율동하며 세바스찬의 노물을 괴롭히면서 동시에 레아의 몸 속 깊숙한 곳까지 짜릿한 쾌감을 전달해 주고 있었다.

 "흣, 흐으읏,, 후우우.. 하악!! 허어어어.."

세바스찬의 늙은 백발은 온통 땀으로 젖어 쭈글쭈글한 노안에 달라붙어 있었다. 마찬가지로 레아의 금발 트윈테일도 엉망으로 풀어져 크라켄과 뒤엉켜 있었다. 크라켄은 레아의 푹 젖은 그곳을 희롱하면서 동시에 레아의 가장 민감한 클리토리스를 빨판으로 강하게 빨아들이며 괴롭히고 있었다.

 "흐으읏, 흐읏, 하아앙, 하읏,, 하아아앗,, 하아아... 하아.. 하아아아아아앗!!!!!!!!"

본래 연체동물인 크라켄이 머쓱해 질 정도로 격렬하게 꿈틀거리던 레아의 몸이 활처럼 꺽이며 흔들렸다. 동시에 크라켄의 촉수가 깊숙하게 파고들어 있던 레아의 그곳에서 짙은 빛의 하얀 액체가 틈을 비집고 흘러내렸다. 벌써 세 번째의 절정... 레아의 눈은 완전히 풀려있었다. 이미 온 몸은 힘을 잃고 축 늘어져 있었지만 크라켄이 쓰러지지 않게 받치고 있었다.

 "후우, 후우욱, 하아.. 하아아앗!! 오오오.. 가, 간다!!"

세바스찬도 더 이상은 견디기 힘든지 늙은 얼굴을 흥분으로 가득 물들이며 허리를 밀어붙였다. 뜨거운 항문점막을 헤치고 들어간 노물은 꿈틀거리며 부풀어오르고, 좁은 장벽의 안에 농익은 색깔의 끈적한 욕망의 배설물을 잔뜩 쏟아부었다.

 "하아아아..."

 "후우,, 후우,, 역시 대단해"

한참을 레아의 뒤에 달라붙어 여운을 즐기던 세바스찬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레아는 이미 격한 쾌감으로 정신을 잃은 듯 가끔 넋나간 듯한 신음성만 흘리며 완전히 쓰러져 있었다.

 "하아아아.."

세바스찬의 늙은 몸도 힘을 완전히 잃고 뒤로 넘어가버렸다. 올해 65세... 세 번의 사정은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세바스찬은 아직도 젊은 몸을 느끼며 환희에 발버둥쳤다.

 "크라켄... 알아서 귀환하도록."

세바스찬은 옆에 굴러다니던 나무막대를 집어 크라켄에게 건네주었다. 검은 흑단목으로 된 그 막대는 바로 크라켄을 조종하는 막대였다. 크라켄은 그 막대를 집어들더니 구석의 나무상자도 들고 방을 나갔다. 이지헌의 침실에 있는 연체 조교실을 찾아가는 모양이었다.

삐이걱..

문이 열리고,, 크라켄의 흐물거리는 몸이 완전히 빠져나갔다. 다시 문이 닫히고,, 어두운 방 안에는 온 몸을 끈적한 액체로 뒤덮고 있는 늙은 남자와 어린 소녀가 남겨져 있었다.

이지헌은 천천히 눈을 뜨고 몸을 일으켰다. 어느새 아침이 되었는지 새하얀 햇살이 창문을 비집고 방안을 온통 뒤덮고 있었다. 

 "후우우..."

온 몸이 뻐근하고 힘들었다. 이지헌은 자신의 눈 앞에 손가락 몇 개를 펼쳐놓고는 기묘한 모양으로 뒤틀었다. 이지헌의 입에서 조용한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최면코드, 인형의 지배자... 나는 이제 온 몸의 피로를 잊고 활기를 되찾는다..."

잠시 이지헌의 눈빛이 흐려지고 잠시 후 눈빛이 돌아온 이지헌은 온 몸에 생기가 넘치는 것을 느끼며 밝은 미소를 지었다.

삐이이익!!

 "응?"

크게 기지개를 켜던 이지헌은 방 구석에 있는 팩스에서 울리는 신호음에 고개를 돌렸다. 드르륵,, 드르륵,, 하는 소리와 함께 종이 한 장이 뽑혀 나오고 있었다.

 "그렇군, 의뢰인에게 세부 주문을 받게 되어있었어"

이지헌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팩스의 옆으로 걸어갔다. 집어든 종이를 읽는 이지헌의 입에서는 상쾌한 휘파람 소리가 흘러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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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세부 주문서.

의뢰인 김도만은 의뢰 물품 지서연에 대하여 다음 다섯 가지를 주문합니다.

1. 자신이 아이돌의 멤버라는 것에 대해서 대단한 우월감과 자신을 가져야 한다.

2. 소녀적인 감성을 가지고 있어 불쾌한 행위에 대해서 극도의 저항감을 가져야 한다.

3. 강제적인 관계에 저항감을 가지면서도 쉽게 굴복하며 결국 스스로 원하게 된다.

4. 쉽게 달아오르는 몸을 가져야 한다.

5. 마스터에 대한 무조건 복종보다는 인간대 인간으로서의 순종을 원한다.

추가 주문인 4, 5번에 대한 지불인 1억 5천은 사무실에 보관을 의뢰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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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후후,,, 결국 아이돌 멤버로서 남아있는 그녀를 원하는 대로 가지고 놀겠다... 이거군?"

이지헌은 낮은 웃음을 흘리며 종이를 받아 챙겨두었다. 오늘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가야했다. 이성을 밀어낸 사이에 야성적 본능을 일깨워 세뇌가 쉬워진 상태로 만들고 드러난 무의식의 표면에 계약 내용을 깊게 새기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작업이 끝난 이후에는 이성을 깨워 그 이성에 맞서 싸우는 내면의 무의식을 도와 이성을 굴복시키고 완전한 인형으로 만들어 넘겨주면 되는 것이다.

드르르르.. 

   드르르르...

이지헌은 휴대폰을 들어 전화를 걸었다. 몇 번의 신호음이 지나고 익숙한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오오~ 왠일이신가 이사장?"

 "지서연의 스케줄이 바쁜가요?"

이지헌은 통화대상인 JH의 사장 서지형에게 지서연의 스케줄에 대해서 물었다. JH의 최면실에도 필요한 장비가 충분히 구비되어 있었지만 오늘은 집으로 데려와 작업에 들어가려는 생각이었다.

 "흐음,, Angels는 요즘 스케줄이 없지. 왜? 집에서 작업하려는가??"

 "여기로 보내주시면 고맙겠군요.. 저택의 리무진이 본사 앞으로 지금쯤 도착했을 겁니다. 아, 지서연과 함께 한소정도 보내주시면 더 좋겠군요. 그리고 아마 의뢰인으로부터 추가 지불이 들어왔을 겁니다. 한소정에 대한 임대료 3천은 챙기시고 나머지 금액은 계약대로 6:4로 배분하여 지서연과 함께 본가로 보내주시죠"

 "하하핫,, 알겠네, 바로 처리해주지"

 "그럼,"

이지헌은 전화를 끊었다. 저번에 이미 한소정을 건드려 놓았기 때문에 그녀는 지금 상당히 정신이 불안한 상황일 것이다. 일단 건드렸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끝장을 보아 두어야 했다. 물론 이지헌이 한소정의 기억을 조작해 두었기 때문에 그 행위가 기억에 남아있지는 않겠지만 정신이 들었을 때 나체인 상태의 자신을 보고 꽤나 충격을 먹었을 것이다.

 "식사시간입니다. 주인님."

 "아, 그래"

이지헌은 세바스찬의 음성을 듣고 고개를 돌렸다. 분명 어젯밤에도 레아와 함께 격렬한 관계를 치루었음이 분명한데도 언제나와 전혀 다를 것이 없는 안색이었다. 정말 존경스러운 늙은이였다.

이지헌은 침실의 홀로 걸어갔다. 천천히 계단을 내려오는 이지헌의 눈에 홀 중앙에 놓인 거대한 탁자와 그 위를 장식한 붉은 식탁보와 촛불들, 그리고 가득한 접시들이 보였다. 하지만 그 접시는 조금 특이한 모양이었다.

 "으음,, 오늘 접시는 샤를이 직접하는 모양이군"

 "오랫동안 안 했으니까요, 이럴 때에 시녀장으로서의 위엄을 보이는 것도 좋겠지요."

 "뭐, 나쁠 건 없지.."

이지헌은 마련된 의자에 앉았다. 이지헌의 앞에는 완전한 나체의 몸인 샤를이 있었고 그 몸을 접시로 삼아 화려한 음식들이 그녀의 몸 위에 놓여 있었다.

 "와인은?"

 "가져오겠습니다."

세바스찬은 천천히 걸어 옆에 있던 살색의 물체에 꽂혀있던 와인병을 뽑아내었다.

 "아읏,,"

와인병이 뽑히는 순간 병이 꽂혀있던 물체는 바르르 떨며 야릇한 음성을 내뱉었다. 와인병이 꽂혀 있던 것은 바로 한 소녀의 비부였다. 그곳에 깊숙히 와인병을 꽂고 있던 소녀는 병이 뽑히는 순간 안타까운 신음소리를 흘린 것이었다.

 "흐으읏,"

세바스찬은 그 옆의 소녀의 그곳에 손을 파묻고는 깊숙히 박혀있던 와인잔을 뽑아내었다. 역시나 안타까운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가져왔습니다."

 "훗, 좋아"

세바스찬은 이지헌의 앞에 와인잔을 놓고 공손하게 와인을 따라내었다. 투명한 글라스에 붉은 빛의 와인이 차오르고, 세바스찬은 와인을 모두 따르고는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그럼 식사를 시작해볼까?"

와인을 한 모금 삼킨 이지헌은 앞에 놓인 포크와 나이프를 집어들었다.

이지헌은 포크를 들어 샤를의 매끈한 복부에 올려져 있는 두툼한 생선구이를 향해 가져갔다.샤워 크림으로 데코레이션이 된 그 생선의 맛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달콤하고 부드러운 멋진 것이었다. 

이지헌은 이번에는 샤를의 폭발적으로 솟은 가슴을 둘러싸며 붙어있는 종잇장처럼 얇은 생선회에 젓가락을 가져갔다. 생선회를 집어든 이지헌은 샤를의 유두에 묻어있는 초장에 살짝 그것을 찍어서 입으로 가져갔다.

 "으음,, 괜찮군"

샤를의 몸 위에는 다양한 요리들이 올려져 있었다. 주로 생선요리가 올려진 샤를의 몸은 이지헌의 포크와 젓가락 나이프등이 오가는데에도 조금의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오랫동안 단련된 샤를은 식사중에 움직이는 것을 이지헌이 아주 싫어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간장이 없는데?"

 "앞쪽 보관함에 넣어 두었습니다."

 "으음, 알았다."

이지헌은 세바스찬의 안내를 듣고 샤를의 다리를 살짝 벌렸다. 이미 샤를의 허벅지위에 올려져 있던 생선튀김은 이지헌의 뱃속으로 들어간 뒤였다. 벌어진 샤를의 다리 사이의 그곳에 이지헌의 손가락이 깊숙하게 파고들었다.

 "으읏,,"

샤를의 평온하던 얼굴에도 묘한 찡그림이 찾아왔다. 뭔가를 참고 있는 듯 샤를은 입술을 꼭 깨물고 인상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입가로 새어나오는 나즈막한 신음소리는 어쩔 수 없었다. 

쑤우욱!

 "으음, 여기 있었군"

이지헌은 샤를의 그곳에서 뽑아낸 시험관에 반쯤 차 있는 검정빛의 액체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지헌은 그 액체를 옆에 따로 마련된 접시에 부었다. 그리고 샤를의 배꼽에 있는 고추냉이를 가져다 접시에 부어둔 검은 액체에 섞었다. 그것은 다름아닌 간장이었다.

 "좀 낫군, 나는 초장보다 간장이 좋다고 말해 둔거 같은데?"

 "죄송합니다.. 다음부턴 좀 더 확실하게 준비해 두겠습니다." 

 "좋아,"

이지헌의 젓가락은 다시 샤를의 가슴에 붙어있는 생선회로 향했다. 샤를의 가슴에 있는 생선회는 복어와 연어였다. 왼쪽 가슴에 투명하게 붙어있는 얇고 쫄깃한 복어회, 그리고 오른쪽에 붙어있는 생기있는 빛깔이 맛깔스러운 연어회.. 이지헌의 젓가락은 쉬지 않고 움직였다.

출렁,

이지헌의 젓가락이 움직일 때 마다 샤를의 거대하다고 할 만큼 큰 가슴은 푹푹 들어가고 출렁거리며 움직였다. 이지헌의 젓가락이 샤를의 유두에 묻어있는 초장을 찍어낼 때 마다 샤를은 살짝 입을 벌리며 끙끙댔지만 결코 몸을 움직이거나 하진 않았다.

 "하아아,, 배부르구나, 잘 먹었어 샤를"

 "가, 감사합니다. 주인님"

샤를의 몸 위에 올려진 음식을 반쯤 먹은 이지헌은 젓가락을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입가심으로 와인을 한모금더 마시던 이지헌은 세바스찬을 보며 말했다.

 "곧 의뢰 물품이 여기로 올꺼야. 2층의 환각실로 보내."

 "환각실입니까?"

 "그래,"

세바스찬은 살짝 고개를 숙여보이며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이지헌은 세바스찬의 대답을 듣고 몸을 돌려 2층으로 올라갔다. 복도를 걷던 이지헌은 한 철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문의 입구에는 "환각 조교실" 이라고 씌여 있었다.

 "으음,, 역시 여기가 좋겠지?"

안으로 들어간 이지헌은 구석에 마련된 의자에 편하게 주저앉았다. 보랏빛 커튼으로 창문을 가린 방안은 조금 어두운 듯도 했지만 천장에 밝혀진 촛불 상들리에의 주홍빛 불빛으로 그나마 조명이 되고 있었다. 하지만 보랏빛 커튼과 음침한 분위기, 간간히 흔들리는 촛불의 그림자는 꽤나 어두운 분위기였다. 이지헌의 시선은 벽장을 가득 메운 향로들을 보고 있었다.

 "일단 무의식의 통로를 여는데에는 이미 성공했으니 환각제를 사용해 다시 그 통로를 열고 의뢰인이 주문한 성격적인 면에 대해서 각인을 해 두어야 하겠군."

다리를 꼬고 이지헌은 느긋하게 몸을 젖혔다. 일을 하기 전의 나른한 긴장감이 이지헌을 붙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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