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 회: 최면, 그리고... -->
누나의 손수건을 주머니에 넣으며 세탁해주겠다고 말하자, 누나가 아직도 걱정스러운 얼굴로 소파에 몸을 깊게 붇고 있는 나를 바라봤다. 나는 그런 누나의 모습에 피식 웃음을 터뜨리며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누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살짝 아픈 것 같기도 하고...”
“에?! 저,정말?!”
이젠 멀쩡해진 머리를 손으로 짚으며 인상을 찡그리자 깜짝놀라는 혜림누나의 모습.
나는 그런 누나의 모습에 장난스럽게 입을 열었다.
“아...누군가가 무릎베게라도 해주면 괜찮아질 것 같은데...”
“뭐...? 이익! 너 지금 나 놀리는 거지...!”
“쿠쿡! 미안해요, 누나가 당황하는 모습이 귀여워서...크큭!”
내 장난기 어린 말에 뒤늦게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화를 내는 혜림누나의 모습에 나는 웃음을 터뜨리며 키득거렸다. 확실히 혜림누나는 놀려먹는 재미가 있었다.
그렇게 누나를 놀리고 나서 키득거리는 나를 샐쭉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혜림누나가 움직인 건 그때였다.
“....줄게”
“크큭...예?”
“무릎 배게...해준다고...”
“.........!”
얼굴을 붉히고는 갑작스럽게 내뱉는 혜림누나의 말에 깜짝 놀라 누나를 바라보자 내가 말릴 틈도 없이 내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천천히 자신의 허벅지위로 잡아끌었다. 그 덕분에 끔찍한 두통 때문에 아직 몸에 힘이 없던 나는 누나의 가녀린 손길에 의해 누나의 뽀얀 허벅지를 베게삼아 눕게 되어버렸다.
“누,누나...?”
“무,무릎배게 해달라면서...!”
“그,그거야...”
“괘,괜찮아..괜찮아...”
그 뜻하지 않은 상황에 당황해서 몸을 일으키려고 하자 누나가 손으로 나를 제지하며 발그레하게 붉어진 얼굴로 나를 바라보며 싱긋 웃었다. 나는 그런 누나의 미소에 피식 웃으며 몸을 일으키려던 걸 포기하고 누나의 부드럽고 탄력적인 허벅지에 머리를 기댔다.
누나의 미소를 보고 당황스러운 마음을 진정시키고 지금의 상황을 즐기려하자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느껴졌다.
여성의 부드러운 살결과 20대의 싱그러움을 간직하고 있는 탄력적이고 생기 넘치는 촉감, 그리고 성인 여성에게서 풍겨져 나오는 농염한 육향(肉香)과 허벅지 안쪽에 숨겨져 있는 꽃잎에서 풍기는 아주 아주 음란하고 색기어린 냄새가 그것이었다. 게다가...
-스윽...스윽...!
“아......!”
내가 머리를 기대고 있는 혜림누나의 허벅지를 부드럽게 쓰다듬자 몽롱한 표정으로 반쯤 눈을 감고 눈꼬리를 파르르 떨며 달뜬 신음을 터뜨리는 누나의 부드러운 허벅지가 움찔움찔 하는 것이 생생하게 전해졌다. 즉, 내가 최면상태의 누나에게 암시를 걸어둔 것이 효과가 있다는 소리였다.
나와의 신체접촉에서 짜릿한 쾌감과 쾌락을 느낀 혜림누나가 묘하게 색기어린 목소리로 달뜬 신음성을 내지르는 모습을 보고 가만히 누나의 얼굴을 살피자 몽롱한 표정 속에 적나라하게 드러난 누나의 눈동자는 욕정(欲情)이라는 이름의 음탕하고 음란한 불꽃이 일렁이고 있었다.
‘후훗, 치료는 몰라도 다른 암시는 확실하게 걸린 것 같군...그럼 어디...!’
나와의 신체 접촉을 통해 짜릿한 쾌감을 느끼고, 머릿속으로 음탕하고 음란한 망상(妄想)을 하며 욕정을 느끼는 혜림누나를 확인한 나는 두 팔로 혜림누나의 잘록한 허리를 감싸 안으며 누나의 허벅지 위에 놓인 머리를 누나의 사타구니 안쪽으로 깊숙이 묻었다.
-스르륵...!
“아,앗...! 이,이 바보...! 지,지금 뭐하는 거야...!”
자신의 허리를 두 손으로 감싸며 가지런히 모아진 허벅지 사이에 자리한 사타구니로 얼굴을 파묻는 갑작스러운 행동에 당황한 혜림누나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나를 ‘살짝’ 밀쳐냈다. 평소라면, 아니 여자라면 누구나 격하게 반응할 내 행동에도 살짝 밀쳐내는 것을 끝으로 더 이상의 거부의사가 없는 혜림누나의 모습에 나는 씨익 웃으며 두 손에 힘을 주어 누나의 잘록한 허리를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
“아흑......!”
그러자 누나는 아찔한 신음소리를 토해내며 본능적으로 허리를 반대쪽으로 활처럼 젖혔다. 나는 그런 누나의 모습에 웃음을 지우지 않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누나한테서 좋은 냄새가나서...누나가 싫다면 그만둘게...”
“시,싫지는 않아...! 하,하지만...오,오늘은 새,생리를 하고 있어서...”
“괜찮아. 조금만...조금만 더 이러고 있을게 누나...”
“아,알았어...!”
확실히 생리를 하고 있어서 인지 역한 피 냄새가 누나의 사타구니에서 풍겨나와 콧속을 자극했지만 그것은 누나의 부드러운 살결과 두 뺨에서 느껴지는, 부끄러움과 이유모를 쾌감으로 인해 잔뜩 힘이 들어가 버린 허벅지와 아랫배의 감촉이 충분히 상쇄하고 있었다. 게다가 두 손으로 꽉 끌어안은 허리 아래로 느껴지는 육감적인 엉덩이의 감촉이 손바닥을 타고 고스란히 전해져와 잠시가 아니라 쭈욱 이렇게 있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런 내 마음은 내 의사와 상관없이 깨졌다.
혜림누나가 자상하게 내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입을 열었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최면치료는 어떻게 된 거야...? 어떻게...잘 된 거야? 최면에 걸린 것도 같은데...기억이 안나...”
“아....!”
부드럽고 탄력적인 혜림누나의 육체에 빠져있는 동안 잠시 잊고 있던 것이 누나 덕분에 생각났다. 이번 최면의 주된 목적이 혜림누나의 치료를 위해서 였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그 사실을 상기해내고 천천히 혜림누나의 허벅지위에 기대져있던 몸을 일으켜 앉았다.
그런 나를 혜림누나가 뭔가 아쉽다는 눈길로 바라보다가 이내 의문이 가득한 표정을 짓자 나는 누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게...최면에 걸리는 것 까지는 성공했는데...아무래도 치료는 실패인 것 같아요. 지금의 내 실력으로는 힘들 것 같아요.”
“그,그래...? 아,안타깝네...”
“미안해요, 누나...”
사실은 최면에 걸리는 것도, 암시도 모두 성공했지만 내가 원하는 바는 다른 것에 있기에 그런 거짓말을 하자 혜림누나가 크게 실망을 하며, 낙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얼핏 보기에는 눈시울이 붉어져있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
나는 그런 누나의 모습에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누나는 그런 나를 보고 자신을 위로한다고 생각했나보다.
“으,응..! 아니야, 네가 미안해 할 필요는 없어...다,단지 마,마지막 방법이 실패했다는 게 아쉬울 뿐인걸...”
-또르륵...
“누,누나...!”
“나,나도 참 꼴볼견이지...? 이,이 까짓 일로 눈물이나 흘리고...헤헷...!”
“..........”
붉게 충혈 된 눈시울을 닦아내며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이야기하던 혜림누나의 눈에서 맑은 눈물이 흘러내리는 것을 보고 나는 한순간 ‘그냥 사실대로 말해 버릴까’했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그냥 사실대로 말하기엔 내가 걸어둔 암시가 너무 충격적인 내용이고, 설혹 누나가 그걸 수긍한다고 하더라도 그런 일을 저지른 나를 아무렇지도 않게 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결국 나는 진실을 덮어두는 방향으로 마음을 정하고 소리없이 눈물을 흘리며 애써 웃어보이려는 혜림누나를 끌어안고 다독거렸다.
“울지 말아요. 누나...”
“흐흑...! 그,그치만...!”
“.........”
내가 위로를 해주자 오히려 더 감정이 복받혀 오르는지 눈물을 펑펑 흘리며 내 가슴팍을 적시는 혜림누나의 모습에 나는 한동안 말없이 누나의 등을 토닥이며 누나가 마음껏 눈물을 흘릴 수 있게 놔두었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감정을 추스른 혜림누나가 내 품을 벗어나며 눈물을 닦아내면서 입을 열었다.
“고,고마워...진우야 덕분에 한결 후련해졌어...”
“그렇다면 다행이고요.”
“으응...”
살짝 부은 눈으로 애써 밝은 표정을 지으려 노력하는 혜림누나를 향해 싱긋 웃으며 그렇게 말하자 누나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혔다. 나는 그런 혜림누나의 모습을 보고 때가 무르익었음을 느끼고 입을 열었다.
“저기 누나...!”
“응...?”
“누,누나의 가슴을 키울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 있기는 한데...”
“뭐...?! 그,그게 뭔데?!”
나의 부름에 나를 바라보는 혜림누나의 시선을 살짝 피하며 어렵사리 이야기를 꺼내자 누나가 언제 울었냐는 듯이 반색을 하며 동그래진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런 누나의 모습에 웃음이 터져 나올 뻔 했지만 가까스로 웃음을 참으며 입을 열었다.
“누,누나도 그 얘기 들어보셨죠? 남자가 가슴을 주물러주면 가슴이 커진다는 이야기...”
“.........!”
살짝 아랫배에 힘을 줘서 얼굴을 붉히고 낯 뜨겁다는 듯이 시선을 떨구고는 힐끗힐끗 혜림누나를 바라보며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꺼내자 혜림누나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그건...그,그냥 허,헛소문 아니야...?”
심지어 말까지 심하게 더듬으며 나와 마찬가지로 나를 차마 마주보지 못하고 고개를 떨구고 힐끗힐끗 쳐다보면서 말이다. 뭐 다른 점이 있다면 나는 연기고 누나는 리얼이라는 점일까?
아무튼 대충 내가 어떤 말을 할 것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듯한 혜림누나는 얼굴을 잘 익은 사과처럼 붉히고는 생각만 해도 부끄럽다는 듯이 몸을 배배꼬며 말했다.
나는 그런 누나의 모습에 속으로 웃음을 터뜨리며 진지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그게 그렇지도 않아요...왜 부모들이 자식이 어렸을 때 키가 잘 크라고 온몸을 주물러주는 것과 비슷해요. 특히나 남자가...여성의 가슴을...흠흠! 주무를 경우는 남성이 가진 양기가 여성의 가슴에 뭉쳐진 음기를 만나서 자극을 받아서 뭉친 부분이 풀어지거나 하면서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되기 때문에 그런 거거든요. 그러니까 그냥 헛소문만은 아니라는 거죠.”
“그,그래...?”
최면을 걸면서 생각해낸 것들이지만 나름 그럴싸한 내용이라 순진한 누나는 아무런 의심도 없이 내 말을 믿는 눈치였다. 나는 그런 누나의 모습을 보고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예...혹시 예전에 이런 ‘마사지’를 해보셨어요...?”
“아,아니...그런 적은 없었어...”
“그럼...혼자서는요...?”
“그,그런 적도 없고...”
“아...예....”
“..........”
“..........”